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정책, ‘김정은과 인민’ 분리” 대북 제재 국제공조 유지하되 북한 주민은 포용

[한국의 싱크탱크]진창수 세종연구소 소장

임윤희 기자입력 : 2016.11.16 10:51
편집자주<더리더>는 2015년 5월부터 ‘한국의 싱크탱크’를 기획했다. 다양한 국내 싱크탱크에 대해 소개하고 설립취지와 주요 연구실적 등 양질의 자료가 연구로만 끝나지 않고 공론화되는데 기여하기 위해 ‘한국의 싱크탱크’를 기획한 것이다. ▲한반도선진화재단 ▲더미래연구소 ▲한국지방행정연구원 ▲한국미래연구원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글로벌싱크탱크 ▲동반성장연구소 ▲한국경제연구원 ▲세계경제연구원 ▲한국건설산업연구원 ▲한국여성정책연구원 ▲한국보건의료정책포럼 ▲한국금융연구원 ▲외교안보연구소 ▲중소기업연구원 ▲국립재난안전연구원 ▲국가미래연구원 등 국내 유수의 싱크탱크를 취재 중이며 11월호에는 세종연구소를 찾았다. / 편집자
▲세종연구소 진창수 소장
싱크탱크가 드물던 1986년 탄생한 장수 싱크탱크인 세종연구소는 그 역사 와 전통만큼이나 자부심이 대단하다. 굵직한 원로들을 배출해낸 연구소답게 외형 또한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진다. 30년의 전통이 하루아침에 생긴 것이 아니듯 세종연구소는 싱크탱크가 어떻게 성장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해준다. 고위 공무원과 공공기관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시스템인 세종국가전략연수, 연구를 정책적으로 반영하고 토론하기 위한 세종 정책포럼, 언론인을 위한 세종프레스포럼, 나아가 세계적인 네트워크 구축과 국내 정책 교류를 위한 해외포럼 등 민간 싱 크탱크가 해야 할 다양한 공익적인 사업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올해 취임한 진창수 소장은 도쿄대학원 정치학 박사 출신 의 일본전문가로 세종연구소와는 96년부터 인연을 맺었다. 진 소장은 인터뷰에서 대북 제재에 대해 국제적인 공조체재 를 유지하되 북한 인민에 대해서는 한국을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는 포용적인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한중 관계는 사드 이외 다양한 인문 교류 등의 확대를 통해 회복해야 하고, 한일관계는 회복 기조지만 갈등과 대립의 양상은 계속 될 것으로 전망했다.

