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희 정치살롱]“매니페스토 10년을 말하다”

이종희 교수입력 : 2017.03.09 09:37
▲<좌측부터 김영래, 전영기, 이종희, 유문종, 이현출, 서인덕> 사진: 김동일 제공
<좌측부터 김영래, 전영기, 이종희, 유문종, 이현출, 서인덕> 사진: 김동일 제공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은 지난달 “매니페스토 10년을 말하다” 토크쇼를 개최했다. 선거연수원 이종희 교수가 사회를 맡았고 패널로는 한국 매니페스토 도입 원년 멤버인 김영래 아주대 명예교수, 전영기 중앙일보 논설위원, 이현출 단국대 교수, 유문종 수원시 지속가능도시재단마을르네상스센터장, 서인덕 선거연수원장이 참석했다. 토크쇼는 한국 매니페스토 도입 10주년 소회로 시작하여 한국 매니페스토 실태 진단, 매니페스토 발전을 위한 주체별 역할 및 제도 개선 방안, 제19대 대선에서의 정책선거 실천과제 순으로 진행되었다.

이종희 교수는 “어원적으로 ‘매니페스토’는 ‘증거’ 또는 ‘증거물’이라는 의미의 라틴어 ‘마니페스투스’(manifestus)에서 파생된 이탈리아어 ‘마니페스또’(manifesto)에서 유래하며, ‘과거 행적을 설명하고, 미래 행동의 동기를 밝히는 공적인 선언’이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매니페스토’(Manifesto)란 선거에 참여하는 정당이나 후보자가 유권자들에게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 이행방법 및 기간, 재원조달 방안, 추진 우선순위 등을 명시하여 구체적이고 책임 있게 공약을 제시하고 유권자는 정당·후보자들의 공약을 서로 비교하여 현명하게 투표하고, 선거 후에는 공약실천과정을 지켜보고 평가하여 다음 선거에서 지지여부를 결정하는 순환구조를 의미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법령정보 (http://law.nec.go.kr/lawweb/index.jsp);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http://www.manifesto.or.kr)
▲김영래 아주대 명예교수

매니페스토 도입 만 10년을 소회하면서 김영래 교수는 “2006년 5월 31일 실시된 지방선거부터 매니페스토 운동을 시작하였다. 2006년 2월 1일 한국매니페스토실천운동 본부 창립대회를 개최하고 전국을 다니면서 매니페스토에 대한 설명, 작성법 등을 설명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요 정당과 협약식을 했던 장면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가 감회가 깊다. 개인적으로는 공천심사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 공천 신청 서류에 <의정활동 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한 것이 의미 있게 기억된다.”라고 말했다.

▲전영기 중앙일보 논설위원

전영기 논설위원은 “매니페스토는 하나의 약속이자 검증, 평가, 계약이다”, “자동차로 따졌을 때, 과거에는 매니페스토 운동이 선택사양이었다면 지금은 기본 사양이 되었다”고 매니페스토의 변화를 회고하며 매니페스토 확산을 위해서는 여전히 선거관리위원회, 시민단체 및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현출 단국대 교수

이현출 교수는 “매니페스토 운동은 백지 위임식의 한국선거를 주권자와의 계약으로 승화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매니페스토 운동은 민주주의 제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책임성(accountability)을 확보할 장치를 마련하였으며, 유권자가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반응하는 정치(responsiveness)가 가능하도록 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서인덕 선거연수원장

서인덕 원장은 “한국 매니페스토가 10년간의 선거 과정을 거치면서 정책선거 구현을 위한 지렛대 역할을 해오고 있으며 일상생활에까지 접목되고 약속과 실천운동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감회가 남다르다. 다만, 매니페스토 이해수준, 후보자 선택기준, 당선자 공약이행 수준 등을 고려할 때 가야 할 길이 아직 멀어 약간의 아쉬움과 회한도 남아 있다. 그럼에도 모 언론 관계자가 제가 추진했던 ‘그 당시 매니페스토 방향성과 강도가 좀 무리하지 않나 여겼는데, 현 정치적 상황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할 때 방향성이 옳았다’고 말했을 때 개인적으로 다소 위안이 된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진 한국 매니페스토 실태진단 토론에서 이현출 교수는 “대통령·지방자치단체장 후보들은 현행 공직선거법 66조에 의해 각 공약사업의 목표·우선순위·이행절차·이행기간·재원조달방안을 선거공약서에 게재해야 한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은 해당하지 않는다는 문제가 남아있다. 국회의원과 지방의원에 대한 매니페스토 적용확장 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며 아울러 실제 선거운동 기간이 너무 짧고, 선거일이 임박하여 정당이 후보를 공천하기 때문에 제시된 공약을 검증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문제점도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공직 후보자 등록 기간을 선거일 30∼50일 전으로 앞당겨 후보자들이 매니페스토를 제대로 제시하고 이를 검증할 시간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한 제도개선 과제”라고 하였다.

