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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희 사무총장 |
Q.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어떤 기관인가.
A. 중앙선관위는 1963년 헌법기관으로 창설됐으며 올해로 53주년을 맞이한다. 그동안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우리의 선거문화는 많은 발전을 이뤘다. 2014년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가 발표한 민주주의 지수에서도 세계 167개국 중 21위로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로 평가받았다. 선관위는 창설 당시 대통령선거, 국회의원선거 및 국민투표 관리에서 출발해 지방선거, 교육감선거, 주민투표, 주민소환투표, 위탁선거관리로 그 업무영역을 확대했을 뿐만 아니라 정당·정치자금에 대한 사무와 민주시민의식 개선을 위한 홍보, 교육 등의 업무도 담당하고 있다. 아울러 대한민국 민주주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전환기 민주국가의 요청이 증가함에 따라 한국의 선진 선거제도, 선거 ICT와 관리기법 등을 적극적으로 전수해 국익창출과 세계민주주의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이와 같이 선관위의 직무범위가 확장되고 대한민국의 선거관리 역량에 대한 국제적 평가가 좋아진 것은 우리 위원회의 공정하고 중립적인 직무수행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선관위는 국민의 염원인 공명선거 정착과 정치발전을 위해 겸허한 마음으로 헌법이 부여한 역사적 소명을 다할 것이다.
중앙선관위, 군사정권 하에서도 민주주의 지켜내려 노력
Q. 광복 70주년이 지났다. 지난 70년을 되돌아본다면?
A. 국민 모두가 아시다시피 해방 직후 미군정 하에서는 우리 손으로 민주주의를 실현해 나갔다고 볼 수 없었다. 또 정부 수립 초기에는 경험이 부족하다보니 진정한 민주주의라고 할 수 없는 정치체제가 유지되기도 했다. 그런 과정 속에서 제3공화국 헌법을 근거로 출범한 중앙선관위는 군사정권 하에서도 민주주의를 지켜내려 노력했다. 한 예로 박정희 대통령이 제주도에서 실시되는 선거 직전 해당지역 시찰을 가려 했을 때 중앙선관위에서는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자제시켰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용기가 어디에서 나왔을까 생각이 들 정도다.
1987년에는 대통령선거 직선제 개헌이 있었다. 그러나 제도적으로 대통령 직선제를 갖췄다고 해서 실질적 민주주의가 완성됐다고 볼 수 없다. 나는 이러한 민주화의 틀 속에서 선관위의 역할이 굉장히 컸으며 이는 선관위가 헌법상 독립기구로서 자율성을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우리는 선거가 있을 때마다 정치관계법 개정 의견을 국회에 제출하는데 이런 개정의견들은 대체적으로 기득권층에 불리한 내용이 많다. 기득권은 현재의 법률이나 제도 하에서 생기는 것이기 때문인데 이것을 바꾸려면 저항이 따른다. 이런 저항에도 불구하고 중앙선관위가 독립된 자율성을 가지고 실질적·절차적 민주주의를 완성하는데 많은 역할을 했다고 자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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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희 사무총장 |
Q.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최초로 독립기구로 출범했다. 당초 국회의장 소속이었는데 독립적으로 출범한 배경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A. 지금까지의 선거구획정이 정치권의 이해관계에 따라 좌우되고 선거구획정위가 제출한 획정안도 법적 구속력이 없어 실질적으로 여·야간 협상으로 선거구획정이 이뤄졌으며 이마저도 선거가 임박한 시기에 졸속으로 획정돼 많은 문제점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공정하고 객관적이며 합리적이어야 할 선거구획정이 정치권의 힘겨루기와 담합으로 ‘게리맨더링’ 선거구라는 오명을 받기도 했다. 이같은 이유로 선거구획정위원회에 직무상 독립은 물론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결과 선거구획정위원회를 중앙선관위 소속의 독립기구로 설치하게 됐다.
선거자문위원회 회의, 유권자의 선거 참여 활성화가 주요 안건
Q. 지난해 11월 제20대 국회의원선거와 관련해 선거자문위원회 회의가 있었는데 어떤 내용이 논의됐는지 궁금하다.
A. 선거자문위원회는 외부 여론주도층을 통해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취지에서 운영ㄷ하며 법조계, 언론계, 학계, 시민단체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상황마다 다루는 이슈는 다르지만 이번에는 유권자의 선거 참여를 어떻게 활성화할 것인가가 주요 안건으로 다뤄졌다. 투표율로 나타나지 않는 유권자의 실질적인 정치참여와 시민교육을 어떻게 활성화할 것인가도 논의됐다.
