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주 극단 샐러드 대표]예술로 다문화 말하는 ‘소셜 시어터’

이주민사회 문제제기·올바른 다문화사회 비추는 역할 할 것

편승민 기자입력 : 2016.12.14 10:24
편집자주더리더는 새로운 글로벌 한국 시대를 맞이하여 다문화 사회를 보고, 들어볼 수 있는 <뉴코리아, 다문화 행복찾기>코너를 새롭게 마련하였다. 이 코너에서는 우리나라 다문화 사회의 현실을 조명해보고, 그 안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들을 함께 고민하여 극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보고자 한다. 더불어,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는 다문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개선하는 첫 발걸음을 떼고자 한다.

박경주 극단 샐러드 대표
‘뉴코리아, 다문화 행복찾기’ 여덟번째 주인공은 문래동 예술촌의 작은 극장에서 만날 수 있었다. 극단 ‘샐러드’를 이끌고 있는 박경주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국내 최초 다문화 극단 ‘샐러드’는 다문화 사회 지향목표인 “다양한 문화가 함께 잘 어우러 진다.”는 뜻의 샐러드볼(Salad Bowl)에서 따온 이름이다. 올해로 8년차를 맞은 극단 샐러드는 2007년 발생한 여수 외국인보호소 화재 참사를 비롯해 다양한 이주민들의 문제를 연극이라는 포맷을 통해 관객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존중 받지 못하고 소외된 이주민들의 인권, 그리고 그들이 겪는 고통을 문화예술을 통해 사회에 알리기 위해서” 이 일을 시작했다고 박경주 대표는 말했다. 앞으로 계획에 대해 묻자, 박 대표는 소셜 시어터로서 이주민들의 문제를 조명하고 그들의 인권을 위해 존재하겠다는 본질은 변함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우리나라도 이미 다문화사회에 진입한 만큼, 이런 문제들을 다루고 이야기하는 ‘샐러드’와 같은 문화예술 사회적 기업들의 판로개척을 위한 정부지원과 국민적 관심은 간절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최초 다문화 극단 ‘샐러드’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먼저 샐러드 극단은 2014년에 정부로부터 인증 받은 사회적 기업*이다. 처음부터 극단으로 시작했던 것은 아니다. 원래는 2005년 이주민 문제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인터넷 언론사로 시작했고, 2009년에 극단을 추가적으로 열었다. 현재는 언론사는 하지 않고 극단만 운영하고 있다.
인터넷 언론사를 했을 때 광고를 통한 수익창출은 쉽지 않은데 운영비는 많이 들고, 부수적 수입은 없다 보니 운영이 어려웠다. 처음엔 자원봉사로 시작해서 무리가 없었는데, 나중에 8개 국어로 개편도 하고 했더니 더욱 힘들어졌다. 언어라는 것이 컨트롤 할 수 없는 영역이다 보니 그랬다. 제대로 나가고 있는지 모르다 보니 전문적으로 하는 친구들을 각 언어 사이트당 한 명씩 뽑아 관리하게 했더니 감당이 안 되었다.
당시에는 이주민 문제를 지금처럼 언론에서 잘 다루지 않았다. 저희는 밀착취재를 많이 했었는데 그래서 생긴지 얼마 안 됐지만 페이지뷰(PV)는 높았다. 그렇게 2011년까지는 언론사 사이트를 운영했는데, 그쯤 되었더니 이제는 언론에서 다문화가정이나 이주민들을 많이 다루기 시작했다. 그렇게 달라졌는데 굳이 우리가 무리 해가면서 할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초반에는 의미가 있었지만, 나중에는 운영비도 너무 많이 들고 언론에서도 많이 다루고 있어서 언론사는 그만하기로 하고 극단만 유지하게 됐다. 언론사를 하든 극단을 하든지간에 어쨌든 이주민들이 직접 참여한다는 의미는 똑같다고 생각했다.
*사회적 기업 : 사회적 목적을 가장 우선시 하면서 영업활동을 하는 기업으로 비영리와 영리의 중간형태이다. 취약계층에 사회서비스와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역사회 공익을 중시하면서 수익을 창출한다는 것이 영리기업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07년부터 고용노동부의 주관 하에 인증을 받으면 시행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극단 샐러드가 만들어지게 된 계기는
▶그 당시에는 이주민들이 직접 참여해서 하는 문화예술 활동이 별로 없었다. 그리고 사회적기업이 이제 막 이야기가 되기 시작하던 때라 내 입장에서는 극단을 만드는 것이 대안으로 많이 보였다. 기존에는 자원봉사자 위주로 운영을 했었는데, 운영이 얼마만큼 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고정적인 급여가 나가야 하는데 그게 안 되었다. 그때 마침 노동부에서 사회적 기업 얘기도 많이 하고 해서 대안적인 운영형태로서 극단을 생각했다. 언론사는 운영 자체가 안 된단 걸 알았기 때문에 사회적 기업도 하고 문화예술 쪽으로 특화도 시켜보자고 마음을 먹어서 방향을 틀게 된 것이다. 극단 샐러드의 이름은 잘 아시다시피 다양한 문화가 잘 어울린다는 뜻인 ‘샐러드볼(Salad Bowl)’에서 따온 것이다.

