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장 초대석

개성공단 폐쇄1년, "북한 핵포기 절대 안해", 남북 협상 주도적 자세 필요

[한국의 싱크탱크]권행근 한국안보문제연구소 소장

편집자주 | 더리더는 2015년 5월부터 ‘한국의 싱크탱크’를 기획했다. 다양한 국내 싱크탱크에 대해 소개하고 설립 취지와 주요 연구 실적 등 양질의 자료가 연구로만 끝나지 않고 공론화되는데 기여하기 위해 ‘한국의 싱크탱크’를 기획한 것이다. ▲한반도선진화재단 ▲더미래연구소 ▲한국지방행정연구원 ▲한국미래연구원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글로벌싱크탱크 ▲동반성장연구소 ▲한국경제연구원 ▲세계경제연구원 ▲한국건설산업연구원 ▲한국여성정책연구원 ▲한국보건의료정책포럼 ▲한국금융연구원 ▲외교안보연구소 ▲중소기업연구원 ▲국립재난안전연구원 ▲국가미래연구원 ▲세종연구소▲건축도시공간연구소▲여성가족재단 등 국내 유수의 싱크탱크를 취재 중이며 2월호에는 한국안보문제연구소를 찾았다. / 편집자
▲거리로 나선 분노한 개성공단 입주기업인들
개성공단 폐쇄 1년, 남북 대치는 최강 한파가 몰아친 2월 날씨보다 차갑게 경색되고 있다.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UN 안보리에서 강력한 대북 제제를 결의하고 2016년 2월 10일 정부는 개성공단의 잠정적 폐쇄를 결정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부터 추진했던 대북 강경정책이 박근혜 정부까지 이어졌지만 현 상황으로 볼 때 좋은 점수를 얻기는 어려워 보인다. 북한은 남한의 어떤 대응 정책안에서도 핵개발을 멈추지 않았고, 오히려 핵을 무기로 협상 테이블로 나오고 있다.
개성공단 폐쇄 이후, 1년간 정부는 남북 관계를 풀어나갈 실마리조차 찾지 못하고 탄핵 정국을 맞이했다. 그 사이 김정은 정권도 민심을 잃어 스스로 고개까지 숙여 가며 자책하는 모습이 언론에 보도 되었다. 핵개발에 천문학적 비용을 투자한 결과가 추락한 경제와 차가운 민심으로 돌아온 것이다.
최근 대선정국을 타고 ‘개성공단 즉각 재개’, ‘제2의 개성공단’ 등 표심을 잡는 말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2월 한국의 싱크탱크에서는 한국안보문제연구소의 권행근 소장을 만나 개성공단 폐쇄 1년을 돌아보고 대선 정국에 필요한 안보 정책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에 대해 물었다.
인터뷰에서 권 소장은 “북한의 체제 보장, 평화 협정 체결, 핵무기 개발 포기, 미사일 개발 동결을 의제로 대화 제의를 선제적으로 제기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응해오지 않는다 하더라도 국제 사회에 대한민국의 주도적 입지를 알리는 효과가 있으므로 손해볼일은 아닌 것이다.”라며 지속적인 대화 의지의 필요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주민 지원 형태의 북한 주민의 민심을 얻는 대북정책이 절실하며 한-미-일 동맹과 중국과의 협력을 통해 북한을 압박하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며 차기 정부 정책 제언을 했다.

-북한은 우주 정복으로 활로를 열어 보고자 하는 움직임이 보인다. 앞으로 어떻게 전망하나
▶“북한은 그렇게 주장해 왔다. 미사일 시험 발사에 대하여 국제 사회의 비난과 제재에 대응하기 위한 레토릭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 그렇게 믿는 나라는 없다.
북한이 ‘광명성’이라는 위성을 쏘아 올린다면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것은 도합 다섯 번이다. 북한은 1998년에 광명성 1호를, 2009년에 광명성 2호를 발사했다. 2009년 당시 북한 당국은 “성공적으로 궤도에 진입한 광명성 2호가 김일성 장군의 노래를 전송해오고 있다”고 발표했지만, 우주 공간의 모든 비행체를 추적 식별하고 있는 미국의 전략사령부는 그런 위성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이 권좌에 오른 직후인 2012년 4월 외국의 언론인들을 초청한 가운데 광명성 3호를 발사했지만, 곧바로 폭발하여 서해에 추락했다. 그 해 12월에 광명성 3호를 다시 발사하여 지구 궤도 진입에 성공하였지만 관찰 결과 위성은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 했다. 평화적인 우주 개발을 한다는 명목 하에 ‘은하로켓’을 발사해 고도 500km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시켰으며 미국 전략사령부는 이 물체가 지구 궤도 진입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를 내렸다.