또한 선거관리의 투명성과 관련해 국민들의 신뢰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도 있었다. 우리나라 선거관리의 정확성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우수하다. 예를 들어 국회의원선거가 끝나고 선거소송이 청구돼 재검표를 하는 경우 20만표 중 1~2표 정도 오차가 나는 정도다. 전 세계적으로도 찾아볼 수 없는 정확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부에서는 ‘개표 부정’ ‘투표 부정’ 얘기가 일부 나오고 있다. 그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가 이번 선거자문위원회 회의에서 오고갔다. 이 외에도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는데 선거자문위원들도 간혹 언론을 통해 듣고 사실관계를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있다. 중앙선관위는 오피니언리더인 그들이 정확한 사실관계를 인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Q. 중앙선관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공명선거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이 부족해 보인다.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A. 선거에서 출마자는 표가 있다면 불구덩이라도 마다하지 않는다. 따라서 출마자를 변화시키기보다 유권자를 변화시켜야 한다. 2004년 공직선거법에 50배 과태료 제도나 포상금 제도를 도입한 것도 이러한 고민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예전에는 유권자들이 죄의식 없이 밥도 얻어먹고 돈 봉투도 받았다. 당시에는 주로 후보자를 적발해 사법처리했지만 후보자들은 “다른 사람들도 다 죄를 지었는데 왜 나만 가지고 그래”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러한 접근방식만으로는 불법선거가 만연한 상황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그들의 표밭인 유권자의 의식을 변화시키고 유권자가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어야 선거판이 바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50배 과태료 등의 제도가 도입됐다. 물론 전에도 유권자에 대한 처벌규정이 있었지만, 실효성이 떨어져 유권자에게 의식을 심어주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과태료 제도가 도입될 당시 일부 국회의원들은 “형사처벌을 할 것이지 무슨 과태료로 제재하냐”며 반대했다. 좀 더 강경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우리의 생각은 달랐다. 밥 한 끼 얻어먹었다고 형사처벌까지 할 수 있겠는가. 기소조차 안될 확률이 높다. 차라리 그런 사례를 적발해 과태료 행정처분하면 어느 유권자가 밥을 얻어먹으려 하겠나. 특히 과태료 제도와 포상금 제도를 동시에 시행하면서 선거판을 바꾸는데 상당히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 적발되면 분리 심문을 통해 먼저 실토한 유권자에게는 포상금을, 나중에 실토한 사람에게는 과태료 처분을 받게 하는 ‘죄수의 딜레마’ 전략이 유효했다. 제도 시행 초기에는 너무 엄격히 적용한다는 비난도 많이 받았지만 지금은 여러 사정을 감안해 과태료를 차등 부과한다. 선거가 끝날 때마다 상황이 조금씩 개선돼 이제는 국민들의 의식이 어느 선진국 못지않은 수준에 이르고 있다.
Q. 선거가 끝나고 나면 선거법 위반으로 지방의원과 단체장의 40%가 기소된다. 이것은 ‘범죄민주주의다’라고 표현되기도 한다. 선거법 위반이 발생하는 이유와 해법은 무엇인가.
A. 제6회 지방선거 당선자 총 3930명 중 4.1%인 162명(광역단체장 1명, 기초단체장 35명, 광역의원 33명, 기초의원 90명, 교육감 2명, 교육의원 1명)이 기소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당선만 되면 그만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아직까지 선거법 위반행위가 발생하는 주된 이유로 보인다. 우리 위원회는 선거에 참여하는 후보자와 유권자의 준법선거 의식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안내·홍보활동을 하고 있으며 공정한 경쟁의 장에서 후보자들이 정책과 비전으로 승부하고 유권자가 중심이 돼 자유롭고 공정한 분위기 속에서 법과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선거가 치러질 때 비로소 선거가 진정한 ‘민주주의의 꽃’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Q. 2013년 선거사상 처음으로 사전투표시스템이 도입됐다. 사전투표시스템을 도입한 배경과 추진과정에 대해 설명 부탁드린다.
