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호 ,“공정한 발탁으로 청년 참여 유도”

청년 세대가 위기에 놓였다. 올해 2월 청년 실업률이 12%에 육박하며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N포세대’ ‘흙수저’ 등의 비관적인 용어가 청년을 대변한다. 이번 총선에서 청년들이 ‘흙수저당’ ‘알바당’ ‘비정규직철폐당’ 등을 만들었다. 정치를 향한 청년들의 경고다. 정치권에서 청년 문제를 제대로 풀 수 없어 직접 나선 것이다. 그렇다면 청년을 대변할 몫으로 배정된 국회의원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더불어민주당에선 청년 비례대표 녹취록 파문이 일었다. 비례대표로 나선 후보가 당직자로부터 ‘자기소개서 첨삭’을 받았다는 논란이 일었다. 혁신적이고 진취적이어야 할 청년 정치인이기에 충격은 배가됐다. 청년 정치인은 이런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새누리당에서 청년이 ‘보여주기 식’이 아닌 진짜 청년을 대변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정현호 새누리당 청년혁신위원장에게 청년 이야기를 들어봤다.

“청년들은 끝없는 스펙을 쌓느라 지쳤다. 자신감도 잃은 상태다. 청년이 위기로 내몰린 것은 갑자기 생긴 문제가 아니다. 과거에서부터 계속 쌓이다 오늘에 이른 것이라고 본다. 이런 청년 세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집중적이고 맞춤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지금 청년에겐 독특한 특징이 있다. 기성세대는 단순하게 초·중·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에 진학해 졸업 후 취업했다. 그러나 이제는 제각각 다르다. 유학을 가는 사람도 있고 졸업을 유예하는 사람도 있다. 진로가 다르다. 능력이 좋아서 바로 취업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계속 학교를 다니면서 구직하는 사람도 있다. 같은 청년 나이지만 다른 삶을 산다.”

“청년 관련 정책 예산이 10조원에 달한다. 17개 부처에서 200개가 넘는 정책이 집행된다. 그러나 정작 청년은 체감하지 못한다. 국가가 청년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모르는 것이다. 이렇게 많은 정책과 예산이 있지만 청년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문제를 들여다보지 않기 때문이다. 국가가 집행하는 정책 방향을 보자. 국가장학금은 교육부에서, 졸업할 때는 고용부가, 주거는 국토교통부에서 지원한다. 다 따로 있다. 이렇게 따로 있으면 청년 특징을 제대로 반영해 효율적인 문제 해결을 할 수 없다. 청년 문제는 교육, 주택, 진로 등 다양하게 섞여있다.”

“일단 청년사회 진단을 정확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 핵심은 청년 세대의 명확한 정의가 있어야 한다. 각자 청년 세대에 대해 인식하는 게 다르면 해결 방안도 세우지 못한다. 청년들이 독립하지 못하는 구조적 요인을 분석하고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각 행정부에서 정책 담당자들은 뭘 해줘야할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생물학적 나이가 중요하진 않지만 문제를 풀기 위해선 청년들과 동일한 문제 인식이 필요하다.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물론 청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요직의 인사들은 훌륭하다. 그러나 청년 사회가 이렇게 복잡한 특징이 있다는 것을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를 풀어 자립하게 해야 한다. 지금은 너무 청년 실업문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이를테면 대통령직속청년위원회는 창업만 내세우는데 청년들이 창업만 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청년의 가장 큰 문제는 실업이다. 그럼 실업문제를 풀자’이렇게 풀어나가는 건 1차원적이다. 그 외에 다른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제 주변 친구들을 보면 취업을 해도 최저임금조차 못 받는다거나 아니면 창업을 해도 임대료에 내쫓기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해결책은 창업이 아니다. 다양한 문제를 인식하지 않으면 사각지대에 놓인다.”

“이를테면 ‘창직’이다. 창업과 비슷하다. 대표적인 예는 ‘네이버 블로거’다. 블로그에 글을 쓰는 일을 좋아하면 그것으로 돈도 버는 것이다. 하나의 직업이 될 수 있다. 또 제주도에 가면 감귤 맛을 구별하는 ‘감귤 소물리에’가 있다. 이외에도 정리하는 것을 좋아하면 정리 컨설턴트 등을 하면 된다. 직업이 창의적으로 등장해야 한다. 또 그런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국가가 지원해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그래야 변하는 미래사회를 대응할 수 있다.”

“안타깝다. 청년 비례대표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자리다. 이런 취지는 생각지 않고 청년 비례대표를 다른 국회의원들과 다름없이 그저 ‘한 자리’로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한다.”

