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했던 대권구도가 변하고 있다. 새롭게 유입된 주자들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대권주자 4인방으로 불린다. 이들은 엎치락뒤치락하며 순위를 다투고 있다. 굳건했던 체제에 변화가 감지된다. 정치1번지 종로에 출사표를 낸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유승민 의원, 그리고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새 대권주자로 떠올랐다. 대구 수성갑을 정국의 중심에 놓은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김부겸 전 의원 중 승리하는 자는 대권반열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차기 대권주자들의 로드맵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입지를 굳혔던 주자들의 대권 로드맵은 어떻게 요동쳤고 샛별로 떠오른 인물들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더리더가 살펴봤다.
김무성, 실속은 챙겼는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계산된 전략이었을까.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고 있던 김 대표는 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지난 3월24일 ‘반전 수’를 뒀다. 마지막 회심의 일격을 친박계에 날린 것이다. ‘30시간의 법칙’이라는 비아냥을 듣던 김 대표가 당내 입지를 한 번에 굳혔다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자신의 실속을 챙긴 뒤 액션을 취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유승민 의원의 공천문제로 새누리당 갈등은 절정에 달했다. 친박계는 사실상 유 의원의 탈당을 권유하며 공천을 줄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결국 지난 3월23일 유 의원이 탈당했다. 비박계가 궁지로 몰리는 듯했다. 그러나 김 대표의 ‘옥새 투쟁’으로 친박이 단숨에 수세로 몰렸다. 김 대표는 5개 지역구의 공천장에 당 대표 도장을 찍지 않겠다고 밝혔다.
결국 친박계와의 협상에서 유승민 의원 지역구인 대구 동을과 이재오 의원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에 무공천을 하겠다는 방침으로 사건은 일단락됐다. 친이, 친박 의원들이 공천에서 줄줄이 탈락할 때 김 대표는 실속을 챙겼다. 김 대표의 비서실장인 김학용 의원을 비롯 김성태·강석호·김영우·박민식 의원 등이 공천전쟁에서 살아남았다. 김 대표가 총선 너머를 보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김 대표의 계파 후보들이 20대 국회에 입성하면 김 대표의 대권가도는 더 순조로워진다. 총선 전 목소리를 크게 냈다간 일을 그르칠 수 있다.
정치전문가는 김 대표의 ‘옥새 투쟁’으로 친박과 비박이 건널 수 없는 ‘루비콘강’을 건넜다고 진단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이번 새누리당 공천 파동으로 친박계와 비박계의 화해가 불가능해졌다”며 “새누리당이 총선을 앞두고 친박계와 비박계가 같이 갈 수 있을지 미지수다. 분당 가능성이 나올 수 있다”고 예측했다.
문재인, “쏠쏠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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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계산된 전략이었을까.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고 있던 김 대표는 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지난 3월24일 ‘반전 수’를 뒀다. 마지막 회심의 일격을 친박계에 날린 것이다. ‘30시간의 법칙’이라는 비아냥을 듣던 김 대표가 당내 입지를 한 번에 굳혔다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자신의 실속을 챙긴 뒤 액션을 취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유승민 의원의 공천문제로 새누리당 갈등은 절정에 달했다. 친박계는 사실상 유 의원의 탈당을 권유하며 공천을 줄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결국 지난 3월23일 유 의원이 탈당했다. 비박계가 궁지로 몰리는 듯했다. 그러나 김 대표의 ‘옥새 투쟁’으로 친박이 단숨에 수세로 몰렸다. 김 대표는 5개 지역구의 공천장에 당 대표 도장을 찍지 않겠다고 밝혔다.
결국 친박계와의 협상에서 유승민 의원 지역구인 대구 동을과 이재오 의원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에 무공천을 하겠다는 방침으로 사건은 일단락됐다. 친이, 친박 의원들이 공천에서 줄줄이 탈락할 때 김 대표는 실속을 챙겼다. 김 대표의 비서실장인 김학용 의원을 비롯 김성태·강석호·김영우·박민식 의원 등이 공천전쟁에서 살아남았다. 김 대표가 총선 너머를 보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김 대표의 계파 후보들이 20대 국회에 입성하면 김 대표의 대권가도는 더 순조로워진다. 총선 전 목소리를 크게 냈다간 일을 그르칠 수 있다.
