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의회의장에게 듣는다-강득구 경기도의회 의장]“연정은 상생정치, 희망정치”

최근 경기도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경기도의회 배수문 의원 등 도의원 49명은 “서울시보다 인구가 230만명 많고(인구 1,270만명, 전국의 25%) 면적도 17배나 넓지만 공무원 수는 서울시의 33%에 불과해 적절한 행정서비스가 제대로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하며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경기특별도 설치 건의안’을 발의했다.
이들은 세계화·개방화 시대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수도권의 핵심인 경기도의 자치역량 강화가 필수라는 의견을 제시했는데 이는 남경필 지사의 정치 실험대에 오른 연정과 맞물려 경기도에 변화의 바람을 주도하고 있다.
경기도의회와 집행부가 한마음 한뜻으로 이끌어 내는 이런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은 중앙, 지방정부의 수직적이었던 그간의 관계에서 수평적인 관계로의 발전이 경기도 내부에서부터 시작됐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의 상생 롤모델을 주도하고 있는 강득구 경기도의회 의장을 만나 현재 경기도가 처한 다양한 문제에 대해 짚어봤다.

▲강득구 경기도의회 의장

-최근 국무총리 인사청문회가 이슈였다. 역시 도덕적인 부분이 가장 화두였다. 경기도에서는 최초로 산하기관 청문회를 시작했다. 검증을 통해 인물을 뽑기 위한 굉장히 좋은 움직임이라고 보여진다. 주변 반응은 어떤가
▶지자체에는 인사청문회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정치적 합의 하에 전국 최초로 시작했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과거에는 지사가 선출되면 대부분 본인이 신세를 진 사람 위주로 산하기관장을 뽑았으나 인사청문회를 실시하면서 경영능력이나 도덕성을 갖춘 인물이 선출되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
정부의 인사청문회가 과도한 신상 털기와 여론재판식 진행, 의혹 부풀리기라는 문제점을 보이는 데 반해 경기도 인사청문회는 1차 비공개(도덕성 검증) 2차 공개(능력 검증)로 진행돼 정쟁에 지친 국민들에게 새로운 정치문화의 방향을 제시할 것이다.
초반에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지만 지금은 타 시도에서 벤치마킹 하기 위해 연락이 오는 상황이다. 법적 근거를 토대로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현재 경기도에서는 남경필 도지사의 ‘연정(聯政)’이 본격적인 정치실험대에 올려졌다. 도는 예산을 시·군과 공유하고 인사교류에서도 일선 지자체의 불만을 최대한 줄이도록 노력하는 등 기득권을 대폭 내주겠다는 입장인데. 남경필 지사가 주창한 연정에 대한 의견은 어떤가
▶그동안 정치권은 정쟁과 갈등으로 국민에게 많은 실망을 안겨드렸다. 이제는 상생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데 남경필 지사와 새정치민주연합이 공감했다고 생각한다.
지난 한해는 연정을 준비하는 단계였다. 연정과제를 협의하고 사회통합부지사를 추천하고, 연정관련 예산을 반영했다. 따라서 사실상 올해가 연정의 원년이라고 할 수 있다. 연정과제 실행을 통해 연정을 더욱 구체화시켜야 한다. 의장으로서 집행부와 의회를 조율하고 설득하면서 지속 가능한 연정시스템을 만들어 소통과 상생을 통해 도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를 하겠다.

-남경필 도지사를 직접 평가한다면
▶남경필 지사는 기본적으로 소통이 가능한 열린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또 의회를 존중하는 의회주의자이고 지방분권에 대한 철학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예산편성권을 의회와 시ㆍ군과 공유, 사회통합부지사의 권한 보장 등 도지사로서의 권한을 내려놓는 점에 대해서는 높게 평가하고 싶다. 이런 부분 때문에 기본적으로 남 지사의 진정성에 믿음을 갖고 있다.

