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가 만난 모두의 변호사]프로보노 주인공, ‘약속’ 지키다

김태우 모두의 변호사 센터장입력 : 2017.04.11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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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선 변호사

모두의 변호사에는 재능 기부 변호사들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그들 중에서 젊은 변호사들은 당찬 질문으로 대담자를 당황하게 만드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한혜선 변호사도 그들 중 한 사람일 것이다. 새내기 변호사가 보는 모두의 변호사를 듣고자 한혜선 변호사를 만나보았다.



-본인의 소개를 부탁한다
▶저는 서울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팬오션 주식회사에서 국제해상운송 운항관리 업무를 수행하던 중 법률가가 되고자 사법시험에 도전하였으며, 짧지 않은 수험생활 끝에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사법연수원을 제45기로 수료한 후 현재 법률사무소 신앤박에서 2년 차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늦깎이 청년 변호사이다.

-변호사가 되기로 결심한 계기는 무엇인지
▶고등학교 시절 미드(미국 드라마) ‘앨리 맥빌’을 보면서 주인공 앨리 맥빌이 일과 사랑에서 좌충우돌하며 성장하는 모습이 너무나 멋져 보인다는 아주 단순한 이유에서 처음 변호사를 꿈꾸게 되었다. 그러나 미드 주인공을 동경하던 꿈은 대학을 입학하면서 자연스럽게 잊혀 졌고 사법시험 준비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어떻게 보면 그때 당시 20대 초반에 단지 미드 주인공의 멋진 모습에 반해서 법률가가 되려고 도전하였다면 힘든 사법시험 준비기간을 통과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인 팬오션 주식회사에서 일하던 중에 법률가의 꿈을 다시 꾸기 시작했다. 팬오션 주식회사에서 담당했던 일은 영업부서에서 체결해 온 용선계약(선박 임대차계약의 일종)과 운송계약을 잘 이행하는 일(operation)이었다. 그런 점에서 저의 첫 직장이 해운회사였다는 것은 저에게는 큰 행운이었다.
해운업은 굉장히 역동적이면서도 운송, 금융, 보험 등 여러 영역이 함께 작용하는 계약의 종합선물세트 같은 업종이기 때문이다. 한 건의 계약에 계약서가 수십 페이지가 되고, 계약 조항마다 수백 년 해운 역사와 판례가 고스란히 녹아있다는 점에 큰 매력을 느꼈다.
그러면서 약속의 기초인 ‘계약’에 대한 흥미가 계속 이어져 결국에는 약속의 집대성인 ‘법’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법조인의 길을 꿈꾸게 되었다.

-법조인으로 걸어온 길을 말씀해주면
▶변호사로서의 첫 직장으로 법률사무소 신앤박을 선택했다. 법률사무소 신앤박은 법무법인 세종을 설립하시고 대한변협 회장을 역임하신 신영무 대표가 기업가 정신으로 또 한 번 여러 사람의 삶의 터전이 될 일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아직 2년 차 변호사이다 보니 법조인으로 혼자 걸어온 길은 미약하여 따로 소개할 것이 없고, 현재 법률사무소 신앤박에서 기초를 닦으며 제가 동경하던 미드의 주인공처럼 하루하루 성장해 나가고 있다.

-법조인으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
▶사법연수원 변호사시보 활동으로 “서울특별시 장애인인권 센터”에서 두 달간 일을 한 경험이 있다. 이때 인권 침해가 발생하고 있는 장애인복지시설에 나가 실태조사를 한 일이 있었다.
당시에 해당 시설이 매우 평온하고 지극히 정상적이며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런 위법도 일어나고 있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는 점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 경험을 통해서 누군가에게 는 평화로운 일상이고 평범한 풍경일 뿐이지만, 그 속에는 큰 소리를 내지 못해 구제받지 못하고 고통 속에 있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법률가로서 사회적 약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조금 더 눈과 귀를 열고 한 번 더 돌아보고, 한 번 더 약자의 목소리를 들어보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는 것을 마음에 새기게 되었다.
* 참고로 이후 해당 시설의 일부 관련자에 대해서는 고소·고발이 있었고 형사 처벌이 이루어졌다.