◇30주년 맞은 세종연구소 정책서클의 허브로의 성장이 목표

-세종연구소를 소개해달라
“세종연구소는 한국의 민간 싱크탱크 중 가장 우수하고 질이 높다고 자부한다. 재단법인 세종연구소는 1983년 10월9일 미얀마 랑군 사태 후 순국 외교사절들의 유가족을 돕기 위한 모금운동과정에서 정·재계의 지도급 인사들에 의해 창립됐다. 창립자들은 한민족의 고통과 시련이 궁극적으로 남북한의 분단과 긴장에서 기인했으며 겨레의 염원인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앞당 기기 위해서는 이 문제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기관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이후 재단 설립이 본격적으로 추진됐고 그 결과 1983년 11 월25일 창립총회가 열렸다. 1984년 7월 재단업무가 개시됐으며 1985년 2월 장학사업, 1986년 1월 연구사업, 1988년 3월 아웅산 유가족소득사업이 시작돼 올해로 개소 30주년을 맞았다. 싱크탱크 불모지였던 86년부터 연구사업을 시작해 외교· 안보·통일 분야에서 정책을 주도하고 제언하는 등 많은 역할을 했다고 본다. 또한 노무현 정부시절부터 여러 명의 장 관과 정부 주요 요직에 많은 이들을 배출하면서 연구에만 그치지 않고 정부에 직접 들어가 여러 활동을 해왔다. 정책 제언기능, 정책 서클을 육성하는 기능, 이를 통해 한국의 위상과 한국의 정책을 소개하는 것이 기본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연구원의 올해 중점사업은
“세종연구소는 먼저 정책서클을 육성하고 전문가들의 컨센서스를 훈련시키는 과정으로 세종정책포럼을 매달 실시 하고 있다. 다양한 시각에서 현안을 검토하고 의견을 교환해 국가 전략과 정책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정부기관, 민간연구소, 학계, 언론 인사들과 함께 주요 현안에 대해 토론하는 장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외교·안보·통일 분야에서 정책 서클센터의 역할을 하고자 언론 세종프레스 포럼을 개최한다. 언론인에게 국가 현안 분석과 해설을 제공하고 나아가 대중이 국가 정책과 국내외 현안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수시 개최하고 있다. 
외교·안보·통일 연구분야의 차세대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대학생·대학원생 대상의 교육과정인 세종청년아카데미 도 운영하고 있다. 해외사업으로는 한국의 정책을 이해하고 확대, 심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일본 중국 러시아와 교류 사업을 하고 있다. 동북아평화협력포럼을 통해 동북아지역에 경제적 상호 의존이 심화됐음에도 정치·안보분야의 협력은 미진한 이른바 ‘동북아 패러독스’ 현상이 나타나 평화협력을 구체화하고 역내 협력 매커니즘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한미서부전략포럼을 통해서는 미국과 한국의 동맹 문제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논의 하는 시간을 가졌다. 베이징에서는 현대국제관계연구원, 국제우호협회 등 외 교 학원들을 모아 비공개 심포지엄도 하고, 통일에 대한 담론을 확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6월 취임 이후 연구원의 성과가 있다면 
“세종연구소가 지향하는 것은 대한민국 사회의 나아갈 방 향에 객관적인 정책제언을 하는 것이고 정책 서클을 훈련해 미래 인재를 양성하고 그들이 한국의 방향성을 설정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정책 서클은 좌우 극심한 대립으로 서 로 만나지도 않는다. 서로 논쟁하고 정책을 수렴하는 과정이 매우 드물기 때문에 세종정책포럼을 만들어 좌우의 논객들을 모두 토론의 장으로 불러들였다. 정책은 네트워크와 토론 속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보고 토론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토론 활성화를 위해 정책 토론회를 월 2회 개최하고 국제적으로도 이런 분위기를 확대시키는 모임을 만들고 있다.”

◇김정은 정권과 북한의 인민을 분리해야,
  정권은 제재 인민에는 유화 제스처를
▲세종연구소 진창수 소장

-북한에서 5차 핵실험이 있었다. 북핵 포기를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하는데 어떻게 보나
“이번 북한 5차 핵실험은 이전의 3·4차 핵실험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본다. 핵을 가진 국가로 완전히 인정받기 위한 실험이었고 표준화되고 대량 생산시스템으로 가고 있다. 이것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일관성 있는 제재다. 국제사회가 모두 북한 제재에 동참해 장기적으로 해야 효과가 있으며 이를 통해 결속력을 다져야 한다. 중국도 제제 동참에 적극적이지는 않더라도 압박해야 하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제재를 통해 국제 사회의 연대가 형성되면 당장 큰 효과가 없더라도 북한 사회의 균열을 가져올 것이다. 미국이 선거기간이기 때문에 제재 강화가 어렵지만 필요성을 인정하고 확대하도록 설득해야 한다. 중국은 제재에 동참하도록 우리와 하나의 전선에 묶어야 한다. 중국이 계속적으로 북한의 잘못된 부분을 인정하도록 작업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북한도 대화의 모멘텀을 가지려고 노력할 것이 다. 북한이 대화에 나오는 시기를 미국 대선 이후와 우리 정권의 교체 시점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새로운 딜을 하려고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비핵화에 대한 목표를 분명히 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어떤 역할을 하고 국제사회는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북한 문제 해결의 틀은 이런 것이라는 목표를 명확히 가져야 한다.”