우리는 북한의 광명성 4호 발사가 가지는 군사적 함의에 주목 해야 한다. 인공위성을 쏘는 로켓이나 군사용 탄두를 날려 보내는 미사일은 동일한 원리와 기술로 만들어진 발사체로서 탑재되는 것이 탄두인가 또는 위성인가에 따라 미사일이 될 수도 있고 우주 개발용 로켓이 될 수도 있다. 통상 지구 궤도에 위성을 쏘아 올릴 성능을 가진 발사체는 8,000km 이상의 사정거리를 가지는 대륙 간 탄도탄이 될 수 있다.
결국 북한은 미국과 태평양 지역을 사정권에 둘 수 있는 대륙 간 탄도탄 능력을 과시한 셈이다. 평화용 로켓은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키고 나면 모든 임무가 끝나지만 군사용 탄두를 탑재한 미사일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대기권으로 재진입하여 끝까지 지상의 목표물을 향해 정확하게 날아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발사체는 고열과 진동을 견디어내야 하기 때문에 장거리 미사일의 개발에 있어 재진입 기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 북한이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어느 정도는 갖추고 있다고 추정된다. 

북한은 작년 9월 9일 다섯 번째 핵실험을 강행했다. 북한 핵무기연구소는 이날 성명에서 “이번 핵실험에서는 전략 탄도 로켓들에 장착할 수 있게 표준화, 규격화된 핵탄두의 구조와 동작, 특성, 성능과 위력을 최종적으로 검토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핵탄두 폭발 시험’, ‘표준화’, ‘규격화’라는 용어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탑재 가능한 핵무기 제조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제 북한은 핵탄두 소형화 제조 능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대륙간 탄도탄 추진 엔진도 시험을 거쳐 대폭 향상시킨 것으로 보인다. 재진입 기술만 확보되면 명실 공히 ICBM 보유국 서열에 오른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이 위성 로켓 발사라는 명분으로 핵탄두를 탑재할 대륙 간 탄도 미사일을 실험하고 있다고 결론을 내리고 2006년 이래 여섯 차례나 대북 제재 결의를 채택하여 “탄도 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모든 발사”를 금지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위성 발사를 핑계 삼아 미사일 발사 시험을 계속할 것이다. 이러한 능력을 과시하면서 핵무기 보유를 협상 카드로 활용할 것이다. 예컨대 핵무기 포기 협상이 아니라 국제 사회와 직접 핵군축 협상 필요성뿐만 아니라 핵보유국 지위도 주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설명=왼쪽부터 김희상 한국안보문제연구소 이사장, 미국베넷 박사, 권행근 한국안보문제연구소 소장
-북한이 핵을 포기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작년에 탈북 한 북한 영국 주재 태영호 전 공사에 의하면,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은 대에 걸쳐 북조선은 핵 개발을 중단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으며, 햇볕정책이 실시되던 김정일 집권 시절에도 핵 개발을 은밀히 진행하였다고 알려졌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북한에 있어서 핵의 의미가 특별하기 때문이다.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정성장 박사와 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김태우 박사의 의견이 비슷한데 그 분들의 의견에 동의한다. 두 분의 의견은 북한 핵은 대내적으로 내부 결속, 충성심 유지 등 체제 유지용이며, 대외적으로는 협상용이라는 것이다. 특히 6.25이후 적대 관계 하에 있었던 미국과 동등한 입장에서 협상하고, 핵을 포기한다고 해도 미국으로부터 안전 보장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협상 카드이기도 하다.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전환하고 적대 관계를 해소함으로써 체제의 생존성뿐만 아니라 경제적 숨통을 틀 수 있다. 대남용으로는 군사적으로 남한 전력의 질적 우세를 무력화할 수 있는 비대칭 수단이며 정치·심리적으로 대남 압박용이기도 하다. 

