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의 6차 산업화’ 견인차

[한국의 싱크탱크5]농가 소득원 문제의 열쇠는 ‘밭’…농촌 여행객도 소비자로 바라봐야

임윤희 기자입력 : 2015.09.08 17:56
편집자주<더리더>는 지난 5월부터 6개월 간 다양한 국내 싱크탱크에 대해 소개하고 설립 취지와 주요 연구실적 등 양질의자 료가 연구로만 끝나지 않고 공론화되는데 기여하기 위해 ‘한국의 싱크탱크’를 기획했다. 그 다섯번째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을 찾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최세균 원장
최세균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은 농촌의 다원적 기능에 신경 써야 할 때라며 농업 · 농촌의 6차 산업화를 위해 농촌경제연구원이 해야 할 정책 지원 및 연구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 원장은 ”농산물을 구매하는 소비자뿐 아니라 휴일에 농촌이나 국토를 여행하는 수요도 농촌의 소비자”라며 “농촌의 자연과 경관도 바로 농업인들이 가꿔야 할 생산품이라는 측면에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람들이 우리 농산물을 선호하는 이유는 삶의 질적인 측면을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이런 것을 보면 향후 농민들이 해야 할 일과 농촌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보인다”고 강조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어떤 기관인가.
78년 4월1일에 개원했으니 올해로 37주년이다. 37년 중 반 정도는 정책연구와 순수연구 쪽을 많이 했다. 우리나라도 대학에서 농업 부분의 순수 연구를 하는 분야가 많이 늘어나 요즘은 정책 연구, 현장에 실천력 있는 연구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특히 정책 연구를 강조하고 있는데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개발, 우리나라 발전을 위한 연구를 위한 쪽으로 방향을 정하고 있다. 초기에 120여명으로 출발해 현재는 26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그동안 급격한 산업화와 개방화라는 여건변화 속에서 우리나라 농정연구의 산실로 농업·농촌·식품산업 발전에 중요한 축을 담당했다. 개원 당시 1980년대 초에는 상업농시대에 걸맞은 정책전환을 위해 경제개발5개년계획의 농어촌분야 정책 수립을 지원했고 1990년대 들어 시장개방에 대응한 농업구조 개선 연구에 역량을 집중했다. 1990년대 후반에는 외환위기 극복을 위한 농정개혁 프로그램을 제시했고, 2000년대 들어서는 자유무역협정 등으로 개방이 가속화되면서 세계 속에서 경쟁력 있는 한국 농업을 만들기 위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전남공동혁신도시 내 이주를 마치고 지난 8월3일 나주 시대를 시작했다. 분위기는 어떤가.
첫째 이직직원이 많아지지 않겠느냐는 우려를 했다. 많은 사람이 그만둔건 사실이지만 시설 투자를 통해 복지에 신경을 더 썼기 때문에 직원 만족도는 더 좋아졌다고 판단한다. 전원 생활에 대해 여유있어 하고, 출퇴근에 대한 부담이 없어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만족해 하는 것 같다. 특히 연구라는 것이 여유로운 주변에서부터 창의성이 생기기 때문에 생산성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다만 대외활동이 많이 줄어드는 것이 사실이다. 불러주는 사람 입장에서도 ‘멀리 있는데 불러야 하나’라는 생각을 갖고 가는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로 그런 것 같다.

이런 부분으로 인해 연구원의 위상이 낮아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지만 위치는 나주에 있더라도 글로벌 싱크탱크를 지향하는 기관이라는 생각은 변함없다. 이전식에서 언급했던 <거리의 종말> 이라는 책 제목처럼 글로벌 시대를 대표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해야 할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실장부터 센터장까지 성장해 원장으로 취임했다. 애정이 남다를 것 같다.
홍릉을 떠나올 때 격식을 따지는 것을 별로 선호하지 않아 다과형식으로 강당에서 웃고 즐기는 분위기로 마지막 떠나는 소회를 밝히는 자리를 준비했는데 분위기가 굉장히 숙연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우리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는 곳에 가서 싹을 틔워 보자는 긍정적인 마음도 있었다. 오랜 시간 지낸 곳이기 때문에 떠날 때 아쉬웠던 것은 사실이다. 

