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태 다문화박물관장]다양한 세계 문화가 다문화다

정체성과 다양성의 균형 가진 민족 박물관으로 성장시킬 것

편승민 기자입력 : 2017.02.07 09:21
편집자주이 코너에서는 우리나라 다문화 사회의 현실을 조명해보고, 그 안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들을 함께 고민하여 극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본다. 더불어,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 다문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개선하는 첫 걸발음을 떼고자 한다.

서울 은평구에 있는 다문화박물관을 찾으면 잠시 동안 세계 일주를 할 수 있다. 이곳은 처음 ‘다문화 박물관’이라는 이름만 듣고 가졌던 이미지에 대한 고정관념을 보기 좋게 깨뜨려 주는 즐거운 교실이다. 다문화박물관 김윤태 관장은 “제가 강연을 할 때도 늘 하는 말이 ‘다문화’와 ‘세계 문화’를 분리시켜 생각하지 말자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다문화를 영어로 하면 Multiculture, 즉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뜻한다. 같은 뜻인데도 이렇게 다른 느낌을 주는 건 우리 머릿속에 분명 어떤 이미지가 박혀있기 때문일 것이다.

김 관장은 다문화라는 단어를 바꿀 것이 아니라 다수자인 우리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박물관이라는 공간에서 전시와 교육, 체험을 통해 이렇게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의 변화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우리는 흔히 “내 자식 귀하면 남의 자식도 귀한 법”이라는 말을 한다. 우리의 문화와 사상이 중요한 만큼 다른 나라의 다양성도 존중할 때 비로소 함께 나아갈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다.


-세계다문화박물관은 어떤 곳이고, 언제부터 있었나
▶세계다문화박물관은 올해로 개관 10주년이 됐다. 처음 시작은 마포구 홍대 쪽에서 시작했다. 3~4년차 때 쯤 확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곳 은평구에는 박물관 자체가 없었고, 다문화 콘텐츠도 부족했다. 박물관이 많은 곳보다 오히려 문화가 소외 된 곳에서 도전해보자고 생각해서 만들게 됐다.
세계다문화박물관은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소개하는 곳이다. 현장까지 직접 안내는 못하지만 그곳에 실제 있는 전시물, 기념품, 사람 등을 콘텐츠로 해서 대사관이나 현지 도움으로 그들의 문화와 한국 사람들을 연결 해주는 장이다.

-박물관은 어떻게 구성이 되어 있나
▶1층은 야외 공간을 실내에 옮겨 놓은 것이다. 마포구에 있을 때는 조형물들이 밖에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날씨의 영향을 너무 많이 받았다. 그래서 누구나 날씨와 계절에 상관없이 항상 견학이 가능하도록 건축 당시부터 층고를 높였다. 그래서 각 나라 조형물들을 실내로 들여왔다. 1~2층은 이렇게 국가관으로 각 나라의 대표 상징물로 구성되어 있다. 3층은 특별 기획 전시처럼 테마가 있다. 각 나라의 오르골이라든지 스노우볼, 화폐, 인형, 악기 등이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3층에는 곤돌라가 있는데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가지고 있다고 알고 있다. 내가 베니스를 좋아해서 이 공간은 베니스 테마관으로 꾸몄다.
4층은 체험장이다. 10년 전에는 이런 박물관이 거의 없었는데 체험 박물관에 대한 이야기가 대두될 때 진행했다. 이 층은 체험만 할 수 있는 곳으로 아프리카 춤, 터키 벨리댄스 등을 배워볼 수 있다. 그리고 각 나라 전통 의상 450벌 정도를 가지고 있어서 눈으로만 보는 게 아니라 직접 입어보고 패션쇼도 해보는 공간이 있다. 또, 한 쪽에는 음식 체험을 할 수 있는 곳도 있다. 그 외에 강의나 토론도 할 수 있다. 대학생은 영어로 하거나 현지어를 배우는 친구들은 현지어로 하기도 한다. 대사들의 강의도 많이 한다. 최근에는 대구 경북대에서 온 오만 대사 강의도 진행했다. 마지막으로 5층은 기획 전시실이지만 콘서트도 진행해서 세계 다양한 춤이나 공연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층 중국관 진시황릉 병마용갱/사진제공=다문화박물관


