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의 힘...‘태극기 전도사’에서 통일 전도사로

함경북도지사 안충준[인터뷰]

임윤희 기자입력 : 2016.11.16 11:05
▲안충준 함경북도지사
우리나라에 함경북도지사가 있다고? 깜짝 놀라는 사람이 태반일 것이다. 그런데 놀랄 것도 아닌게 함경북도지사는 이북5도위원회에서 북한 지역에 대한 영토 회복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 1949년부터 임명되었던 보직이다. 북한의 5도 및 미수복 시군(경기, 강원도) 지역에 대해 다양한 정보 수집과 분석 업무와 북한 이탈 주민 교류 사업, 이북도민의 후세대 육성 및 지원과 향토문화 계승 발전 등 다양한 업무를 맡고 있는 기관이다.
가시적인 성과는 적지만 통일에 대한 염원만큼은 어느 기관에도 뒤지지 않는 사람들이 모여있다. 그렇다 보니 북한 이탈 주민에 대한 동지애가 남다르다. 타지에서 고향 사람을 만났을 때의 감동을 알기에 대한민국 내 이북5도 사람들 간의 네트워크 구축을 하는 것이 소망이다. 특히 함경북도의 경우에는 북한 이탈 주민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 책임을 맡은 도지사의 어깨가 무겁다. 

16대 함경북도지사에 임명된 안충준(71) 지사는 ‘태극기 전도사’로 불릴 만큼 태극기와 애국가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 함경북도 회령군 출신으로 육사 25기로 임관한 이색 경력의 소유자로 월남전 주요 지휘관, 보병 제3사단 장, 한미연합사 작전처장, 대한민국 최초 인도, 파키스탄 평화 유지군(UN PKO) 사령관 등을 역임하며 육군 소장으로 예편했다. 미국 험볼트 주립대학(교육행정학 석사), 경기대학교 군사 정책학 석사, 국제 정치학 박사를 취득한 문무를 겸비한 통일 안보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군인에서 교육가로 또 행정가로 70인생을 숨가쁘게 달려온 안 지사를 만나 그 인생 여정과 함경북도를 책임지고 있는 도지사로서의 역할과 책임에대해 물었다. 

-함경북도지사에 임명 되었다. 소감은
“함경북도 회령이 고향인 사람으로 너무 기쁘다. 꿈이 이루어진 것 같다. 죽기 전에 한번 꼭 가봐야지 하는 생각이 있었다. 임명 후 이북5도위원회에서 회의하고 하니까 회령에 온 착각이 든다. 통일을 위해서 무언가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사명감이 생겼다.” 

-함경북도에서 태어나 한국인 최초로 유엔 평화 유지군 사령관을 지냈다. 그 여정이 궁금하다 
“해방되던 해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났고 전쟁 통에 남으로 넘어오게 되었다. 700킬로가 넘는 길을 밤낮으로 걸어 지금 충북 괴산까지 오게 되었다. 괴산에서 초등학교에 가게 되었는데 당시 완장을 차고 폭력적으로 바뀌는 이웃 주민들의 모습이 김일성 정권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어린 마음에 장군이 돼 북한에 있는 김일성을 처단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었다. 그러나 부유하지 못했던 집안 사정으로 능암 초등학교에서 교사로서 사회 첫발을 내디뎠다. 
교사를 하면서도 장군이 되겠다는 꿈은 한시도 잊지 않고 3번의 도전 끝에 육사에 합격했고 장군으로서 꿈을 이루게 되었다. 1997년에는 인도, 파키스탄 유엔 평화 유지군의 사령관이 되어 8개국의 군대와 20여 개국의 민간 요원들을 지휘했다. 한국인으로 이렇게 많은 나라의 군대를 지휘한 사람은 내가 처음이다.” 

