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성장 속도와 비교해 분쟁해결 능력은 취약…AAA 협조 필요해”(2)

[글로벌싱크탱크]국제분쟁해결기구 인디아 존슨 회장 / 마이클 리 부회장

이종현 기자입력 : 2015.10.15 14:10

국제분쟁해결기구 한국자문단의 역할은 무엇인가?


마이클 부회장: 사실 자문단은 규칙제정 보완 등 필요에 따라 세계에서 인정받고 계신 실력 있는 변호사분들을 뽑아 일시적인 테스크포스(Task Force) 형식으로 운영한다. 하지만 한국자문단은 변호사들이 아닌 경제인이나 다른 업종에 계신 한국의 지도자 분들을 모시고 특정한 문제해결 보다는 아시아와 한국기업의 목소리를 가장 가깝게 들을 수 있고 기업이 원하는 분쟁해결방안을 만들기 위해 처음으로 만들어진 상당히 의미가 있는 자문단이다. 지난 2년 동안 김홍석 의장의 노력 하에 한국자문단의 역할이 규칙제정 등 많은 부분에 실질적인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국제중재에 관한 한국내의 관심이 요즘 부쩍 늘었다. 현재 국제중재의 현황과 현실을 간략하게 설명해 주신다면?

마이클 부회장: 사실 지금 국제중재의 모습은 한국을 비롯한 많은 아시아국가와 유럽 국가들처럼 대륙법을 기반으로 하는 국가에게는 불리한 모습을 하고 있다. 애석한 부분이다. 예를 들면 영화에서나 본 듯한 구두변론과 대질심문, 그리고 디스커버리 등 우리에겐 생소한 영미법의 절차와 관습 등이 국제중재에서 이미 자리를 잡은 상태다.


국제분쟁해결기구(AAA/ICDR) 마이클 리 부회장

그렇다면 영어나 구두변론 등이 상대적으로 약한 한국 같은 경우는 미국이나 영국 로펌을 향해 맞대응한다는 것이 어려운 현실인가?

마이클 부회장: 약 10년 전과 비교할 때 한국의 국제중재 실력은 눈부신 성장을 해왔다. 하지만 아직도 중소로펌이 참여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일단 영어를 원어민처럼 잘하는 실력 있는 변호사들을 발굴한 후 구두변론과 대질 심문 등의 기술을 완전히 습득한 후에야 가능한 국제중재라면 문턱이 너무 높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아시아권의 국제중재는 극히 일부의 로펌들에게만 한정이 되어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러면 중재비용이 높아지게 되고 그 악영향은 중소로펌의 의뢰인인 중소기업들에게 까지 미치게 된다. 최악의 경우는 정의의 실현이 중재의 높은 비용으로 인해 어려워지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사실 중재는 유동성이 있고 당사자들이 주도한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한쪽으로 치우친 이런 상황이 만들어지게 되었나?

마이클 부회장: 맞다. 원리상으로는 옳은 말씀이다. 하지만 현실이 아직 따라주지 못해 영미법의 관습이 주가 되었고 대륙법의 절차 등은 객이 되어 있는 모습인 것 같다. 부분 부분 개선하려는 모습은 보이고 있지만 관습으로 자리를 잡아버린 부분 등이 많아서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리 부회장은 현재 이런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개선이 필요하다고 또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는지?

마이클 부회장: 저는 아시아가 국제사회의 반을 차지하면 그 목소리도 따라서 충분히 국제중재에 반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고 또 가능하다고 본다. 다행이 제가 현재 중재기관에 몸담고 있고 국제중재의 흐름과 관습 등에 큰 영향을 미치는 규칙 제정 등의 권리가 있어서 요번 저희 국제중재규칙 수정보완 작업 때에 다른 중재기관에서는 시도하지 못한 많은 혁신적이 제도를 도입했다. 예를 들면 디스커버리(discovery)를 최소화하고 구두변론, 대질심문 등을 없애고 서면중심으로 중재를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 물론 적용 가액이 정해져 있지만 대륙법 쪽 변호사들도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봤다. 제가 기대하는 것은 국제중재의 문턱을 낮추어 많은 중소로펌들도 중재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는 것이다. 그러면 중소기업들이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미국이 조정 및 중재 등 대체적 분쟁해결에 관해서는 선진국이라고 알고 있다. 또 미국중재협회가 이 중심에 서 있던 것도 알고 있다. 이런 경험과 노하우 등을 국제분쟁이 아닌 한국내 갈등 조정을 위한 노력에도 나누어 주실 수 있는지 궁금하다.

마이클 부회장: 물론이다. 사실 미국 내에서는 대체적 분쟁해결방안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저의 주 업무인 국제분쟁은 아니지만 저희의 경험이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도움을 드리고 싶다. 그렇지 않아도 얼마 전 서울시 관계자들을 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아직 이르지만 서울시에서 추진하려고 하는 갈등조정, 이웃분쟁 조정 및 해결 등 많은 부분에서 협조해 최선을 다하기로 말씀드렸다.