-국내 변호사 중에 여성, 청년 변호사의 현실은 어떤가
▶사람들이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의 출근길 헤어롤을 바라보던 시선에 존경과 공감이 베어있다고 느꼈다. 그리고 자신의 자리를 지켜내는 사람의 땀과 노력은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이렇게 감동을 주는 구나라고 느꼈다.
청년 변호사 또는 여성 변호사가 처한 상황이나 급변하는 법률 시장의 현실 전반에 대해 제 견해를 밝히기 보다는, 현재 자신의 위치에서 땀과 노력으로 자신의 자리를 지켜내고 있는 많은 청년, 여성 법률가들에게 서로의 존재가 감동이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모두의 변호사가 된 이유는
▶아까 미드를 말했는데, 이번에는 영화 이야기를 하겠다. 영화 ‘아이 엠 샘’을 보고 프로보노의 개념을 처음 접하게 되었다.
주인공 미셸 파이퍼는 잘 나가는 변호사였는데, 업무에 치이고 가정도 편치 않아 늘 신경질이 나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들을 하루하루 꾸려갈 뿐인 상태에서 우연히 등 떠밀리듯 공익 변호를 덜컥 맡게 되었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어린 딸만큼 밖에 지능이 안 되는 숀 펜의 양육권 확보를 위해 동분서주하게 된다.
영화에서 미셸 파이퍼는 상황에 떠밀려 프로보노 활동을 시작하였지만, 자신이 늘 해오던 대로 열정적으로 사건에 임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주인공 부녀를 도우면서 자신의 삶의 어그러진 부분도 함께 치유해 나갔다.
이미 법조계 내의 다양한 단체에서 사회적 약자를 법적으로 돕기 위한 시도가 다수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 영화의 내용과 같이, 프로보노 활동은 거룩한 명분이 있어야 하거나 완전한 준비가 필요한 활동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회적 약자를 돕기 위한 더 적절한 때와 장소를 가려내기보다는 지금 제가 있는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만큼씩만 해 나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무료법률상담센터 모두의 변호사는 이런 제 생각과 때마침 맞아 떨어져, 현재 업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지금 맡은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쉽게 도움의 자리에 나설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주었기에 재능기부 변호사로 동참하게 되었다.

-모두의 변호사에 바라는 점은
▶법률 서비스는 정당한 보상을 통해 제공되어야 한다. 그리고 청년 변호사 중에는 처우의 문제를 포함하여 법률 서비스에 대한 정당한 보상의 문제를 생존의 차원에서 고민해 나가고 있는 분들도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한 관점에서 모두의 변호사가 자칫 무료법률 상담서비스를 광범위하게 제공하는 데 대하여 우려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모두의 변호사는 프로보노를 더욱 쉽게, 다양한 방식으로 가능케 하려는 데에 본질적인 취지가 있는 것이므로, 법률 서비스에 대한 정당한 보상의 이슈가 사회적 약자에 대한 구제 노력에 방해가 되지 않게 하려고 아무쪼록 무료법률상담의 혜택이 진정한 의미의 사회적 약자에게만 돌아가도록 특히 신경을 기울여 운영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한혜선 변호사(좌)와 김태우 모두의 변호사 센터장(우)
-선후배 법조인들에게 ‘무료법률상담센터 모두의 변호사’를 추천한다면
▶모두의 변호사를 통해서 만나는 상담 의뢰인들은 이른바 ‘사회적 약자’이고, 법률 서비스에 익숙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로펌에 찾아오는 고객들과는 사뭇 다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측면에서 모두의 변호사 재능기부를 통해서 기존에 하던 업무와는 다른 새로운 문제해결의 접근방식을 배워나갈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나중에는 모두의 변호사 재능기부 변호사 사이에 사회적 약자를 위한 법률 서비스 노하우를 공유하고 그 발전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지속력 있는 공익변호 모임이 형성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회적 약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준다면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
▶비관은 희망에 비해 훨씬 넓고 쉬운 길이라고 본다. 그리고 ‘더 이상 좋아질 것이 없다’라고 흘러가는 마음의 줄기를 희망으로 바꾸어 놓는 것부터가 이미 커다란 용기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희망은 우리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자기 자신만이 켤 수 있는 촛불이 아닐까 생각한다.
희망을 품었다가도 꺾이고 낙담하는 경험이 수없이 많았을 사회적 약자에게 ‘그래도 희망을 가져야만 한다’라고 섣불리 외치지는 못하겠지만 ‘조금은 더 좋아질 것이다’ 그리고 ‘희망이 꺾일 것이 불 보듯 훤하다 하더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조금은 더 있을 것이다’라고 말씀 전해주고 싶다. 자신의 마음속에 희망을 품는 것은 오로지 자기 자신만이 할 수 있는 특권임을 기억하기 바라며, 저도 같은 마음으로 이 사회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할 것을 다시 한 번 다짐한다.

