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정책 소통합시다] 원희룡, “탄소없는 섬, 제주와 찰떡궁합”

제주도의 변화, 중앙서 중요성 제대로 인식 안 되는 것 같아 아쉬움

the300 진상현 기자입력 : 2016.04.01 10:13
편집자주만나고 싶었던 정치인에게 궁금하거나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질문하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 기자가 직접 방문해 정치인에게 여러분들의 질문을 토대로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막장 공천’ ‘계파 나눠먹기’ 등 총선을 앞두고 다시 정치 구태가 재연됐다. 여권에선 이런 때면 떠올리는 사람들이 있다. 원조 쇄신파로 불리던 원희룡 제주도지사, 남경필 경기도지사, 정병국 의원 등 이른바 ‘남원정(남경필 원희룡 정병국)’이다. 이들은 16대, 17대 국회 소장파 시절, ‘차떼기’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새누리당(옛 한나라당)에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으며 당의 개혁 동력을 끌어냈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 이들을 훌쩍 커 있다. 정 의원은 4선 중진으로 아직 당을 지키고 있고 원 지사와 남 지사는 광역단체장으로 대권 잠룡으로 ‘큰 꿈’을 꾸고 있다.

머니투데이 the300이 3월 29일 ‘개혁과 혁신’의 아이콘 원희룡 지사를 만났다. 우선 정치권의 공천잡음을 바라보는 그의 시각이 궁금했다. 원 지사는 “국회의원 시절 정치개혁에 천착했던 저로선 더욱 착잡한 심정”이라며 “새로 시작될 20대 국회에서는 정치권이 환골탈태를 위해 정당 개혁을 반드시 이루고, 대통령 직선 내각제와 정당 득표율 의석 배분제 등 제도개혁도 이뤄야 한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또 “(해발 300m 이상) 중산간 개발 제한, 전기차 보급확대를 비롯한 ‘탄소 없는 섬’ 프로젝트의 진행 등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여줄 창으로서 제주도에서 변화를 이끄는 작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일 때 절로 힘이난다”고 밝혔다. 특히 장기 탄소없는 섬 프로젝트에 대해선 “제주도와 궁합이 맞아 무조건 된다”고 자신했다. 다만 “서울이나 중앙에서 이런 제주의 변화를 그 중요성만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엔 다소 아쉽다”고 덧붙였다. “전기차와 친환경 전력은 제주도와 궁합 딱…‘탄소 없는 섬’ 프로젝트는 무조건 된다”


-지난 1주일(3.18~24)간 국제전기차엑스포가 제주에서 열렸다. 성과를 평가해주신다면

▷순수하게 전기차를 주제로 열리는 국제엑스포는 제주가 처음이다. 아직 국내에서 전기차 시장은 생소하다. 그런 면에서 국제적인 엑스포를 통해 전기차의 현주소와 미래 전기차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제주는 쇼케이스 차원이 아니라 제주 전체가 그린빅뱅 모델의 현장이다. 규모는 작지만 제주가 전기차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최적의 여건을 갖고 있고, 상징적으로 선도하고 있다는 것은 이번 엑스포를 통해 재확인되었다고 생각한다. 13개국이 참여하는 EV글로벌협의회 창립 포럼을 통해 제주가 EV의 산업화를 선도하는 계기도 마련했다. 또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등과 전기차 국제표준안을 마련하고 국제사회와 공유하는 협약이 체결됐다. 전기차 표준을 주도한다는 것은 그 산업의 중심지가 된다는 의미다. 전기차와 관련된 모델과 새로운 서비스들을 글로벌 테스트베드답게 용감하게 개척하겠다.


-엑스포 기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

▷전기차는 엔진소음이 전혀 없다. 대신 엑스포 현장에서 참가자들이 내는 데시벨(dB)은 굉장히 높았다. 전기차 기업
과 연구기관, 정부, 또 언론의 관심과 열의는 그만큼 뜨거웠다는 뜻이다. 특히 이번에 처음 열린 르노자동차의 포뮬러
e 로드쇼는 제가 작년 12월 파리기후변화총회 때 르노 본사를 방문해서 성사된 것이다. 이날 로드쇼에는 실제 포뮬러 e챔피언십에 사용되는 경주용차를 선보였다. 이 경주용 전기차는 배기가스가 배출되지 않을뿐더러 3초 만에 시속 100㎞속도를 낼 수 있다. 도민과 관광객들도 열광하며 흥미롭게 지켜봤는데, 전기차가 에너지를 절약하는 경차 또는 세컨드카라는 선입관을 깨는 계기가 됐을 것이다. 제주도와 잘 어울리는 행사라는 이야기도 많았다.


