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파우저]“새 대통령, 경제구조 개혁 필요”

현행 대통령제도 민주주의 심화하는 방향으로 고쳐야

편승민 기자입력 : 2017.05.02 16:55
편집자주더리더는 한국에 정착, 혹은 귀화한 외국인들 중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서 성공적으로 리더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취재하고자 한다. 한국의 세계화 안에서 그들의 역할을 조명하고, 인종을 떠나 하나된 대한민국이 될 수 있는 길은 무엇인지를 그들에게 들어보고자 한다.

최초 외국인 국어교육과 교수, 한옥을 사랑해서 서촌에 둥지를 튼 한옥 지킴이, 바로 로버트 파우저 전 서울대 교수를 수식하는 말들이다. 아시아 언어에 관심이 많았던 로버트 교수는 일본에서 우연히 한국과의 연이 시작됐다. 그 이후 한국에서의 삶이 이어질 때마다, 마침 신기하게도 그는 한국 민주주의 변화의 기로와 함께했다.
2014년 서울대를 떠나 미국으로 돌아간 그는 작년 한 해 동안 ‘미래 시민의 조건’과 ‘서촌 홀릭’ 두 권의 한국에 관한 책을 펴냈다. '미래 시민의 조건’의 부제는 ‘한국인이 알아야 할 민주주의 사용법’이다. 1987년 민주화 항쟁부터 현재까지 한국 민주주의 역사를 함께 지내온 그는 책 속에서 한국인들에게 민주주의 ‘시민’의 역할에 관해 묻고 답한다.
그는 한국이 보여준 촛불 민주주의, 헌재의 만장일치 탄핵 결정, 그리고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과정을 보면서 “87년 이후 처음”으로 민주주의 대변화를 이끌어냈다고 평했다. 그리고 앞으로 누가 새로운 지도자가 되느냐 보다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 과제가 산적해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어를 가르치는 최초 외국인 교수로 유명했다.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가
▶2008년 서울대학교에 부임했다가 6년 동안 일하고 2014년에 다시 미국에 왔다. 한국을 떠나게 됐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었다. 뭔가 안 좋은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인생의 변화를 원했던 것 같다. 65세 정년까지 교수를 하기보다는 개인의 시간을 확보하고 싶었고, 여행하고 싶어 했던 마음들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한국의 만 나이로 지금 55세니까 그때는 50대 초반이었던 건데 인생의 변화를 원했던 시기였다.
미국에 다시 돌아가서는 좀 쉬면서 뭘 할지 고민했다. 그러다 작년에는 책 두 권을 집필했다. 하나는 ‘미래 시민의 조건’이라는 책이고, 또 다른 하나는 서울의 서촌에서 지냈던 이야기를 담은 ‘서촌 홀릭’이라는 책이다. 언론사에 기고하기도 하고 주로 자유 집필 활동을 하면서 지내고 있다. 그리고 지금도 책을 하나 쓰고 있는데 외국어 문화사에 대한 내용이다. 외국어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역사적으로 외국어 교육의 역사와 전파, 외국어 정책 등을 인문학적인 접근에서 보는 책이다. 이 책은 가을쯤에 출판이 될 예정이다. 그리고 기획하는 책 중에 또 하나는 교토에 대한 에세이다.

