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박희모 대한민국6.25참전유공자회 회장 |
6·25전쟁이 올해로 66년이 지났다. 대한민국에 헌신한 6·25참전용사에 대한‘기록’은 얼마나 존재할까. 박희모 6.25참전유공자회 회장은 5월20일 더리더와의 인터뷰에서 ‘기록’에 대해 언급하며 시작했다.
“전쟁에 참전한 용사는 약 130만 명이다. 그 중 약 14만 명이 살아있다. 전쟁에 대한 기록은 중대급 이상에서 전투상보를 작성하도록 돼있다. 일시, 장소, 임무와 부대배치, 전투상황을 비롯해 무엇을 빼앗기고 무엇을 빼앗았고, 적을 얼마나 죽이고, 우리는 얼마나 죽고 부상당했는지 전과와 피해를 자세하게 기록해 보고하게 돼 있었지만 잘 이뤄지지 못했다. 전쟁 상황은 너무 급변하게 돌아갔고 기록담당자, 중대장 할 것 없이 전사하거나 후송됐다.
기록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추후에 탐문해서 작성되는 경우가 많았다. 시간이 지난 후에 기억이 상실되거나 왜곡되기도 한다. 고달픈 전투로 기록 자체를 소홀해 하기도 했다. 당시 문맹자가 많아 개인적인 메모는 생각지도 못했다.
3년동안 전쟁을 계속했다. 최전선을 넘나들며 전투하고도 훈장 하나 없는 용사를 위해 추가 신청을 했지만, 전투기록 확인이 어려워 성과를 얻지 못했다. 이 점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참전용사가 경제적으로도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하는데
“그렇다. 참전 용사들은 전쟁으로 배울 기회, 자기발전 기회를 모두 놓쳤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주장할 수 있는 근거와 능력을 가지지 못했다. 사회적으로 소외됐고 역차별도 심했다. 참전유공자회는 그래서 만들어졌다. 유공자들끼리 친목을 도모하고, 복지를 증진하고, 명예를 선양해 후손들이 우리가 겪은 그 혹독한 전쟁의 고통을 겪지 않도록 튼튼한 안보태세 확립에 적극 기여하는데 목적을 두고 활동하고 있다.”
참전유공자회 단체는 전국에 얼마나 있는지
“서울에 우리 회 본부를 두고 있고, 광역시·도에 16개 지부,시·군·구에 232개 지회로 구성돼 있다. 9개의 직할회가 있고 해외에도 10개의 지회가 있다. 참가회원들은 약 10만명 정도다.”
대한민국6·25참전유공자회는 언제 만들어졌나
“2009년 2월6일 참전유공자 예우 및 단체설립에 관한 법률이 시행됐다. 전쟁이 끝난 다음에 바로 만들어져야 했다. 그렇게 바로 만들지 못한 이유는 재정적인 문제가 가장 컸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 문제 때문에 조직 만드는 것을 꺼려했을 것이다. 휴전이 되고 여러 전투나 부대별로 소규모 단체들이 활동하다가 1900년대부터 다소 활발해졌고, 2001년에 통합되어 사단법인이 설립됐다.”
참전유공자회는 유공자들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크게 두 가지다. 우리 회원들에 대한 명예를 선양하는 것과 복지 대책을 세우는 것이다. 전쟁한 사람 중 연금을 타는 사람도 있지만,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해방 후 5년도 되지 않아 전쟁이 났다.
3년간 전투하고 나니 배움의 시기를 놓쳤다. 직장 한번 다녀보지 못한 사람들도 많다. 닥치는 대로 일하다 지금은 어느새 용사 대부분이 85세를 훌쩍 넘은 고령이 됐다. 현재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게 생활하는 사람들이 많다. 부담 없이 병원 치료를 받고 참전수당도 최저생계비의 50/100을 지급하는 법 제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6·25참전용사들은 월 수당은 얼마 정도인가. 또 개선할 부분은 무엇인지
“참전명예수당 월 20만원을 받고 있다. 국민소득 2만 불 국가에서 호국영웅이 국민 최저생계비 이하의 수입으로 생활해서야 되겠느냐. 기본적으로 몸이 불편했을 때 치료비에 제한을 받지 않고 병원 치료를 받게 하고, 국민의 평균적 생활수준에 상위하는 생활이 영위될 수 있는 경제적 지원이 필요하다. 이러한 지원은 제도로 만들어야 한다. 참전을 보람으로 여기고 주변의 부러움을 느끼게 하여 장차 국난에 기피 없는 자진 참전이 관습화 돼야 한다.”
 |
| ▲박희모 대한민국6.25참전유공자회 회장 |
박희모 회장은 6·25참전 용사다. 그가 전쟁에 나선 것은 19살밖에 되지 않았다. 어린나이였지만, 나라를 위해 참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박 회장은 66년이 지났지만 생생하다고 전했다. 그는 어떻게 전쟁에 나서게 됐을까.
어떻게 6·25 전쟁에 참여하게 됐는가
“전쟁이 일어나던 날이 일요일이었다. 동대문 야구장에 응원을 하러 갔는데 갑자기 경기가 취소됐다고 했다. 그리고 집에 왔는데 할아버지가 내일 학교에서 수업을 안하면 집으로 빨리 오라고 했다. 다음날 학교에 갔더니 선생들이 왔다, 갔다하고 수업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집으로 왔다. 나의 본가는 경상북도 상주다. 할아버지가 삼촌에게 전해 달라고 편지를 하나 주셨다. 상주로 내려가라고 해서 피난을 갔다. 상주에 갔다가 또 피난을 가야했다. 친척이 있는 대구에 가려고 했는데 출입이 통제돼 팔공산 동쪽으로 돌아서 영천방향으로 갔다.