-2030년까지 ‘무탄소 섬’을 만들겠다는 계획은 잘 진행되고 있는지, 당초 생각했던 것과 비교하면 속도가 어떤가

▷제주도의 꿈은 ‘바람으로 달리는 전기자동차’이다. 2030년까지 제주에서 모든 자동차와 전력을 전기차와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로 바꾸는 것이다. 크게는 전기차, 신재생에너지,에너지저장장치, 스마트그리드 등 관련 기술과 산업을 융
합 발전시키는 그린빅뱅을 실현하여 녹색산업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기본구상을 갖고 있다. 속도는 기술과 제도적으로풀 수 문제라고 본다. 스마트폰의 기술 속도와 같은 맥락이다. 빠른 속도로 가격을 인하시키고 산업, 생활패턴이 서로 융합되면서 소비자의 구입욕구를 앞당기게 되면 2030년 이전에도 전기차 보급 속도는 빨라질 수 있다. 올해까지 약 7천대의 전기차가 제주에 공급된다. 1~2년 안에 2만대 이상 확산시킬 계획이다.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보급 속도는 몇 단계 뛸 수 있다. 전력은 현재 9.4% 정도를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고 있다. 2020년까지 50%까지 늘릴 계획이다. 충분히 가능한 목표다.


-무탄소 섬의 성공 여부를 가를 핵심적인 요소는 무엇이라고 보나

▷우선은 대중화와 연관산업 육성, 제주의 라이프스타일을 살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전기차와 친환경 전력은 제주도와 궁합이 딱 맞는다. 우리 제주도는 청정한 환경과 경제를 원하고 전기차라든지 풍력발전은 이러한 조건에 부합하는 최적의 수단이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이 기술과 비즈니스의 변화에 달려 있지만 나는 ‘탄소 없는 섬’ 프로젝트는 무조건 된다고 확신한다. 이를 위해 대중화가 시급하다. 가령 전기차 2만대, 급속충전기 등 기본인프라 구축이 좀 더 빨라져야한다. 전기차 사용을 대중화했을 때 전기차 수요가 늘어나고 새로운 연관산업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환경정책이 아니다. 에너지 생산과 저장, 보급, 기술인증, 서비스, 대중교통 등 산업시스템이 하나하나 이어지고 성장하는 창의적인 녹색성장 전략이다. 그래서 기업참여가 중요하다. 더 중요한 것은 주민참여다. 제주도내 생활 속에서 친환경 라이프스타일이 확산되어야 한다. 제주가 이미 지속가능한 친환경 자연주의로 성장하는 경제로 가고 있다는 점에서 절반은 성공이다. 전기차 구매, 풍력 같은 친환경 에너지 생산, 저탄소카드포인트제 참여, 스마트 인프라 등 탄소를 줄이는 실천 속에서 ‘제주형 클린 스마트 라이프스타일’이 전 세계로 확산되어 나가는데 맨 선두에서 열심히 노력하겠다.


-정부 지원도 필수적일 텐데, 어떤 도움들이 필요한가

▷제주의 전기차 생태계 구축 정책은 사실 2008년 전후부터 시작됐다. 당시 내가 저탄소 국민포럼 위원장이었다. 정부,학계, 기업, 연구기관이 열심히 했는데, 정권이 바뀌는 과정에서 속도가 붙지 못했다. 그 사이 중국이 주도권을 쥐고 말았다. 제주도를 잘 활용했다면 우리가 앞서 갔을 것이다. 다행인 것은 대통령께서 작년 12월 파리 기후변화총회에서 제주를 탄소 없는 섬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하였다는 사실이다. 단순한 지지 선언이 아니다. 산업부, 환경부, 미래부 등 관련부처와 함께 마스터플랜을 만들기 위한 논의가 심도 있게 이루어지고 있다. 보조금 지원 기한과 규모, 제도적인 의무구입 근거 마련, 전력요금산정, 전력저장과 관련 기술의 혁신을 위한 기업투자 등을 위해 정부와 제주는 ‘원스톱’ 협력이 필요하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올 해 관광객 1500만명 돌파…제2공항과 크루즈 신항 개발로 제주도 오가는 관문 크게 넓어질 것”