정치전문가는 김 대표의 ‘옥새 투쟁’으로 친박과 비박이 건널 수 없는 ‘루비콘강’을 건넜다고 진단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이번 새누리당 공천 파동으로 친박계와 비박계의 화해가 불가능해졌다”며 “새누리당이 총선을 앞두고 친박계와 비박계가 같이 갈 수 있을지 미지수다. 분당 가능성이 나올 수 있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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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
당대표를 사퇴한 후 칩거에 들어간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그는 이번 공천과정에서 득을 봤다는 게 중론이다. 손에 피 묻히지 않고 실속을 챙겼기 때문이다. 이번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보면 문 전 대표 측 인사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문 전 대표는 지난 1월 김종인 비대위원회 대표를 영입하면서 당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김종인 대표가 사실상 공천권을 휘둘렀다. 문 전 대표는 한 발 물러나 있었다. 계파 갈등이나 공천 파동을 직접 겪지 않았지만 실속을 챙겼다. 문 전 대표 측근으로 알려진 김경협·전해철·윤호중·박남춘·홍영표·김태년 의원이 공천 파동서 살아남았다. 비례대표도 쏠쏠하다. 문 전 대표의 영입인사인 문미옥 전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기획정책실장이 7번에,이철희 당 전략기획위원장이 8번에, 이수혁 전 6자 회담 수석대표가 15번에 이름을 올렸다. 또 지난 대선 때 문재인 대선후보 공동선대위원장을 역임한 제윤경 주빌리은행 대표이사는 9번으로 낙점돼 안정권에 들었다.
문 전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차기 대권주자로 유력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로 문재인 전 대표가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며 “만약 더민주당이 패배한다고 하더라도 김종인 위원장을 내세웠기 때문에 책임론도 일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원순, ‘직격탄’ 맞아
원내에 몸담지 않은 점은 ‘양날의 검’이다. 장점과 단점이 치명적이다. ‘행정가’라는 점은 대권주자로서 플러스 요인이다. 대통령은 나라를 운영해야 한다. 행정가는 한 조직을 이미 운영해봤다. 예산권은 플러스알파다. 또 원내에 입성하지 않아 계파갈등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박 시장의 경우 더불어민주당의 친노-비노 싸움에서 한 발 떨어져있다. 따라서 기존 구태정치와는 다른, 신선한 이미지가 부여되기도 한다. 단점은 당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박 시장은 힘 한번 써보지 못했다. 공천을 앞두고 이른바 ‘박원순 키즈’로 불리던 인사들이 대거 탈락했다. 공천받은 사람은 기동민 전 정무부시장 뿐이다. 공천과정에서 박원순계로 알려진 강희용 전 더민주 부대변인, 임종석 전 서울부시장, 민병덕 변호사, 장백건 전 서울시 시설공단 상임감사, 권오중·천준호 전 서울시 비서실장 등이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박원순 키즈’를 자임했던 후보들은 공천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어 박 시장의 대권 로드맵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 당내 계파를 만드는 게 대권주자로서 과제다.
안철수, 총선결과에 정치생명 걸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대한민국의 양당제를 타파하겠다는 포부를 내세우며 국민의당을 창당했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출범하자마자 당내 공천갈등으로 내홍에 빠졌다. 공천 과정에서 몸싸움과 욕설이 오가기도 했다. ‘새 정치’를 제시했기에 그들의 갈등은 더욱 돋보였다. 안 대표의 대권 로드맵을 비롯한 그의 정치생명은 이번 총선에서의 국민의당 성적표에 달렸다. 국민의당이 만일 20석 이상을 얻어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한다면 안 대표의 입지는 탄탄해 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반대로 패배할 경우 야권 분열의 핵심으로 떠올라 정치생명에 위기가 닥친다. 안 대표에게 지역구 승부도 변수다. 만일 국민의당이 전국적으로 쾌거를 달성한다고 하더라도 지역구에서 패배하면 입지가 좁아진다.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은 안 대표의 지역구인 노원구에 출마한다. 야권분열로 여론조사 결과 이 전 위원의 지지율이 안 대표와 비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일화를 하지 않는다면 안 대표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오세훈, 잠룡으로 두각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경선에서 박진 전 의원을 꺾고 새누리당 최종후보로 선출되자 대권 지지율이 급상승했다. 오 전 시장은 대권주자 지지율 순위권 안에 들며 여권서 1위를 달리는 김무성 대표를 바짝 추격했다. 오 전 시장이 복귀 무대를 종로로 정한 것은 대권과 무관치 않다는 게 중론이다. 역대 대통령 중 무려 3명이 종로를 거쳤다.