핵 그림자를 남한에 드리우면서 겁을 주고, 그래서 굴복을 받아내고, 종국적으로 최종 목표인 적화 통일을 기할 수 있다는 말이다. 실제 김명철 조미평화센터 소장은 “‘핵이야 말로 통일을 위한 원동력’이라고 김정일이 말했다.”라고 언급했다. 다른 나라들도 핵무기를 만들지 못해서 안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닌데, 북한이 국제적 고립을 자초하면서 핵무기에 집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김정은 정권에 대한 주민들의 민심은 어떤가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한 5년 동안 북한 주민의 살림살이는 더 어려워졌고, 김정은 정권에 대한 불만은 커지고 있으며, 민심이 악화되고 있다고 파악된다. 여기에 북부 지역에서는 수해도 발생해 사람들이 힘든 2016년을 보냈다. 또 이러한 민심을 북한 지도층이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 내용과 주민들의 반응을 대비하면 그러한 추정이 가능하다.
신년사에는 이례적으로 자신의 능력 부족을 자책하는 언급이 있고 핵과 미사일에 관한 새로운 어휘가 많이 등장하였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의 북한 내부 협조자에 따르면 “그 동안 실망이 컸기 때문에 이제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어떤 말을 해도 거의 관심이 없다.” “매년 비슷한 내용이다.” “신년사를 관철하자는 행사도 거의 형식화되면서 의미가 없다.”는 반응이었다 한다. 
김정은 위원장의 자책성 발언은 대대적인 숙청과 북한 주민에 대한 부담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 동안 성과를 거두지 못한 탓을 간부들에게 돌리면서 광범위한 세대교체를 추진하게 되고, 간부들은 이를 피하기 위해 주민에게 더 열심히 노력 봉사를 하도록 강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북한 주민만 힘들어지게 되었다. 말로는 인민 경제 향상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고 하면서 핵미사일 개발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붓고 있다.
우리 정부는 2012년 12월 북한이 장거리 로켓과 인공위성을 발사했을 때 발사장 건설, 연구 시설 건축, 발사체 개발 및 제작 등에 투입된 총 비용이 1조원 이상이라는 추정치를 내놨다. 중국산 옥수수 약 250만 톤을 구입할 수 있는 돈으로 북한 주민 1,900만 명의 1년 치 배급량에 해당한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북한이 5차 핵 실험을 한 시점은 9월 9일이다. 라이언록(Lionrock) 태풍에 의한 홍수 피해는 8월 31일부터 9월 2일 사이에 발생했다. 그러니까 홍수 피해가 확산되는 시점에 시행한 이번 핵실험은 내부적으로도 주민들에게 불만의 씨앗이 되었다.”

-모병제와 징병제 전문가 입장에서 의견은
▶“모병제 시행은 시기상조라 생각한다. 요즘 예비 대선 주자들이 이슈화하고 있는데 많은 국가에서 채택하고 있는 모병제의 강점은 자발적 참여, 즉 스스로 지원한 그 적극성에 기초하여 인재 활용에 따른 사회적 비용 부담(탈영, 군기 사고, 병역 비리 등)이 거의 없고, 훨씬 강도 높은 전투 수행 태세를 갖출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방의 의무를 상용화하는 것임으로 전반적인 국민들의 안보 의식을 무디게 할 여지가 크고 양질의 자원을 유인하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급여를 약속해야 하므로 모병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 금년도 육군 병사들의 월 급여는 평균 1인당 20만 원이므로 10명의 급여를 합치면 200만 원이다. 모병제로 전환하여 생명을 담보로 24시간 근무하는 직종인 병사에게 월 200만 원을 지급한다 가정하면, 병력수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병사들에게 지급해야 할 월 급여 총액은 열 배로 늘어나며, 병력수를 반으로 줄인다 해도 다섯 배로 늘어난다.
실제로 현 안보 상황에서 병력수를 반으로 줄일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여건의 나라는 대체로 징병제를 채택하고 있으나 세계적 추세는 모병제이다. 영국처럼 선택적 징병제와 모병제를 혼용하는 나라도 있다.”
-우리 군은 세계적으로 어떤 수준인가
“군사력을 정확히 파악하여 비교하기란 어렵다. 그래서 핵전력을 제외하고 재래식 무기의 정량적 수치에 성능 가중치를 적용하여 비교하자면 우리나라 군사력은 2016년에 세계 11위이다. 한반도 주변국인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이 1, 2, 3, 7위에 포진하고 있다. 그 전 해인 2015년도 순위에서는 우리나라가 7위이고 일본이 9위였다. 일본은 2016년 5세대 스텔스기 시험 비행을 마쳐 네 번째 스텔스 보유국이 되었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최신예함인 이지스함을 6척 보유하고 있다. 우리 해군은 2척의 이지스함을 보유하고 있다.
3,000톤급 이상 전투 수상함 보유량은 세계 1, 2, 3, 4위가 우리 주변국인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이다. 일본이 방위비를 우리보다 높게 책정하더니 드디어 그 순위가 작년부터 우리나라를 앞질렀다. 북한의 군사력 순위는 세계 25위이지만 여기에는 비대칭 전력이 포함되어 있지 아니하다. 
전투 수행 능력은 실제 군사력의 규모와 다를 수 있다. 실전 경험, 훈련과 군사 연습, 정신적 무장, 리더십, 지휘 통제 능력, 사이버 능력 등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소가 존재한다. 
▲경기도 양평 비승사격장에서 실시된 '6·25 상기 한미 육군항공 연합 실사격 훈련'
대한민국 군대에 대한 세계적 평가는 대단히 높다. 우리 국군은 현재 세계 13개 지역에서 1,100여 명이 외국군과 함께 유엔 평화유지활동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 외국군 사이에서 우리 군에 대한 평가가 아주 높다. 2000년 동티모르 유엔군사령부 군옵저버 단장으로 방글라데시 장군이 임명되어 근무하였다. 그는 동티모르에 파병된 10개국 군 중에서 한국군이 가장 우수하다고 내게 자주 말했었다. 한국군 부대와 장병들의 군기, 일사 분란한 업무 처리, 책임감과 열정 등이 인상적이라 하였다.”

