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사회, 샐러드볼 돼야죠”

[김예리 동작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내 가족은 NO"... 동화주의 벗어나야

편승민 기자입력 : 2016.07.12 12:25
편집자주더리더는 새로운 글로벌 한국 시대를 맞아 다문화 사회를 보고 들어볼 수 있는 <뉴코리아, 다문화 행복찾기>코너를 마련했다. 이로써 다문화 가족들의 삶을 조명하고 그들이 겪는 언어·문화·경제·교육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극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 더불어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 뿌리깊게 자리잡은 다문화가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개선하는 첫 발걸음을 떼고자 한다

‘뉴코리아, 다문화 행복찾기’ 세번째 주인공은 김예리 동작구 다문화가족지원 센터장이다. 그는 한국 다문화 사회의 실태에 대해“‘우리나라에 왔으면 우리나라 사람이 돼야 한다’고 강요하는 동화주의(melting pot)에서 벗어나 서로 다른 채소들이 고유의 맛은 유지하면서 하나로 함께 어울리는 샐러드 볼(salad bowl) 같은 사회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답했다.


김예리 동작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전세계적으로 다문화·이민자 정책은 한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만큼 큰 영향 력을 갖게 됐다. 이제 막 걸음마 단계에 들어선 대한민국의 다문화 사회가 어떻게 나아갈 것인지는 국가정책과 국민들의 수용성에 달려있다. 김예리 센터장은 ‘한국 특유의 문화정서인 정, 가족에 대한 희생과 사랑이 언젠가는 한국을 세계적인 다문화 롤모델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한다고 밝혔다.
다문화사회의 일선에서 다문화 가족들의 한국 정착을 지원하고, 그들을 통해 한국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찾았다.

현재 동작구 다문화가정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자료에 있는 것처럼 서울시 4만6458명 중 동작구는 1671명 으로 서울시 중에서는 열네번째고, 서울시 전체의 3.6%정도다. 국적별로 보면 조선족이 제일 많고 중국, 베트남 순이다.

동작구 다문화지원센터의 지원프로그램 가운데 ‘해피 메이트’ 사업이 눈에 띈다. 해피 메이트 사업이 무엇인가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생기고 멘토 사업이 있기 전부터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시작한 사업이다. 관내에 거주하는 대학생들이 다문화가정 초등학교 자녀들의 학습정서멘토가 돼 가정 방문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동작구 관내에는 중앙대, 숭실대, 총신대 등이 있고 관내에 거주하는 타 대학교의 학생들도 있어 이들이 해피 메이트가 돼주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찾아가서 ‘누나 되어주기’, ‘형아 되어주기’ 하는 것으로 현재는 10명 정도 활동 중이다. 다문화가족 구성원 중 어른들을 위한 방문 지도사는 있었는데 자녀들을 위한 멘토가 없었다. 지금은 멘토교육이 활성화되고 있는데 동작구는 초기부터 꾸준히 진행했다. 이를 통해 한국 교육체제에 노출되지 못했던 다문화가정 이주부모의 공백을 채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다문화 사회에 관해 가장 자주 언급되는 문제는 ‘다문화 인식개선’이다. 다문화를 가장 일선에서 접하는 기관으로서 현재 한국의 다문화사회에 대한 인식 실태는 어떠하다고 보는가
▶일단 0부터 10까지 점수로 한다면 진입은 이미 예전에 했고, 지금은 4~5정도에서 심한 과도기를 거치고 있는 것 같다. 여러 연구자료를 통해 결혼이민여성들이나 이주민들에 대한 인식조사를 해보면 그들의 존재는 어느 정도 받아들여지고 있다. ‘우리 아이 학급 친구가 결혼이민자 자녀라면?’이라는 질문에 대부분 ‘문제없다’고 한다. ‘그 아이가 학급반장이 되는 것은 어떤가’라고 조사를 해도 ‘문제없다’, ‘괜찮다’는 대답이 많다. 그러나 ‘내 가족이 된다면’이라는 물음에는 불편하다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아직까지는 인정은 하지만 나와 근접한 상황에 오면 ‘NO’라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완벽한 단일민족은 아닌데 단일민족의 의식, 우리들만의 결속되는 민족적 의식이 많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외부인이 들어오는데 대한 두려움이 있고 아직도 적응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본다.
외국인이 들어오면 철저한 동화주의 의식(Melting pot)이 있다. 다양성의 존중에 대해서는 이야기하면서 “한국에 왔으면 자국문화는 빨리 잊어버리고 한국문화를 받아들여라”는 식의 방법을 최선이라고 강조하는 것이다. 이것에 대한 개선이 시급 하다고 본다.