‘정치1번지’인 종로에 출마하면 총선서 주목받는다. 여당도, 야권도 늘 쟁쟁한 인물을 내세운다. 항상 격전지로 떠오르는 지역구다. 종로에서 부는 바람이 어디로 향하느냐로 전국적인 선거 판세를 짐작하기도 한다. 종로 후보자에게 총선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위해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이 따라붙는다. 지역구를 우선으로 생각하지 않고 ‘대권 디딤돌’로 여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오 전 시장도 이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친박계 대권주자가 부재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비박계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자리 잡았고 유승민 의원도 이번 공천 파동을 겪으면서 대권주자로 떠올랐다. 반면 친박계는 눈에 띄는 주자가 없다.
친박계 주자로 오 전 시장이 나서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된다. 지난해 김 대표는 오 전 시장과 안대희 전 법무부장관에게 험지에 출마할 것을 요구했지만 친박계 의원들이 종로에 출마해야 한다며 두둔하던 모습은 추측에 더욱 힘을 싣는다. 당시 친박계 김재원 의원은 “오 전 시장이 종로에서 승리하는 것이 총선 승리에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오 전 시장이 종로로 출마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신 교수는 “대선 경선을 치르기 위해선 ‘구도’가 중요한데 지금 새누리당은 대권주자가 김무성 대표 뿐”이라며 “그 구도를 만들기 적합한 인물이 바로 오 전 시장이다. 총선서 승리해서 원내에 입성한다면 주자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김종인, 새 야권 주자?
김종인 대표도 대권주자로 거론된다. 김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2번을 받아 총선 이후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김 대표가 “더는 킹메이커 역할을 하지 않겠다”고 언급해 대권 도전의지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직접 대권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 대표가 더민주당 비대위원장을 맡을 때 정계는 ‘부도 직전 회사’를 맡았다고 비유했다. 제1야당인 더민주당은 그동안 친노와 비노 계파 갈등으로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였다. 지지율이 바닥을 쳤고 급기야 제3당으로 출범한 국민의당 지지율이 더민주당을 위협했다.
그러나 김 대표가 리더를 맡자 당은 금세 안정을 되찾았다. 김 위원장은 중도 표심을 잡기 위해 냉정하게 판단한다. 필리버스터 정국에서 과감하게 중단을 요구했고 국회 세종시 이전안에 대해서도 ‘표퓰리즘적 성격이 짙다’며 제동을 걸었다. 자칫 이성을 잃어 표를 잃을 수 있는 더민주당에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창렬 교수는 “만일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130석을 얻는다면 쾌거다. 야권이 분열된 상태에서 지난 총선보다 많은 의석을 얻은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그러나 110석 이하로 떨어지면 김종인 대표는 물러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사실상 단독으로 선대위원장을 맡은 만큼 만일 패배한다면 책임론이 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유승민, 정국 중심에 서다
‘유승민 정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 의원은 이번 총선정국에서 중심에 있었다. 새누리당 계파 갈등은 유 의원의 공천을 두고 극에 달했다. 친박계 의원들이 유 의원을 내리치자 그는 차기 대권주자 순위에 올랐다. 정국의 중심에 서면서 지지율이 급상승했다. 유 의원은 이번 총선서 무소속으로 출마한다. 그는 지난달 23일 새누리당 탈당 기자회견에서 “잠시 떠난다”고 언급했다. 당선된 이후 새누리당으로 복당하는길을 열어둔 것이다.
총선 이후 유 의원의 복당 여부에 대해 계파 갈등이 또다시 재연될 수 있다. 친박계 의원들의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단,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150석)을 차지하지 못한다면 유 의원을 비롯한 무소속 당선자들의 복당이 원활할 수 있다. 전문가는 아직 유 의원이 대권주자로 거론되기엔 이르다고 평가한다. 최 교수는 “대권주자로 도약하려면 당내 기반이 있어야 하는데 유 의원은 아직 약한 편”이라고 평가했다.
