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꽃, 싹부터 틔우자”

[선거연수원과 함께 하는 민주시민교육 두번째]청소년리더 연수·민주주의 선거교실

임윤희 기자입력 : 2015.11.13 17:16
편집자주입법 국정 전문지 ‘더 리더’는 10월호부터 민주주의를 제대로 천천히 꽃피워 보자는 취지로 선거연수원과 함께 하는 민주시민교육 코너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관련 인물을 인터뷰하는 등 민주시민교육 현장의 모습을 전할 계획이다. 지난 10월호에는 첫 번째로 선거연수원의 소개와 다양한 시민교육의 종류 및 당위성에 대해 알아봤는데 이번 11월호에서는 선거연수원의 프로그램 중 미래 유권자를 대상으로 하는 민주주의 선거교실과 청소년 리더 연수를 취재했다.

▲민주주의 선거교실
선거관리위원회법 개정이 왜 필요한가

2015년 7월 17일 새정치민주연합의 조경태 의원은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선거권자의 권리·의무 등을 교육하는 ‘선거관리위원회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민주시민교육의 실시' 조항을 신설하고 선거연수원장이 '초·중등교육법'에 따른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교육할 수 있도록 했다. 민주시민교육 실시방법 등 교육에 필요한 사항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규칙으로 정하도록 했다.

왜 이런 법이 필요한가

낮은 투표율 제고와 정치 참여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함양을 위해서는 미래의 유권자인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주권의식, 민주적 정치제도, 선거권자의 권리·의무, 정치 참여 등에 대한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그 중요성이 교과과정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실정이며 특히 입시 위주의 교육환경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민주주의 교육을 진행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영국·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미래 유권자교육을 법으로 제정해 나라에서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또 그만큼 이 교육이 중요하다는 의미도 가진다.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에서는 민주시민교육의 일환으로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미래 유권자들이 건전한 선거의식을 키우고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을 갖춘 지도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유권자의 권리와 의무, 선거와 정치참여 등에 관한 연수를 진행한다. 그러나 법적 근거가 미비해 장기적인 사업운영이나 예산 확보에 한계가 있다. 이에 선거연수원에서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민주시민교육을 상시적·체계적으로 실시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70년대생인 기자는 어릴 때 받은 반공교육 탓에 꽤 오랫동안 북한에는 얼굴이 빨간 사람들과 늑대들이 산다고 생각했다. 이것이 바로 아동 청소년기 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단상이 아닐까 싶다.

9월 국회 통과를 앞둔 이법은 11월 현재 위원회가 심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유가 무엇이든 민주주의를 제대로 꽃피워야 하는 시점에서 필요한 것이 미래 유권자에 대한 교육이다.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우리 시대의 정치 후진문화를 극복할 수 있는 열쇠를 가진 청소년에게 다양한 경험을 통한 민주주의 시민으로서의 성장의 기회를 열어줘야 할 시간이다. 선거연수원에서 진행하는 미래 유권자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중 11월호에서 만나 볼 프로그램은 청소년리더 연수와 민주주의 선거교실이다. 미래 유권자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토론과 참여 위주의 수업을 통해 민주주의의 기본인 선거 투표정책 결정 등에 대한 부분을 미리 체험해보는 활동으로 이뤄진다.
▲선거포스터 평가

청소년리더연수

청소년리더연수는 미래 유권자의 올바른 선거·정치 참여의식 함양과 토론역량 배양을 위해 초·중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자아형성 초기단계부터 민주주의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선거연수원은 청소년 리더연수를 통해 생애주기별 민주시민교육을 실시한다.
2000년부터 전국 초·중등학교 학생회 임원 등 미래 유권자를 대상으로 청소년리더 연수를 실시했는데 매년 약 1000회(전국 구·시·군별 4회 정도), 5만여명의 청소년이 연수를 마쳤다. 올해에도 벌써 982회, 5만4123명(9월 말 현재)이 청소년리더연수를 수료할 정도로 활발히 진행 중이다.
특히 선거연수원이 양성한 민주시민교육 전문강사가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수준에 맞춰 희망하는 각급 학교에 직접 출강하는 방법이 청소년이 듣기 가장 쉬운 연수다. 이는 전국 단위의 선거관리위원회 조직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방방곡곡에서 진행된다.

청소년리더연수는 초·중등학교 학생들이 추상적인 개념을 어려워하는 점을 고려해 참여식 수업으로 진행된다. 또 이론적인 내용보다는 학생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례나 자료를 제시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1교시는 ‘실천하고 참여하는 미래 유권자’ 과목으로 미래의 유권자로서 민주시민의 역할과 참여의 중요성에 대한 내용이며 2교시는 ‘토론의 이해와 실습’으로 학생들이 직접 토론에 참여해 토론역량을 배양함으로써 선거·정치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특히 최근 들어 소통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토론에 대한 연수가 많이 이뤄졌다. 어린 학생들이 ‘교내 스마트폰 사용’처럼 학교생활과 밀접한 주제에 대해서 어른들도 쉽게 생각하지 못하는 내용으로 열띤 토론을 벌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민주주의 시민교육 토론중