A. 사전투표제도는 기존의 부재자투표제도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선거 당일 투표를 할 수 없는 유권자들이 전국 어디에 있더라도 투표할 수 있도록 전산화한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전국의 선거인명부를 하나로 통합하고 투표여부 정보 업데이트가 실시간으로 가능하도록 통신 인프라가 잘 구축돼야 하는데 우리나라만큼 통신 인프라가 구성된 나라는 지구상 어디에도 없다. 이렇게 되면 유권자의 투표소 접근 편의성은 더욱 보장된다. 즉, 유권자가 자기 주소지에 얽매이지 않고 원하는 투표소에 가서 마음대로 투표하도록 전국을 하나로 연결해줄 수가 있다. 그런 과정 속에서 투표율도 더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접근성이 좋아도 투표할 마음이 생겨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유권자의 입장에서 보면 투표하는 시간도 개인을 위해 쓸 수 있는 기회비용에 해당한다. 이 기회비용을 유권자는 공적인 일에 희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할 수만 있다면 국가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유권자가 쉽게 투표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또한 유권자의 편의성과 관련해 종이투표가 아닌 인터넷 또는 모바일 투표를 민간선거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선관위에서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적 합의가 필요한 공직선거에는 아직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공직선거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우편투표를 적극 권장하기도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인터넷 또는 모바일 투표를 한다고 하면 대리투표, 해킹우려 등의 문제 제기로 인해 실행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치적 신뢰가 중요한 선결과제다.
Q. 전자선거시스템을 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동안의 진행경과와 향후 계획은?
A. 중앙선관위는 전환기 민주국가에 대한 선거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진행경과를 말하기에 앞서 왜 이런 사업을 해야 하는지 설명드리고 싶다. OECD 국가에 진입하게 되면 공적개발원조(ODA)사업을 의무적으로 실시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개발도상국을 일정부분 지원해야 하는 입장인데, 수출을 통해 경제를 지탱하는 우리나라로서는 국제적 입지를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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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희 사무총장 |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가 치중한 경제적 원조의 경우 해당국가 정부가 부패하고 정치가 불안정하면 아무래도 제대로 된 원조가 되지 못한다. 또 미·중·일 같은 경제규모가 큰 국가에 비하면 우리의 경제 원조는 극히 적은 금액이기 때문에 원조를 받는 국가 입장에서는 한국의 도움을 크게 체감하지 못한다.
그런데 중앙선관위가 추진하고 선거 관련 사업은 엄청난 금액이 소요되지 않으면서도 그 나라 선거의 틀 자체를 바꾸고 지속가능한 좋은 정부를 조성한다. 최근 성공적으로 마친 키르기스스탄 지원사업의 경우 선거절차 전산화를 통해 정치를 안정화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 키르키스스탄에서 있었던 기존 선거의 경우 선거인 등재, 투표 절차 등을 신뢰할 수 없어 정권에 대한 문제가 계속 제기됐다. 그런데 우리 기술을 이용한 투·개표 전산화를 통해 선거를 완벽하게 관리함에 따라 만성적인 선거 휴유증이 깨끗이 없어졌으며 키르키스스탄 내부뿐 아니라 러시아, 영국 등 해외 언론의 호평이 있었다. 어떤 ODA 지원사업이라도 그만큼 전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키며 호평을 받기 힘들 것이다. 이같은 성과를 통해 키르키스스탄에 우리나라 전자 투·개표기를 수출했으며 우리나라가 단기간에 경제성장과 민주주의를 동시에 달성한 국가라는 것을 국제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이에 그치지 않고 올해에는 케냐, 에콰도르 등 전세계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예정이다.
제도 개선 통해 재외국민 참여 확대 기대
Q. 2007년 재외국민 선거권 등과 관련한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2009년 재외선거제도가 도입됐다. 2012년 처음으로 재외선거가 이뤄져 국외 한인 유권자의 관심을 받았다. 그동안의 재외선거 진행경과와 투표율이 저조했던 이유와 향후 투표율 제고방안 등이 궁금하다.
A. 2012년 처음으로 실시한 재외선거는 비교적 깨끗하고 공정하게 치러졌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신고·신청과 투표를 위해 2차례나 원거리에 있는 공관을 방문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 참여율이 저조할 수밖에 없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인터넷 신고·신청제도가 도입돼 이번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신고·신청률의 향상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나아가 현재 공관 외 추가투표소 설치, 영구명부제 도입 등이 법제화돼 재외국민의 참여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Q. 재외국민 대상 투표시스템도 국내에서 활용되고 있는 투표시스템과 마찬가지로 선진화됐나.
