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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성남시장 |
지난 8월 28일 성남시청 집무실에서 만난 이 시장은 “지난 4년간 빚을 갚기 위해 무조건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고, 그러기 위해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다”며 “세금을 ‘남의 돈’으로 여기는 생각부터 지우면서 예산을 보다 깨끗하고 정직하게 집행한 것이 주요했다”고 전했다.
그는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해 지출 우선순위를 정하고 나머지는 과감하게 정리하는 결단을 내렸다. 물론 예산을 갑작스럽게 줄이는 것은 시민들의 협력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판단에 시민들에게 당시의 상황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협조를 요청했다.
다른 지자체에서는 시도하지 않았던 일이라 이 시장에게는 상당한 고뇌가 있었다. 그럼에도 ‘정직보다 좋은 방법은 없다’는 일념으로 빚을 갚기 위해 무조건 허리띠를 졸라맸다.
“자본주의체제 하에서 모든 시정운영의 기본은 재정, 즉 돈이다. 모라토리움을 선언한 것은 당시 시의 예산상황을 알리고 앞으로 전개될 긴축재정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하기 위해서였다. 최초의 시도였기에 솔직히 두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진심이 통했던 것 같다.”
이 시장은 모라토리움 선언 이후 습관처럼 하던 일들도 재검토했고, 각 분야 공무원들이 내놓은 예산절감 아이디어까지 동원하는 노력을 보였다. 그간 만연했던 공무원 비리나 세금낭비, 전시성 예산을 막고 공정하게 집행하면서 결국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빚을 갚아나갈 수 있었다.
당시 연간 부채상환액을 500억원 정도로 예상한 이 시장은 불과 4년 만에 4572억원을 갚았다. 그만큼 과거의 재정운용이 방만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결국 이 시장은 성남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통해 방만한 재정집행을 바로 잡게 된 것이다.
4572억원이라는 엄청난 부채를 현찰로 갚은 성남은 시민생활과 밀접한 복지․교육분야 예산은 오히려 확대할 수 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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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성남시장 |
시민이 주인이라 행복한 성남
지난 6․4 지방선거를 통해 민선 5기에 이어 또 한 번 성남시민들로부터 선택을 받은 이 시장은 ‘시민이 곧 주인’이라는 일념으로 지방자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성남의 시정방침이 ‘시민이 행복한 성남, 시민이 주인인 성남’이다.
이 시장은 “시정방침은 민주주의의 기본을 표현한 것이며 성남시의 존재이유기도 하다”고 밝혔다. 시정의 주체인 시민이 주인으로 나섬으로써 책임과 역할을 다해야 지방자치의 근본목적인 주민자치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 시장은 “정치체제와 지방자치 등 모든 행정의 최종 목적은 시민들의 행복에 있다”며 “시민들이 뽑은 대리인들이 시민들을 위해 권력을 행사하는 정상적인 민주주의 시스템이 갖춰진다면 자연스럽게 시민들이 행복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의중이 담긴 것일까. 민선 5기 ‘시민이 주인인 성남’이라는 기조에서 한 단계 발전시킨 ‘시민의,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이 바로 민선 6기 성남시의 지향점이라고.
“과거에는 성남을 떠올리면 부정비리나 특혜, 친인척 구속 등의 부패한 이미지가 다분했다. 하지만 지금은 전국에서 가장 벤치마킹하고 싶은 도시로 거듭났다. 실제로 시민들은 부채와 부패를 동시에 청산한 도시로서 자긍심을 느끼고 있다. 복지수준도 최고 수준의 도시가 됐다고 본다. 앞으로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시민이 주인이라 행복한 성남을 만들겠다.”
핵심 시정방향 ‘약속’과 ‘통합’
민선 5기 4년간 재정 정상화와 신뢰회복에 치중한 이 시장은 공직사회 기강을 바로잡고 청렴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이 시장은 민선 6기 성남시의 가장 핵심 시정운영 방향으로 ‘약속’과 ‘통합’을 내세웠다. 주건환경과 교육여건 등 삶의 조건 차이를 극복하도록 예산과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지난 4년간의 토대위에서 시민들의 건강한 삶과 다음 세대를 위한 교육, 그리고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이 시장은 범죄와 각종 재해로부터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수립했다. 지역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시민 안전망 구축을 위해 시민경찰대(500명)을 창설했고, 시민의 안전과 주거복지 향상을 위한 단독․연립․다세대주택 관리사무소도 설치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주민편의 제공과 시민안전 지킴이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뜻이다.