민주주의 선거교실

‘민주주의 선거교실’은 중학교 학생들이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토론과 실습 등 직접 참여하는 수업을 통해 스스로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도록 운영하는 자유학기제의 맞춤형 체험연수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청소년 리더 연수’는 초·중·고등학교로 민주시민교육 강사가 출강해 연수가 실시되는 반면 ‘민주주의 선거교실’은 전국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실에 중학생들이 직접 방문해 선거관리위원회 직원과의 대화시간을 갖는 등 새로운 진로 체험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또 다양한 체험형 연수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한층 진일보한 프로그램이다.
수원의 선거연수원 이전 예정 청사와 혜화동에 자리한 서울시 선관위 사무실에서 진행된 두번의 민주주의 선거교실에 대한 취재를 진행했으며 각각 구운중과 반포중 학생들이 참여했다.
꿀 먹은 벙어리처럼 앉아서 주입식으로 수업을 듣던 세대인 우리와 달리 강사의 질문에 서로 손을 들고 발표하며 토론에 주저함이 없었다. 또 날카로운 비판과 자기주장을 펴는 모습에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

선거연수원에 따르면 2016년 중학교 자유학기제 전면실시에 맞춰 2015년 자유학기제 맞춤형 체험프로그램을 시범운영했으며 올해에는 120회, 3600명의 중학생에게 연수를 실시할 예정(9월 말 현재 47회, 1490명 수료)이다. 내년부터는 좀 더 많은 청소년이 민주주의 선거교실을 체험할 수 있도록 확대운영할 계획이다.
프로그램은 중학교 사회 교과와 연계된 민주주의와 시민참여 등 관련내용을 이론적 설명보다는 학생 간 협동 및 체험학습을 통해 습득할 수 있도록 구성해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1교시에는 퍼즐 등으로 민주주의의 개념과 원리, 선거와 정치참여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선관위 직원과의 대화를 통해 새로운 진로체험과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하는 일에 대해 배워보는 시간을 가진다.
2교시에는 ‘내가 학생회장이라면?’, ‘역사적인 위인들이 대통령 후보가 된다면?’ 등과 같이 학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소재를 가지고 각 그룹별로 정책에 관한 의견을 모아 선거벽보(포스터)를 만들어보고 발표와 토론을 통해 자연스럽게 매니페스토(구체적인 수치 목표를 제시한 선거공약으로 정권공약 혹은 정책강령)에 대해 습득하도록 한다.
아이들만의 다양하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넘치는 시간으로 신사임당이 문화와 여성 정치 활성화 정책을 펼친다거나 장영실은 과학과 다문화(부친이 원나라 사람) 관련 정책을 마련하는 등 창의적이면서 구체적인 선거공약이 끊임없이 쏟아져 시간이 모자랄 정도다.
마지막으로 3교시에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토론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알아보고 학생 전체가 참여하는 토론을 통해 바람직한 선거·정치 참여방법을 익힌다.
이외에 실제 공직선거에 사용하는 투표용지 발급기, 투표지 분류기 등 선거장비를 활용해 투·개표의 모든 과정을 직접 진행하는 체험도 해본다. 투표용지 발급기를 이용해 본인들이 제작한 투표용지에 기표해보고 그 투표지가 분류기를 통해 순식간에 분류되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탄성을 금
▲월드카페 발표 중
치 못하는 모습을 취재 중에도 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이번 두 가지의 프로그램을 취재하며 만난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 전후의 인식 변화에 대해 알아봤다.

구운중 1학년 학생

(Q) 평소 투표나 선거에 관심이 있었나.
(A) 네, 부모님께서 선거에 꼭 참여하셨고 TV를 통해 많이 봐서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Q) 아직 선거권이 없지만 이번 기회에 투표와 선거과정 일부를 직접 체험해보니 어땠나.
(A) ‘투표를 실제로 이런 식으로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기계를 이용해 신분을 확인하는 등 굉장히 신기했다.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투표가 잘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됐습니다.
또 선거과정에 대해 더욱 자세히 알게 돼 이번 체험이 아주 뜻 깊게 느껴졌습니다.

(Q) ‘민주주의 선거교실’을 통해 매니페스토에 대해 알아봤는데 학교 총학생회장 선거나 기타 생활 속에서 실질적으로 매니페스토를 실천한 사례를 본적이 있나.
(A)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가 ‘2학기 자유학기제’를 만든다는 것인데 실제로 2학기 자유 학기제를 실시해 학생들이 매우 행복해 하고 있습니다.

(Q) 선거관리위원회의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인 ‘민주주의 선거교실’에 참여하게 됐는데 참여하고 난 소감은?
(A)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직접 참여한 선거체험이 가장 인상 깊었고 메니페스토라는 것도 처음 알게 됐습니다. 나중에 어른이 돼 선거와 투표를 할 때 출마자들의 공약과 실천 가능성을 꼭 확인한 후 투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Q)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또는 정치권에 바라는 점을 무엇인가.
(A) 우리나라 국민의 의견을 수용해주고 우리의 의견에 귀를 잘 기울여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짧은 인터뷰를 통해 수업 전과 후의 중학교 1학년 학생의 의식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중학생들이 이번 교육으로 선거에 대해 듣고 체험함으로써 최소한 선거는 무엇이고 왜 선거를 통해 우리의 대표를 뽑아야 하는지 알 수 있어 의미가 크다.

교육이라는 것은 다양하고 빈번한 노출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한 번도 보거나 듣지 못한 일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첫 단추부터 제대로 끼워야 두 번째 단추도 잘 끼워진다. 
오늘 인터뷰를 한 중학생은 이미 수업을 듣기 전의 학생이 아니다. 매니페스토 실천(자유학기제 운영)에 대해 칭찬하고 본인들이 혜택을 받아 기뻐하는 국민의 한 사람이다. 이 중학생이 성장해 어떤 정책을 비판하고 또 칭찬할지 궁금해진다. 이렇게 미래의 유권자 한 사람이 탄생했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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