▲유문종 수원시 지속가능도시재단마을르네상스센터장

한국 매니페스토 발전을 위한 주체별 역할 및 발전방안에 대해 유문종 센터장은 18세기 영국 철학자 루소의 “시민은 선거기간에만 자유롭고 선거가 끝나면 노예로 돌아간다”라는 말을 인용하며 역전된 역할을 바로잡기 위한 시민단체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다가올 제19대 대선을 위한 과제로 “조기 대선이 이루어질 경우, 짧은 시기에 선택을 해야 하므로 모든 후보자와 정당은 당선 후 100일 긴급 정책과제, 180일 주요정책과제 등을 반드시 결정하여 유권자에게 약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영기 논설위원은 매니페스토의 생명은 목표, 우선순위, 기한, 절차, 방법, 이 다섯 가지라고 밝히며, 모바일 매체를 바탕으로 한 공약은행 부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공약은행은 각 지역 특색에 맞는 희망 정책을 유권자가 직접 제안하고 정당·후보자에게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현출 교수는 포퓰리스트를 주의해야 하며, 후보자 간 토론의 활성화를 강조하면서 후보자 공약 검증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또한, “유권자들이 제대로 후보자를 선택할 수 있는 바탕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며 인프라 구축의 필요성을 상기시켰다.

김영래 교수는 “유권자는 단순하지 않다. 유권자는 소비와 생산을 동시에 하는 복잡한 존재이기에 이를 고려하는 후보자들의 매니페스토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제19대 대선 매니페스토 실천 과제로는 “네거티브 캠페인이 아닌 포지티브 캠페인이 핵심이다. 유권자로부터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하며, 따라서 매니페스토는 실현 가능성이 있는 구체적이고 재원 조달 계획도 담보된 참 공약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인덕 원장은 제19대 대선에서의 정책선거 실현과제에 대해 “선거관리위원회는 먼저, 후보자의 정책공약 검증이 이루어지도록 언론과 시민단체, 학회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며, 또한, 공약개발단계부터 검증, 평가까지 유권자가 직접 참여하는 유권자 중심의 매니페스토를 추진할 예정이다. 두 번째, 정당과 후보자의 참여를 견인하기 위해서 정당과 후보자가 정책공약을 발표하고 정책경쟁과 공약이행을 실천하겠다는 온라인상 협약의 장도 필요하다면 마련할 예정이며, 세 번째, ‘정책공약알리미사이트’를 통해 정당과 후보자의 대표 공약을 게시하는 것은 물론, 각종 SNS를 통해 정당과 후보자의 정책공약을 알리고, 사전 투표개시일 전 7일부터 개시일 전일까지를 정책공약 바로 알기 주간으로 설정하여, 공약을 살펴보고 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캠페인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토크쇼를 마무리하며 유문종 센터장은 현재 직접민주주의 참여가 늘고 있고 또한 계속해서 확대될 것이라며 선거 혁명의 필요성을 언급하였고, 전영기 논설위원은 매니페스토는 창조품이자 생산품이며 정책선거 실현을 위한 ‘공약 앱’이 실현돼야 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하였다.

서인덕 원장은 “변화와 희망이라는 국민적 요구와 매니페스토에 대한 정책적 수요가 국민적 참여와 화합을 통해 잘 녹여진다면 정책이 중심이 되는 아름다운 선거가 실현되고, 결과적으로 국민이 행복한 세상, 행복한 대한민국이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 이번 선거의 특징상 세계에서 집중적인 조명을 받을 가능성이 높으ㄹ므로 매니페스토를 세계 속으로 전파·확산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며 주권자인 유권자들이 매니페스토 운동에 적극 참여해 주길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 <좌측부터 전영기, 유문종, 김영래, 이종희, 서인덕, 이현출> 사진: 김동일 제공

이번 토크쇼를 기획한 선거연수원 장재영 교수기획부장은 “매니페스토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당과 후보자는 제대로 된 정책과 공약을 책임감 있게 제시하고, 유권자는 정책과 공약을 비교, 평가하여 현명하게 투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매니페스토 정책선거 업무를 총괄하는 중앙선관위 임병철 정당과장은 “올해 대통령선거에서 매니페스토 정책선거가 더욱 활성화되기를 희망하며, 매니페스토는 성숙한 선거문화발전과 풀뿌리 민주주의 토착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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