시민들이 경제적인 이유로 건강을 위협받지 않게 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성남시의료원과 100만 시민 주치의제, 시립의료원 조기 완공 등을 통해 의료 공공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공공산후조리원 건립과 민간산후조리원 지원을 통해 출산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또 4대 중증질환 환자와 장기요양이 필요한 어르신을 위한 전문 간병인과 가정에서 장기요양을 하고 있는 환자를 위해 찾아가는 전문 간병인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성남시는 기본적인 시민 건강권을 확보하기 위해 ▲시민헬스케어센터 설치 ▲아토피 안심학교 확대 운영 ▲건강증진 테마공원 ▲생활체육 활성화 등을 통해 100만 시민의 100세 건강시대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오는 2017년을 공공의료서비스의 원년으로 삼고 WHO 국제 안전도시 인증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 시장은 시민들의 사교육비 부담 완화를 위한 준비도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 현재 성남시는 사교육비 부담을 덜기 위해 성남형 교육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각 학교별 특화된 프로그램 지원을 통해 창의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 이 시장은 “교육예산이 700억원으로 전국 최고 수준이긴 하지만 해마다 해산을 늘려 4년 후에는 1000억원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본시가지 재개발사업과 노후공동주택 리모델링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함으로써 명품주거도시로 재도약하고, 오는 2030년에는 삶의 질 세계100대 도시에 진입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다음은 이 시장과의 인터뷰를 정리한 내용이다.
▲ 지난 지방선거에서 전통적으로 여권 성향이 강했던 분당에서도 8%가 넘게 우세한 결과가 나왔다. 어떻게 평가하나?
“시민과의 신뢰회복을 통해 다시 한 번 선택을 받은 것 같다. 지난 민선 5기 임기를 통해 시민의 신뢰가 성공적인 사업으로 이어지고, 성공적인 사업이 다시 시민의 신뢰를 가져오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된 것으로 본다. 이번 선거결과는 당 지지도나 보수․진보의 기준을 떠나 지난 4년간의 성과를 높게 평가한 성남시민의 뜻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 시민들의 선택 기준이 점차 바뀌고 있다는 것인가?
“그런 것 같다. 과거에는 소속정당이 선택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제는 인물중심, 성과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시정성과 가운데서도 분당 리모델링 지원과 본시가지 재개발, 미금 환승역 설치나 교육지원사업 등에 대한 시민들의 평이 좋았던 것 같다.”
▲ 시민들의 통합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들었다.
“성남은 대한민국의 축소판이라고 할 만큼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는 지역이다. 특히 지역간 갈등이 심한 곳이다. 지난 4년간 가장 고민했던 부분이다. 앞으로 100만 시민의 대통합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원과제다. 다행히 이번 선거 결과를 통해 본시가지와 분당이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게 됐다. 그래서 더욱 의미가 깊다고 생각한다.”
▲ 통합을 위해서는 소통이 기본적 요소가 아닌가.
“소통이 시대의 화두가 됐다. 말 그대로 막히지 않고 잘 통하는 것, 뜻이 서로 통해 오해가 없는 게 바로 소통이다. 그래서 시민과의 다양한 통로를 항상 열어 놓아야 한다. 그래야 오해가 없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민참여와 소통 강조
이 시장은 시민과의 소통을 위해 온․오프라인을 동원해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통로를 만들었다. 매월 25일 실시되는 ‘주민제안의 날’에는 각 지역 주민들을 통해 현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시민들의 공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업은 ‘노상방담’이라는 시간을 마련해 소통하고 있다.
평소 특별한 일정이 없을 때 탄천을 걸어서 출근하는 이 시장은 그 시간을 통해 시민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거나 현장을 점검하기도 한다. 직접 현장에서 시민들과 만나는 것만큼 중요한 시간은 없다는 게 이 시장의 지론.