-36년간 군 생활을 하면서 개인적인 신념이 있다면
“육사를 졸업하고 군의 주요 요직에서 명령이 나는 대로 다니다 보니 40번 이사를 했고, 운이 좋아 사단장까지 했었다. 긴 세월 군에 있으면서 솔직히 깨끗한 별에 목표를 두었다. 별의 숫자보다는 군인으로서 깨끗한 별을 달자는 것이 나의 철학이었다. 여기서 깨끗하다는 것은 물질에 대한 것으로 내가 육사를 졸업하고 10년 후에 결혼을 했는데 당시 5.16혁명 후 혁명 주최들이 정부 각 요소에서 주요 보직을 맡고 있었다. 그들이 물질의 맛을 알아 변질되어 가는 모습을 보고 내 주변부터 깨끗하게 다스렸다. 어느 부대나 과한 생일 선물을 했 지만 나는 편지 한 장 받는 것이 전부였다. 악습을 없애기 위해 모범을 보였다. 김영란법 시행 훨씬 전부터 그렇게 수십년을 살았다. 이번 함경북도지사 취임식 날도 꽃다발 하나 안 받았다. 이런 부분은 우리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군인의 길에서 교육자의 길로 또 지금은 행정가의 길을 걷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험볼트 주립대학원에서 교육행정학 석사를 받고 경기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면서 교육의 중요성을 깨달아 군 생활을 마치고 나라를 위해 영재 육성을 하고 싶었다. 유년시절을 보낸 지역에서 정치 제안도 있었지만 개인적으 로 교육이 더 나라를 위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학생들을 만나고 가르치는 것이 좋았기 때문에 교육자의 길을 가게 되었고, 함경북도지사로 취임하면서 행정가로서 길을
막 시작했다.” 
▲안충준 함경북도지사

-이북5도위원회에 대해 소개해달라 
“이북5도위원회는 북한 지역에 대한 영토개념을 확립하고 실지회복에 대한 통일의지를 확립하기 위해 1949년에 이북 5도청이 개청 되고 1962년에 관련특별조치법이 제정 되었다. 황해, 평남, 평북, 함남, 함북 총 5개의 도에 도지사가 임명되며 명예 시장 군수제도 실시 하고 있다. 또한 이북5도 등에 관한 특별 조치법 제7조에 의거 설립이 되었고 1945년 8월 15일 행정구역 기준으로 이북5도 및 미수복 시군의 사무를 관장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업무는 이북5도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에 걸친 정보의 수집과 분석을 하고 있으며 월남 이북5도민 의 시, 군 주민의 지원 및 관리업무를 맡고 있다.” 

-함경북도는 어떤 지역인가
“험한 두메산골로 면적 1만 5980 ㎢ 정도로 남동쪽은 동해에 면하며 북동쪽은 두만강을 국경으로 러시아 연방의 연해 지방, 서쪽은 함남과 접하고, 북쪽은 두만강을 국경으로 중국 지린성[吉林省]과 마주한다. 국경수비대 역할을 해야 하는 곳으로 나라를 사수하고자 하는 정신이 깃들어 있다. 국경지역으로 소련, 중국으로부터 문화 유입이 빨라 타 지역에 비해 다양한 문화가 발달된 민족 문화의 발상지라고 볼 수 있다. 독립운동, 항일운동을 하신 분들이 많고 우리 민족혼, 민족정신을 지키는 역할도 하는 지역이다. 또한 현재 3만 명에 이르는 탈북민의 60%가 넘는 1만 8천여 명이 함경북도 출신이다.” 

-도지사 취임 이후 중점 사업으로 생각하는 것은 
“목숨을 걸고 자유의 품에 안긴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대한민국 내 도민사회로 들어와 화합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특히 북한 이탈 주민들은 하나원(북한 이탈 주민들의 사회 정착 지원을 위해 설치된 기관)에서 교육을 받은 뒤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하나원에서 교육 후 우리 도민으로 인정하고 도민사회와 융합할 수 있다면 대한민국 내 정착이 훨씬 더 쉬울 것이라고 본다. 또한 도민 화합 특히 1세대와 2세대와의 화합이 필요하다. 국가관과 애향심 등 초심을 잃지 않으면서 북한 이탈 주민들과도 친형제처럼 모두 화합해 나가는 과정을 중심으로 통일 준비 작업을 하고자 한다.” 