-지난해 12월 제주헬스케어타운 내 ‘투자개방형 외국 병원’ 설립 승인이 떨어졌다. 우리나라의 첫 영리병원 테스트베드가 되는 셈인데 제주도 경제와 의료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제주는 천혜의 생태환경을 보유하고 있다. 이 장점을 살려 관광의 융복합 공생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의료관광
도 그 일환이다. 의료관광은 굴뚝 없는 공장이다. 부가가치가 크다는 점은 더욱 매력적이다. 제주도의 질 좋은 공기와
물, 환경 등을 의료기술과 결합하여 병을 치료하고 휴식하며 관광할 수 있는 의료관광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
서 2006년 제주특별법에 외국인이 투자해서 주로 외국시장을 상대로 헬스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제도가 만들어졌고, 이번에 처음 녹지국제병원이 착공되었다. 의료관광이 성장하면 고급 관광인프라가 따라 발전하고 보건의료분야 일자리도 더 많이 생겨날 것이다. 제주도민에 대한 의료서비스나 부담은 없다.


-공공의료 체계 붕괴 등 우려에 대한 입장은

▷공공의료에 영향을 미친다는 부분들은 침소봉대하는 식의 비약이 있다. 영리를 추구하는 것은 우리나라 의료기관
의 95%를 차지하는 민간병원도 마찬가지다. 국제병원은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우리 국민들이 보험을 내고 적용을 받는 공공의료와는 관계가 없는 영역에서 진행되는 것이다. 제주는 시범이기 때문에 문제가 나타나면 시정을 하면 된다. 외국인의 명의만 빌려서 국내병원들이 운영을 한다든지 하는 탈법, 편법적인 운영에 대해서는 철저히 감독해서 방지를 할 생각이다.


-제주헬스케어타운 내에 ‘스타 빌리지’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안다. 성공가능성은 어떻게 보나, 이 사업이 제주도 관광에서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시점도 궁금하다

▷유명관광지에는 셀럽이 빠지지 않는다. 이탈리아 사르데냐, 스페인 마요르카, 미국 마이애미가 그렇다. 제주만의 장점이 있고, 그 차원에서 SM엔터테인먼트의 제안으로 제주 헬스케어타운에 스타빌리지를 조성하는 협의가 진행되는단계다. 한류 스타들의 타운이 만들어지면 국제적인 한류메니아들의 방문과 연관산업에 큰 호재가 될 것이다. 내년
정도면 구체적인 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 경제의 중심은 관광산업이다. 최근 관광객 추세는 어떤가.


-제주 관광활성화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사업이나 정책들이 무엇이있나

▷관광객은 작년보다 약 15% 늘었다. 이 추세라면 사상 첫 1,500만 명 돌파도 가능하다. 관광활성화는 관광객의 증가
와 맞춤형 관광상품, 서비스의 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선 제주관광에 있어 접근성은 중요하다. 현재 진행 중인 제2공항과 크루즈 신항 개발이 이뤄지면 제주를 오가는 관문이 크게 넓어질 것이다. 크루즈의 경우 내년 15만톤급 크루즈 2개가 동시에 들어오는 크루즈항이 서귀포 강정에 건설되고 제주항에는 또 다른 크루즈 신항을 계획하고 있다. 그리고 제주의 자연환경을 더 깨끗하고 아름답게 잘 지키고 잘 활용한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해나갈 것이다. 제주만의
매력, 먹는 것, 즐기는 것, 서비스 모두 질을 높여야 한다. 외국인 관광객이 혼자서도 편하게 여행할 수 있게 언어, 숙박,음식, 교통 등의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부분에 한 대책들도 마련 중이다. 이를 위해 정보통신에 대한 인프라와 편리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와이파이(WiFi)와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해서 구축하고 있는 스마트관광 모델은 제주관광에 또 다른 강점이 될 것이다. 유명 인사들의 제주살이를 활용한 셀럽마케팅, 국내 최대 규모의 복합리조트 건설 추진을 비롯해서 맞춤형 프로그램들을 준비 중이다.