3층 베니스 테마관에 있는 곤돌라/사진제공=다문화박물관
-어떻게 박물관을 만들게 되었나
▶나는 원래 콘텐츠 개발을 해서 박물관 없이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 일을 했다. 억울한 일이나 불공평한 일을 당했던 친구들과 함께 “우리가 문화를 바꾸는 일을 하자”고 해서 학교나 유치원에 가서 문화를 안내하는 일이었다. 그때 나이가 26살 이었는데 많은 어려움도 있었다. 전통 의상을 입고, 의상 체험도 진행하면서 의복과 소품들이 쌓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밖에서 수업을 하다 보니 직접 환경을 꾸며서 체험을 하게끔하면 더 전달이 잘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한 가지 충격을 받았던 일화가 있다. 어떤 카페에 있었는데 한 꼬마가 다른 테이블에 있던 외국인에게 가서 영어로 미국인이냐고 물었다. 그 외국인은 미국인이 아니었는데 다소 불쾌해했다. 그런데 그 아이의 엄마는 무조건 아이가 영어를 잘한다고 칭찬하기 시작했다. 완전히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는 것이었다. 과거 우리는 가령 외국에서 누가 일본인이냐고 물어보면 해명하고 싫어하고 그랬는데 반대로 생각을 못하는 것이다. 그런 점을 고쳐주고 싶었다.
그리고 사실 이름을 ‘다문화박물관’이라고 한 것은 ‘다문화’의 이미지가 다문화 가정으로만 제한되어 있을 때 박물관에 다문화를 넣으면 인식 변화가 되겠다고 생각했다. 교민회나 센터 보다는 박물관 자체가 주는 이미지도 좋고, 전시와 교육을 통해 변화를 줄 수 있겠다고 느꼈다. 그리고 야외에서 전시를 하며 오는 제약들을 실내에서 하면서 극복해보자는 마음과 이 안에서 외국인들이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펼치도록 해보자 해서 시작하게 되었다.

-대중이 인식하는 ‘다문화’와 다문화박물관의 ‘다문화’의 개념이 다른 것 같다
▶다문화 이야기가 나오면 항상 말하는 것이 “세계 문화와 다문화를 분리시켜 생각하지 말자”는 것이다. 아직까지 정치인들이나 관공서에서 조차도 이 두 가지를 분리한다. 특히 ‘세계 문화’라고 하면 영어권 나라를 많이 생각한다. 우리 박물관 이름이 멀티 컬처 뮤지엄이다. 같은 말인데도 희한하게 멀티 컬처는 다문화라는 인식을 안 한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 ‘다문화’라고 하면, 불쌍하고 어렵고 우리가 도움을 줘야하는 대상이라고 생각하고, 우리보다 나은 문화를 ‘세계 문화’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문화 관련 행사도 다수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5년째 다문화 가정 결혼식을 진행했다. 처음에는 일반 스타일의 결혼식을 하다가 현재는 그들의 전통 혼례를 하고 있다. 재작년에는 베트남 대사관, 교민회와 함께 베트남 전통 혼례를 했다. 그것을 비디오로 찍어서 결혼식 앨범과 함께 신부의 친정인 필리핀에 보내줬다. 그것을 받는 사람에게 ‘한국은 우리 딸의 문화를 이해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올해는 필리핀 대사관과 함께 전통 혼례를 진행 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많은 다문화 가정 지원센터들이 했던 일은 주로 다문화 인구의 한국화에 집중해 왔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가 그들의 한국인화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그들의 외가도 존중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외가, 상대방의 고유문화도 우리 문화처럼 존중했을 때 올바른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본다.