-일반 극단들과 달리 다문화 사회 문제점을 보여주는 공연들을 많이 다루고 있다
▶처음에 극단을 시작했을 때 아무래도 이주민들의 인권문제가 많이 중심이 됐었다. 한국에서 실제 일어났던 이주민 사망사건들에 대해 많이 다뤘다.
이주노동자들이 여주에서 화재가 나서 죽었던 사건, 이주민 여성이 사망하는 사건들, 그게 ‘존경 받지 못한 죽음’ 시리즈다. 한 사람의 죽음을 통해서 그 사람의 존재가 주목 받지 못하고 무시당하는 것을 다뤄보자고 해서 했다. 일종의 소셜 시어터(사회 문제를 조명하는 사회적 연극)를 했던 것이다. 전문 배우가 아니라 이주민 관련 당사자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 더욱 현실감 있게 보여줄 수 있었다.
그리고 2011년부터는 어린이 관객을 대상으로 한 창작뮤지컬도 하고 있다. 그 전에는 성인, 공공기관 직원들이 주요 관객들로 교육청의 추천을 받아 다문화 교육을 하는 공공기관에 가서 공연을 했었다.
그래서 어린이들에게 보여줄 작품이 없었는데 신한은행에서 2011년부터 제작지원을 해주겠다고 하게 되서 시작했다. 그 당시에 이런 컨텐츠가 없어서 인기가 있었다. 그렇게 2011년부터 시작해서 이후로는 매년 아시아 문화를 소개하는 시리즈를 현재까지 하고 있다.
기업에서 후원을 이렇게 오랫동안 하기가 쉽지 않은데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 시리즈는 아마 내년까지는 갈 것 같은데, 올해는 인도네시아 편이었고 내년에는 개인적으로 인도 시리즈를 하고 싶다.