경상북도 신령을 지나 경산 근처에 갔을 때 피난민 수용소에 있었다. 젊은 사람들은 모두 군에 가는데 나만 어리다고 놀고만 있을 수 없었다. 친구들과 의논해서 군에 가자고 합의했다. 각자 부모님 허락을 받고 학생복을 입은 채로 입대했다. 보병 6사단에 들어가 며칠 훈련을 받고 사단의 사령부에서 행정요원으로 근무를 시작했다. 당시에 전쟁이 보름정도 진행될 줄 알았다. 그렇게 보름만 할 줄 알고 입대했는데, 전쟁은 3년 동안 진행이 됐고 나는 평생 군복을 입었다. 사람 일은 그렇게 알 수 없는 것이다.”
1953년 7월 27일, 휴전 협정이 맺어졌을 땐 어떤 심정이었는지
“전쟁을 나가지 않으면 모른다. 하루하루 죽을 고비를 맞이하는데, 정말 힘들다. 같은 동료가 죽어가면서 ‘살려 달라’는 것을 보는 심정은 정말 모른다. 휴전이 됐을 때 ‘살았구나’라고 생각했다. 당시 지금 한반도가 휴전하면 영원히 분리된다며 휴전을 반대하는 운동이 벌어지고 그랬다. 참전했다면 휴전 반대, 그런 이야기 못한다. 이승만 대통령이 ‘북한은 분명히 다시 도발하니, 우리도 군사력을 배로 증강하고 장교들의 전투지휘 능력 향상을 위해 미국에 가서 제대로 된 훈련을 받도록 미국이 조치한다’는 조건으로 휴전에 동의하였다.”
북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다시 도발할 것이라고 보나
“북한은 국가적 목적 달성에 모두 실패했다. 유일하게 달성해 가고 있는 것은 대남 적화통일사업이다. 이미 대한민국의 많은 분야에 북한의 세력이 침투해 북한식 의식구조를 바꾸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북한의 주장은 절대적 진리, 정의, 선이며 이에 반대하는 자는 보수 반동, 제국주의, 식민주의, 반 민족주의로 매도한다. 그런 사람들에 대해 타도를 외치며 강력히 저항해 감히 반대를 생각도 못하게 한다. 이미 우리 사회에 북한의 획일주의, 주체 사상의 의식구조로 세뇌된 사람들이 있다. 북한의 도발은 끝없이 계속될 것이다.”
우리나라가 다시 전쟁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인가
“한쪽에서 수시로 도발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인류 멸망을 초래할 무기생산에 혈안이 되어 있는데, 전쟁 가능성을 물으면 어떤 대답을 해야 하느냐. 현재 상황에서 우리 국민이 전쟁이 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 순간 적은 약점을 노리고 전면침공을 감행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아무리 철저히 준비해도 우리 국민이 결사항전의 정신으로 대비한다면 전면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수시로 도발하는 것은 우리의 준비상태를 시험하기 위한 것이다. 또 우리를 피로하게 유도해 포기나 사기 저하를 강요하는 것이다. 지금도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태평성대로 생각하는 것이 가장 위험한 국가안보의 맹점이다.”
남북한 통일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통일은 어떻게 바라보는가
“분단됐던 국가들이 어떻게 통일되었는지 생각해 보면 바로답이 나온다. 분단된 국가의 통일은 어떤 방법으로든지, 한 쪽이 월등히 국력이나 군사력, 외교력, 사상력이 강해야 가능하다. 이 상태로 통일은 어렵다고 본다. 상대가 우리를 부러워하며 우리에게 손을 내밀 만큼 힘이 있어야 한다. 또 주변 강국들이 우리의 통일을 도와주는 것이 그들에게 이익이 주어질 때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래세대가 6·25 전쟁의 교훈을 되새기기 위해선
“직접 전투를 해보지 않은 사람은 책, 영화로만 경험했다. 전투를 경험한 사람의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 우리 참전자들이 겪은 그 혹독한 고통을 후손들이 겪지 않기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순간도 잊지 말고 철저하게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 우리를 침공했다간, 강력한 저항 때문에 너무 피해가 크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침공해서 얻는 득보다 손실이 훨씬 크다고 판단해 침공을 포기하게 해야 한다. 자유와 평화는 공짜로 얻을 수 없다. 철통같은 안보를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희생이 아무리 크다 해도 전쟁의 고통과 비교할 수 없다. 우리 후손들이 이것을 꼭 알아야 한다. 이것을 가정에서, 학교에서, 사회에서, 모든 매스컴에서 국가적으로 필수적으로 교육하도록 해야 한다.”
박희모 대한민국6.25참전유공자회 회장
–– 1933년 1월 21일 출생
––보성중학졸업(5년제)
––육군대학 정규과정 졸업
––국방대학원 수료
––前합참 작전기획국장
––前합참 본부장(1985. 1 육군중장 예편)
––前산업기지개발공사 이사장
––現대한민국6·25참전유공자회 회장
–– 1933년 1월 21일 출생
––보성중학졸업(5년제)
––육군대학 정규과정 졸업
––국방대학원 수료
––前합참 작전기획국장
––前합참 본부장(1985. 1 육군중장 예편)
––前산업기지개발공사 이사장
––現대한민국6·25참전유공자회 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