A. 재외선거는 투표용지 발급기를 이용해 투표소에서 투표용지를 교부하며 이러한 투표용지 발급기는 국내 사전투표에서 사용하는 투표용지 발급기의 모태가 됐다고 할 수 있다. 투표용지 발급기의 사용으로 투표용지 인쇄 및 국외 발송 절차가 필요 없으며 재외국민은 전 세계의 어느 투표소에서도 투표가 가능하다.
특정 진영 염두하고 마련되는 정치제도 바람직하지 않아
Q. 이상적인 유권자 구성은 보수-진보-중도의 삼자 구도인데 현실 정치는 극심한 양자 진영간 대결 양상을 띤다. 중도 유권자를 대변하는 정치제도가 존재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선관위의 의견이 궁금하다.
A. 민주주의 사회에서 유권자들이 다양한 정치적 의사를 갖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보며 현행 정치제도 아래서도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보수-진보-중도성향의 유권자가 존재한다고 본다. 그러나 정치제도가 특정 진영을 염두에 두고 마련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Q. 선관위 정치관계법 개정의견의 반영률이 높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이고 앞으로 추진방향은 무엇인가.
A. 그동안 국회에 제출한 개정의견에는 선거사무 관리의 절차 등 실무적 사항의 개선에 관한 사항뿐만 아니라 정당, 학계, 시민단체 등 국민들이 개선을 요구하는 선거, 정당, 정치자금 제도 등에 관한 사항도 포함하고 있다. 정당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개정의견 중 입법에 반영되지 않는 의견도 다수 있으나 우리 위원회의 제도개선안은 정치관계법제의 불합리한 점을 개선하고 보다 나은 선거와 정치제도를 구현하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선진 선거·정치제도를 구현하는데 필요한 개정의견을 지속적으로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다각적인 민주시민교육 확대 활성화 노력 필요
Q. 21세기 국민의 참여의식은 비판과 저항이라는 수동적 차원을 넘어 권력을 공유하는 차원으로 발전하고 있다. 국민의식 민주화와 시민정치의식 선진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민주시민교육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선거연수원의 업무와 지위를 격상시켜 국민의 정치교육 기관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이는데….
A. 지적대로 국민의식 민주화와 시민정치의식의 선진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나라마다 역사·문화적 차이가 있겠지만 우리나라도 독일의 성공모델인 연방정치교육원 기능을 할 수 있는 국가차원의 민주시민교육기관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학계,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꾸준히 논의됐다. 선거연수원은 고도의 정치적 중립성과 선거·정치 분야의 전문성, 20년간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두터운 국민적 신뢰를 가지고 있고 특히 전국 규모의 선관위 조직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기관 단체에 비해 향후 우리나라 민주시민교육 발전에 있어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여러 장점을 지니고 있다. 국회 차원의 입법 노력이 진행 중이며 이와 관련해 많은 관심과 지원을 당부 드린다.
Q. 경기도와 서울시의 민주시민교육 조례안이 통과되고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중앙정부가 아닌 지방정부가 먼저 역류해오는 측면에선 비정상적으로 보일 수 있는데.
A. 사실 시민교육은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는 것이 민주주의에 부합한고 생각한다. 학교나 시민사회단체, 공공기관 등 민주시민교육의 여러 주체가 노력을 기울일 때 국민들이 다양한 스펙트럼의 정치적 이념과 성향을 자연스레 접하고 복합적 사고를 갖게 된다. 물론 국가적 정체성을 갖게 하기 위한 구심점 역할, 즉 방향설정을 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한데 이는 중앙정부가 관심을 가지고 주도하는 것이 맞고 실제로 중앙정부 차원에서 10여년 전부터 민주시민교육 전문기구를 출범시키는 것을 논의했다. 그러나 행정기관 간 이견, 관련 단체의 이해다툼 등 여러 가지 문제로 실행되지는 못했다. 일단 기구를 출범시키고 이해관계를 절충하는 방법도 좋았을텐데 그렇게 되지 못했고 선관위에서 그 역할을 수행하려 노력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중앙 차원에서 구심점을 아직 갖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쉬운 부분이다.
Q. 재외국민 300만명에 대한 민주시민교육도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A. 사실 재외국민 대상 민주시민교육에 여력을 쏟기에는 아직 벅찬 측면이 있다. 지금 우리는 재외국민에 대해 투표참여 독려와 투표방법 홍보 차원에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재외국민에게 선거권을 부여해 국가 정체성을 확립시키는 것만으로도 국민 통합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전체 재외국민수에 비춰볼 때 아직까지는 적은 수의 사람들이 투표에 참여하고 있지만 투표참여를 더 활성화시키고 적어도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바로 의식변화의 시작이 아닌가 생각한다.
