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반도, 북한의 전략적 의도

▲차동길 박사

2016년 1월 6일, 북한은 전격적으로 4차 핵실험을 실시하고 조선중앙TV 특별중대보도를 통해 “조선노동당의 전략적 셈법에 따라 주체 105(2016)년 1월6일 10시 주체조선의 첫 수소탄 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고 발표하였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가 대북제제를 논의하는 중 2월 7일 장거리 미사일(북한은 광명성 4호로 명명)을 발사하여 대북제제에 미온적이었던 중국과 러시아가 동참함으로써 3월 3일 역대 가장 강력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제결의안(2270호)이 채택되었다. 국제사회의 제제조치가 시행되자 북한의 위협적 발언은 한층 고조되면서 급기야 3월16일, 광명성 4호가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임을 시인하며 위협의 수위를 최고조로 높였다. 아울러 한미 연합연습 및 훈련인 키리졸브 연습 및 독수리 훈련(KR/FE)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공화국 정부·정당·단체 특별성명을 통해 “특수작전의 사소한 기미라도 보인다면 선제타격에 돌입하겠다”고 위협하였다. 북한의 도발적 행동은 분명한 전략적 목표를 가지고 진행되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들의 전략목표가 무엇인지 파악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최근에 발생했던 몇 가지 사실과 과거의 행동양태에 기초하여 연관성을 추정하여 예측하는 것은 어느 정도 진실에 다가설 수 있다고 본다.

최근 북한의 도발은 말과 행동을 통해 위기를 극대화하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의 군사적 행동 가능성이 우려되는 시점에 개최된 2015년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행사에 중국의 권력서열 5위 류윈산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참석하고, 김정은의 연설에서 핵미사일 발언이 없자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북·중 관계회복에 나설 수 있음을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한 발 더 나아가 2016년 5월, 36년 만에 개최되는 제7차 당 대회를 앞두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김정은 체제의 공고함을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해 김정은의 중국방문과 남북대화 재개, 북 핵 6자회담 복귀, 유엔 사무총장 방북 허용 등 중국과의 관계회복을 위한 명분 쌓기에 적극적일 것으로 예측을 내놓기도 하였다.

이러한 유화 분위기는 2015년 12월 10일자 노동신문을 통해 드러난 김정은의 수소탄 보유발언을 계기로 냉각되기 시작하였다. 김정은의 수소탄 보유발언은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안보지형을 뒤흔들기에 충분하였으며 2016년의 세계정세 테이블 위에 수소폭탄이라는 아젠다를 올려놓고 이슈화 하는데 성공하였다. 이 발언이 전략적 의도에 따른 계산된 정보작전(IO:Information Operation)임은 뒤이어 벌어진 모란봉 악단의 중국공연 전격취소결정과 4차 핵실험 그리고 광명성 4호로 명명된 대륙간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이 반증하고 있다.

이 후 북한은 계산된 위협과 도발을 통해 위기를 극대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전략적 의도로 위기상황을 조성하고 있는 것일까? 전문가들이 밝히는 성공적인 당대회를 위한 내부 결속이나, 국제사회로부터 핵보유국 지위 인정, 미국과의 평화협정체결, 한·미 연합연습 및 독수리 훈련(KE/FE)에 따른 대응적 조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되었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유 있는 위협 수위 극대화라는 관점에서 정리가 필요하겠다.

첫째,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은 그들의 시간표대로 진행되고 있으며, 목표 일자는 36년 만에 개최되는 제7차 당 대회일 것으로 보인다. 핵실험 준비의 마지막 단계에서 초읽기에 들어가자 북한은 시간을 벌기위해 중국과의 화해분위기를 조성하여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행사에 중국의 권력서열 5위 류윈산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의 참석을 얻어내고, 모란봉 악단의 베이징 공연을 추진하였다. 핵실험 준비가 완료되는 시점에 이르렀을 때 김정은의 수소탄 보유발언을 신호탄으로 북한은 모란봉 악단 철수 등 모든 분야에서 강경모드로 전환하였다. 그리고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계획대로 진행하였고, 당 대회 전까지 핵·미사일 고도화를 위한 실험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둘째, 북한의 위협수위 한계점은 단기적으로는 핵·미사일고도화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 제7차 당 대회 시까지이며,당 대회 이후에는 고도화된 핵무기를 위협수단으로 전면전쟁 직전단계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 근거는 지난 3월 16일 ‘공화국 정부·정당·단체 특별성명’에서 밝힌 “사소한 기미라도 보이면 선제타격에 돌입”한다는 위협적 발언에서 찾을 수 있는데, 이 발언은 전면전쟁을 원하지 않으니 제발 건드리지 말라는 메시지, 그리고 예정된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에 민감하게 대응하지 말라는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아울러 이미 핵·미사일 고도화라는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였다는 메시지를 통해 위협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셋째, 북한은 핵·미사일 고도화를 이루는 당 대회 이후에 억제 및 강압전략을 적극적으로 구사할 것이다. 특히 핵위협을 통해 미국에 대해 평화협정체결을 강력하게 요구할 것이며, 남북문제에 대해 대남 강압전략을 구사하고, 한국이 응하지 않을 경우 핵위협 하 강력한 군사적 도발을 자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따라서 국제사회가 추진하고 있는 대북제제를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 만약 그렇지 못한다면 북한의 강압전략은 더욱 노골화 될 것이며, 한반도는 위기의 소용돌이 속에 빨려들 가능성이 농후하다. 더 나아가 미국은 현재의 비확산 전략을 반확산 전략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부인할 수 없는바 한국은 미국과의 전략적 공조체제를 확고히 유지하여 전략상황을 주도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1960년 12월6일 출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북한학 전공, 정치학 박사)
前 해병대교육훈련단장
現 단국대 공공인재대학
해병대 군사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