이 시장이 온라인을 소통채널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성남시민은 물론 많은 국민들의 관심사에도 포함돼 있다. 지난 2012년 8월 시행한 성남시 SNS 시민소통관제는 ‘광속민원행정’이라는 별칭과 함께 온라인 민원행정의 교과서로 불릴 만큼 인기가 높다. 실제로 지난해 안전행정부 행정제도개선 우수사례로도 선정됐고 많은 지자체에서 벤치마킹을 하고 있다.
현재 성남시는 내년도 예산편성을 앞두고 지난 8월 1일부터 시민참여예산제도를 통해 중점사업에 대한 우선순위를 정하기로 했다. 생활주변의 불편사항 개선을 위한 시민들의 의견을 접수받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총 721건에 이르는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심사를 통해 우수사업으로 선정된 11개 사업은 ‘시민참여 예산 한마당 축제’ 자리에서 제안자가 직접 시민들 앞에서 발표를 하고, 현장 주민투표를 거쳐 최우수 사업을 선정했다.
이 시장은 “다양한 통로를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구하고 그 내용을 검토․반영함으로써 다시 시민들에게 알리는 과정이야말로 진정한 소통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 일자리 창출에 상당한 성과가 있다고 들었는데.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시가 먼저 나서고 있다. 적정가격 입찰제도 시행, 업체 선정시 비정규직 비율 검점, 생활임금제 도임, 관내 주민 50% 이상 고용 등 행복한 공공조달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수립한 방안들이다. 성남시에서는 구직자에게 취업기회를 보다 많이 제공하기 위해 매월 진행하고 있는 구인․구직자 만남의 날 행사와 더불어 월 1~2회씩 경기도와 공동으로 일자리 버시를 운영하고 있다. 도한 전문직업상담사를 3개 구청 민원실과 36개 동주민센터 등에 배치해 구직자의 편의를 돕고 있다. 지난달부터는 고용노동부 성남고용센터와 공동으로 수정구청 민원실에 고용․복지모아상담실도 운영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과 고용 확대를 위해 관내 기업 중 고용확대에 노력한 기업을 선정해 3년간 지방세 세무조사 유예와 수의계약 체결시 계약우선 부여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 취약계층을 위한 일자리 복안이 있다면.
“노인층 등 취업 취약계층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노인일자리사업은 보건복지부에서 우수사업으로 선정돼 지원금(5800만원)도 받았다. 올해 노인일자리사업에 도내 최대 규모인 58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80개 단위사업별로 2587명에게 맞춤형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 기업유치를 위해서는 어떤 전략을 수립했나?
“일자리 확보는 우수한 기업을 유치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따라서 기업하기 좋은 성남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다양한 기업지원 정책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것이 성남과 시민들의 미래를 동시에 밝히는 희망이라고 생각한다.”
▲ 그 외 전하고 싶은 말은.
“정치의 본질은 책임에 있다. 권력을 위임받은 이는 권력을 위임한 이들을 위해 권력의 무게만큼 그에 따른 책임을 감당해야 한다. 성남시장으로서 가장 큰 책임은 100만 시민의 행복할 권리를 지키는 것이다. 시민의 행복은 시혜나 선택이 아니라 보호받고 존중돼야 할 기본권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가 짊어져야 할 책임을 일방적으로 개인이나 기업으로 떠넘기는 것은 책임감 있는 정치가 아니다. 세월호 참사와 군 가혹행위 등 일련의 사건들을 볼 때 국민이 위임한 권력만 쥐고 있을 뿐 직접 나서서 책임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는 관료나 정치인이 없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정부가 공공성을 복원하고 국민의 권리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양병하 기자 theleader@
<프로필>
1964년 12월 22일 출생
중앙대 법학과 졸업
한국방송통신대 영문학과 재학
제28회 사법시험 합격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국제연대위원
성남참여연대 집행위원장
국가청렴위원회 성남부패방지신고센터 소장
민선 5기 성남시장
민선 5기 새정치민주연합 기초단체장협의회 의장
現 민선 6기 성남시장(재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