-함경북도는 북한 5차 핵 실험 장소며 중국과의 국경지역으로 국제적, 군사적으로 중요한 지역이다. 핵 실험에 대해 어떤 제재가 필요하다고 보나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도 있기 때문에 섣불리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UN과 잘 협력하여 전 세계적으로 비핵화 문제로 접근해 제재를 가해야 한다. 또한 어려운 시기니만큼 우리 내부에서도 분열이 있어서는 안되고 똘똘 뭉쳐 한마음 한뜻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최근에 해방 후 대재앙이라 할 만한 함경북도 수해 피해가 심 각한데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 정부에서 수해지원을 공식적으로 하지 않기로 했다. 순수하게 민간 단체에서 수해 지원을 해주고 있고 이런 민간에서의 움직임들이 확대되어야 한다고 본다.” 

-대량 탈북 사태 발생할 수 있다고 보나 
“20년 전부터 대량 탈북 사태는 가능성이 높이 있다고 봤다. 박 대통령이 최근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 ‘남으로 오라’고 시 기적절하게 말했다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 때문에 의외로 평화적인 통일도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이북5도위원회의 주요 업무 중 하나인 수복 후 시행할 각종 정 책의 연구에 대한 부분은 어떻게 진행 되고 있나 
“‘이북5도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이 있지만 여건은 좋지가 않다. 이북5도위원회는 통일부가 아니라 행자부 소속으로 큰 틀에서 하나원과 협조도 어렵다. 심지어 함경북도 출신 북한이탈 주민에 대한 명단을 알 수도 없고 그들에게 어떤 권리도 행사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답답한 노릇이다. 지금 상황에서는 하나원에서 교육이 끝나면 이북5도 위원회로 와서 친목도모하고 각 지역사람들을 찾고 이런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수복 후 주요 일꾼들을 양성하고자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통일이 목전에 왔다고 보나 
“시기적으로는 확답 할 수 없지만 느낌상으로 가까이 있을 것 같다. 고향인 함경북도를 꼭 가보고 싶었는데 그 꿈이 도지 사를 통해 이루어졌다. 개인적으로 꿈은 꼭 이루어내는 성미로 마지막 꿈인 통일도 곧 이루어 질것으로 믿는다.” 

-통일로 가기 위해 어떤 마음이 필요하다고 보나
“사비를 들여 태극기 모양의 배지를 제작해 가슴에 품고 다닌다. 지하철에서 자리를 양보하는 청년이나 친한 지인들을 만나게 되면 나누어 준다. 태극기를 사랑하고 애국가를 사랑 하는 것부터 애국은 시작된다고 보고 애국하는 마음이 통일 로 가는 시작이라고 본다. 학생들을 가르칠 때 늘 태극기를 늘 교실에 갖다 놓고 반드시 애국가를 4절까지 학생들과 함께 불렀었다. 그런 연장선상에서 주례를 설 때도 하객들의 양해를 구하고 애국가를 불렀다. 지금도 그 마음으로 도민들 모임에서는 애국가를 부르고 끝낸다.” 

-국민들께 한 말씀 부탁 드린다 
“우리는 잦은 외침으로 매사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고가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다. 긍정적인 문화를 싹 틔워야 한다. 얼굴도 아름다웠던 배우 오드리햅번은 죽기 전에 “아름다운 입술을 갖고 싶으면 친절한 말을 하라. 사랑스런 눈을 갖고 싶으면 사람들에게서 좋은 점을 보아라”라는 명언을 남겼다. 긍정의 힘도 마찬가지다. 우리사회가 긍정적으로 보는 그런 문화 가 이런 어려운 시기에는 무척 중요하다. 국민들이 긍정의 힘으로 똘똘 뭉치기를 바란다.”


안충준 함경북도지사 – 육군사관학교 졸업 – 미국 험볼트 주립대학원 졸업 – 1군 사령부 인사처장(준장) – 보병제3사단장(소장) – 인도, 파키스탄 평화유지군 사령관 및 UN사무총장 대리특사 – 육군교육사령부 부사령관 – 경기대 국제정치학 박사 – 現 함경북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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