다문화 인식개선 교육의 일환으로 ‘움직이는 지구마을’ 사업을 진행 중인데
▶일본, 베트남, 중국, 러시아, 홍콩, 필리핀 등에서 온 결혼이민자들이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다문화 강사로 파견돼 다양한 문화를 아이들에게 알리고 교육하는 사업이다. 예를 들어 한 필리핀 결혼이민자의 아이 입장에서는 우리 엄마가 와서 친구들과 함께 필리핀에 대해 소개하는 것을 배우면 자긍심이 생긴다. 엄마의 입장에서도 엄마와 아내로서 좋은 역할을 한것 같은 뿌듯함을 느낀다. 하지만 한 사람이 30~40분을 강의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언어부터 수업 활용도구까지 엄청나게 많은 시간이 투자돼야 한다. 센터로서는 어려운 과제였던것 같다.
기간이나 횟수는 제한이 없고 요구하는데 맞춰서 맞춤형 서비스를 진행한다. 관내 어린이집이나 학교들에 공문을 보내 이런 사업을 진행한다고 안내를 하면 신청을 받는다. 어린이집들은 정규편성을 안 해도 교육과제의 내용으로 들어오기도 한다. 반대로 어린이들이 센터를 방문하면 센터에서 교육하거나 문화체험을 하기도 한다. 초등학교의 경우 MOU를 체결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학교장들과 기관장들의 의지에 따라 편성·진행된다. 다들 다문화라고 하는 것에 대해 궁금은 하지만 잘 모르고 실질적으로 접할 기회가 별로 없는데 다양한 나라의 문화나 음식 등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진행해 보니 반응이나 효과가 굉장히 좋다.


동작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 글로벌카페 'O'

다문화가족 멘토링 사업으로 다문화가정 방문교육이 있다. 다문화가정 방문교사는 어떻게 채용하는가. 앞으로 다문화사회 발전을 위해 다문화 컨설턴트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은데
▶다문화가정 방문지도사들은 초창기에 민간외교사절단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초기에는 원래 집에 일주일에 두번씩 찾아가 한국어를 가르쳐 주는 것이 방문지도사들의 목적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방문해보니 한국어보다 생활 전반에 대해 모르는 것이 훨씬 많다는 걸 알게 됐다. 예컨대 우체국이 어딘지, 은행은 뭔지, 교통카드는 무엇인지, 한국 돈이 뭔지, 어디서 남편이 무슨 음식을 구입하라고 했는데 어디를 가야 살 수 있는지 등과 같은 아주 소소한 것부터 어려움이 많았다.
그래서 지금은 이를 세분화해 한국어지도사와 가족생활지도사 두 부류로 나눴다. 입국초기자들은 한국어지도사들의 방문을 받고, 가족생활지도사들은 자녀들을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 가족생활의 어려움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등을 교육을 받는다.
인원채용은 202곳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컨트롤타워인 한국건강가정진흥원에 필요한 인원보고를 하고 공개채용을 통해한다. 채용이 되면 한국건강가정진흥원에서 교육을 하고 각 다문화센터에 파견시켜 주고 있다. 2008~2009년에는 동작구에 25명의 지도사가 있었는데 지금은 7명이 활동 중이다. 사실 이 사업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 좀 더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축소되는 측면이 조금 안타깝다. 왜냐하면 라이프 사이클별로 어려움이 생기기 때문에 지속적인 지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최일선에서 한국가정생활의 전반적인 측면을 도와주는 중요하고 많은 역할을 감당하고 있어 이들에 대한 공헌도를 더 인정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구마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취업지원사업을 활발하게 추진 중이다. 다문화 국민들이 선호하는 직업군이나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특정 직업은 무엇인가
▶지난해 다문화가족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단순노무직이 29%로 가장 많았고 서비스직이 18.7%, 전문가 및 관련종사자가 12% 정도로 나왔다. 대체적으로 외국어 강사, 다문화 강사, 2중언어 강사, 통번역사, 면세점 직원 등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호 분야는 지역이나 개인차에 따라 굉장히 다르게 나타났으며 입국시기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다.
한국어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단순노무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언어의 문제가 해결된 이들은 무역 사무직, 통번역직, 다문화강사 등에 관심이 높다. 우리 센터가 다문화가정 여성들의 요구를 보니 취업에 대한 요구가 가장 높았다. 한국은 교육열이 높다 보니 한국에 거주하면서 남편의 급여만으로 아이를 낳고 양육하는데 어려움이 많아 취업욕구가 강하다.
동작구 다문화센터는 다문화강사, 이중언어강사, 통번역사외에도 의료관광 코디네이터, 바리스타 양성과정 등을 지원하고 있다. 센터 옥상의 카페는 바리스타 연습생들이 4시간씩 돌아가면서 일을 하도록 해 인큐베이팅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장에 보낼 때 빠른 속도로 해야 하고 빨리 알아들어야 하기 때문에 속도를 높이는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공감소통가를 양성했다. 공감소통가는 소수언어, 한국에 많이 오지 않는 나라 출신의 이민자들의 통역을 담당하는 멘토다. 또한 통역뿐만 아니라 어려움이 있어 센터에 상담하러 왔는데 상담에 대한 기본지식이 없어 잘못 통역할 수 있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상담의 기초지식도 교육했다. 이런 다양한 취업지원을 통해 지난해에는 4명을 취업시켰고 25명의 인턴파견까지 완료했다.