-한국과 인연을 맺게 된 이야기가 궁금하다. 한국에서는 어떤 일들을 하며 지냈나
▶한국하고 인연은 일본 때문에 맺었다. 아버지가 2차 세계대전 직후에 2년 동안 미국 점령군과 함께 일본 교토에서 미군시설 설계 일을 했다. 그래서 아버지로부터 교토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듣고, 어렸을 때부터 일본에 대한 관심이 있었다. 그래서 고등학교 때 일본에서 홈스테이도 했다. 대학에 가면서는 일어일문학을 전공했는데, 함께 수업을 듣는 한국 유학생이 있었다. 일본의 이웃나라인 한국에도 호기심이 있었고, 그 친구와 친해지면서 한국에도 관심이 생겼다.
그래서 졸업할 때쯤 1년 정도 집중적으로 한국어를 배우면 재미있지 않을까 해서 1983년부터 2년 동안 서울대학교에서 어학연수를 하며 한국어를 배웠다. 그리고 나서는 미국에 가서 외국어 교육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러던 중 한국에서 영어를 가르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1986년에 다시 한국에 와서 1993년까지 있었다.
박사 학위는 없어서 초빙교수로 고려대학교와 카이스트에서 가르쳤다. 다시 박사 학위를 위해 미국에 갔다가 아일랜드로 가서 대학원을 다녔다. 그 와중에 또 일본에서 전임교수 기회가 있어 일본에서 13년간 살았다. 그러다가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이 되었는데, 2008년 서울대 국제화 움직임이 생겼고 그때 내가 스카우트 됐다. 복잡하지만 총 15년 정도를 한국에 살았다.

-작년 ‘미래 시민의 조건’이라는 책을 썼다. 책에서 당시 한국 사회 문제 원인을 민주주의로 봤다. 올해 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인용과 촛불 민주주의에 대해선 어떻게 봤나
▶처음에는 한시적인 반응일 것으로 생각했다. 당시에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가 나왔던 시기였는데, 나는 우선 미국의 시각으로 사건을 바라봤다. 미국에서는 선거 기간 동안 힐러리가 압도적 지지로 당선될 거라는 예측이 나왔지만, 막상 개표하니 아니었다. 미국은 진보와 보수, 도시와 농촌, 그리고 교육 수준의 차이로 사회가 분열되어 있다. 힐러리를 지지하던 화이트칼라와 언론계, 그리고 소위 오피니언 리더들은 진보 성향의 민주당인데 그들은 바깥세상 돌아가는 것을 파악하지 못했다. 그래서 개표할 때는 예측 못한 결과에 당황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촛불시위가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또 데모할 만한 사람만 모였구나!’ 라는 인상이었다. 그러나 촛불이 시작되고 나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에 대한 보도가 나오고, 점점 그 규모가 커지고, 헌재 탄핵 인용의 결과까지 이끌어 냈다. 촛불집회가 계속 진행되는 것을 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이것은 정말 국민의 불만이 있고, 대통령에게 분명한 잘못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1987년의 민주화 항쟁만큼, 국민적 불만이 컸다고 봤다.
촛불집회가 심화되면서 박근혜 지지율도 급격하게 폭락했다. 그것도 국민의 의사가 반영된 것이다. 촛불집회 하나 때문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촛불의 힘으로 지지율이 떨어졌기 때문에 국회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당시 지지율이 4%까지 떨어졌는데, 그런 기록은 어디에도 없다. 과거 미국 닉슨 전 대통령은 사임하기 전 지지율이 20%였다.


-촛불 민주주의 옳다고 보나
▶예를 들어 만약 미국 사회에 불만 많은 사람 100만 명을 모이라고 하면 금방 모일 것이다. 하지만 미국 인구는 3억 2천만 명이니까 백만 명이 미국을 대표할 수는 없다. 하지만 5천만 인구에서 100만 명은 의미가 다르다.
민주주의는 목소리 큰 사람 중심으로 가면 안 된다. 한국은 지역 재개발 논쟁이라든지 그런 문제에서는 목소리 큰 사람이 억지로 추진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2008년 미국 소고기 파동의 촛불집회는 일회성 측면이 많았다. 소수의 사람이 여론에 내재되어 있던 반미 감정을 끄집어내서 활용하려고 했던 면도 있었다. 예전의 이런 촛불집회는 대표성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는 대표성이 있었다. 물론 처음부터 대표성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결국은 대표성을 가지게 됐다. 대다수 사람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다.