-대한민국은 그럴 만한 준비가 됐다고 보나 
“우리 사회가 북한을 바라볼 때 김정은 정권과 북한의 인 민을 분리해 인민에게는 유화 제스처를 준비해야 한다. 이 것이 통일정책의 기본이 돼야 한다. 김정은 정권의 돈줄을 막는 제재를 적극적으로 하면 분명히 북한이 대화의 국면에 나올 것으로 보고 이때 인도적인 지원을 대량 확대할 필요가 있다. 햇볕정책이냐 강경정책이냐 하는 이분법적인 논리는 맞지 않고 시기에 따라 전략적 목표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북한의 인민이 우리를 선택하도록 밀어붙여야 한다. 그 이후 한국이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게 인도적 지원을 해야 한다.”
탈북자도 한국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불평불만이 많은 하류 계급으로 내려가지 않도록 사회 적으로 보호하고 지원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김정은 체제에서 고통 받는 북한의 인민을 통일을 통해 해방시키고 나름대로 지원해 조금 더 행복한 삶을 살도록 하는 것이 과제이며 민족적 측면에서의 결론이라고 본다. 적극적으로 인민과 김정은을 분리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김정은 체제가 언제까지 유지될 것으로 보나. 
“김정은 체제가 나름대로 안정성을 가졌다고 본다. 북한 엘리트가 탈북한다고 해서 정권이 불안정하다고 보지 않 는다. 그러나 결과를 보면 북한이 경제적으로 자생·독립적으 로 가는데 한계가 있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는 것은 경제 코스트를 전가하는 행동이고 북한의 주요 수입원인 노동 과 광물, 자연 약제 등이 거의 소진되는 상황이다. 체제의 메커니즘은 정착됐지만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 사회이 기 때문에 언젠가는 붕괴한다. 우리는 이런 급변사태, 유 사사태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한중 관계는 사드 외 인문교류 확대 시켜야 
  한일 관계는 대립 양상 계속

-사드 배치 이후 한중 관계 냉각에 대한 해법이 있다면
“중국이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이유는 미·중 관계의 전략적 불균형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하는데 이는 중국이 고립되 고 안보에 대한 부담이 커지는 부분을 우려하는 것이다. 사실 이 문제의 발단은 북한에 있지 않나.. 그런 의미에서 사드 배치는 한국의 여러 가지 다양한 생존 수단 중 하나다. 다양한 행태의 위협을 막을 수 있는 한 개의 선택에 불과하 다. 중국과의 관계에서 전략적 불균형을 가지고 온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본다. 사드가 만병통치약도 아니고 중국은 미국의 의도를 불신하기 때문에 이런 우려들이 나온다. 우리가 해소할 수 없는 문제다. 대신 한·미·중간 전략적 대화를 확대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본다. 또한 사드 문제 자체가 한·중 관계의 전부가 아니다. 기 본적으로 한·중 관계에 사드 배치가 관련 있다는 중국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 협력을 더 넓혀야 하고 경제협력이나 민간 교류부터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우리 연구소는 사드 배치 이후 중국에 3차례 이상 방문해 전략적 대화를 진행했다. 중국과는 인문 교류 등을 확대해야 한다. 기반을 탄탄하 게 쌓아 복원력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일본 전문가로서 한일 관계가 회복 기조라는 최근 보도에 대한 의견은 
“이제는 역사 문제의 걸림돌이 서서히 약화되는 상황이다. 고개를 넘은 상황이라 회복기조라고 본다. 그러나 한일 관계는 중국을 바라보는 인식이 다르기 때문에 갈등이 계속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일본에서는 중국을 따라가는 한국이라고 본다. 일본은 중국과 대립관계, 경쟁의 관계로 생각하며 한국은 북한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협조 관계, 우호적인 변화의 관계로의 회복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불협화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 또한 한국 경제가 이전보다 성장해 일본과 경쟁관계에 들어섰다고 보는 시각이 많아져 이로 인해 구조적으로 한국을 바라보는 눈이 더 매섭다. 갈등과 대립의 양상은 지속될 것으로 본다.” 
▲세종연구소 진창수 소장
-앞으로 세종연구소는 어떻게 운영할 예정인가
“정책서클로서의 허브역할을 확대하는 것과 해외 아웃리 치 활동을 통해 해외에서 한국과 한국의 정책을 이해시키는 활동이 우리 목표다.”

-국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나 
“세종연구소가 앞으로 더욱더 한국의 외교·안보·통일의 방향성을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설정해 외교안보의 선택 지로서 역할을 잘 수행하는지 지켜봐 달라. 민주주의가 되면 될수록 모든 조직이 사적인 이해를 우선 시하지만 세종연구소는 민간 싱크탱크로서 국가적인 공공 재를 만드는 역할을 통해 한국의 발전과 국익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진창수 소장 – ▲1961년 경남 김해 ▲1986년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1988년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석사 ▲1994년 도쿄대 정치학 박사 ▲1995년 서울대 지역종합연구소 특별연구원 ▲1996년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2001년 세종연구소 국제정치경제연구실장 ▲2001년 도쿄대 사회과학연구소 객원연구원 ▲2002년 세종연구소 일본 연구센터장 ▲2007년 세종연구소 부소장 ▲2015년 제9대 세종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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