Q. 제20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의 선거법 위반이 우려되는데,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으로서 정치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달라.
A. 선거에 나서는 정치인들은 깨끗하게 선거에 임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국가와 지역의 발전을 위한 정책과 비전으로 승부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돈 선거’ 등 불법선거의 유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 선관위에서는 철저한 사전 안내를 통해 입후보자들이 선거법을 몰라서 위반하는 사례를 최소화하는 한편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엄중하게 대처해 부정을 저지르면 절대 당선될 수 없다는 인식이 뿌리내리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선거에 참여하는 정치인들 또한 이러한 인식을 공유하고 정책과 비전을 바탕으로 정정당당하게 경쟁함으로써 축제의 한마당이 펼쳐지는 아름다운 선거 만들기에 앞장서주기를 당부드린다.
Q. 제20대 국회의원선거의 유권자 투표 독려를 위해서도 한마디 부탁한다.
A. 오는 4월13일 제20대 국회의원선거의 슬로건은 ‘아름다운 선거, 행복한 대한민국’이다. 유권자와 공감·소통하고 정정당당한 경쟁을 통해 결과에 승복하는 ‘아름다운 선거’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선관위의 의지를 담은 것이다. 아름다운 선거에 많은 공감과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선관위는 다양한 홍보수단을 발굴·시행할 계획이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선거의 주인공인 유권자의 참여라고 할 수 있다. 선거 당일 투표할 수 없는 유권자는 4월8~9일 이틀간 사전투표를 통해 주권을 행사할 수 있으니 후보자의 자질과 공약 등을 꼼꼼히 확인하고 비교 평가해 투표에 참여해주시기 바란다. 이를 통해 민주주의 꽃인 선거가 활짝 피어나는 ‘아름다운 선거’가 이뤄졌으면 한다.
Q. 향후 한국정치 발전을 위해 개선이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절차적 차원에서 우리나라의 민주정치는 이미 상당한 수준의 발전을 이뤘으며 이는 여러 국제적 평가들을 통해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향후 국가의 신뢰도를 높이고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경제규모에 걸맞은 보다 질 높은 민주주의를 구현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선거 정치과정의 자유와 공정, 참여를 제고할 수 있는 정치관계법제의 선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가는 한편 성숙한 시민의식 함양 및 정치문화 발전을 위한 다각적인 민주시민교육 확대 활성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국민께 희망메시지를 전한다면?
A. 예전에는 당장 먹고사는 것이 중요했다. 그러나 이제는 인간답게 살고 그 상태를 유지·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민주주의와 같은 이념과 국민이 가진 권리가 실질적으로 실현 가능해야 하고 그런 것들이 지속 가능하도록 중앙선관위는 정치적 투명성을 향상시키고 국민들의 신뢰를 얻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분단 등으로 이어진 굴곡의 역사 속에서도 ‘한강의 기적’으로 일컬어지는 경제성장과 더불어 ‘쓰레기통’에서 ‘민주주의의 꽃’을 피워낸 또 하나의 기적을 이룩했다. 한국전쟁 당시 한 종군기자의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비관적 전망은 불과 60여년 만에 세계적 수준의 민주정치 발전을 이룬 대한민국에 대한 경탄과 찬사로 바뀌었다. 비록 오늘날 우리나라가 여러 사회문제들과 이를 둘러싼 갈등으로 인해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러한 난제들도 성숙한 민주시민의식을 바탕으로 서로 소통하고 이해하면서 진정한 사회통합을 위해 함께 노력한다면 앞으로 30년 후 다가오는 해방 100주년에는 세계 속의 대한민국으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프로필
출생 1957. 9. 20.(58세)
성균관대학교 행정학과 졸업
성균관대학교 행정대학원 졸업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국장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전자선거추진단장
전라북도선거관리위원회 사무국장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당지원국장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실장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차장
現 세계선거기관협의회 사무총장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출생 1957. 9. 20.(58세)
성균관대학교 행정학과 졸업
성균관대학교 행정대학원 졸업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국장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전자선거추진단장
전라북도선거관리위원회 사무국장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당지원국장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실장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차장
現 세계선거기관협의회 사무총장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3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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