김문수와 김부겸, 승리하는 자는 대권 직행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김부겸 전 의원 중 당선된 사람은 대권 주자로 떠오를 것으로 분석된다. 대구 수성갑은 이번 총선서 최대 격전지로 분류되는 곳이다. 여권과 야권의 ‘빅매치’다. 김 전 지사도, 김 전 의원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힘든 선거 후 승리는 더욱 달콤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전 지사와 김 전 의원이 대구 수성갑에 출격한 것은 각각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만일 김 전 지사가 승리하면 ‘TK 맹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서울 국회의원과 경기도지사로 수도권 지지는 다져놓은 상태다. 여기에 새누리당의 텃밭인 영남 지지까지 받는다면 여당 대권주자로 경쟁력이 있다. 반면 김 전 의원이 승리한다면 ‘지역주의 타파 주인공’이 된다. 야당 불모지인 대구에서 승리한다는 것은 ‘한 석 그 이상’이다. 이번 총선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을 수 있다. 때문에 이 둘 중 승리하는 사람은 대권에 근접하다는 게 중론이다.
김 전 지사는 '김문수는 다릅니다'라는 슬로건을 제시했다. 국회의원 3선과 경기도지사 8년의 경험과 역량을 최대 강점으로 선보인 것이다. 김 전 지사는 대구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전 지사가 기존 국회의원들과는 다른 ‘신선함’을 강조하기 위한 것도 있다. 김 전 지사는 3월 27일 ‘일 잘하는 김문수’ 대형 현수막을 내걸어 '민생'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쓰고 있다. 김 전 의원의 슬로건은 ‘일하고 싶습니다’다. 김 전 의원은 19대 총선서 자신의 본래 지역구였던 경기 군포시에 출마하지 않았다.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대구로 출마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지난 6·4 지방선거에서도 다시 대구의 문을 두드렸다. 대구 시장으로 출마했지만 또다시 패배의 쓴잔을 들이켰다. 그는 4년 동안 공백기를 거친 것이다. 이에 당장 대구 주민들을 위해 일할 수 있다는 심정을 담아 ‘일하고 싶습니다’를 제시했다. 김 전 의원은 청년, 여성, 노인 등 계층에 맞는 공약을 발표했다. 현재까지 김 전 의원이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 전 의원이 5~10%정도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다. 변수는 수성갑 지역의 보수층이 얼마나 결집하는지다. 총선을 앞두고 전국적인 이슈나 대구 지역의 이슈에 따라 여론이 뒤바뀔 수 있어 누구의 승리도 장담할 수 없다.
문 전 대표는 지난 1월 김종인 비대위원회 대표를 영입하면서 당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김종인 대표가 사실상 공천권을 휘둘렀다. 문 전 대표는 한 발 물러나 있었다. 계파 갈등이나 공천 파동을 직접 겪지 않았지만 실속을 챙겼다. 문 전 대표 측근으로 알려진 김경협·전해철·윤호중·박남춘·홍영표·김태년 의원이 공천 파동서 살아남았다. 비례대표도 쏠쏠하다. 문 전 대표의 영입인사인 문미옥 전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기획정책실장이 7번에,이철희 당 전략기획위원장이 8번에, 이수혁 전 6자 회담 수석대표가 15번에 이름을 올렸다. 또 지난 대선 때 문재인 대선후보 공동선대위원장을 역임한 제윤경 주빌리은행 대표이사는 9번으로 낙점돼 안정권에 들었다.