-북한과 2차전이 있다면 시나리오는 어떻게 될 것으로 예상하나
▶“북한과 전면전이 발발하면 그 경우, 북한 정권은 종말을 맞게 될 것이다. 핵전이던 비핵전이던 간에 1950년 6.25와 분명히 준비된 상태가 다르다. 한미 연합군은 전쟁에 대비하여 연합 작전 계획 5027과 5015를 매년 심도 있게 연습해 왔다. 해가 거듭할수록 연습의 포커스가 전쟁 후반부, 즉 북한 안정화 쪽으로 많이 지향되고 있다. 이것은 전쟁 도발 시 침략군을 격퇴하고 깊숙이 진군하여 통일을 완성하는 기회로 삼는다는 시나리오 전개를 의미하는 것이다.
초전의 피해는 당연히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초전 피해가 심대하면 반격의 추동력을 잃게 되기 때문에 그 피해를 최소화해야 하며, 이를 위하여 국방부는 KillChain(적의 미사일을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공격으로 잇는 일련의 공격형 방위시스템)과 KAMD(한국형 미사일방어체제) 전력을 구축하고 있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의 햇볕정책과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강경정책의 장단점을 비교한다면
▶“햇볕정책의 장점으로는 한국이 주도적으로 한반도 정책을 구사할 수 있음을 국제 사회에 현시함으로써 국가 역량을 제고시킨 측면이 있다. 한반도에서 냉전 구도를 완화하고 북한 정권의 대남의존도를 높임으로서 대남 압박 정책에 대하여 역 지렛대 역할을 구사할 수 있는 여지를 확보하였다. 햇볕정책의 단점은 북한 주민이 아니라 김정일 정권에 햇볕이 된 정책이라는 것이다. 북한 정권의 사회통제 관리 능력을 지원한 꼴이 된 것이다. 햇볕정책이 실시되는 와중에도 북조선은 연평해전과 같은 무력 도발을 감행하고 계속된 핵개발로 핵실험을 실시하여, 안보 측면에서의 실패 문제가 제기되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비핵개방3000’ 계획은 북한의 선제 핵 포기를 전제로 지원하겠다는 것으로 일견 강경정책처럼 보이나 북한 정권에게 핵 포기는 사실상 항복이나 마찬가지여서 허울뿐인 강경책에 알맹이 없는 경우가 되어 버렸다. 유연하게 대북 외교를 가져갈 여지를 스스로 끊어버린 것이다. 그러나 중요했던 시기는 금강산 피살사건과 김대중 대통령 서거 사이의 기간이었다. 금강산 피살은 우발적인 사건이었다. 외교는 수많은 우발적 사건에서 비롯된 위기에 직면하기 마련이다. 적당한 위기 출구 전략이 필요하다. 민간인 1명이 피살되었으므로 적절한 사과를 요구하고 관광을 중단시키는 등 강경 자세는 필요했다. 하지만 이후 정상화를 위한 전략을 마련해야 했다. 1년 뒤 김대중 대통령 서거 즈음해 북한의 조문 특사가 왔을 때 협상의 메시지가 교환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는데 그것도 그냥 지나쳤다. 
이러한 긴장된 관계는 서해교전, 연평도 포격, 천안함 피격으로 이어졌다. 결국 이명박 정부는 남북 관계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개성공단 폐쇄 등 강경정책은 남북 관계에서 대화를 단절하고 교류를 중단케 했으나 국제 사회의 제재 흐름과 맥을 같이 하여 국제무대에서의 외교적 공조를 부담 없이 전개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하였다.”