17차 촛불집회/사진=공동취재단
-시민 의식과 정치 참여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고 국민적 관심도 많이 높아졌다. 앞으로 한국 사회가 추구해야 할 민주주의의 모습은 무엇일까
▶현재 대선 철이어서(인터뷰일 4월 21일) 누가 되겠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누가 되느냐도 중요하지만 나는 어떻게 되느냐가 더욱 중요한 과제인 것 같다. 사실 한국이 민주화 되고난 이후에 박근혜 전 대통령만이 유일하게 선거에서 과반수 득표를 한 대통령이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경우는 37% 정도였다. 이는 출발부터 약하다는 의미다. 한국은 대다수 국민이 좋아하는 대통령이 나왔으면 좋겠다. 현재 여론조사 발표를 보면 문재인 후보가 40%, 안철수 후보가 30% 정도다. 만약 이대로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면 아직은 약한 출발이라고 보인다. 프랑스도 4월 23일 선거를 한다. 하지만 프랑스에는 결선 제도가 있다. 대선 결선 제도나 국회의원 결선제를 도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또 한 가지는 지역균형 문제다. 한국은 상원과 하원이 있는 양원제가 아니고, 국회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 농촌이나 지방의 중소도시를 무시해도 국회 과반수를 얻을 수 있다. 대다수의 생각을 반영하면서 소수의 권리, 소수의 생존을 유지하는데 아직 제도적으로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꼭 미국처럼 해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영국, 프랑스, 일본, 독일 모두 양원제를 채택하고 있다. 이것은 국가 수준의 해결이고 미시적으로는 도, 시, 군 등 자치단체들이 지금보다 조금 더 쉽게 정치인들을 소환할 수 있게 할 필요가 있다. 그런 견제 장치가 있어야 정치인들도 두려움을 느낀다.
영국 브렉시트 투표는 사실 영국 국회가 했어도 되는 건데 국민투표를 통해 중요한 결정을 했다. 한국도 그런 제도를 도입하면 어떨까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국민투표로 하는 것이다. 브렉시트는 영국의 기득권, 보수, 언론은 반대했지만 국민은 반대의 결과를 원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미국 역시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면서 많은 변화의 기로에 서있다. 미국 사회의 현재 가장 큰 정치적 화두는 무엇인가
▶미국은 여전히 대통령 당선에 대해 논란이 있다. 트럼프의 인종 차별에 지지하는 층으로 인해, 미국 엘리트 계층에 대한 백인 저소득층의 불만이 터져 나오면서 트럼프가 당선됐다는 이야기가 있다. 어떤 사람들은 여성 비하 때문에 그가 됐다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여자 입장에서도 모두가 힐러리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객관적으로 보면 모든 요인이 다 복합되어 있다. 저소득층의 경제에 대한 불만, 인종·성차별 문제, 또 일부는 ‘시민은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것이다.
내용은 다르지만, 한국 정치도 비슷한 부분이 있다. 한국은 인종 차별이나 노예의 역사는 없지만, 고학력·고소득층은 진보 성향으로 언론을 장악하는 모습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반대 성향으로 가고 있다. 앞으로 한국 사회에서 보고 싶은, 한국 사회가 보여줘야 할 모습은 먼저 지역감정이 무너지는 것이다. 이제는 전라도와 경상도로 나뉘는 게 아니라 지방과 서울로 대비될 것으로 예상한다. 지방의 극소수 잘사는 지역은 서울과 비슷한 투표 현상을 보이고 나머지는 반대하는 양상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고학력·고소득은 진보, 서민은 보수로 갈 것으로 예측한다.

-미국에 돌아갔지만, 여전히 한국에 관해 많은 글을 쓰고 있다. 최근 서울 지하철 문화 중에서도 노인과 청년 간의 갈등에 주목했는데, 한국에만 있는 현상인가
▶우선 같은 아시아 국가이지만 일본에서는 지하철에서 노인과 청년이 부딪히는 경우는 한 번도 못 봤다. 뉴욕 지하철의 경우는 그냥 1:1이라고 보면 된다. 내가 만약 누군가에게 자리를 양보하면 땡큐 하고 끝나는 문제고, 다른 사람들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하지만 한국은 개인의 일이라기보다는 우리의 일로 본다. 한국이 공동체 의식이 강하다 보니 그런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한국에만 있는 특이한 상황이다.

