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에 ‘스파르탄 3000’이 떴다!

해병대의 찬란한 역사와 전통을 표현하는 구호들로써 모두가 전투현장에서 얻어진 값진 명성들이다. 후배들은 “누구나 해병이 될 수 있다면, 나는 결코 해병대를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을 외쳐대며 선배들의 고귀한 가치를 계승하고 있다. 그런 해병대에 “스파르탄 3000”이떴다.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촉발된 한반도 위기는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와 그에 따른 국제사회 제재 및 한미연합군의 키리졸브 연습 및 독수리 훈련(KE / FE)과 맞물려 한층 고조되었다.

특히 미군의 전략무기 한반도 전개와 한미연합군의 북한 지도부를 직접 겨냥한 참수작전 그리고 적 중심 타격을 위한 한미해병대의 연합상륙작전은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 지도부에게 생존의 위기의식을 느끼게 한 듯, 해안에 수십 문의 화포를 배치하고, 포병화력에 의한 대규모 위력시위를 벌였다. 급기야 김정은은 5차 핵실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남북한 공히 정보작전(IO: Information Operation)을 통한 강력한 전략적 메시지를 보내면서 서로를 억제하고, 강압하는 형국인데 그 중심에 해병대 ‘스파르탄 3000!’이 있다.

‘스파르탄 3000!’이라는 이름은 기원전 480년, 페르시아 100만 대군에 맞서싸운 스타르타의 왕 레오디나스가 이끈 세계최고 정예부대, 300명의 전사들을 모티브 삼아 붙인 이름으로 스파르타 전사들과 같은 정예해병 3000명으로 이루어진 부대, 즉 연대급 규모의 부대라는 의미이다. 그러나 보통의 연대와는 임무와 능력 면에서 같지 않을 것이다. 알려진 바로는 신속기동부대로써 의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는 것과 금 번 독수리 훈련 시에 임무수행능력을 검증한 결과 성공적이었다는 것이 전부이다.그러나 해병대의 준비태세와 능력, 평시 교육훈련목표 등을 고려해볼 때 기존 사단급 24시간 내 출동태세보다 더 신속하게 출동할 수 있는 태세를 유지함은 물론 신속대응능력을 갖추었을 것으로 보인다. 즉 지상, 해상, 공중 어디에서든 육군, 해군, 공군과 합동작전수행이 가능하도록 편제되고, 개인 및 부대훈련이 완성된 부대일 것이라는데 의문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해병대가 ‘스파르탄 3000’ 부대를 창설한데는 몇 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는 군사대비의 효용성을 높여주고 있다. 해병대는 국방비의 3%로 운용되는 작은 규모이지만 상황에 따라 부대편조능력이 뛰어나고, 늘 Smart(영리)하고, Strong(강)하며, Special(특별난)함을 자랑으로 여기는 군으로, 북한군에게는 ‘남조선 괴뢰군 중 괴뢰군’으로 인식되고 있는 공격군이다. 그만큼 북한군에게 위협적이고, 우리 군에서는 효용성이 매우 높은 군이다. 이런 해병대가 다양한 작전으로 북한의 지도부를 겨냥한 ‘스파르탄 3000’이라는 부대를 운용한다는 것은 군사대비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에 충분할 것이다.

둘째는 한미연합방위태세와 한미공동국지도발계획의 한계를 극복하고, 북한의 중강도 수준의 국지도발에 대해 유용한 억제력이고, 즉각응징보복력이다. 현재의 한미연합방위력은 북한의 전면전쟁도발을 억제하는데 매우 효과적으로 운용되어 왔다. 정전협정 후 지금까지 전면전쟁을 억제할 수 있었던 것이 그 반증이다. 그러나 수 없이 많은 침투와 저강도 수준의 국지도발은 물론 최근에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과 같은 중강도 수준의 도발까지 서슴지 않았다. 이는 전·평시 작전통제권의 이원화에 따른 한미연합방위태세의 시간적·상황적 틈새를 이용한 도발로써 향후 ‘스파르탄3000’부대는 북한의 중강도 수준의 도발에 대한 억제력으로 유용한 가치를 발휘할 것이라고 본다. 아울러 적이 도발 시에는 신속대응부대로써 즉각적인 응징보복작전에 투입되어 조기에 작전을 종결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셋째는 실질적인 합동성 강화이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전 이후 한국군에는 합동성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된 바 있다. ‘스파르탄 3000’부대는 육·해·공군과 합동으로 지상, 해상, 육상 어디서든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 부대는 해군 함정에 탑승하여 서해든, 동해든 해상대기전력으로 운용되다가 유사시 함정을 발진기지 삼아 해상 및 공중으로 적진에 강제진입작전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는 군사작전 이외의 작전수행부대로 유용할 것이다. 즉 자연재해 등으로 인한 재난발생 시 신속하게 현장 투입되어 인명구조는 물론 피해복구 등에 매우 효용성이 있을 것이다. 요즘 해병대 화두는 DNA이다. 해병대만의 DNA가 있다는 것이다. 해병대는 지금 자신들의 정신세계에 흐르는 충성·명예·도전의 DNA를 발견하고 해병대의 정체성에 환호하고 있다. 귀신잡는 해병이 귀신을 잡기 위해 지옥과 같은 북녘을을 겨냥하고 있다. 마치 영화 ‘300’에서 레오디나스 왕이 “스파르타인들아, 오늘 저녁은 지옥에서 먹는다!”를 외쳤던 것처럼….

차동길 박사

前 해병대교육훈련단장
現 단국대 공공인재대학
해병대 군사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