문 전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차기 대권주자로 유력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로 문재인 전 대표가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며 “만약 더민주당이 패배한다고 하더라도 김종인 위원장을 내세웠기 때문에 책임론도 일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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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순 서울시장 |
원내에 몸담지 않은 점은 ‘양날의 검’이다. 장점과 단점이 치명적이다. ‘행정가’라는 점은 대권주자로서 플러스 요인이다. 대통령은 나라를 운영해야 한다. 행정가는 한 조직을 이미 운영해봤다. 예산권은 플러스알파다. 또 원내에 입성하지 않아 계파갈등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박 시장의 경우 더불어민주당의 친노-비노 싸움에서 한 발 떨어져있다. 따라서 기존 구태정치와는 다른, 신선한 이미지가 부여되기도 한다. 단점은 당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박 시장은 힘 한번 써보지 못했다. 공천을 앞두고 이른바 ‘박원순 키즈’로 불리던 인사들이 대거 탈락했다. 공천받은 사람은 기동민 전 정무부시장 뿐이다. 공천과정에서 박원순계로 알려진 강희용 전 더민주 부대변인, 임종석 전 서울부시장, 민병덕 변호사, 장백건 전 서울시 시설공단 상임감사, 권오중·천준호 전 서울시 비서실장 등이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박원순 키즈’를 자임했던 후보들은 공천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어 박 시장의 대권 로드맵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 당내 계파를 만드는 게 대권주자로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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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대한민국의 양당제를 타파하겠다는 포부를 내세우며 국민의당을 창당했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출범하자마자 당내 공천갈등으로 내홍에 빠졌다. 공천 과정에서 몸싸움과 욕설이 오가기도 했다. ‘새 정치’를 제시했기에 그들의 갈등은 더욱 돋보였다. 안 대표의 대권 로드맵을 비롯한 그의 정치생명은 이번 총선에서의 국민의당 성적표에 달렸다. 국민의당이 만일 20석 이상을 얻어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한다면 안 대표의 입지는 탄탄해 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반대로 패배할 경우 야권 분열의 핵심으로 떠올라 정치생명에 위기가 닥친다. 안 대표에게 지역구 승부도 변수다. 만일 국민의당이 전국적으로 쾌거를 달성한다고 하더라도 지역구에서 패배하면 입지가 좁아진다.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은 안 대표의 지역구인 노원구에 출마한다. 야권분열로 여론조사 결과 이 전 위원의 지지율이 안 대표와 비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일화를 하지 않는다면 안 대표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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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세훈 전 서울시장 |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경선에서 박진 전 의원을 꺾고 새누리당 최종후보로 선출되자 대권 지지율이 급상승했다. 오 전 시장은 대권주자 지지율 순위권 안에 들며 여권서 1위를 달리는 김무성 대표를 바짝 추격했다. 오 전 시장이 복귀 무대를 종로로 정한 것은 대권과 무관치 않다는 게 중론이다. 역대 대통령 중 무려 3명이 종로를 거쳤다.
‘정치1번지’인 종로에 출마하면 총선서 주목받는다. 여당도, 야권도 늘 쟁쟁한 인물을 내세운다. 항상 격전지로 떠오르는 지역구다. 종로에서 부는 바람이 어디로 향하느냐로 전국적인 선거 판세를 짐작하기도 한다. 종로 후보자에게 총선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위해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이 따라붙는다. 지역구를 우선으로 생각하지 않고 ‘대권 디딤돌’로 여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오 전 시장도 이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친박계 대권주자가 부재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비박계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자리 잡았고 유승민 의원도 이번 공천 파동을 겪으면서 대권주자로 떠올랐다. 반면 친박계는 눈에 띄는 주자가 없다.
친박계 주자로 오 전 시장이 나서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된다. 지난해 김 대표는 오 전 시장과 안대희 전 법무부장관에게 험지에 출마할 것을 요구했지만 친박계 의원들이 종로에 출마해야 한다며 두둔하던 모습은 추측에 더욱 힘을 싣는다. 당시 친박계 김재원 의원은 “오 전 시장이 종로에서 승리하는 것이 총선 승리에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오 전 시장이 종로로 출마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신 교수는 “대선 경선을 치르기 위해선 ‘구도’가 중요한데 지금 새누리당은 대권주자가 김무성 대표 뿐”이라며 “그 구도를 만들기 적합한 인물이 바로 오 전 시장이다. 총선서 승리해서 원내에 입성한다면 주자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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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
김종인 대표도 대권주자로 거론된다. 김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2번을 받아 총선 이후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김 대표가 “더는 킹메이커 역할을 하지 않겠다”고 언급해 대권 도전의지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직접 대권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 대표가 더민주당 비대위원장을 맡을 때 정계는 ‘부도 직전 회사’를 맡았다고 비유했다. 제1야당인 더민주당은 그동안 친노와 비노 계파 갈등으로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였다. 지지율이 바닥을 쳤고 급기야 제3당으로 출범한 국민의당 지지율이 더민주당을 위협했다.