-지하철 갈등 원인을 급격한 도시화와 세대 간 자라온 경제적 여건의 차이로 보았다.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사회적 장치는 무엇일까
▶미래 시민의 조건과 연결되는 이야기로 보면 사회 복지라고 생각한다. 가장 큰 해결 방안은 연금을 좀 더 튼튼하게 하는 것이다. 한국 사회는 이미 고령화에 진입했다. 노년층은 많아지고 있는데 지역에 가보면 형식상 경로당 정도 밖에 없다. 노인들이 소외되면 결국 문제는 복지로 귀결된다. 현재 한국의 연금제도는 매우 약하다. 한국은 OECD 국가 중에서 자영업 비율이 거의 30% 정도로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비율이 높다. 자영업자 비율이 높다 보니 연금 수혜 면에서 공무원보다 턱없이 적은 것이다.
연금 문제 다음이 노인 소외 문제다. 기업 문화의 경우도 내가 현재 만으로 55세인데, 한국이면 은퇴를 고려해야 할 나이다. 하지만 55세는 미국에서 그렇게 많은 나이가 아니다. 그런데 한국 기업이나 일본도 대기업은 50대 초반에 나가야 하고, 지금은 40대에도 은퇴하는 경우가 있다. 약간 사회적으로 나이 있는 사람은 은퇴해서 다른 일을 하게 해야 한다는 사회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정부가 할 수 있는 건 연금제도와 노인복지 정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서울 지하철
-‘서촌 홀릭’도 썼고 한옥 지킴이로도 유명하다. 본인도 체부동 한옥에서 살았는데 한옥의 좋은 점은 무엇인가
▶한옥의 특별한 매력이라기보다는 단독 주택이 가진 장점이 좋다. 일본에서는 아파트에 살았는데 층간 소음, 사생활 침해 등의 문제들을 겪었다. 그런 문제들로부터 해방될 수 있어서 단독 주택을 좋아한다. 그런데 한옥 사이사이의 좁은 골목길은 사람과 함께 사는 것을 의미한다. 한옥촌은 밀집된 곳이지만 각자의 공간은 또 프라이빗한 곳이다. 그러한 공간에 대한 애착이 있다.
그리고 한옥을 특별히 좋아하는 점이라면 나무라는 자연소재로 만든 집이고, 마당도 있어서 아기자기하고 재밌다. 또한, 토속적이면서 동시에 세련되기도 했다. 서까래는 토속적이고 자연의 분위기를 자아내고, 내부 구조는 탁 트여 있어 세련된 부분도 있다. 그 대조적인 두 가지가 잘 조화된 것 같다.
그리고 보존적인 측면에서도 한옥이 좋다. 일반적이고 획일적인 아파트와는 다른 주거의 형태, 이제는 많이 남지 않은 예전 형태를 지키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역사와의 연계를 살펴봐도 보존할 가치가 있다. 서울 북촌 한옥마을의 환경은 예전부터 보존된 것이 아닌 20세기의 형태다. 하지만 집의 구성은 오래된 역사와 관련되어 있다. 집 자체가 오래된 집이 아니어도 한옥 자체에 담겨있는 미학이라든지 구성은 조선 시대 역사에서 이어진 것이 아름답다.


