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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
'5·9 장미대선'이 중반전을 지나고 있는 가운데 호남에서 '반문재인 정서'의 배경 중 하나인 '호남홀대론'이 전혀 통하지 않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호남홀대론'을 놓고 공방을 벌였으나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더 벌어졌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 17일 광주 5·18 민주광장에서 열린 당 광주·전남선대위 출정식에서 '문재인 호남홀대론'을 다시 꺼냈다.
박 대표는 이날 "문재인은 민정수석, 비서실장 시절 때 호남사람들을 인사차별 했기 때문에 대통령이 안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재인은 반성하지 않고 거짓말하고 변명하고 우리 호남을 무시하기 때문에 대통령이 안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문재인은 안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호남홀대론'은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호남의 '반문정서'를 자극하는 단골 소재다. 2012년 대선과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선거, 지난해 4·13 총선 등 선거 때마다 등장해 문재인 후보의 발목을 잡곤했다.
이번에도 야권 심장부인 광주에서 민주당을 넘어야만 하는 국민의당은 '호남홀대론'이라는 전가의 보도를 다시 활용해 판세를 뒤집겠다는 구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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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17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광주·전남 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에서 안철수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박 대표는 "안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예산과 인사 차별이 없다＂고 주장했다. 2017.4.17/뉴스1 © News1 전원 기자 |
하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달랐다.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에 근무했던 인사들과 민주당이 대대적으로 반격했다.
참여정부 인사들은 18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노무현 참여정부에서 호남인사 홀대는 결코 없었다"고 반박했다.
참여정부 인사수석을 지낸 정찬용 민주당선대위 고문은 직접 나서서 "가짜뉴스, 허위사실 유포를 지속하면 법적 조치를 하겠다"는 강경 대응 입장도 밝혔다.
박영선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도 20일 광주에 내려와 "국민의당이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근거 없는 '호남홀대론'을 퍼트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민주당의 대응과 함께 '호남홀대론'의 실체를 파악하자는 움직임도 활발했다.
참여정부 인사들은 "노무현 정부는 역대 어떤 정권보다도 가장 많은 호남 출신 인사들을 발탁했다"며 발탁인사 190여명의 명단을 적은 자료를 공개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국가리더십 연구센터가 지난 2월 발표한 최성주 경희대 행정학과 교수와 강혜진 서울대 행정학박사의 '정치적 임용과 탕평인사' 논문도 분석했다.
이 논문은 역대 정부의 차관급 이상 정무직 고위공직자 3213명을 분석한 자료로 지역별 인구 비율별로 고위공직자 비율을 따졌다.
분석 결과 호남은 김대중 정부(4.58%)와 노무현 정부(2.74%)에서만 인구보다 고위공직자 비율이 높았다.
이승만 정부(-12.42%), 박정희 정부(-5.63%), 노태우 정부(-6.05%), 이명박 정부(-7.58%), 박근혜 정부(-10.84%)에서는 모두 마이너스지표로 홀대받았다.
민주당은 이런 근거를 들어 참여정부의 호남홀대론은 사실이 아니라고 맞받아쳤다.
반면, 국민의당은 김대중 정부 4.58%에 비해 노무현 정부 2.74%로 차관급 이상 등용 비율이 낮아진 것은 사실인 만큼 호남홀대라고 주장했다.
'호남홀대론'이 광주·전남지역의 대선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여론조사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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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여정부 인사수석을 지낸 정찬용 민주당선대위 고문이 18일 오전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광주전남지역에서 문재인 후보의 호남인사 홀대론이란 가짜뉴스가 특정세력에 의해 광범위하게 유포되고 있다＂며 ＂허위사실 유포행위가 지속되면 강력 법적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2017.4.18/뉴스1 © News1 박준배 기자 |
가장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이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갤럽이 지난 18~20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4명을 상대로 조사해 21일 발표한 4월 셋째주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응답률 25%,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문 후보는 전주 대비 1%포인트 상승한 41%를 기록했다.
안 후보 지지도는 전주 대비 7%포인트 하락한 30%로 나타나 두 후보 지지도 격차는 11%포인트 차이로 벌어졌다. 광주·전남지역은 문 후보 51%, 안 후보 35%로 16%포인트 차이가 났다.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18∼19일 벌인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도 문 후보(40.0%)는 안 후보(30.1%)를 9.9%포인트 앞섰다.
프레시안이 리서치뷰에 의뢰해 18~20일 전국 성인남녀 2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2%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도 다자구도에서 문 후보는 43.3%의 지지를 얻어 31.3%에 그친 안 후보를 12.0%포인트 앞섰다.
국민의당은 '호남홀대론'으로 호남의 반문정서를 자극해 야권 텃밭에서 지지율 반전을 노렸으나 이번 대선국면에선 별 효과를 누리지 못한 셈이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참여정부의 인사 관련 논문과 자료들이 나오면서 유권자들이 호남홀대론의 실체에 대해 판단할 수 있게 됐다"며 "TV토론과 단설유치원 등 악재에 이어 '반문정서'에 기댄 네거티브 선거가 계속돼 피로감을 느낀 유권자들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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