[공공기관 혁신현장을 가다-한국지역난방공사]“방만 꼬리표 떼고 이젠 글로벌”

[9월호]경영 개선과제 모든 항목 노사합의 도출… ‘공사 순항 닻’ 올려

양병하 기자입력 : 2014.09.01 09:00

▲한국지역난방공사 김성희사장
  한국지역난방공사(사장 김성회)는 지난 7월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부총리 주재로 열린 공공기관 정상화 워크숍에서 방만경영 정상화 이행 우수기관으로 꼽혀 사례가 발표됐다. 공사 입장에서 더욱 의미 있는 일은 이날을 기해 정부의 방만경영 중점관리대상기관에서 ‘조기 졸업’을 하게 됐다는 점이다.

공사는 지난 6월24일 공공기관 정상화 이행계획 20개 개선과제를 완수함으로써 지난 7월9일부터 25일까지 기획재정부의 조기 중간평가를 받은 바 있다. 그 결과 공공기관 정상화 워크숍에서 열린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중점관리기관 해제가 결정된 것.

이날 워크숍에서 김성회 사장은 중점관리기관으로 지정된 배경과 정상화 이행에 있어 장애요인 등을 발표했다. 이어 조합원 인준투표를 통한 정상화계획 이행 합의과정 등을 상세히 전했다.

이 자리에서 김 사장은 정상화 추진의 장애요인으로 ▲방만기관 지정 자체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 ▲신임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에 대한 우려감 ▲교섭권의 상급기관(민주노총) 위임 및 타 공공기관(공기업 Ⅰ군 10개사) 노조와의 연대를 통한 협상 거부 등을 꼽았다.

이러한 장애요인을 극복하기 위해 김 사장이 내세운 것은 밑에서부터의 소통전략이었다. 매주 회사의 현안과 해결책을 논의하기 위해 노조를 참석시키는 ‘3.0 경영회의’를 통해 경영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했다. 특히 무작위로 뽑은 직원들로부터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구성원들과 신뢰를 쌓아갔던 것이 큰 힘이 됐다.

한편 김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직접 전국 16개 지사를 찾아 직원들에게 정상화 이행의 필요성을 적극 피력했다. 이처럼 노사의 실시간 소통이 이뤄짐으로써 정상화 이행계획뿐 아니라 경영전반에 대해 자발적으로 협력하는 관계로 발전했다고 김 사장은 설명이다.

지난 8월14일 경기도 성남 한국지역난방공사 본사에서 만난 김 사장은 “공사가 정상화계획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얻은 것은 단순히 방만경영 대상기관에서 조기에 벗어난 것에 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조와 직원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상호견제’의 관계에서 벗어나 상호 노력하고 사랑하는 관계로 변모했다”며 “앞으로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공기업이 되도록 전직원이 힘을 모아 자발적인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신뢰회복, 새로운 도약의 기반


▲ 어려운 시기에 취임했는데 그간의 소회가 궁금하다.
  “취임 당시 공기업들이 막대한 부채와 방만경영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던 터라 변화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였다. 더욱이 정치인 출신이란 점을 두고 일각의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그동안 군인과 국회의원으로서의 삶을 살아오면서 가졌던 투철한 애국심과 강직한 국가관을 바탕으로 기관의 신뢰회복을 추진한다면 제2의 도약을 이끌 수 있다고 확신했다.”

▲▲한국지역난방공사 김성희사장

▲ 취임 당시 느꼈던 공사의 분위기는 어땠나.
  “과거 어느 때보다 최근 2~3년간 기업규모와 조직이 빠른 속도로 확대됐고, 명실공히 세계 최대의 지역난방 사업업자로 성장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내부시스템의 질적 성장은 상당히 미흡하다고 느꼈다.”

▲ 그래서 어떤 조치를 취했는가.
  “공사 운영 전반에 걸쳐 경영프로세스 및 체질 개선을 통해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추진했다. 우선 창조경영체제 수립 용역 수행을 통해 조직 및 경영진단을 실시해 본사를 슬림하게 하고 현장중심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사무·기술직간 교차 발령과 간부직 70%의 보직 이동 등을 통해 직군 간 업무이해도 제고와 협업체계를 강화하기도 했다. 또 내부기능 단위의 적정성을 통해 합리적 투자결정 프로세스 구축을 위한 리스크관리팀을 신설하고 출자관리방안 개선 등 조직운영 전반에 걸쳐 일하는 방식을 개선했다.”

소통위해 ‘3.0 경영회의’ 신설

▲ 단순히 조직개편만으로 경영효율화를 달성하기에는 한계가 있지 않은가.
  “물론이다. 그래서 조직문화를 바꾸겠다고 불철주야 뛰어다녔다. 내 자신이 내세운 3S(Smart, Speedy, Soft) 리더십을 기반으로 경직된 조직문화를 개선하고자 많은 노력을 펼쳤다. 우선 ‘3.0 경영회의’를 신설해 소통하는 문화를 자연스럽게 만들었다. 더불어 규제개혁 국민행복 추진단을 조직해 안전 및 고객서비스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하는 등 경영효율화를 위한 시도에 박차를 가했다. 더욱이 외부와의 소통강화를 위해 갈등관리위원회를 신설, 갈등의 효율적·예방적 해결을 위한 추진체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지속적인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안전관리부문에 대한 인력과 설비투자도 단행했다.”


