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대망론은 ‘반기문 대망론’?

충청의원 56%, 대권주자로 “적절”…“부적절” 44% 응답

홍세미 기자입력 : 2016.06.13 10:38
▲반기문 UN사무총장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정치권 중심에 섰다. 대권주자 지지율이 그를 대선 주자로 올려놨다. 지지율이 빠지기도, 순위에서 밀리기도 하지만 여권 내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그는 정치권에서 ‘샛별’로 부상했다. 

그는 침묵을 유지한다. 대통령 선거에 ‘나간다’는 말도 없었지만, ‘나가지 않는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 다만, 지난달 25일부터 30일까지 5박 6일간 방한 일정을 마친 그는 ‘대권 행보’를 보였다. 방한 이후 그를 유력한 대권주자로 바라보는 시선이 짙어졌다.

대권 주자로 떠오른 반 총장은 여당도, 야당도 아니다. 대권 잠룡이 야당보다 많지 않은 여당에서 그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20대 총선에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등 여권 내 잠룡이 줄줄이 낙선했다. 김무성 전 대표는 총선 패배의 책임으로 타격을 받은 상태다. 반 총장 존재감이 여권에서 더욱 커졌다.

‘충청 대망론’, 화두로 떠올라

반 총장이 대권주자로 떠오르자, 같이 급부상한 단어가 있다. 바로 ‘충청 대망론’이다. 충청은 정치권에서 늘 홀대받던 지역이다. 충청이 홀대받던 건 3김 시대(김영삼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 김종필 전 총리가 활약하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영삼 전 대통령(YS), 김대중 전 대통령(DJ)은 각각 영남과 호남이 텃밭이었다. 충청의 맹주는 김종필 전 총리(JP)다. JP는 삼김(三金) 중 유일하게 대통령이 되지 못했다.

그래서일까. 영호남으로 갈린 지역주의 사이에 낀 충청도는 늘 여당과 야당에겐 뒷전이었다. 오죽하면 JP는 1995년 지방선거에서 ‘충청도 핫바지론’을 펼치며 설움을 자극, 충청의 지지를 등에 업고 자민련(자유민주연합)을 창당했다.

 ‘홀대’ 받던 지역인 충청이 정치권에서 ‘캐스팅 보트’를 쥐었다. 역대 대선을 분석하면, 충청에서 득표율이 높은 후보가 당선됐다. 충청의 영향력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대목이다. 

15대 대선 충청도 득표율을 보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678,033표를, 김대중 전 대통령이 1,086,252표를 얻었다. 또 16대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952,914표를, 노무현 전 대통령이 1,209,200표를 받았다. 17대 대선에선 정동영 의원이 518,336표를, 이명박 전 대통령이 849,200표를 기록했다. 지난 18대 대선에서도 ‘이변’은 없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충청도에서 1,661,533표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75,634표를 받았다.

2013년부터 충청 인구는 호남인구를 넘어섰다. 앞으로 승리에 영향을 주는 ‘캐스팅 보트’가 아닌 ‘승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충청의 염원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기대는 ‘충청 대망론’으로 향한다. 충청대망론은 반기문 UN사무총장이 유력한 대권 주자로 떠오르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충청 ‘대망’, 반기문에게 향하나

‘충청대망론’이 화두로 떠올랐다면, 군불을 피울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들은 충청 국회의원들이다. 충청 의원들은 ‘충청 대망론’을 위해 반 총장으로 대동단결할 수 있을까. 여당과 야당, 어느 쪽도 선택하지 않은 반 총장에 대한 평가를 알아보기 위해 더리더가 지난달 19일부터 23일까지 충청도 의원 27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익명으로 진행했다. 9명(33.3%)의 의원이 응답했다.

충청 의원 55.6%(5명)은 반 총장이 가 대권주자로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44.4%(4명)는 적합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반 총장이 대권주자로 적합하다고 응답한 55.5%는 반 총장이 대선에 나선다면 ‘승리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했다. 반면, 대권주자로 적합하지 않다고 응답한 44.4%는 ‘가능성이 없다(다른 대권주자가 승리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택했다.

이들은 반 총장의 가장 큰 장점으로 ‘외교, 안보 소통능력(62.5%·5명)’을 꼽았다. 그 다음으로 ‘인지도(37.5%·3명)’가 지목됐다.

반기문, ‘여당行으로 보는 시각 多’

충청 의원들은 충청 대망론과 반기문 대망론이 같이 보지 않았다. 반 총장이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보는 의원도 많았다. 

야권 내 한 관계자는 “반 총장이 여권으로 간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고 언급했다. 문재인 전더불어민주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등 야권에선 대선주자가 많은 반면, 여권은 사실상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밖에 없는 상황. 이에 여당에선 반 총장의 영입을 원하고, 야권에선 ‘견제’하는 시각이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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