국제적 갈등이나 분쟁을 다루는데 있어 한국의 능력은 어떻다고 보시는지?

존슨 회장: 한국의 수출 등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비즈니스를 생각했을 때 앞으로 그 능력이 더 좋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제품을 생산하고 다른 나라에서 건설을 주도하는 등 한국의 국제 비즈니스를 생각한다면 더욱 그러게 되어야 한다. 저는 국제법이 국제 비즈니스를 따라 간다고 생각한다. 좀 전에 영어 실력을 지적하신 것처럼 국제법 언어를 배워야 한다. 이곳에는 현재 미국에서 교육을 받은 변호사들이 많이 활동하고 있고 그들은 훌륭한 영어를 구사하고 있다.


국제분쟁해결기구(AAA/ICDR) 인디아 존슨 회장

마이클 부회장: 한국의 경제규모나 생산되는 제품이나 외국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는 브랜드들을 생각해 볼 때 두 가지 측면이 있다. 하나는 수출 및 비즈니스 능력이고 또 하나는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다. 사실 수출을 할 수 있는 능력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능력은 정말 엄청나게 많은 성장을 이룩해 왔다. 단 성장 속도와 과정을 볼 때 분쟁해결 부분에 있어서는 약간 취약점이 보이는 것 같다. 물론 법은 비즈니스를 따라가는 경향이 있어서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분쟁에 대응하는 능력은 약간 뒤쳐지지 않나 생각한다. 그런데 여기 와서 만난 변호사들, 새로 쏟아져 나오는 변호사들을 보면 영어실력도 굉장히 좋고 그에 맞춰 대응 능력도 성장하고 있어서 균형을 이룰 것으로 생각한다.

국제적 갈등이나 분쟁을 다루는데 있어 한국의 능력은 어떻게 보고 있나?

존슨 회장: 오늘 인터뷰 전에 그 문제에 대해 얘기했었다. 한국에서 “나이가 들었다”라는 것의 의미는 유럽과 꽤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유럽에서라면 80세, 85세 중재자가 여러 공판에 도움을 받아 참석하기도 한다. 한국은 60세 이하 중재자들만 있다. 따라서 한국과 유럽에서 “나이가 들었다”라는 의미는 꽤 차이가 있어 보인다. 한국에서 ‘성숙하다’라는 것은 또 다른 정의를 갖고 있는 것 같다.
마이클 부회장: 한국 같은 경우 60세에 정년을 맞이했더라도 재능 있는 분들이 많다. 저희가 하는 일은 국제 판사를 뽑는 것이다. 국제판사라는 자격 자체는 이분들이 판단을 내리면 어느 나라의 대법원도 틀렸다라고 말하지 못하는 그런 권위를 가지고 있다. 판사로서 절대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사실은 60세도 굉장히 어린 측면에 속하는데 한국 같은 경우 60세면 노인네 같은 취급을 한다. 프랑스, 미국 같은 경우는 80세는 되어야 “나이가 좀 들었구나.”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존슨 회장은 이런 상황 때문에 더 젊게 느끼시는 것 같다.

한국의 미래경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국제 무역과 이런 것들을 고려해 봤을 때 앞으로의 한국 경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존슨 회장: 오전에 만났던 여 변호사와의 대화를 상기해 봤을 때 한국은 그간 많은 상승을 거쳐 왔고 기회를 만들어 왔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비교적 나이가 든 경제국이 되게 마련이고 정체기를 겪게 된다. 세계 경기의 흐름이 아프리카로 돌아가는 것처럼 말이다.
마이클 부회장: 우리보다 독자들이 한국경제에 대해 너무 자세하게 알고 계셔서 뭐라고 얘기는 못하겠지만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경제가 옮겨가는 것이라는 점이다. 한국에서 70년대 제조업이 발달했다가 이게 중국으로 넘어가고 중국에서 옛날에는 젓가락이나 비닐만 만드는 줄 알았는데 지금은 굉장한 것을 만들고 내고 있고 이제는 아마 다음 순서가 아프리카 쪽으로 넘어가든지 보면 베트남이나 인도와 같은 나라도 넘어갈 것 같다. 현재 한국에서 갖고 있는 신기술이나 하이텍 이런 것들이 예전에 일본에서 누리던 것들을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첫 번째 오늘 아침에 하셨던 얘기는 언젠가는 이것이 옮겨갈 것이니 그 위치에서 평지, 정체기를 지나는 때가 올 것이고 변화가 있을 테니 “올라가고 있을 때 즐기라”는 말씀이다. 전 세계의 초점이 현재 다 아시아에 맞춰져 있어서 지금은 정체기인 것 같은데 앞으로 해야 할 일들도 많고 일본의 경기를 함께 끌고 나가줘야 하는데 제 생각에 일본은 국제시장에서 모멘텀을 잃은 것 같다. 일본이 과거에는 자동차나 하이텍으로 유명했지만 한국이 이를 넘겨받았고 일본에게 남은 것은 많이 없다. 그래서 어제 만난 변호사 중에 한분이 해주셨던 말씀 중에서 “우리는 변화에 적응했고 일본은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던 것 같다”와 같이 그런 표현들이 어울리는 것 같다. 제가 했던 표현은 “우리는 변화를 필요로 해서 받아들였는데 일본은 필요를 알면서도 이에 저항하려는 의식들이 강했던 것 같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다.