▲ 그런 노력을 통해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뒀나.
  “많은 부문에서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하더라. 지금까지 가장 큰 성과는 공기업 Ⅰ군 가운데 최초로 방만경영개선 20개 과제 전항목에 대한 노사 전면합의를 도출한 것이다. 정말 쉽지 않은 도전이었고 보람된 성과였다.”


▲ 노조와의 구체적인 합의사항은?
  “말한 바와 같이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전조합원 인준 투표를 통해 전면합의를 이뤄내기까지 나를 비롯한 모든 경영진이 권위적인 자세를 버렸기 때문에 시작할 수 있었다. 직원들을 면대면 방식으로 직접 만나면서 방만경영 개선의 불가피성과 노사합의의 필요성에 대해 진솔한 자세와 노력으로 대화를 시도했다. 더불어 노사간 협상채널을 상시 유지하고자 노사합동 TF를 구성하고 경영진 워크숍 및 전지사 순회 설명회 등을 가지기도 했다. 전지사를 순회하면서 청취한 직원들의 애로·건의사항을 경영에 즉시 반영해 진정성을 보여줬기 때문에 신뢰를 구축할 수 있었다. 결국 지난 7월23일 조합원 총투표를 거쳐 퇴직금 산정 시 경영평가성과급을 평균임금에서 제외하는 과제를 포함해 총20개 방만경영 개선안 전항목에 대해 공기업 Ⅰ군 최초의 노사합의를 이끌어 냈다. 노조가 보여준 양보와 배려, 그리고 직원들의 희생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마움을 전한다.”


▲ 짧은 기간 동안 달성한 성과라 더욱 보람이 컸을 것 같다.
  “이렇게 큰 현안을 해결하고 나니까 개인적으로 지녔던 삶의 지표가 떠오르더라. 사람은 누구나 동등하고 각자가 소중하며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우주라는 게 나의 가치관이다. 지난 2006년 군에서 전역하면서 도자기에 문구를 하나 새겨 넣은 적이 있다. ‘뜨거운 열정과 끊임없는 도전정신으로 맑고 아름다운 인생을…’이라는 글이었다. 항상 그 글귀를 마음 속에 새기며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국회의원 시절에도 민원을 해결할 때에는 상생의 정신을 최우선 모토로 삼았는데, 공사에 와서도 핵심가치가 도전·열정·상생이라는 것을 알고 정말 놀랐다. 그러고 보면 이곳에 기관장으로 취임하게 된 것이 우연이 아니라 운명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웃음).”


‘안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아


▲국가적으로 안전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아졌다. 공사에서는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우선 1회성 현장점검을 탈피해 지속적인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안전품질팀을 ‘안전관리팀’과 ‘품질진단팀’으로 분리·신설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어 플랜트관리처를 ‘플랜트안전처’로 개편하는 등 안전관리에 대한 인력과 설비투자를 강화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고 더불어 열원운영 및 설비 안전성 강화, 열배관 공사와 장기사용배관 유지관리 등 안전관리 전문인력을 확대했다.”

▲한국지역난방공사 김성희사장

▲ 업무 특성상 현장에 대한 안전이 중요하게 여겨지겠다.
  “그렇다. 현장에 대한 안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4월 말부터는 경영진이 직접 전국 16개 사업장을 순회하면서 재난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현장안전관리체계 점검에 나서고 있다. 대형 재난사고 발생이 가능한 열원현장에 대해서도 직원들의 위기관리 역량과 대처능력을 확인하는 특별지도점검을 추가로 실시하기도 했다. 취임 이후 줄곧 느낀 점이지만 직원들의 사무·출입시설 보안의식이 다소 등한시되는 것 같아 전직원을 대상으로 사원증 패용 및 출입시설 보안을 강화하기도 했다. 우리 공사의 시설물은 국가중요시설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상 시 대처능력이 취약하다는 판단이 들었다. 이에 비상계획팀을 신설해 만일의 사태에 대응하는 조직의 능력을 제고하고자 노력했다. 또한 재난안전교육을 통한 지사별 무재해 달성을 위해 각 지사장을 안전보건책임자로 지정해 안전기능을 강화하도록 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안전은 아무리 강조하고 집착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 공사 시설이 국민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시설인 만큼 앞으로도 평소 철저히 대비하고 준비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


▲ 향후 기관의 운영방안을 제시한다면.


  “1985년 11월 설립된 공사는 앞으로 경영선진화를 통해 오는 2022년 국민과 함께하는 친환경 에너지 공기업이 되고자 하는 중장기 비전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사의 위상에 걸맞은 사명변경을 추진하는 동시에 대국민 인지도를 제고하고자 노력하겠다. 특히 ‘방만경영 공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국민과 함께하는 글로벌 에너지기업의 규모에 부합하는 안정적인 경영기반 구축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이를 위해 지속 가능한 경영시스템을 마련하고 내부역량을 강화함으로써 신성장 동력 창출에 매진하겠다.”

양병하 기자 theleader@

< 프로필 >
1956년 9월 5일 출생
서울고 졸업
육군사관학교 졸업(36기)
연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경남대 대학원 정치학 박사
국제문화대학원대학교 경영학 명예박사
육군 대령 예편
제18대 국회의원(한나라당, 경기 화성갑)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환경노동위원회·국방위원회 위원
수원대·초당대 석좌교수
現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
한국BBS중앙연맹 고문,
연세대 행정대학원 총동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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