그러나 김 대표가 리더를 맡자 당은 금세 안정을 되찾았다. 김 위원장은 중도 표심을 잡기 위해 냉정하게 판단한다. 필리버스터 정국에서 과감하게 중단을 요구했고 국회 세종시 이전안에 대해서도 ‘표퓰리즘적 성격이 짙다’며 제동을 걸었다. 자칫 이성을 잃어 표를 잃을 수 있는 더민주당에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창렬 교수는 “만일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130석을 얻는다면 쾌거다. 야권이 분열된 상태에서 지난 총선보다 많은 의석을 얻은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그러나 110석 이하로 떨어지면 김종인 대표는 물러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사실상 단독으로 선대위원장을 맡은 만큼 만일 패배한다면 책임론이 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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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승민 무소속 후보 |
‘유승민 정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 의원은 이번 총선정국에서 중심에 있었다. 새누리당 계파 갈등은 유 의원의 공천을 두고 극에 달했다. 친박계 의원들이 유 의원을 내리치자 그는 차기 대권주자 순위에 올랐다. 정국의 중심에 서면서 지지율이 급상승했다. 유 의원은 이번 총선서 무소속으로 출마한다. 그는 지난달 23일 새누리당 탈당 기자회견에서 “잠시 떠난다”고 언급했다. 당선된 이후 새누리당으로 복당하는길을 열어둔 것이다.
총선 이후 유 의원의 복당 여부에 대해 계파 갈등이 또다시 재연될 수 있다. 친박계 의원들의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단,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150석)을 차지하지 못한다면 유 의원을 비롯한 무소속 당선자들의 복당이 원활할 수 있다. 전문가는 아직 유 의원이 대권주자로 거론되기엔 이르다고 평가한다. 최 교수는 “대권주자로 도약하려면 당내 기반이 있어야 하는데 유 의원은 아직 약한 편”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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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김부겸 후보와 김문수 후보 |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김부겸 전 의원 중 당선된 사람은 대권 주자로 떠오를 것으로 분석된다. 대구 수성갑은 이번 총선서 최대 격전지로 분류되는 곳이다. 여권과 야권의 ‘빅매치’다. 김 전 지사도, 김 전 의원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힘든 선거 후 승리는 더욱 달콤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전 지사와 김 전 의원이 대구 수성갑에 출격한 것은 각각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만일 김 전 지사가 승리하면 ‘TK 맹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서울 국회의원과 경기도지사로 수도권 지지는 다져놓은 상태다. 여기에 새누리당의 텃밭인 영남 지지까지 받는다면 여당 대권주자로 경쟁력이 있다. 반면 김 전 의원이 승리한다면 ‘지역주의 타파 주인공’이 된다. 야당 불모지인 대구에서 승리한다는 것은 ‘한 석 그 이상’이다. 이번 총선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을 수 있다. 때문에 이 둘 중 승리하는 사람은 대권에 근접하다는 게 중론이다.
김 전 지사는 '김문수는 다릅니다'라는 슬로건을 제시했다. 국회의원 3선과 경기도지사 8년의 경험과 역량을 최대 강점으로 선보인 것이다. 김 전 지사는 대구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전 지사가 기존 국회의원들과는 다른 ‘신선함’을 강조하기 위한 것도 있다. 김 전 지사는 3월 27일 ‘일 잘하는 김문수’ 대형 현수막을 내걸어 '민생'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쓰고 있다. 김 전 의원의 슬로건은 ‘일하고 싶습니다’다. 김 전 의원은 19대 총선서 자신의 본래 지역구였던 경기 군포시에 출마하지 않았다.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대구로 출마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지난 6·4 지방선거에서도 다시 대구의 문을 두드렸다. 대구 시장으로 출마했지만 또다시 패배의 쓴잔을 들이켰다. 그는 4년 동안 공백기를 거친 것이다. 이에 당장 대구 주민들을 위해 일할 수 있다는 심정을 담아 ‘일하고 싶습니다’를 제시했다. 김 전 의원은 청년, 여성, 노인 등 계층에 맞는 공약을 발표했다. 현재까지 김 전 의원이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 전 의원이 5~10%정도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다. 변수는 수성갑 지역의 보수층이 얼마나 결집하는지다. 총선을 앞두고 전국적인 이슈나 대구 지역의 이슈에 따라 여론이 뒤바뀔 수 있어 누구의 승리도 장담할 수 없다.
홍세미 기자 semi4094@mt.co.kr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4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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