-매년 두 쌍 정도의 결혼식이 진행되고 있는데 선정은 어떻게 하나
▶선정 과정에 있어서 잡음이 나면 안 되기 때문에 대상자 선정은 외부에서 받고 있다. 첫해는 다문화 가정 지원센터로 부터 받았다. 이 외에도 구청에서 다문화 가정을 담당하는 가정복지과라든지, 교민회, 최근에는 대사관으로부터 지원을 많이 받고 있다. 두 쌍을 진행하는 이유는 다문화 결혼식 히스토리를 보면 알 수 있다.
내가 예전에 한 다문화 가정 결혼식에 초대를 받았다. 거기서 50~100쌍이 결혼하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한여름 땡볕 아래서 대기시키고, 보통은 딱 맞는 드레스를 입는데 본인이 고르지도 않은 안 맞는 옷을 입고 본인이 모르는 하객들에게 인사하는 것을 보면서 ‘누구를 위한 결혼식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신부는 결혼식의 꽃인데 많은 사람들이 우리 중심의 사고를 하다 보니 생기는 결과다. 우리는 신부가 많은 결혼식은 원치 않으면서 그들은 왜 그렇게 하도록 할까 라는 창피함이 밀려들었다.
그래서 박물관 공간이 있으니까 내가 한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고 나서 한 모임에서 그런 결혼식을 진행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끝나고 몇 분이 날 찾아왔다. 공교롭게도 그 중에 3명이 웨딩 관련업체 CEO였다. 웨딩홀, 한복 디자이너, 스튜디오 사업을 하는 분들이었다. 그렇게 큰 조력자를 만나게 됐고, 그분들과 몇 분 다른 지인들의 도움으로 첫해는 4쌍을 진행했고, 지금은 두 쌍을 하고 있다. 지금은 박물관을 사랑해주는 사람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회사 단체가 아닌 개인들이 1년에 한 번씩 행복해지는 남을 돕는 일을 하자는 좋은 취지에서 하고 있다. 그리고 10년 후에 10개국 결혼식을 완성하면 그 콘텐츠를 전시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다문화가정 베트남 전통결혼식/사진제공=다문화박물관
-다문화 인식 실태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구분하지 않고 분리하지 않으려고 해야 한다. 다문화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문화 가정 엄마들이나 자녀들이 아니라 바로 대다수 국민들이다. 한국 다문화 사회의 다수는 우리다. 그런데 우리를 배제하고 이야기 하다 보니 해결이 안 된다. 예산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단기간 다문화 예산이 급증했지만 문제는 현실을 정책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우리의 인식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길 사람이 아니라 안아줄 사람의 교육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다수자의 교육이 필요하다. 보통 사람들에게 가고 싶은 나라, 혹은 좋아하는 나라를 선택하라고 하면 매우 제한적이다. 세계에는 자그마치 200여 개의 나라가 있다. 어떤 사람은 200개, 어떤 사람은 300개라고 이야기한다. 그럼 그 200개 나라 이름을 읊어 보라고 하면 정작 30개를 못 넘긴다. 우리는 이렇게 우리가 알고 있는 식의 이해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아프리카는 50개국도 넘는 나라가 있는 큰 대륙인데도 우리에게는 흑인의 나라, 동물이 있는 곳이라는 이미지로만 인식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알제리, 이집트, 모로코 등도 아프리카에 속한다.
우리가 머리로는 기억 하지만 가슴으로는 변화가 안 되고 있다. 다문화를 자꾸 끄집어내서 세계 문화 속에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아야 변화가 일어난다.