인디아 존슨 회장(좌), 마이클 리 부회장(우)

마지막으로 국제중재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한국 로펌들과 해외기업과 끊임없이 사업을 해야 하는 우리기업들을 향해 해주실 수 있는 조언이 있다면?

마이클 부회장: 현재 국제중재는 약 100년 정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뿌리 깊은 제도다. 그런 제도가 분명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겠지만 변화의 이유와 필요가 분명한 만큼 반드시 서서히 바뀔 거라 믿는다. 그렇기 위해선 두렵더라도 해보는 도전정신, 그리고 변화를 요구하는 지혜로운 노력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우리가 이번에 도입할 수 있었던 많은 개혁들도 사용자가 없으면 무용지물이 되어버린다. 또한 다른 변화나 개선의 이유가 사라지게 되어버린다. 국제중재 분명 쉽진 않지만 그렇게 불가능하지도 어렵지도 않다. 우리가 돕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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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 인디아 존슨(India Johnson) 회장
존슨 여사는 국제분쟁해결기구(AAA/ICDR)의 회장이자 최고경영자(President and CEO)이다. 그녀는 최고경영자로서 조직의 일상적 운영과 전략적 계획 수립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으며 미국중재협회(AAA) 이사회의 이사를 겸하고 있다. 또한 바레인분쟁해결회의소(BCDR-AAA) 이사회의이사, 국제상사중재기구연맹(IFCAI) 평의회의 위원이자 국제중재변호재단의 이사회에 속해 있으며 중재여성회의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존슨 여사는 지금까지 수많은 조직에 몸담아 오며 대안적 분쟁해결을 뒷받침하기 위해 노력을 꾀했으며 여러 주 입법기구와 법원 및 다른 기관들이 분쟁해결 프로그램에 대해 배우고 이를 시행할 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 그녀는 기업의 임원 및 변호인과 중재인들을 대상으로 중재와 화해에 대해 다양한 프리젠테이션을 해왔으며 법률인과 기업인들을 위해 수많은 글을 집필했다. 과거 수년간 존슨 여사는 미국중재협회(AAA)의 중재 케이스 중 다수의 사례를 조정하고 여러 다른 사건을 합의로 이끌었으며 다른 기관에서 주관하던 소액사건, 비강제 중재사건의 자원중재 패널로서 봉사했다. 그녀는 마이애미 대학교와 조지아주립대학의 비지니스스쿨(MBA)을 졸업했다.

TIP : 마이클 리(Michael Lee) 부회장
싱가포르에 위치한 국제분쟁해결기구(ICDR/AAA) 아시아사무소의 대표인 마이클 리 변호사는 중국, 홍콩, 대만, 한국, 일본, 등 아시아지역 운영을 총괄하고 있다. 주로 국제분쟁해결기구 아시아사무소의 전반적 운영을 관장하고 있으며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한 아시아지역 기업변호인과 협회의 국제중재패널, 현역 변호사들을 위한 다양한 국제분쟁해결기구(ICDR/AAA) 교육 프로그램을 책임지고 있다. 기업 변호인을 위해 리 변호사는 컨퍼런스, 세미나, 워크숍을 통해 교육 프로그램들에 대해 정기적으로 강연하며 이를 통해 분쟁 관리, 비
즈니스 협상에 대한 각기 다른 연구 프로젝트의 결과에 대해 나누고 협회의 포괄적 규칙과 과정에 대해 설명한다. 또한 가장 적임의 중재위원으로 패널 구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하며 그 노력의 일환으로 기구의 연례 내부 검토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아울러 추가된 패널 멤버들을 훈련하고 기존의 중재자들이 새롭게 바뀐 내용들에 대해 부단히 업데이트할 수 있도록 아시아지역 중재자를 위한 국제분쟁해결기구 국제 심포지엄을 책임지고 있다. 리 변호사는 뉴욕변호사로서 스웨덴에 소재한 스톡홀름대학교 로스쿨에서 법학석사(LL.M.) 학위를, 플로리다에 소재한 세인트토마스대학교 로스쿨에서 법학박사(J.D.) 학위를 받았다.


이종현 기자

theleader@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0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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