모두의 변호사 법률 상식

1. 피용자의 업무 수행 중 사용자에게 손해를 입혔을 경우 책임의 정도

가. 대법원 1996.04.09. 선고 95다52611 판결 손해배상(기)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피용자의 업무 수행과 관련하여 행하여진 불법행위로 인하여 직접 손해를 입었거나 그 피해자인 제3자에게 사용자로서의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한 결과로 손해를 입게 된 경우에 있어서, 사용자는 그 사업의 성격과 규모, 시설의 현황, 피용자의 업무 내용과 근로조건 및 근무태도, 가해 행위의 발생 원인과 성격, 가해 행위의 예방이나 손실의 분산에 관한 사용자의 배려 정도, 기타 제반 사정에 비추어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견지에서 신의칙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만 피용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그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 판례의 해석
대법원 판례는 피용자의 잘못으로 인해 사용자가 피해를 입었다 할지라도 모든 책임을 피용자에게 묻는 것은 허용하지 아니함을 알 수 있다.
피용자의 잘못으로 인해 제3자에게 피해가 발생하였을 경우를 대비하여 보험을 들어두는 것이 일반적인 예이나, 보험이 없는 회사도 많으므로 일방적으로 피용자에게 그 잘못과 책임을 전가하는 것을 막기 위해 판례는 해석을 통해, 법 적용을 통해 그 범위를 대폭 줄이고 있다. 또한 ‘모두 변제해준다는 각서’를 작성해주었다 할지라도 공평의 견지에서 신의 칙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한도를 넘는 부분에 대한 손해의 배상까지 구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니다.

2.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임금에서 상계할 수 있는지 여부

가. 근로기준법 제43조(임금 지급) ① 임금은 통화(通貨)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 근로기준법은 임금은 돈으로 직접 근로자에게 전액을 지급해야 함을 천명하고 있으며, 일방적으로 사용자가 임금을 상계할 수 없음을 보이고 있다.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에서 일방적으로 임금을 상계하였을 경우 임금 체불이 되므로, 그 부분에 대한 적절한 구호를 받을 수 있다.
라. 그러나 피용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의한 상계 합의까지 막는 것은 아니나, 이는 피용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해서 이루어졌음이 명백하여야 할 것이다.