-신공항 주변을 함께 개발하는 에어시티 구상을 갖고 계시다. 전세계적으로 성공사례가 없다는 우려도 있는데 성공적인 에어시티 건설을 위한 복안이 궁금하다

▷세계 주요 공항들이 에어시티로 가는 추세다. 네덜란드스키폴 공항은 주변에 상업, 전시, 산업시설 등을 개발해
성공했고, 핀란드 반타 공항은 대규모 비즈니스센터, 첨단R&D단지로 국제적 허브로 거듭난 경우다. 싱가포르 창이공
항도 엑스포와 비즈니스파크를 연계해 물류와 항공산업단지로 운영 중이다. 에어시티는 공항주변을 계획적으로 설계
해서 개발이익을 주민에게 환원하고 공항의 경쟁력도 가질수 있도록 기능을 업그레이드 하는 거다. 구체적인 계획은
현재 용역을 통해 수립 중이다. 제주의 강점을 살려 관광과 컨벤션 등 마이스(MICE)와 쇼핑 등 경제적 파급효과를 더
키워낼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지난해 1월 인터뷰 때 의회의 관행성 예산 삭감과 증액 행태와 한판 전쟁을 벌이고 계셨다. 이런 관행은 어느 정도 개선이 이뤄졌나

▷예산은 투명과 공정, 적재적소가 생명이다. 이를 위해 도의회의 증액사업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장의 ‘동의권’ 보장은 ‘편성권’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라고 할 수 있다. 관행적으로 여기에 대한 경계가 모호했는데, 서로 존중할 수 있는 원칙이 마련됐다. 올해 예산안은 예산제도개혁협의체를 구성해 원만하게 처리했다. 끼워넣기식 예산 제로화, 사전예산 편성제도도 도입됐고, 새로운 과제가 생긴다면 예산개혁과 편성권의 취지를 살려 대화와 소통을 통해 풀 수 있도록 힘쓰겠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정치인생 반환점은 돌아…조바심 내지 않고, 지치지 않고, 묵묵히 달릴 것”


-취임 이후 도정 성과 중 가장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제주의 가치를 키우는 변화가 서서히 뿌리내리고 있다. 와서 보니까 청정 자연이 개발광풍 속에 극심한 몸살을 앓
고 있었다. 한라산 스카이라인은 콘크리트에 가려지고, 곶자왈, 중산간 같은 제주의 허파는 야금야금 파헤쳐졌다. 가
치가 사라진 곳에 누가 오겠나. 제주는 제주다워야 한다. 그래서 ‘스톱’ 하고,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청정 제주로 방향을 새롭게 설정했다. 난개발을 막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자연을 자본으로 삼아 휴양, 레저, MICE, 헬스, 의료,바이오,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등의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플러스가 되는 친환경 성장이 되어야 한다. 결국 목표는 다함께 잘 살게 하는 것 아닌가. 투자자만 득을 보는 게 아니라 혜택이 도민에게 돌아가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공기업을 주축으로 한 도민자본 육성이라든지 여성의 인권 강화를 위한 양성평등정책인 ‘제주처럼’, 빈부격차를 좁히기 위한 ‘목돈 부담 없는 제주형 공공임대주택’은 꼭 정착시켜 나가겠다. 제주의 먹거리가 대한민국의 먹거리가 되는데 더욱 힘을 쏟아야 할 때다.


-촉망받던 정치인에서 행정가로 변신한지 2년이 다 돼 간다. 중앙 정치를 할 때와 비교하면 좋은 점도 있겠고, 아쉬운 부분도 있을텐데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여줄 창으로서 제주도에서 변화를 이끄는 작업이 신명날 때가 있다. 중산간 개발 제한, 전기차보급확대를 비롯한 ‘탄소 없는 섬’ 프로젝트의 진행 등으로 가시적인 성과가 보일 때엔 절로 힘이 난다. 숙원사업이었던 제주2공항 건설을 확정지었을 때도 기뻤고. 과거에 귀양을 가는 변방의 섬이었던 제주를, 대한민국의 변화를 선도하고 세계가 찾는 보물섬으로 만들어가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다. 다만 서울이나 중앙에서 제주의 변화를 그 중요성만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엔 다소 아쉽기도 하다.