-2007년 여수외국인보호소 참사를 다룬 연극 ‘여수 처음, 중간, 끝’을 통해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여수 처음, 중간, 끝’도 앞서 이야기 했던 ‘존경 받지 못한 죽음’ 시리즈 중 하나였다. 우리 사회 구성원의 죽음이 아무한테도 주목 받지 못한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이주노동자의 인권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곳에 있던 분들은 비자 없이 일하던 사람들이다. 다른 입장에서 보았을 때는 범법자라고 할 수도 있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당시에 철창문을 열어주지 않았기 때문에 10명씩이나 사망하게 됐다. 우리사회에서 인권에 대해, 이주노동자들이 갖고 있는 어려움과 고통에 대해서 이 사회에 문제제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여수 처음, 중간, 끝' 공연
-지난해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한국 다문화 인구가 약 90만 명에 이르렀다. 다문화 지원활동을 시작했던 2005년과 11년이 지난 지금, 다문화 사회에 대한 인식은 어떻게 달라졌나
▶아무래도 예전에 비해서는 많이 좋아졌다. 2005년만 해도 사회적으로 다문화가정에 대한 관심이 많이 없었다. 관심이 생긴 건 2009년 이후다. 예전에는 다문화하면 이주노동자들 인권문제가 대다수였고 임금체불이나 산재 사건도 많았다. 지금은 이주노동자 문제도 많이 달라졌는데 그 계기는 고용허가제가 도입되고 나서부터다. 그때는 단기고용만 했었는데 지금은 성실하게만 한다면 최장 9년 이상도 있을 수 있고 중간에 체류비자로 바꿀 수도 있다.
지금은 사회적으로 다문화 구성원들이 국가적으로 필요하다는 사실을 확실히 받아들였고, 정부도 이를 인식하여 정책을 꾸려 나가고 있는 것 같다. 다문화 구성원들 역시 마찬가지로 이제는 커뮤니티들이 주체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처음에 시작할 때만 해도 이주민 커뮤니티가 보통 다문화 지원센터 밑에 있어서 독립적이지 못했는데 지금은 다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이민 선진국으로 알려진 유럽 국가들의 사회적 구성이나 방향으로는 가고 있다고 보여진다.
이제는 태어나는 아이들 중 다문화가정 아이들의 비율도 높고, 농촌에 특히 밀집되어 있다. 미래에는 또 다른 문제로 전환되는 시기가 올 것이다. 그 아이들이 대학에 입학하고 졸업할 때, 취업이나 진학 문제들이 올 때 그럴 것이다. 하지만 그건 다음 단계 문제다. 어쨌든 한국사회도 이제 받아들일 수 밖에 없고 정책도 그렇게 가고는 있는 것 같다고 느낀다.

-연극이라는 포맷을 통해 다문화 사회의 현실과 문제점을 보여주고 있다. 다문화 사회 발전을 위해 정부에 제안하고 싶은 정책이 있다면
▶우리 극단의 경우 2014년 하반기부터 실질적으로 운영이 많이 어려워졌다. 정부부처인 교육부, 문화부에서 다문화가정이나 인식개선 관련된 예산을 편성하면 이 예산이 학교로 간다. 그럼 학교들의 초청을 받아 우리 같은 극단이 가게 된다. 그래서 예전에는 학교에 그런 가용 예산들이 있었다. 다문화 거점학교나, 글로벌 학교 안에 사업비가 있어서 공연팀을 부를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예산이 기존의 1/10, 1/20로 많이 삭감 되었다. 문화예술 활동에 대해 장기적인 안목을 가진 학교들이나 공공기관 쪽으로 예산지원이 다시금 되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사회적 기업의 경우 공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의 대부분이 제조업이다. 그래서 문화예술 사회적 기업은 샐러드 극단뿐만 아니라 모두 힘든 실정이다. 그런 점에서 문화예술 사회적 기업들이 공공시장 쪽에 진출할 수 있는 판로가 많이 개척되어야 할 것 같다고 느낀다. 사실 정부에서는 사회적 기업을 늘린다고는 하는데, 제조업은 괜찮지만 문화예술 쪽은 힘들다. 좀 더 다양한 분야의 사회적 기업이 검토가 되어 공공시장 판로개척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16 창작뮤지컬 '다융쌈빤' 공연
2015 창작뮤지컬 '아라와 찌민' 공연

-지금 기획 중이거나 곧 선보일 작품이 있다면 어떤 주제인지 공개할 수 있나
▶하고 싶은 것이라고 하면, 기존에 있었던 작품인 ‘여수 처음, 중간, 끝’을 하고 싶다. 가장 큰 이유는 내년이 여수 외국인보호소 참사가 일어난 지 10주년 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려면 단원들과 스케줄 얘기도 해야 하고, 10주기 공연을 왜 해야 하는지 본인들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아직은 하게 된다면 몇 명이 참여할지는 모르겠지만, 할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면 하고 싶다. 그 당시 알던 분들이 전화가 와서 내년에 10주기라고 오히려 각인 시켜주고 있다. 그런데 공연이란 게 그냥 올릴 수가 없는 것이기 때문에, 예산과 기획이 필요해서 생각 중에 있다. 그리고 뮤지컬 인도 편은 가능하면 내년 봄에서 여름 쯤에 하고 싶다.