“당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선 미래세대위원회를 비롯한 대학생위원회는 독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위원장이 되는 과정이 보다 민주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위에서 내정하는 방식 말고.”

“중앙청년위원회다. 새누리당 청년위원회는 중앙청년위원회-미래세대위원회-대학생위원회 순대로 있다. 중앙청년위원장은 선거를 통해 선출한다. 민주적이고 투명하다. 실력 있는 사람이 선출된다. 중청위원장이 선출되면 미세위, 대청위원장을 내정한다. 청년들이 정치인이 되고 싶다는 꿈을 안고 우리 위원회에 들어온다. 그런데 당에서 활동하던 사람이 아닌 외부에서 새로운 사람이 내정되면 허탈할 수밖에 없다. 정책도 신선하고 실력이 좋다면 누구든 공정하게 민주주의 선거로 위원장으로 선출될 수 있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렇게 되면 외부에서 들어오는 경우는 드물 것이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좋은 정치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한다. 더불어민주당 청년위원회는 이미 독립돼서 대학생위원장도 투표로 뽑는다. 굉장히 위상이 높다. 당내에서 주요 회의에 참석하고 심지어 당대표 회의에도 참석할 수 있다. 또 활동비까지 있다. 선거로 당선됐기 때문에 누구도 무시할 수없다. 새누리당에서 현실적으로 청년위원회가 독립하기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당내에서 공감대가 많이 이뤄지진 않았다. 그래서 중청위원장을 선출할 때 런닝메이트제로 미세위, 대청위원장을 같이 뽑을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한다. 노력하는 사람이 주요 보직을 맡을 수 있도록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오지 않는다. 중앙 총무국에서 청년 예산을 청년국에 배정한다. 청년국이 예산으로 1년 동안 진행할 사업이 있다. 우리가 의미 있는 행사를 제안할 때 예산이 주어진다.”

“정치권에 책임이 있다. 부끄럽고 피로감이 확대되는 일들이 많아져 혐오도가 높아졌기 때문인 것 같다. 또 경제적으로 힘들기 때문이다. 당장 내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할 수밖에 없다. 생계를 위해선 취업을 해야 한다. 그러려면 스펙을 쌓아야 한다. 과도한 경쟁 속에 있기 때문에 정치에 신경 쓸 수 없을 것이다.”

“그럴 수 있다. 정치권에선 절대적인 일자리 수도 적을 뿐더러 돈을 받을 수 있는 자리가 드물다. 특히 정치권 주변에서 활동하는 청년에게 정치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재하다. 청년 비례대표 하나만을 가지고 경쟁하는 상황이다.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는 일이다. 시민활동가·정당활동가는 경제적인 이유에서 버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경제적 상황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정치적 참여를 하지 않는 것일 수 있다.”

“그렇지 않을 것 같다. 올바른 공천시스템·평가시스템 아래에서 발탁이 된다면 청년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본다. 열려있는 시스템이 우리에게 최우선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일반 청년들이 참여하기 위해선 경제적인 문제도 많지만 ‘과연 변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심이 있기 때문에 참여율이 낮다고 생각한다. 올바른 발탁 방식이 도입된다면 정치참여가 늘 것이라고 본다.”

“기성 정치인은 얽혀있는 이해관계가 많다. 개혁적인 정책을 도입하려고 해도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청년들의 경우는 덜하다. 또 우리기에 가능한 일이 많다. 청년이기에 보여줘야 할 것들이 많다. 정책전문성이 있는 정치인이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게 시대의 흐름이다. 그러나 지금 정치인들은 정책전문가가 드문 것 같다. 그래서 20대 정치를 꿈꾸는 사람들이 정책적으로 전문성이 있으면 더욱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시대의 청년들이 어떤 모습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나
“진취적 기상을 가지고 도전과 모험을 하면서 순수와 낭만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또 자기가 정한 길을 정진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국가는 우리의 진취적인 기상을 꺾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기상을 가지고 나아가면 국력이 된다. 대한민국 청년들을 위해 청년이 청년답게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하는 사회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지금의 청년 세대가 중요하다. 청년들에게 한번 해보자고 하고 싶다. 저도 제 자리에서 열심히 뛰겠다.”

정현호 새누리당 청년혁신위원장
–– 1987년 서울 출생
––한양대 총학생회 회장
–– KDI 국제정책대학원 공공정책학 석사과정 수료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청년특별위원회 위원
––진로교육단체 인토피아 대표
––재단법인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안중근의사 동상건립 범국민운동본부 청년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