2013년 취임 이후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한 것은 무엇 인가.
연구의 방향 측면에서는 우리가 정부 예산을 받아 움직이는 기관이다 보니 우리 연구결과를 기다리는 농민, 국민, 또 다른 분야의 여러 사람들이 있을 것이므로 현장이 필요로 하는 실천력 있는 연구를 하려고 노력한다.

기초학문을 튼튼히 해야 한다는 그런 요구도 많이 있지만 실천력 있고 현장감 있는 정책 마련에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보다 깊이 있는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연구원은 결국 연구의 질로 승부한다. 국민들이 우리 연구원에게 바라는 것은 객관적인 연구를 통해 나라가 발전하고 국민들이 행복하게 사는 것일 것이다.

이러한 사명의식에서 연구자 개개인이 보다 깊이 있는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연구 이외의 번잡스러운 절차를 간소화했다.

특히 연구가 개인연구자의 관심사항이 아닌 국가 정책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정책연구에 비중을 뒀다. 또 정책을 개선하고 새로운 정책을 제안하는 연구자에게 많은 인센티브를 부여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최세균 원장

농업 자체가 쇠퇴산업으로 규정되다 6차산업화를 통해 제 2의 부흥을 꿈꾸고 있는데 어떤가.
대통령께는 2014년 11월 농업은 미래 성장산업이라는 큰 화두를 던져 어떻게 하면 미래 성장 산업이 될 것인가에 대해 논의해 왔다. 우리는 농업의 외형을 확장시키고, 부가가치를 높이는 6차산업화를 시키고자 성장산업으로 규정하는 등 의지를 가지고 있다.

이전까지 농업은 교과서적으로 보면 상대적 쇠퇴산업이다. 스스로는 성장을 하고 생산성도 높아지고 생산량도 늘어나는데 상대적이라는 이야기는 서비스나 다른 산업에 비해 생상선 증대가 느린 것이 사실이다. 소득은 생산성과 비례하기 때문에 소득이 낮아 농촌을 떠나게 된다.

농업의 상대적 쇠퇴는 세계적으로 곳곳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하지만 농업을 성장산업으로 규정하고 끌어가야겠다는 나라들도 몇몇 있다. 지금 현재는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하면 성장산업으로 이끌어 갈 것인가 하는 논의들과 정책들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의지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는 농촌 근대화에 대해 정책적인 무게가 있었지만 산업화를 이뤄 수출산업위주의 시기를 거치면서 비중이 점차 약화됐다. 그러나 농업 · 농촌의 중요성은 환경적인 문제와 결부됨은 물론 국토의 균형 발전과 먹거리 문제 등 미래 성장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또한 농업은 물론 농촌과 자연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귀농 · 귀촌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행복한 농촌 건설, 국민에게 신뢰 받는 세계적인 싱크탱크를 비전으로 하고 있는데, 행복한 농촌만들기를 위해 진행하는 사업은 어떤 것이 있나.
우리 연구원은 삶의 질 정책연구센터를 두고 있다. 이 센터에서는 농촌주민의 삶의 질에 관여하는 여러 정책을 조율하고 정책 효과를 평가하며 그 개선방향을 밝히는 일을 하고 있다. 농촌 주민의 삶의 질은 경제 · 사회 · 문화 · 심리적인 요소로 구성된다. 그만큼 농촌주민 개개인의 삶의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 연구원은 현장의 정확한 진단을 통해 주민의 행복을 위해서 필요한 정책을 발굴하고 이를 관련 부처에 전달하며 중복되거나 비효율적인 정책의 개선방향을 제시할 것이다.
 