-19대 대선 후보들의 대북정책에 어떤 것들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바람직한 방향은
▶“세 가지 대북정책 유형이 있다. 봉쇄 정책, 유화 정책, 포용 정책이다. 현재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하여 취하고 있는 경제 제재, 박근혜 대통령의 개성공단 폐쇄 등은 봉쇄 정책의 일환이다. 일종의 고사 작전이다. 이 작전에서는 틈이 있으면 실패한다. 만약 중국이 동참하지 않으면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없다.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은 유화 정책이다.
유화 정책의 취지는 숨 돌릴 겨를을 부여해서 협상 테이블에 돌아오도록 하는 것이다. 북한은 햇볕정책 아래에서 핵을 개발하고 있었다. 핵을 가지고 협상 테이블에 돌아오도록 할 수는 없는 법이다. 포용 정책은 접근을 통한 변화를 추구한다. 이명박 대통령의 상생ㆍ공영 정책, 정상 국가론 등은 비핵화와 평화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 그러므로 당근과 채찍을 겸비한 원칙 있는 포용정책, 접근하여 변화를 추구하는 정책 방향이 바람직하다. 북한의 변화의 의미는 주민의 변화와 당국 리더십의 변화를 의미한다. 남북 관계에서 북한 당국과의 관계만 생각하면 안 된다. 대북 정책은 당대의 성과위주여서는 안 된다. 일관성과 지속성이 있어야 한다.
북한의 체제 보장, 평화 협정 체결, 핵무기 개발 포기, 미사일 개발 동결을 의제로 대화 제의를 선제적으로 제기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응해오지 않는다 하더라도 국제 사회에 대한민국의 주도적 입지를 알리는 효과가 있으므로 손해 볼일은 아닌 것이다. 북한과의 직접적인 대화의 기회가 없다 하더라도 비공식 채널을 개발해서 소통의 창구는 유지하는 것이 남북한 위기관리 차원에서 유용한 방책이 될 것이다. 만약 이와 같은 제의가 무산된다 하더라도 북한을 개혁 개방으로 유도하는 차원에서 정권 지원이 아닌 주민 지원 형태의 대북정책을 추진하며 여기에 인권문제를 강하게 제기해 북한주민의 민심을 얻는 대북정책이 절실하며 그리고 한·미·일 동맹과 중국과의 협력을 통해 북한을 압박하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대량 탈북 사태 있을 것이라고 보나
▶“대량 탈북 사태라 하니 난민이란 용어와 함께 2015년 터키 해변에 떠밀려온 세 살배기 어린이 시체의 모습이 떠올라 가슴이 아프다. 2000년 동티모르 유엔군 사령부에서 참모장으로 근무하면서 난민의 상태와 무정부의 모습을 목도한 바 있다. 당시 동티모르는 내부 분규로 20만의 난민이 발생하여 유엔이 개입, 분규를 수습하고 국가 재건의 기초를 마련하는 임무를 수행하였다. 대량 탈북 사태는 북한의 상황이 주민들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을 때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상황은 거대한 자연재해가 발생하여 정부의 행정력이 마비되고 생존을 위한 식량과 의료지원이 불가할 때이거나, 내란과 같은 인위적 사태로 인한 무정부 상황 하에서 주민의 안전 자체가 보장되지 않을 때이다. 자연재해는 아무도 예단할 수 없는 것이므로 논외로 한다.
RAND 연구소의 Bennett 박사는 연구 보고서 ‘Preparing for the Possibility of a North Korean Collapse; 북한의 붕괴와 우리의 대비(2013)’에서 북한의 붕괴 가능성을 열거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인가에 대하여 경고하였다. 이 보고서에서 북한은 ‘실패국가’로 수년 내 붕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북한이 붕괴할 경우 한반도는 대규모의 인도주의적 재난이 예상되고 또 이 보다 더욱 심각한 안보적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기술하였다. 우리 정부도 이미 급변사태 대비 계획을 마련하여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있으며, 이 속에는 대량 탈북 사태도 포함되어 있다.”