-여러 작품 중에서도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라면
▶두 작품이 떠오르는데 ‘마리나와 비제’와 ‘배우 없는 연극’이라는 작품이다. ‘마리나와 비제’는 극단에서 첫 번째로 만들었던 창작 뮤지컬이다. 그 뮤지컬로 3년 동안 공연을 했는데 아이들에게 참 인기가 많았다. 이 작품을 하면서 처음으로 ‘샐러드 극단이 수익도 낼 수 있겠구나.’ 하는걸 많이 느꼈다.


'마리나와 비제' 포스터

‘배우 없는 연극’의 경우는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낸 실험적인 공연이었다. 이 연극은 그 동안 했던 ‘존경 받지 못한 죽음 시리즈’ 4편(이주노동자, 이주여성, 파독 광부, 난민의 죽음)을 압축해서 인터넷 생중계로 토크쇼 형식의 라이브 공연을 했다. 매체실험과 다문화 라는 새로운 배경이 함께 들어간 연극은 아직 없기 때문에 도전에 가까웠다. 그래서 참 아까운 작품이고 애착이 많이 있다.


'배우 없는 연극' 포스터
-앞으로 샐러드를 어떤 극단으로 이끌어 나갈 계획인지
▶그 부분에 대해서 요즘 정말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그 동안은 기존에 다루지 않았던 배경을 가진 작품을 만들었고, 사회적 문제를 다루는 소셜 시어터 겸 사회적기업 으로서 작품을 해왔다. 충분히 의의도 있었고 작품을 공공기관에서도 많이 선보였다.
그 동안 관객들을 보면 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다문화 담당 교사들이 있었고, 다문화 거점 학교들 대부분 다 갔고, 다문화센터도 다 돌았다. 그래서 사실상 누적 관객수는 많다. 계속 몇 년 전부터 고민하는 것은 주변에서는 수익이 날 수 있는 작품이 나와야 된다고는 말하지만, 기본적인 극단의 컨셉과 존재 이유는 가지고 가야 하기 때문에 과제로서 풀고 있는 중이다.

-마지막으로 샐러드의 미래 관객들과 단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
▶우선은 샐러드 극단 공연을 보러 오는 관객의 대부분이 공공기관과 관련된 분들이 많다. 그래서 드리고 싶은 말씀은 교육기관이나 공공기관, 공무원들은 복리후생이 따로 있지 않은가? 그런 복리후생 문화생활에서 오락보다는 이런 컨텐츠들을 볼 수 있는 판로가 있었으면 좋겠다. 관객들, 특히 선생님들은 아이들에게 이런 공연이나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단순히 우리 극단이 명맥을 유지해 나가기 위해 라기 보단, 언제까지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공연을 하는 동안이라도 누구든 봤으면 한다.


미래이야기 관객과 함께
단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극단이 존재하는 이유와 우리 공연에 의미를 많이 뒀으면 좋겠다. 아르바이트라고 생각하지 말고, 무대가 좋아서 올라가긴 하겠지만 이건 그냥 무대가 아니고 사회적 의미가 있는 무대니까 그런 부분에 대해서 좀 더 인식을 해주길 바란다. 그렇게 될 때 샐러드 극단의 공연이 훨씬 더 지속 가능해 질 거라고 생각한다.

△ 박경주 극단 샐러드 대표
–– 1968년생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판화과 졸업
––독일 브라운슈바익 국립 조형예술대학교 실험영화과 석사(전공: 영화/사진)
––이주노동자 방송국 설립자 및 대표
––다문화 방송국 샐러드 TV 설립자 및 대표
––現 사회적 기업 샐러드 설립자 및 대표
––現 문화횡단주의 축제 뜨네프 총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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