-새누리당이 총선 공천과정에서 큰 홍역을 앓았다. 보시면서 어떤 생각을 했나

▷정치권이 국민께 신뢰를 받고 희망을 드려야 하는데, 여야 없이 공천과정이 혼탁해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참 송
구스럽다. 국회의원 시절 정치개혁에 천착했던 저로선 더욱착잡한 심정이다. 국회의원 자리에서 내려와서도 저는 ‘대
한민국의 병든 정치, 미친 정치를 바꿔야 한다’고 거듭 주장해왔다. 새로 시작될 20대 국회에서는 정치권이 환골탈태를 위해 정당 개혁을 반드시 이루고, 대통령 직선 내각제와 정당 득표율 의석 배분제 등 제도개혁도 이루길 기대한다.


-차기 대선이 2년이 채 남지 않았다. 다음 대통령은 우리 국민들에게 어떤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나. 당장 다음 대선에 나올 생각은 없으신가

▷공천전쟁 벌이는 정치권의 구태만이 아니라 사회 각 분야에서 가속화되고 있는 양극화가 우리 사회의 미래를 암
울하게 만들고 있다. 여성과 남성, 부자와 서민, 청년과 중장년층 사이의 경제적 양극화와 불평등이 깊어가고 있다.
여기에 경제발전이란 명목으로 자연을 훼손해 자연과 사람의 거리도 멀어지고 있고, 남한과 북한 사이 갈등은 고조되
고 있다.


지도자라면 미래와 공존을 위한 혁신을 통해 사회 양극화, 갈등이 점진적으로 해소되고 있다는 믿음, 해소될 것이란 희망을 국민께 드려야 한다고 본다. 공존을 위한 혁신이 필요하다는 데에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고, 이에 따라 더
불어 모두가 살기 좋은 사회를 향해 간다는 확신을 주어야한다. 도민들의 선택을 받은 저는 도지사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해 일하고 평가 받겠다. 결국 지도자의 길은 국민과 하늘이 정하는 것이다.


-금주하신 걸로 들었는데, 술 한잔 생각 날 땐 어떻게 달래시나

▷술을 입에 대지 않은 지 꽤 되다보니 술 생각이 간절한 때는 거의 없다. 다른 분들은 평생 마실 술을 벌써 다 마셔서
그런가.(웃음) 그리고 저만의 무알콜 ‘술’을 발굴했다. 일명 ‘삼다주’다. 부득이 행사장에서 건배할 때 민생수인 ‘삼다수’를 따라 마시고 있다.


-마라톤을 좋아하시는데 지사님의 정치 인생은 마라톤으로 본다면 어디쯤 왔다고 보시나

▷어려운 질문이다. 흔히들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하지만, 마라톤은 42.195㎞로 코스가 여정이 딱 정해져 있어 어디까
지 왔는지, 앞으로 얼마나 남았는지 가늠할 수 있지만 인생은 그렇지 않잖나. 분명한 건, 반환점은 돌았다는 점이다. 19대 총선에 불출마하고 지난 12년 동안의 국회의원 시절을 되돌아 보면서 제 나름 정치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얼마만큼 더 뛰어야 저를 선택해주신 도민들의 뜻에 따라 제주도 발전을 이뤄내고, 제게 붙여진 ‘원조 쇄신파’라는 수식어가 부끄럽지 않게 정치쇄신을 이뤄낼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렵다. 조바심 내지 않고, 지치지 않고, 묵묵히 달릴 뿐이다.


원희룡 제주도 지사
–– 1964년 2월14일 출생(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
––서울대 공법학 학사
––경남대 북한대학원 수료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 뉴미디어 석사
––제주대 대학원 정치학 명예박사
––제34회 사법시험 합격
––미래를 위한 청년연대 공동대표
––미래산업연구회 회장
––제16대, 17대, 18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최고위원
––제37대 제주특별자치도 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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