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안정론 vs 정권 심판론 ‘팽팽’

총선이 코 앞으로 다가오고 있지만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여당은 물론 야당도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올 지에 대해 장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의당이 출범되면서 현재 정치권은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가 됐다. 이에따라 야권 표가 분산되면서 야권에선 여당이 차기 총선서 개헌이 가능한 2/3 의석(200석)을 점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여당은 야당이 현재 나뉜 구도지만, 선거를 앞두고 갈등을 극복한 ‘대통합’을 실현해 주목을 한 몸에 받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투표 의향
투표율이 선거결과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일반적으로 여당 지지성향이 상대적으로 강한 장년층의 투표율은 높고, 야당 지지성향이 상대적으로 강한 젊은층의 투표율은 낮다. 그래서 투표율이 높아질수록 여당 보다 야당에게 득이 된다는 통념도 있다. 그러나 노령인구의 증가, 세대 간 이념적 스펙트럼의 다양화로 이런 통념이 깨지고 있다. 이에 더해, 최근 선거에서는 젊은층이 결집할수록 장년층도 세를 모으는 현상도 벌어진다.

투표 의향에 대한 이번 조사에서,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고 답한 적극투표층이 43.8%에 달했다. ‘가급적 투표할 것’이라는 소극투표층을 포함한 투표의향층이 88.2%로 높았다. ‘투표하지 않을것’이라는 투표거부층은 11.0%에 머물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총선 전인 2012년 3월 실시한 조사에서 적극투표층(‘반드시 투표 하겠다’)이 56.9%였던 것 보다는 낮은 수치이다. (출처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보도자료 2012. 3.28.) 연령대별 투표의향은 50대가 92.1%로 가장 높고, 60대 이상(91.3%), 40대(89.9%), 20대(85.4%), 30대(80.9%) 순으로, 장년층과 젊은층의 일반적인 투표율 경향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적극투표층만을 놓고 보면, 40대가 51.5%로 가장 높고, 30대(47.9%), 50대(45.2%), 20대(43.0%), 60대 이상(32.7%) 순으로 나타나, 젊은층의 투표 의향이 만만찮게 나타났다.

조사를 주관한 조원씨앤아이 김대진 대표는 “현 19대 국회에 대한 싸늘한 평가가 선거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저하시키고는 있지만, 선거가 임박해짐에 따라 20대 국회를 제대로 구성하고자 하는 의지는 적극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어떤 계층이 강한 의지를 갖고 결집하느냐에 따라 선거 결과가 달라지는 만큼, 세대 간 투표 의향의 변화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선거 구도
대부분의 선거는 기본적으로 현 집권세력에 대한 평가를 내포하고 있다. 여야는 이러한 속성을 근간으로 선거 구도를 수립하고 모니터링한다. 이러한 구도에 입각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 안정을 위해 여당을 지지해야 한다는 정권안정론(이하 ‘안정론’)이 48.5%, 박근혜 정부를 심판하기 위해 야당을 지지해야 한다는 정권심판론(이하 ‘심판론’)이 45.2%로, 국민들은 안정론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72.9%), 부산/울산/경남(63.6%), 강원/제주(56.3%)에서 안정론이 우세한 반면 호남(73.8%)과 서울(50.8%)에서는 심판론이 더 강했다. 수도권과 충청권에서는 정권안정론이 정권심판론이 박빙세를 보였다. 연령대 별로는 40대 이하에서 심판론이, 50대 이상에서는 안정론이 우세하다.
총선 지지정당
어느 정당의 후보자에게 투표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새누리당이 44.5%로 가장 높았고, 더불어민주당 24.1%, 국민의당 13.3%, 정의당 4.7% 이 뒤를 이었다. ‘기타/지지정당 없음’은 13.4%이다.