-다문화박물관에서의 체험이 다문화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는데 얼마나 도움이 될까
▶강의에서 그런 질문을 받아서 이렇게 물었다. “다문화 박물관의 이미지는 어떤가?” 다문화라는 것은 결코 우울하거나 도와주어야하는 이미지가 아니다. 다문화 가정 엄마들은 다문화라는 말 자체가 지긋지긋하다는 말을 한다. 하지만 나는 이름이 아니라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힘들다고 본다. 그리고 다문화박물관을 한 번 방문하고 나면 조금이나마 생각이 바뀔 것이라고 본다.
우리 박물관에서는 전시를 통해 다양한 나라 문화의 장점을 보여주고 있다. 볼리비아나 파라과이처럼 나라가 작아도 거기에 우수한 문화가 있으면 더 선택해서 안내하기 때문에 인식이 많이 바뀐다. 한 예로 예전에 콩고민주공화국 문화를 인천공항 내 어린이집에 소개한 적이 있다. 콩고는 내전 국가로 아직도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국가다. 그런데 수업을 하고 나서 2년 후에 아이들이 가장 가보고 싶은 나라 1위가 콩고가 되었다. 상당히 충격이었다. 공항 관계자 자녀들이 많이 다녀서 해외를 많이 나가는데 아이들이 그런 문화에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신선했다고 한다. 그것만 보아도 잘 알지 못했기 때문에 갖는 편견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문화 가정 엄마들의 나라를 제한하고 분리시킬 것이 아니라 멀티 커쳐 속 세계 문화로 이끌어 내줘야 한다. 지금은 개인이 국가를 선택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안현수처럼 금메달을 위해 러시아로 갈수도 있고, 반대로 평창올림픽 때문에 귀화하는 외국인들도 있다. 많은 한국 사람들이 해외에서 살기를 원하기도 하고, 반대로 한국이 좋아서 들어오는 외국인도 많다. 다문화는 다문화 가정으로 제한할 것이 아니라 다문화 사회로의 전환을 준비해야 한다. 각 분야에서도 다양한 외국인들이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려운 가정에만 포커스를 맞춘다면 균형이 맞지 않고, 현장과 맞지 않는 정책들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래서 다문화사회를 준비해야 하고 다양한 이유에서 온 외국인들이 함께 어울려서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앞으로는 어떤 교육과 체험이 한국을 선진 다문화 사회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가
▶세계적으로 나라마다 민족 박물관이 있다. 민족 박물관은 다문화 박물관이라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균형이 중요한데 정체성과 다양성의 저울로 봤을 때 우리나라는 정체성으로 너무 기울어져 있다.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이나 영국 대영박물관은 콘텐츠의 80%가 타국 전시다. 종로 1km 반경 안에는 농업, 쌀, 역사, 대한민국 역사, 민속, 한양도성 박물관 등 외국인 입장에서는 우리 정체성만을 알리는 박물관들이 거의 대다수다. 이렇게 균형이 무너져서 이걸 좀 맞출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배에는 밸러스트 탱크가 있다. 물로 인해서 균형을 잡는 탱크인데 균형이 깨지면 배가 침몰한다. 우리가 많은 부분들에 있어 우리의 시선에서 하는 질문들이 많다. 우리는 외국 갈 때 음식 싸들고 가면서 외국인들에게는 한식을 강요를 하거나 하는 이런 모든 것들이 균형이 깨진 것에서 비롯한다.
다문화 사회에서 중요한 것은 전시나 교육 콘텐츠도 중요하지만 인식 변화가 제일 중요하다. 전시나 교육, 체험을 통해서 바뀔 수도 있지만 알고 있는 것에 대한 변화가 제일 중요하다. 그럼 박물관이 어떤 노력을 할 것이냐. 잘 알려지지 않은 나라에 대한 소개, 왜곡된 나라에 대한 소개가 필요하다.
메르스가 오만 낙타에서 왔다 했을 때 우리 박물관에서는 오만 전시도 했다. 이란도 핵무기 문제인데 페르시아 전시도 했다. 우연치 않게 그들에게 해명을 할 수 있는 기회이자 다른 이슈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다. 모든 중동의 국가가 IS가 아니지 않은가. 하나만으로 전체를 보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전시 자체가 너무 어렵거나 무게감이 있으면 문을 닫아버리고 동기부여가 안 된다. 체험은 전문성보다 다양성으로, 테마는 유학이 아니라 여행이다. 여행은 즐거워야 한다. 여행은 하나를 깊이 있게 배우기보다는 다양한 나라를 가보고 싶어 한다. 어떤 사람은 꽂히면 정착하거나 유학가기도 하고. 그 다음의 문제는 문화원이라든지 유학을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박물관은 그런 하나의 장을 만드는 역할이다. 그런 행보를 해 나갈 생각이다.