-최근 경기도의회의 '반값 복비' 논란 관련 조례안의 후퇴로 인한 후폭풍이 거세다. 조례안에 대한 설명자료에도 불구하고 현재도 반대 집회가 계속 되고 있고 국토부도 우려 입장을 내놓았는데 경기도의회는 계속 고정요율 체계를 고수할 것인가
▶이번 부동산중개수수료 관련 조례안은 현행 중개보수 체계의 불합리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현행 중개수수료를 적용하면 3억원의 부동산인 경우 매매수수료는 120만원, 임대수수료는 240만원을 지불해야 하는 매매와 임대간의 불합리한 문제가 발생한다.
이러한 역전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이번 개정안은 주택 매매 6억원 이상 9억원 미만인 경우 0.9%에서 0.5% 이하로, 주택 임대 3억원이상 6억원 미만인 경우 0.8%에서 0.4% 이하로 중개수수료를 인하한 것이다. 도시환경위원회에서 조례안 심사 시 무엇보다도 도민의 분쟁소지를 없애는 데 중점을 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부동산중개수수료를 상한요율 또는 고정요율 어느 한 쪽으로 주장하기보다는 시민단체와 중개사협회 등 다양한 의견을 통해 모두 같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하겠다.

-이외에 경기도의회를 위해 지금 가장 시급한 사안은 무엇이라고 보나
▶지방자치와 지방분권 강화가 역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끊임없이 논의되는 보좌관 문제, 인사권 독립, 후원회 제도 등이 대표적 문제다. 지방의원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이 조성돼 지방에서 열심히 일하는 의원들이 중앙정치에 진출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지역과 전혀 상관없는 인물이 이른바 ‘낙하산 공천’을 통해 선거에 출마하는 일은 지양돼야 할 것이다.

-지난 2월 6일 충남아산 온양그랜드호텔에서 개최된 제11회 한국지방자치학회 우수조례 시상식에서 경기도의회는 단체부문 대상, 개인부문 우수상과 장려상을 수상하는 등 3명의 수상자를 배출함으로써 지난해 4명의 수상자 배출에 이어 2년 연속 우수조례 최다 수상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비결이 있나
▶우리 경기도의회 의원들의 발의실적은 전국 최다이며 집행부의 2배에 이를 정도로 왕성한 입법활동을 펼쳐왔다. 내용적으로도 지난해와 올해 수상조례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도민의 실생활에 밀착해 민생과 지역경제 활성화, 사회적 약자를 위한 입법활동에 힘써왔다.
지난해에 이은 연속 대상수상과 최다수상은 이러한 노력의 결실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입법정책담당관실 및 전문위원실 등 입법활동 지원부서에서 의원들의 왕성한 입법활동을 적극 뒷받침했으며, 특히 정책연구용역사업 등을 통해 심도 깊은 정책대안 및 입법과제를 발굴할 수 있었다.

-국회의원 보좌관에서 경기도의회 의원, 의장 등으로 성장한 스스로의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1998년 경기도의회 5대 의원이 정치활동의 시작이었다. 물론 중간에 낙선도 하고 국회에서 보좌관으로 경험을 쌓기도 했지만 다시 8대 의회에서 기획위원장과 민주당 대표 의원을 거쳐 9대 의회에서는 의원들의 지지를 얻어 의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원칙과 소신을 중요시하는 편이다. 큰 틀에서 한번 입장을 정하면 흔들리지 않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부단히 애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 대표를 맡을 때나 지금의 의장이 되어서도 여야간, 의회와 집행부간 의견차이가 있으면 논리와 근거를 가지고 끝까지 설득하려고 노력했다. 이와 함께 우리에게 필요한 시대정신이 무엇인지 늘 고민했다. 지금해야 할 정치적 과제가 무엇인지, 어떤 시대정신으로 일해야 하는지에 대해 항상 질문했다. 정치를 하면서 때로는 놓치고 갈 수 있는 부분이지만 원칙과 소신을 지키고, 고민하는 자세로 스스로 자문했던 것이 지금까지 성장한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경기도민에게 한마디 해달라
▶최근 경제가 많이 어렵다.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중산층도 점점 줄고 있다. 그러나 지난 IMF 경제위기를 세계가 놀랄 만한 속도로 극복한 우리 국민이 아닌가. 어떤 위기도 틀림없이 이겨낼 것이라고 믿는다. 올해는 양의 해, ‘을미년’이다. 평화와 온화를 상징하는 양처럼 도민 여러분이 안정된 생활을 꾸릴 수 있도록 정치권도 잘 협력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항상 도민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고 뜻하는 모든 일들이 성취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 드린다.

임윤희 기자
yunis@

△ 강득구 경기도의회 의장
1963년 5월 27일 출생
성균관대 한국철학과 학사
연세대 행정대학원 정치행정리더십학 석사
한국청년회의소 정책전문위원
안양시생활체육협의회 이사
제5대, 8대 경기도의회 의원
現 제9대 경기도의회 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