각 정당의 정당지지도와 비교하면, 새누리당은 +1.3%p, 더불어민주당은 +2.4%p, 국민의당은+0.2%p, 정의당은 차이가 없었다.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변수 중 정당 변수만을 놓고 보면 여당인 새누리당이 야당 전체 득표력인 42.1% 보다 약 2.4%p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적극투표층에서는 새누리당 38.6%, 더불어민주당 29.1%, 국민의당 15.1%, 정의당 8.4%, 기타/지지정당 없음 8.9% 순으로 지지의사를 밝혔다. 이때에는 야당 전체의 득표력이 52.6%로 새누리당 득표력보다 약 14.0%p 앞선다.

대북관계 영향
최근 북한 핵 개발과 미사일 발사로 악화된 남북관계가 이번 국회의원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국민들의 절반 정도(46.5%)는 현재의 안보 이슈가 여당에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한 반면, 야당에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은 17.0%에 그쳤다. 정치적 유·불리를 논할 수 없는 국가적 사안인 점을 감안해 여야 모두에게 유리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도 26.1%에 달했다(잘 모름 10.3%).

이상의 결과에 대해 조원씨앤아이 김대진 대표는 “현재까지는 안보 이슈가 블랙혹이 돼 모든 이슈를 흡수하고 여당의 선거구도인 안정론을 견인하는 상황”이라며, “선거가 본격화되면 안보 이슈는 다른 이슈에 자리를 내주게 될 것이다. 야권이 과거 무상급식, 경제민주화 등 야권발(發) 이슈의 후속타로 반전을 기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경제 회생 능력

경제 이슈는 안보 이슈를 대체할만한 강력한 파괴력을 갖고 있다. 지금의 침체된 경제를 회생시킬만한 능력이 가장 뛰어난 정당은 어느 정당인지를 물은 결과, 새누리당이 42.8%로 가장 높았고, 더불어민주당이 22.5%, 국민의당이 12.1%, 정의당이 2.5%로 조사됐다. 각 정당의 정당지지도와 비교하면, 새누리당은 -0.4%p, 더불어민주당은 +0.7%p, 국민의당은 -1.0%p, 정의당은 -2.1%p 차이를 보였다.

한편, 적극투표층에서는 새누리당 36.8%, 더불어민주당 29.4%, 국민의당 12.9%, 정의당 4.4%, 기타/지지정당 없음 16.5% 순으로 지지의사를 밝혔다.

‘진실한 사람’ 선거운동
박근혜 대통령이 말한, 이른바 ‘진실한 사람’을 내세우는 방식으로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 당선에 도움이 될지에 대해서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49.4%, 도움이 안 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43.0%로 나타났다.(잘 모름 7.6%)

권역별로는 부산/울산/경남(67.0%), 대구/경북(60.5%), 강원/제주(58.3%), 충청권 (49.1%) 등에서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호남(55.6%), 서울(49.3%), 경기/인천(47.0%) 등에서는 도움이 안 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했다.

한편, 지지정당별로는 새누리당 지지층의 49.1%가 크게 ‘도움 될 것’, 26.7%가 ‘어느 정도 도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야당에서는 도움이 안 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더 우세했는데,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64.1%, 국민의당 지지층의 60.1%가 도움이 안 될 것으로 내다봤고, 기타/무당층의 52.5%가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답했다.

국정지지도
한편, 이번 조사에서 국정운영 부정평가층은 48.4%로 긍정평가층인 40.1% 보다 8.3%p 더 많았다.

정당지지도
정당지지도에서는 새누리당 43.2% > 더불어민주당 21.8% > 국민의당 13.1%, 정의당 4.7% > 기타/지지정당 없음 17.3%으로 조사됐다.

한편 이번 조사는 <머니투데이 theleader>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2016년 2월 20일부터 21일까지 양일간 대한민국 거주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4명(통화시도 총 22,839통)을 대상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비례할당무작위추출 방법으로 피조사자를 선정, 유선+휴대전화 RDD 방식의 ARS로 각 50%씩 조사해 행정자치부 주민등록 인구(2015년 12월 31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로 가중치를 적용한 '림가중법'을 적용했다. 응답률은 4.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이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에 평가는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