연구예산 확보는 어떻게 이뤄지나.
IMF 이후 각 연구 기관이 정부 출연금을 깎고 나머지는 외부 연구용역을 수주해서 채우는 형식으로 유지된다. 70%를 받고 30%를 자체 연구 용역으로 충당한다. 농식품부, 중앙 부처 등의 연구 용역 사업들이 있다. 

세계적인 농업의 추세는 어떤가.
국제적으로는 의미가 있는 것이 우루과이라운드 때에 처음으로 농업이 GATT[General Agreement on Tariffs and Trade] 체제에 편입된 것이다. GATT는 세계적으로 자유무역을 하자는 편에서 관세장벽을 허무는 일을 했다. 우루과이라운드 때 최초로 협상 테이블에 올라와서 전세계 가트 회원국들이 공통으로 시장개방을 했다. 그 흐름을 주도하던 GATT가 WTO로 95년 출범해 도하개발어젠다(DDA)를 출범했다. 지금은 확연하게 개도국과 선진국이 대립하는 양상이고, 우루과이라운드 때만해도 미국과 유럽이 타협을 하면 최종 타결된 것을 다른 나라가 다 따라가는 형식이었는데 이제는 중국과 다른 힘있는 나라들이 도하개발아젠다[Doha Development Agenda] 에 들어왔기 때문에 타결이 잘 안 되고 있다.

특히 농산물 수출국과 수입국의 대립이 크다. 이전까지는 시장 개방이 트렌드였는데 지금은 각국의 이해관계로 인해 타협이 잘 되지 않아 양자협상(FTA) 쪽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또 한가지 안심이 되는 것은 국제 곡물시장인데 곡물 가격이 폭등하면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는데 근래 안정된 것은 매우 다행이라고 본다.
각국이 농업에 보조금을 많이 지원하고 특히 유럽은 다원적 기능과 환경적 기능이 많이 강조되고 있다. 이런 선진 농업정책들은 우리가 벤치마킹하고 따라가야 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최세균 원장

지금 우리나라 농촌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나.
고령화와 밭 농사 문제다.

고령화에 따른 인력수급문제가 가장 심각한데, 농촌에 가면 소농들이 대부분 노인층이다.

또한 논이 우리나라 농지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60%정도 되는데 논은 시즌에 따라 힘들지만 기계화가 많이 진행돼 그나마 상황이 낫다고 할 수 있다. 큰 문제는 밭농사라고 할 수 있다.
고추 농사를 하면 속된말로 죽는다고 할 수 있다. 밭을 어떻게 경지 정리할 것이며, 빨간 고추만 가려서 딸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것인가 하는 등의 고민이다. 우리가 스마트 농업을 이야기하는 때에 어떻게 하늘만 바라보는 농사를 짓고 있는지, 우리농촌이 가진 가장 후진적인 부분이다.
밭 농업이 없이는 우리나라 생물의 다양성도 사라진다. 논은 쌀이 대부분이지만 밭은 호박, 고추, 깻잎 등 다양한 농작물이 있고 농가 소득원 문제를 풀 수 있는 열쇠기도 하다.
쉽지 않지만 꼭 풀어야 할 문제다.

 북한의 농업은 어떠한가. 아직 기술이 부족한 것으로 아는데 통일 이후 농업의 관계는 어떨 것이라고 예상하나.
통일 이후 남북 농업에 대해서는 연구가 많이 된 편이다. .
남한은 논농사 중심이고 북한은 밭농사 중심이다. 쌀은 우리 생산량이 많기 때문에 경합 관계가 아니라 보완해 나갈 수 있는 관계라고 본다.
그런 부분에 기대를 하고, 생산이 많아서 문제가 되는 것들은 북한이라는 새로운 소비자가 생겨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의 특작물도 남한에서 소비할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본다.
 
