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인·영남 출신’ 선호한 朴대통령

홍세미 기자입력 : 2016.12.14 10:40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박 대통령은 임기를 채우지 못한 대통령이 됐다. 실패한 이유로 가장 먼저 꼽히는 것은 '인사 내정 실패'다.

인사는 만사다. 만일 제대로 된 사람을 내정했더라면 비선이 국정 농단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제까지 비선이 문제를 저지를 동안 청와대에서는 비판이나 직언한 사람이 없다. 들여다보면 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은 일관됐다. '불통'스타일이 인사에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 인사로 분류되는 인물들은 대게 법조인이나 영남권 출신이다.


대표적인 사람은 ‘왕실장’으로 불린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다. 2013년 8월부터 2015년 2월까지 1년 6개월 동안 비서실장을 역임한 김 전 실장은 고등고시 사법과 12회 출신이다(1963년 사법과시험이 사법시험으로 대치). 김 장은 부산(PK)에서 태어났다. 김 전 실장은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에 개입돼 있는지에 대해 의혹이 일고 있다. 김종 전 차관이 김 전 실장의 소개로 최 씨와 알게 됐다고 진술, 파장을 낳았다. 특히 최 씨의 국정농단을 벌인 의혹이 나오는 시점이 김 전 실장이 재임하고 있었던 때다. 김 전 실장이 이번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초대 국무총리를 역임한 정홍원 전 총리는 1972년 사법시험에 합격, 사법연수원 4기다. 정 전 총리는 경남 하동에서 태어나 초·중학교를 부산에서 다녔다.정 전 총리가 지명되기 전 내정된 김용준(9회 고등고시 사법과 합격) 전 후보자도 헌법재판소장까지 역임한 법조인이다. 또 다른 ‘총리 중도탈락자’인 안대희 전 후보자는 사법연수원 7기 출신이다. 안 전 후보자는 경남 함안군에서 태어나 초중학교를 부산에서 다녔다.

지난해 5월부터 현재까지 총리직을 역임하고 있는 황교안 총리도 법조인 출신이다. 1981년 23회 사법시험에 합격, 사법연수원 13기다. 황 총리는 영남권 출신은 아니다. 다만 2009년 1월 창원지방검찰청 검사장을, 같은 해 8월부터 2011년까지 대구고등검찰청 검사장을, 같은해 8월까지 부산고등검찰청 검사장을 역임한 바 있다. 박근혜 정부에서 최경환 의원과 ‘투톱’체제를 맞춘 황우여 전사회부총리는 1969년 10회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다른 날개인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은 경상북도 경산군 출생이다.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조윤선 문체부장관은 1991년 33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 23기 출신이다. 조 장관의 후임인 김재원 전 정무수석은 사법연수원 26기 출신이다. 김 전 수석은 경상북도 의성에서 태어나 초중고를 보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겼지만, 박근혜 정부 초기에는 ‘실세 장관’으로 불리며 ‘친박계’의 대표적인 인사였던 진영 의원은 1975년 17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몸 담았던 ‘민정수석비서실’은 역대 정부에서 관례적으로 율사 출신이 채웠다. 박근혜 정부 초대 민정수석을 역임한 곽상도 전 수석은 사법연수원 15기, 홍경식 전 수석은 8기, (故)김영한 전 수석은 14기, 최재경 수석은 16기다. 민정수석실은 국정원·경찰·검찰·국세청·감사원 등 5대 사정기관의 업무를 총괄한다. 검찰·법무부에 대한 인사검증 권한도 갖고 있어 법조인 출신이 임명됐다.

선·후배 무시 못 하는 그들만의 세계


박근혜 대통령은 임기 동안 일관된 편중인사를 보였다. 법조인 출신 인사의 장점은 원리원칙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특징은 단점으로 꼽힌다. 이번 최순실 사태에서 드러난 ‘법조인 편중 중용’이 폐쇄적인 성향을 증폭시켰고 결국 화를 불렀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법조계의 특이한 관행인 ‘전관예우’는 우리 사회에서 문제를 일으킨다. 우 전 수석이 검찰에서 팔짱을 끼고 웃을 수 있었던 것도 검찰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게 중론.

변호사 출신인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5일 더리더와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정부에서 특히 검사출신, 공안검사 출신이 많이 기용됐다”라며 “검사는 ‘검사동일체’의 원칙이 있을 정도로 상명하복이 강조되는 조직”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우 전 수석 이후 최재경 민정수석을 발탁했을 때도‘검찰을 장악하고자하는 기대를 놓지 못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한편 ‘검사 동일체의 원칙’은 검찰 조직 전체가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상명하복 관계를 가지고 검찰 사무를 집행하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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