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역할 담당할 특별 기구 설치해야"

(사)한국정치법학연구소·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인수위 없는 차기정부 출범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 개최

홍세미 기자입력 : 2017.02.20 20:16

▲(왼쪽부터)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노동일 교수, 한겨레 성한용 선임기자, 청주대학교 송기복 교수, 국민대 조경호 교수, 박상철 한국정치법학연구소 이사장, 손혁재 교수, 장훈 중앙대학교 교수, 국회 입법조사처 조규범 조사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이 인용되면 조기대선을 치른다. 대통령이 궐위된 경우, 60일 이내 후임자를 선출할 때 당선된 후보는 ‘당선인’ 신분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대통령이 된다. 정부 출범 전, 국가 기조를 세우고, 공약을 정책으로 만들고, 어떤 요직에 누구를 등용할지 정하는 '인수위원회'가 없다는 의미다.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20일 국회에서 ‘인수위 없는 차기정부 출범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인수위 역할을 할 수 있는 별도의 기관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과 ‘정당이나 캠프 등 기존 시스템에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이날 토론회 축사에서 “조기 대선이 현실화되면 인수위 없이 임기를 시작해야하는 상황”이라며 “좋은 정부와 좋은 대통령은 꼼꼼한 준비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거안사위(居安思危)’라는 말이 있다. 편안할 때조차 위태로움을 대비하라는 의미다. 어두운 터널을 지나 대안 모색하는 소중한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조연설에서 “대통령이 탄핵되면 60일 내에 대통령 선거 선출해야 한다”라며 “조기 대선으로 선출된 대통령은 당선인 기간을 거칠 수 없고, 당선된 시점부터 임기 시작이다. 인수위원회없이 바로 대통령직을 맡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참여정부 인수위 부위원장을 맡았을 때 ‘이제 그만 종료되거나 중단돼야할 정책’, ‘수정·보완할 정책’, ‘지속적으로 강화돼야할 정책’, ‘지금까지는 없었던, 새롭게 추진해야 할 정책’등 네 분야로 나눠 분석했다”라며 “업무 매뉴얼을 만들어 진행돼 각 부처 공무원들이 혼선을 빚지 않고 새로운 정부 정책을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한편 박근혜 정부의 인수위는 ‘불통 인수위’로 비판을 받았다. 그런 비판들이 오늘의 국가적 불행과 이어져왔다고 생각한다”라며 “인수위만큼은 공개적으로 많은 사람이 참여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박상철 한국정치법학연구소 이사장은 주제발표에 앞서 “숨 가쁘게 돌아가는 국가 상황에서 인수위원회가 없다는 것은 위험한 상황”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서는 대선 후보자들도 충분히 숙지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국민대학교 조경호 사회과학대학장은 주제발표에서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 당선인은 취임 전 정권을 인수할 ‘전략기획팀’ 구성에 대해 기초적인 구상이 돼있어야 한다”라며 “새 정부의 국정 방향을 세울 전략기획팀 구성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조 교수는 “대통령은 당선된 이후 5천명정도 고위직 인사를 할 수 있다”라며 “전략기획팀에서 미리 다양한 경로를 통해 누구를 임명할지 자문을 받고, DB를 구축하는 작업을 진행해 둬야한다”고 역설했다.

손혁재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권한을 가지고 활동할 수 있는 ‘특별기구’를 국회에서 만들어야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내각인사, 정부조직개편 등 인수위가 할 일을 국회에서 해야 한다”라며 “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든, 모든 정당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합리적인 안을 국회에서 만들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손 교수는 “특별기구가 짧은 기간 맡은 바 임무를 다하기 위해서는 당선인과 국민 모두 신뢰하는 사람들로 구성해야 한다”라며 “특별기구를 구성할 때 투명성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인수위원회 없는 정부 출범이 ‘위기’가 아닌 ‘기회’일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노동일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오히려 현재 상황이 좋은 기회일수도 있다. 과거 인수위 과정이 너무 요란했다. 거기서부터 참사가 생겼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 교수는 “공식적인 조직, 즉 당에서 미리 정부 출범을 준비하면 큰 문제가 없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실 후보들이 개별적으로 캠프를 구성해서 선거를 치르는 것은 공식적인 당 조직을 무력화하는 것”이라며 “과거를 보면 캠프가 인수위까지 넘어와 문제가 발생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인수위 없는 상황이 오히려 ‘비정상의 정상화’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성한용 한겨레 선임기자는 차기 정부가 연정형태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성 기자는 “조기 대선한다면 당선인은 곧바로 대통령이 된다. 이들은 당장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한 총리, 비서실장, 수석비서관 등과 함께 일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성 기자는 “만일 새 대통령이 정부조직을 개편하라면 정부조직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어느 당도 과반을 넘기지 않아 쉽지 않을 것”이라며 “1997년, DJP연합 때 ‘김대중은 대통령, 김종필은 총리’로 합의문을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당시 대선에서 패배한 한나라당이 국무총리 임명동의를 바로 해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차기 정부는 현재 시국을 수습하고 국정을 안정시켜야하는데 다른 당의 협조를 마냥 기다릴 수 없다”라며 “대안은 ‘연립정부’형태로 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더불어민주당(121석)과 국민의당(38석), 정의당(6석)이 합하면 165석으로 과반 이상이 가능하다”라며 “바른정당과는 정책 연대정도는 할 수 있겠고, 자유한국당과는 박 대통령 탄핵으로 실시되는 대선이니 연정할 명분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기복 청주대학교 정치안보국제학과 교수는 ‘대통령국정기획위원회’ 명칭으로 특례기구를 신설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송 교수는 “헌법과 법률에 따르면 대통령 궐위로 인한 선거 다음날 당선자가 결정되면 그 즉시 임기가 시작돼 인수위원회를 구성하고 운영할 신분이 배제된다”라며 “대통령 임시개시 후에도 일정기간, 이를테면 45일 이내 인수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할 수 있도록 현행 인수위법에 특례 규정을 두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만일 인수위법 특례조항 신설을 위한 법률개정이 되지 않는다면, 새정부 출범 직후 대통령국정위원회설치령을 제정해 인수위가 진행하는 업무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훈 중앙대학교 정치국제학과 교수는 “여야 간 협의를 거친 총리가 있어야 한다”며 “그 총리 지명자 중심으로 정권인수가 이뤄져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장 교수는 “새정부가 출범한다고 하더라도 총리중심으로 통상업무가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대통령은 몇가지 핵심적인 사안만 담당해야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규범 국회입법조사처 법제사법팀 조사관은 “국민 대다수가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정부조직 개편안을 빠른 시기 내에 만들어야 한다”라며 “이를테면 정부조직개편위원회를 구성, 문제점은 무엇이고 정부조직을 통한 개편안을 만들어놔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차기 정부는 인수위 없이 출범하기 때문에 인사를 내정할 때 바로 투입 가능한 전문인력을 다양한 채널을 통해 확보해야 한다”라며 “독립적인 중앙인사기구에 기초, 상시 인사검증을 실시해 필요한 시기에 적기 인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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