-정부의 문화·예술 정책은 국민의 인식 변화와 정립에 큰 영향을 미친다. 새롭게 필요한 정책은 무엇일까
▶요즘 시기에 좀 어려운 이야기긴 하다. 혹자는 말하길 문화에 지원은 해야 하지만, 문화에 지원된 예산을 검열해선 안 된다는 기본 원칙이 있다고 한다. 나는 문화 또한 중립적인 요소를 가져야 한다고 본다. 만약 정치나 역사가 관여하면 일본 콘텐츠를 다루지 못한다. 그리고 종교가 관여되면 이슬람 전시를 못한다. 역사는 역사학자에게 맡기고, 정치는 정치가에 맡겨야 한다. 너무 한쪽으로 편향되면 균형이 깨진다. 타 종교도 알아야 나의 종교도 존중이 된다. 마찬가지로 타문화 존중이 우리나라 문화도 존중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우리나라에 다문화 가정이 많이 생기면서 가장 빠르게 이루어졌던 일은 다문화 가정 지원센터가 전국적으로 생긴 것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건강 가정 지원센터를 겸하다 보니 다문화 역사가 짧은 상태에서 역할이나 행보가 천편일률적으로 똑같았다.
이제는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커서 군대도 가고, 학교도 갈 테고, 사건·사고들이 있을 것이다. 다문화 가정 엄마들도 아이들도 두 가지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가장 큰 장점이다. 그들은 문화를 연결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고, 두 언어와 문화를 가지고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할 수도 있다. 그런데 한국 안에서 구분 짓고 우리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안 된다. 그들을 무한한 잠재 가능성 있고 훌륭한 인재로 봐야 한다.
다문화 가정 엄마들이 다양한 이유로 한국에 오는데 불쌍하다는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볼 것이 아니라, 한국에 사는 귀한 자산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들이 다문화 사회 중심 일원으로서 기여하는 전문인들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정책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다문화박물관이 만 10년이 되었다. 10주년을 기념한 특별 기획전도 준비하고 있나
▶매년 많은 기획 전시를 해 왔는데, 나는 특히 스마트화에 앞장섰다. 많은 박물관들이 여전히 아날로그적인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다문화박물관은 비콘 기능을 사립 박물관 최초로 도입했다. 비콘(Beacon : 근거리 무선통신)은 QR을 넘어선 개념이다. QR코드처럼 일일이 찍는 것이 아니라 어플을 깐 스마트 기기가 일정 반경 안에 들어오면 자동으로 정보가 노출되는 것이다. 올해도 역시 스마트 특화 전시를 해볼 생각이다.
기획 전시는 두 가지를 생각 중이다. 첫 번째는 세계의 경찰에 대한 전시를 해보고자 한다. 각 나라의 경찰을 보면 옷도 다양하고 사인물, 언어, 대표 상징, 국기도 들어간다. 이탈리아 경찰복 같은 경우에는 패션으로 아주 뛰어나다는 특징이 있다. 세계의 경찰 전시를 통해 딱딱하고 무거운 이미지를 바꿔보고 싶고, 문화와 관련된 경찰복의 변천사를 보여주고 싶다. 두 번째는 ‘거리의 악사’라고 해서 세계 다양한 거리의 악사들을 보여주면서 음악과 무용과 악기를 접목해서 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다문화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우리가 이제는 제대로 균형 잡힌 다문화 사회를 준비했으면 좋겠다. 우리의 정체성도 중요한 만큼 그들의 다양성도 존중해주었으면 좋겠다. 예전에는 연애할 때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다는 게 이해가 안됐다. 하지만 메르스와 세월호를 겪으면서 내 목숨같이 생각하는 박물관을 닫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다. 그 때 정말 많은 분들이 나의 그늘이 되어줬다. 다문화박물관은 현재 굉장히 적게 협회 지원만 받고 있다. 어려울 때 햇빛도 가려주고 산사태를 막아줄 수 있는 나무가 필요하다. 다문화는 중요하기 때문에 내가 떠나도 유지되는 박물관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이것이 공론화가 되고, 다문화박물관이 민족 박물관으로 성장을 했으면 좋겠다. 많은 나무들이 심어져서 다문화 그늘에서 우리든 다문화 가정이든 세계 문화인들이든 관람객들한테도 휴식이 될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
관람객들에게 바라는 점은 국립 박물관을 기준으로 사립 박물관을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왜 유료냐는 이야기를 하는 분들도 있는데 사립은 개인이 운영하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다. 그런데 국립과 비교해서 시설이나 제도, 환경에 대해 요구가 들어오면 다 만족시켜 드리기가 어렵다. 하드웨어보다는 안에 담겨져 있는 콘텐츠의 가치를 보는 시선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구동존이(求同存異)”라는 말을 하고 싶다. “다름은 다름대로 두고, 같음을 추구하자”는 것이다. 다른 것을 같게 만들 때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광화문에 우리의 정체성 박물관들과 더불어 다양성 박물관도 같이 있다면 세계인들이 관광이든 어떤 이유로든 한국을 만났을 때 ‘우리의 이야기를 해주는 곳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 김윤태 다문화박물관장
–– 1976년 7월 17일생
––세종대학교 음악대학 성악 학사
––국민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육 석사
––국민대학교 문화교차학 인문학 박사
––現 서울특별시 사)세계문자연구소 상임이사
––現 서울특별시 박물관 협의회 상임이사
––現 (주)다문화친구들 대표
––現 주한대사박물관장
––現 세계다문화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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