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압의 틀을 깨고"…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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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전북 전주시 영화제작소에서 열린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충직 집행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2017.3.27/뉴스1 © News1 문요한 기자

'표현의 해방구'를 내세운 전주국제영화제가 억압과 틀에서 벗어난 다양한 소재와 기법의 영화들을 소개한다.

(재)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이충직)는 27일 오전 10시30분 전주영화제작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및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이 자리에는 김승수 전주시장 겸 조직위원장, 이충직 집행위원장, 김영진 수석 프로그래머, 장병원이상용 프로그래머가 함께해 영화제의 방향과 특징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이어갔다.

올해 영화제는 '블랙리스트'에 오르는 등 현 정권 아래서 억압받아온 문화예술인들에게 숨통을 틔워주는 '영화제'로 그 위치와 정체성을 확고히 다지고자 '영화 표현의 해방구'란 슬로건을 반영한 작품과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개막작은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한 일디코 엔예디 감독의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 몸과 영혼'이 선정됐다. 작품은 헝가리 영화세계와 더불어 예술영화가 어떻게 인간의 육체와 영혼을 설명해 줄 수 있는 지를 면밀히 보여준다.

폐막작은 워터보이즈, 스윙걸즈 등 국내에도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서바이벌 패밀리'로 확정됐다. 영화제 측은 올해 영화제에 일본 영화가 두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일본 사회의 분위기를 잘 전해주고 있는 서바이벌 패밀리를 폐막작으로 선정했다.

국제경쟁은 최근 여성 감독의 활약이 두드러진 만큼, 10편 가운데 5편을 여성감독의 작품으로 선정해 선보인다. 또 올해는 영화제 최초로 국제경쟁 부문에 한국영화 1편을 선정했으며, 영화제가 주력한 지역이었던 라틴아메리카의 작품도 3편을 반영했다.

한국경쟁은 극영화들이 점차 연성화 돼 가고 있는 가운데 장르적 관슴이 덜 보이는 영화들과 다큐멘터리 작품을 포함해 배치했다. 특히 다큐멘터리 작품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더라도 필연적으로 사회적 문제나 현실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작품들을 위주로 구성했다.

한국단편경쟁은 유행에 치우치지 않는 참신한 도전이나 실험정신이 두드러진 작품들을 위주로 정했다. 특히 올해는 최초로 지역영화 발굴과 성장을 위해 공모를 거쳐 1편의 작품을 선정해 단편경쟁작으로 반영했다.

전주시네마프로젝트는 한국독립영화의 동면기를 깰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자 3편 모두 한국영화로 선정했다.

특히 올해는 '표현의 해방구'라는 슬로건을 잘 반영할 수 있는 섹션인 프론트라인을 신설해 운영한다. 이 섹션에서는 시리아의 IS의 탄압에 맞선 저널리스트의 활동을 담은 작품과 같은 영화 소재 선택에 있어 우리 사회에 논쟁적인 화두를 던지는 다큐멘터리 영화들을 선보인다.

월드 시네마스케이프:스펙트럼 섹션은 주로 10대들의 눈을 통해 바라본 작품들이 다수 배치됐으며, 월드 시네마스케이프:스펙트럼 마스터즈는 자크 리베트의 초기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습작들'이란 작품이 배치돼 기대를 모은다.

코리아 시네마스케이프는 'MB의 추억'으로 화제를 모은 김재환 감독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소재로 만든 영화 '미스 프레지던트'부터 가수 보아의 영화 데뷔작 등 기대작이 다수 포진돼 있다.

익스팬디드 시네마는 영화 기술적인 측면에서 양적 질적인 확대를 모색한 작품들을 배치한 가운데 실험영화의 대가 패트릭 보카노프스키부터 전설적인 유럽의 실험영화 작가 보리스 레만의 작품까지 수준높은 작품들이 소개된다. 시네마 페스트 섹션에서는 대중적 취향과 문법을 가진 작품들을 선정했으며, 특히 일본 영화의 강세가 두드러지는 섹션이다.

이밖에 지난해 칠레에 이어 올해는 이탈리아의 젊은 감독들의 작품을 면밀히 볼 수 있는 섹션을 마련해 소개하고 있으며, 야외 상영 무대인 전주 돔 상영을 통해 일반 대중과 호흡할 수 있는 다양한 영화와 프로그램을 선정해 소개할 계획이다.

김영진 수석 프로그래머는 "지난 몇 년 동안 전주영화제 뿐 아니라 다수의 국제영화제들이 상영작 선정에 있어 (정권의 저지 등의 이유로)어려움을 겪어왔다"며 "하지만 그간 크고 작은 외압에도 꿋꿋하게 정신을 이어 온 영화제인 만큼, 올해는 그 스펙트럼을 넓혀 금기를 넘어서는 과감한 영화를 상영하는 영화제로 위치를 공고히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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