-외교적으로 한중, 한일, 한미 관계에 대한 향후 발전 방향은
▶“우리가 아무리 강력한 재래식 무기를 가지고 있어도 군사적으로 핵을 가진 북한을 상대하는 건 버거운 일이다. 이것이 바로 국제 사회의 외교적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미국은 물론 중국, 일본과의 공조가 강화돼야 한다. 역사적으로 한중 관계는 굴종적 주종관계에 있거나 대립 투쟁 관계였다. 중국인의 의식 저변에는 중화사상 속에서 한국을 수직적으로 하부에 위치시키고 있다. 우리의 당면 과제인 북한 핵 문제와 통일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중국의 지원이 필요하다 해도 국익을 주장함에 있어서는 굴종적이어서는 절대 안 될 일이다. 한반도가 통일된 후에는 우리의 역량이 커질 것이므로 중국과 관계가 대립적 협력 관계로 발전할 것이다.
한일 관계는 역사적 감정이 앙금으로 남아있고 독도와 위안부 문제가 남아있으나 쌍방이 유연하게 처신한다면 미래 지향적 관계를 구축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한미 관계는 군사동맹 관계가 유지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어쩌면 언젠가 남지나해의 자유항해 작전에 참여를 요구 받게 될는지 모른다. 안보의 축을 한미 군사동맹에 두고 추후 중국의 군사굴기에 대항하려면 한·미·일의 공조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가치관과 이념의 공유가 중요하다. 서로에게 투명성과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 이익에 관하여서는 결코 물러서지 아니하고 당당히 주장하는 당참도 견지해야 하는 것은 외교에 임하는 자의 기본 마음가짐이다.”

-통일은 올 것이라고 보는지 온다면 언제쯤 예상하는지
▶“통일은 반드시 온다. 어느 쪽으로 통일될 것인가가 문제인데 남북한의 국력과 체제 내구성을 비교해 보면 북한보다 남한에게 기회가 올 것으로 보인다. 국가 권력이 국민에게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나라는 체제 내구성이 강하다.
그러면 언제쯤일까? 특정 시점이 아니라 상황에 기초하여 통일의 기회가 도래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북한은 김 씨 일가의 왕조 국가이므로 김정은의 유고는 통치 권력의 공백을 의미하며 정권 붕괴로 발전할 수 있다. 만성적 경제난이 계속되고 주민 통제가 이완되며, 관료들의 부패가 만연하고 고위층에 대한 충성도가 약화되면, 내란과 폭동으로 발전할 수 있다. 김정은의 유고는 건강상 이유도 있겠고 사고, 또는 암살당할 수도 있어서 그 시점을 예단할 수 없다.
이러한 여러 상황들은 급변 사태로 발전하여 진행될 것이며, 남한은 급변 사태 대비 계획에 따라 대응해 나가면 자유민주주의 체제하에서 한반도가 통일될 것이다.”

■한국안보문제연구소는
한국안보문제연구소는 실천적 국가안보 정책과 전략을 연구하고, 한반도 자유 민주 통일을 선도할 이념적 기반을 확산할 목적으로 외교부에 등록된 공익법인이다. 2008년 1월 18일 설립 인가된 이후 학술세미나, 정책제언, 연구서 발간, 연구과제 수행 등의 연구 활동뿐만 아니라, 설립 목적을 구현하기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KINSA Academy를 운영하고 있다. KINSA Academy는 국정 운영의 경험과 강의 능력을 함께 갖춘 각 분야 최고 권위 전문가를 강사로 초빙하여 열 번의 강좌를 제공한다. Academy 학생들은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를 중심으로 한 정부 고위 공직자, 대학과 언론계, 일반 사회 등에서 추천된 우수한 전문 인재 2~30명으로 구성한다. 매년 2개 class, 2월에서 6월까지, 8월에서 12월까지 강의가 진행된다. 금년 2월 13일에 18기 강의가 시작된다. 국가를 운영할 종합적 안목을 가진 국가적 지도자 육성이 그 목적이며 연구소는 미래 지도자 역량 함양을 위한 교육의 장과 네트워크를 제공한다. 홈페이지는 www.kinsa.kr 이다.

프로필
육군 대학 수료국방대학 안보과정 수료 
전남대 경영대학 최고경영자 과정
연대장, 30사단 포병연대여단장, 6포병 여단참모장
동티모르 UN군 사령부사단장
31사단주미국방무관
워싱턴 DC 주한미군기지 이전 사업단장 
現 한국안보문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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