임기가 1년 남았다. 지금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는 것은.
경영 쪽에서는 공기업 개혁 얘기가 많다. 공공기관인 농촌경제연구원을 보는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방만한 경영을 하지 않도록 노력했다.
공공기관은 60세 정년이 보장되지만 최하위 등급을 연속 2번 맞으면 그만두도록 했다. 이는 평가 대상의 10%이다. 확률이 매우 적지만 그것조차 지켜지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그러나 최하평가를 받아 구조조정의 대상이 된 대상자는 무조건 그만둬야 한다는 원칙을 세워 엄격히 관리했다.
특히 이번 나주시대를 개막하면서 희망퇴직을 받았다. IMF 이후 처음으로 단행한 일이고, 항상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벗어나지 말자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
연구 쪽에서는 아까도 말했지만 밭 농업 문제 정말 관심이 많다. 관계 당국과 이야기해서 실질적인 진전을 볼 수 있는 그런 것을 하고 싶다. 

국민들께 한 말씀 부탁 드린다.
농촌 소비자란 농산물이라는 생산물을 사는 것뿐 아니라 주말이나 휴일에 농촌이나 국토를 여행하는 소비자 역시도 농촌의 소비자이다. 이는 농촌의 자연과 경관도 바로 농업인들이 가꿔야 할 생산품이라는 측면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국민들은 우리 농산물을 선호하는 이유가 과거처럼 배가 고파서가 아니라 삶의 질적인 측면에서 건강과 안전을 생각해 농산물을 찾는다.
이런 두 가지를 볼 때 앞으로 농민들이 해야 할 일과 농촌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보인다. 
농민들은 기존에 하던 생산물의 생산에는 조금 더 안전한 농산물을 짓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 농촌의 다원적 기능을 보존하고 개선시키기 위한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농업에 대한 투자를 언제까지 보조금만 주고 끝낼 수 있겠는가. 정부가 이런 부분을 개선할 수 있도록 현장의 소리를 정책 당국에 전하는 본연의 역할에도 충실하겠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소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국무총리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속 정부출연기관이다. 농림경제와 농어촌사회발전에 관한 종합적인 조사연구를 통해 농업·농촌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전문 연구기관이다. 연구원은 1978년 4월에 설립돼 올해로 개원 37주년을 맞았으며 연구조직으로 5부 5센터, 지원조직으로 4실 1단, 중국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24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연구원은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농어촌의 발전을 촉진하고 이에 따른 정보 및 정책수단을 개발·제공하며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데 목적이 있다. 주요 임무는 ▲중장기 농림 경제계획 및 ▲정책수단에 관한 조사·연구 ▲농림부문의 단기정책에 관한 조사·연구 ▲농식품 정책에 관한 조사·연구 ▲농어촌민 복지증진 및 농어촌 사회문제에 관한 연구 ▲국제 농업협력에 관한 연구 ▲농업관측을 통한 품목별 수급동향 및 중장기 전망 연구 ▲농림업 정책의 국민 이해증진을 위한 조사·연구 ▲대국민 여론조사·홍보 ▲국내외 연구기관과의 공동연구 ▲정부 및 국내외 공공기관, 민간단체 등으로부터 연구용역 수탁 ▲관계기관의 공무원 및 기타 단체 직원의 수탁 연구 등이다.

한편 연구원은 지난 7월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로의 이전을 완료하고 지난 8월3일 나주에서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특히 이번 기관 이전으로 주변의 관련 기관, 산업계 등과의 협업으로 시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여건을 갖춰 국가 경제 발전을 이끌어낼 세계적 연구기관으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www.krei.re.kr/ 061-820-2000)
 
프로필
1956년 출생/ 동국대학교 농업경제학과 학·석사/ 퍼듀대학교 대학원 농업경제학 박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국제농업연구실 실장/ 외교통상부 한미 FTA 전문가 자문위원/ 농림축산식품부 FTA이행지원 실무위원회 위원/ 대통령 국민경제자문회의 대외경제위원회 자문위원/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원장/ 現 제13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임윤희 yunis@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9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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