3. 결어

‘을’의 위치에 있는 피용자는 사용자의 무리한 요구에도 반박하지 못 하고 수용해야만 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그러나 그 관계는 건강한 사회의 밑거름이 되지 못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사용자에게도 유익하지 못하다.
피용자, 근로자의 입장에서 근무한다면, 근로기준법을 한 번 정도는 찬찬히 읽어보고 자신이 숙지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본인이 피해를 입더라도 정당한 권리를 놓치더라도 자기 자신에게 직무유기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모두의 변호사 법률조력 사례

사안:
A 씨는 제품을 만드는 회사에서 근무하던 중 수치를 제대로 기입하지 못한 실수로 인해 표준 제품에 미달하는 제품을 대량 생산하여 회사에 2천만 원 가까운 손실을 입혔다.
A 씨 회사의 사장은 A 씨를 불러 불량 제품이 생산되어 손실을 입힌 부분, 제때 물건을 공급하지 못하여 발생하는 손해, 원재료의 손실로 인한 물류비용 등을 모두 A 씨가 부담하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하였고, 다음 월급에서 일정 부분을 차감한 후 남은 월급만 지급하겠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A 씨에게 이러한 내용이 기재된 ‘각서’를 제시하며 서명할 것을 요구하였고, A 씨는 자신이 실수한 것은 잘못한 것이지만 회사가 너무 일방적으로 자신의 요구만 관철하려 하는 점은 매우 부당하게 느껴져 ‘모두의 변호사’의 문을 두드리게 되었다.
A 씨가 궁금한 점은 ① 잘못이 있지만 모든 책임을 져야만 하는 것인지, ② 회사에서 일방적으로 월급에서 제할 수가 있는 것인지, ③ 부당한 부분에 대해 어떻게 대처를 하는 것이 옳은지 여부였다.

해결:
가. A 씨의 사연을 접하게 된 ‘모두의 변호사’는 A 씨에게 조언을 하기 위해, A 씨와 통화를 하여 A 씨가 했던 잘못이 정확히 무엇인지를 들었고, 회사가 A 씨에게 제시한 각서를 건네줄 것을 요청하였다.
나. 직원의 잘못으로 회사가 손해를 입거나, 제3자에게 손해를 입혔을 경우 사용자가 피용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와 관련하여, 이와 유사한 사례의 판결문을 입수하여 A 씨에게 설명해주었고, 여러 가지 제반 사정에 비추어 공평한 분담이라는 견지에서 신의칙상 상당한 범위 내에서만 손해배상의 청구 또는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음을 고지해주었다.
다. 회사에서 일방적으로 임금을 제한 뒤 지급이 가능한지 여부와 관련하여, 해당 근로기준법 규정을 설명해주었으며 ‘임금은 현금으로 지급하는 것이 원칙’인 점에 비추어 회사의 일방적인 상계는 허용되지 않음을 고지해주었다.
라. 결국, 회사가 일방적으로 모든 손해에 대해 A 씨에게 전가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일방적으로 A 씨의 월급에서 차감하는 것 역시 불법임을 알려주었다. 그러나 A 씨는 회사의 피용자로서 ‘을’의 위치에 있어 향후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하는지 어쩔 줄 모르고 있었다.
마. 회사와 긴밀히 논의하여 책임 범위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월급에서 일방적으로 차감하는 것이 불법이나 피용자의 동의를 얻을 경우 가능하기 때문에 회사로서도 A씨의 협조가 필수적인 점을 십분 활용하여 회사와 협상을 진행할 것을 조언하였으며, 향후 도움이 필요할 경우 언제든지 문의를 달라는 말로 조력을 마무리하였다.

의의:
회사에 다니는 직원의 입장에서 일을 하던 중 실수를 하는 것은 빈번히 발생하는 일이고, 그런 일이 발생하였을 경우 철저한 ‘을’의 위치에 있는 직원은 속절없이 회사의 무리한 요구도 들어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을’의 위치에 있다고 하여 모든 책임을 지고, 부당한 요구마저 참아야 하는 것은 정의롭고 건강한 사회가 아닐 수밖에 없다.
모두의 변호사는 이런 경우가 일반 국민에게 많이 발생할 것을 고려, 이에 대한 올바른 대처법을 알려줌과 동시에 ‘을’의 위치에 있을 피용자의 권리를 구제해 준 부분에 대해 그 의의가 있다고 본다.

△ 한혜선 변호사
––서울대학교 학사
––사법연수원 45기 수료
––신&박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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