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괴산군 청안면의 김·김자반 전문생산업체인 농업회사법인 한백식품(주)의 박향희 대표(48·여)는 옛날 어머니들이 자녀들에게 구워줬던 전통의 김 맛을 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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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백식품 박향희 대표.© News1 |
◇ 가정주부에서 노점상으로…여성CEO 박향희로 우뚝
2002년 청주 육거리 시장에서 맥반석 손 구이 김 노점상을 시작한 박 대표는 2012년 한백식품(주)을 설립했다. 시장 노점상으로 시작한지 13년의 노력끝에 기업을 세우게 된 것이다.
이 회사는 청주를 떠나 2015년 현재의 괴산군 청안면으로 공장을 신축?이전했다. 공장은 연면적47800㎡ 규모로 사무실과 생산공장 등을 갖추고 있다.
처음 괴산으로 공장을 옮길 때 직원은 21명이었으나 현재는 38명으로 늘어났다.
박 대표는 노점상을 하기 이전 남편의 사업 실패로 3억원 상당의 빚을 지게 됐다. 보통직장인 월급으로는 빚을 갚을 수 없다고 생각한 그녀는 청주 육거리 시장에서 맥반석 위에 구워 파는 김 장사를 시작했다.
맥반석에 직접 구운 김은 특유의 향과 바삭함으로 시장 내 명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2006년 SBS ‘생활의 달인’에 소개되면서 김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고 전국에서 택배주문이 밀려오는 등 인기를 끌었다.
하루도 쉬지 않고 김을 구워 팔아온 박 대표는 남편의 빚을 어느정도 해결하자 2년 후인 2008년 청주 육거리시장 인근에 소규모 김 제조 공장을 차렸다.
제조공장 규모는 자신이 살던 집에 차려 놓은 말 그대로 소규모였다. 같이 일하던 직원도 본인을 포함해 2명 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제조공장을 차리고 난 후 노점에서 김을 팔 때와는 사정은 전혀 달랐다.
공장관리나 세금문제 등 전혀 해보지 못한 문제들이 박 대표 앞을 가로 막았다. 또 대형마트 진출이라는 과제도 큰 부담이 됐다.
박 대표는 어려움에 봉착했지만 포기 대신 문제 해결에 매달렸다. 모르는 것은 주변 지인들의 도움을 얻어가며 오로지 배우는데만 열중했다.
김을 구울 때 발생하는 연기를 없애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배우고 얻은 지식을 동원해 설비 개발에 몰두했다. 3년의 연구 끝에 성공하고 특허까지 받아내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를 밑천 삼아 2010년께 ‘박향희 구이구이 김’이라는 브랜드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이런 본격적인 사업이 농업회사법인 한백식품(주)이 되는 밑거름이 됐다.
한백식품은 현재 롯데마트, 농협하나로마트, 이마트에 입점하는 등 20여개의 체인점을 갖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2016년에는 연매출 70억여원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 2015년에는 우수여성 기업인으로 선정돼 19회 여성기업인의 날 기념식에서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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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백식품 전경.© News1 |
◇ 무방부제·무색소·무인공향신료…웰빙 김으로 승부
한백식품(주)의 박향희 김은 차별화된 전략을 갖고 있다.
‘박향희 김에는 화학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습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무 방부제, 무색소, 무 인공향신료의 안전한 웰빙 먹을거리를 제공한다.
국내산 최고급 김 사용과 이물질 X-Ray투시기 활용, iso22000(식품안전경영시스템),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인증 등 위생적인 생산 설비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특히 주 제품인 손 구이김과 김자반세트는 1000℃의 고온에서 끓여 불순물을 없앤 순수 소금과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새우, 표고버섯 등 천연 조미료만 사용하는 게 특징이다.
김 구울 때 사용하는 소금은 가스와 간수 등 불순물을 제거한 순수한 것만 사용하고 있다. 구이 김은 신선한 들깨를 엄선해 전통 방식 그대로 직접 착유한 기름을 사용한다.
박 대표는 “어머니가 자식에게 손수 김을 구워주는 마음으로 정직하게 맛 좋은 김을 구워야겠다는 생각으로 품질과 맛에 각별히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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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백식품에서 생산 판매되는 김과 김자반.© News1 |
◇ 미국 H-mart·중국 대윤발마트 진출
한백식품은 2012년 중국에서 열린 한국우수상품전에 참가해 중국 쌀로 밥을 한 후 주먹밥을 만들어 시식하는 행사를 가져 매진하는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덕분에 김자반 부분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중국에서는 대윤발 마트를 시작으로 62곳과 계약을 한 상태로 입점을 중비 중이다. 사드 영향으로 현재 주춤한 상태지만 이 문제는 서두르지 않고 인내와 끈기를 갖고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로 인해 각국에서 판매문의가 쇄도했고 최근에는 할랄인증(이슬람교도 신자들이 먹거나 입거나 사용할 수 있도록 인증)을 받아 인도네시아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이미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박 대표는 할랄시장에서 김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으로 만든 스낵이 인기가 많아 사업 전망이 밝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매년 계획을 갖고 해외 전시회에 참가하고 있다”며 “김과 김자반은 영양가가 높고 맛도 좋아 밥이 주식인 나라는 반찬으로, 그렇지 않는 나라에서는 간식으로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백식품의 입구에는 ‘세계로’라는 이름의 조그만 다리가 있다.
박 대표는 이 다리를 건너며 “한백식품의 김과 김자반이 전 세계인의 식탁에 오르는 날을 꿈꾼다”고 한다.
‘한라에서 백두까지 전국 모든 김의 시장을 잠식해보겠다’는 뜻을 담은 ‘한백식품’이 지난 15년간의 기적 같은 성과를 되돌아보면 그의 꿈은 결코 어렵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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