지역주민과의 소통·화합의 장인 다문화 축제도 매년 개최하고 있는데
▶2013년부터 동작구 100%지원 사업으로 오색공감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 보라매공원에서 해마다 개최하고 있으며 해는 10월22일로 예정돼 있다. 20개이상 관내복지기관들이 함께 축제를 운영한다. 올해는 주민생활체육대회와 북페스티벌을 함께해서 주민센터의 모든 인력이 함께 모인다. 그동안은 다문화인들만의 축제였다면 올해는 동작구 축제가 될 것 같다. 4000명 정도 참여했는데 올해는 더 많은 인원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2015년 오색공감페스티벌/사진제공=동작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

20대 국회가 개원했다. 다문화 정책에 대해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다문화 정책이라는 것에 대해 초창기에는 굉장히 혼선이 있었던 것 같다. 똑같은 사업을 여러 군데서 한다든지 필요 없는 사업에 과다예산이 집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국무총리실의 다문화정책부서를 신설해달라고 해서 운영되고 있지만 부처간의 여러 가지 조정들이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
일단 국가가 그리는 다문화정책 방향성, 단기·장기적인 플랜이 빨리 합의가 됐으면 좋겠다. 최근 여러 매스컴을 보면 이민자 정책과 다문화 정책이 국가의 사활을 결정짓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정책과 예산의 분배에 있어 효율성을 기하기 위해 중요도와 시기를 파악해서 좀 더 큰 그림을 그렸으면 좋겠다. 아직도 어떤 사건이 일어나면 우르르 그 사업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하고, 한 두명의 입안자들에게 과다예산이 내려오기도 한다. 과시적인 정책이 아니라 실효성 있는 정책을 하고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줬으면 좋겠다.
구체적으로는 다문화 가정을 위한 전문상담가 양성과 배치, 법률자문서비스 실시 등은 시급하게 필요한 문제라고 생각하며 결혼이주자 중심의 지원에서 자녀중심의 지원으로 관점의 전환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김예리 동작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1963년 출생
중앙대 가정관리학 학사
중앙대 아동/가족학 석사
중앙대 가정학과 가족복지전공 이학박사
국무총리실청소년보호위원회 가정교육분과 정책자문위원회위원
중앙대 생활과학대학 가족복지학과 겸임교수
동작구 건강가정지원센터 사무국장
現 동작구 성평등정책위원회 위원
現 동작국 아동·여성보호 지역연대 위원
現 동작구 보육정책위원회 위원
現 동작구 건강가정지원센터, 동작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센터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7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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