북촌 한옥마을 봄 풍경
-지역 발전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일본의 경우 지역마다 고유의 특성을 잘 살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었다. 현재 한국의 지방자치, 지역 발전이 기로에 서있는데, 조언해준다면
▶일본은 지방마다 문화적, 지역적 특색을 브랜드화 하는 것을 아주 잘한다. 그리고 농사는 지역하고 관계가 깊기 때문에 지역 음식도 조금씩 다르다. 나는 가고시마에 살았는데 가고시마는 고구마를 무척 많이 먹는다. 나한테 고구마는 가끔 한겨울에 먹는 정도인데…(웃음) 가고시마에 가 보니 어떤 섬에서는 아침 식사로 밥 대신 고구마를 먹는 것을 알았다. 쌀이 나기 힘든 지역이라서 고구마를 대신 먹는다. 그러다 보니 고구마에 관련된 음식으로 지역이 브랜드화 되어있다.
그리고 일본 사람의 전부는 아니지만, 대부분은 자기 지역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메이지 유신 이전에 성(城)중심으로 독립적으로 자치했던 지역들이 합쳐진 형태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그런 역사는 없기 때문에 자부심을 억지로 만들 필요는 없다. 하지만 지역의 특색에 맞는 브랜딩은 할 필요가 있다.
약간 극단적일 수 있지만 지역 교육 과정을 지역 특색에 맞게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예를 들어서 부산은 일본 관광객이 많이 찾고, 일본 교류가 많으니까 일어를 좀 더 강화한다든지 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일본조차도 교육부가 워낙 강해서 많이 하고 있지는 않다. 그런데 대마도에서는 고등학교에서 영어만큼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한국어를 위한 시간을 확보하고 있는데 특색이 한국 관광객이 많이 와서 그런 것 같다.

-이달 9일, 19대 대통령과 함께 새롭게 시작하는 한국 사회에 이야기해주고 싶은 것은
▶누가 되든 간에 상관없이 한국에 몇 가지 과제가 있다. 하나는 대통령 권한에 대한 문제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있었다. 이제는 앞으로 어떤 정부의 형태가 좋은지, 대통령의 권한을 어디까지 할 것인지 이런 부분들을 제도적으로 고쳐야 한다.
5년 단임 대통령제의 경우 우선 시작하게 되면 왕이 되었다가 임기 말에는 레임덕 되고 하는데 이건 별로 생산적이지 못한 제도다. 조금 더 민주주의를 심화하는 것도 검토했으면 좋겠다. 박근혜 정권에서 나왔던 블랙리스트,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을 인사에서 배제하는 것과 같은 문제들을 이제는 좀 더 처절하게 인권이나 절차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다음 문제는 경제다. 많은 서민이 탄핵 그 자체보다 경제를 조금 더 걱정하고 있다. 고령화하는 나라에 희망이 있는 경제 구조가 무엇인지 개혁이 필요한 때다. 지금까지 해오던 경제발전 모델로 그동안 인구가 늘어나고 수출도 늘었는데 다가올 고령화 시대에는 어떤 경제 모델이 좋고 어떻게 이행할지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최근 미세먼지 등으로 불거진 환경 문제다. 아쉬운 점은 일반적으로 진보는 환경을 우선하고, 환경 문제는 자본주의가 나쁘다고 한다. 그래서 진보는 규제하고 사업 못하게 하려고 하고, 보수는 일자리가 중요하고 기업은 돌아가야 한다고 한다. 환경은 어쩌라는 식이다. 하지만 그런 논의를 할 여유 있던 시기는 지났다. 어떻게 환경 문제를 해결하면서 기업과 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지 봐야 한다.

-앞으로 새롭게 꾸는 꿈, 계획이 있다면
▶지금처럼 계속 집필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한국에서 사업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교수만 해봐서 새롭게 도전도 해보고 싶다. 여러 가지 생각하고 있는데 만약에 한국 와서 한다면 문화 사업을 하게 될 것 같다. 그리고 꼭 성공하지 않아도 유지할 수 있는 것도 성공이다. 나중에 한국과의 인연에 새로운 장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힘들겠지만 그걸 통해서 또 많이 배울 거고 성장할 것으로 생각한다. 아직 무엇을 할지 정해진 것은 없다. 새로운 도전은 계속해 나갈 것이다.

△ 로버트 파우저(Robert J. Fouser) 전 서울대 교수
– 1961년생
– 미시간대학교(미국) 일어일문학과 학사
– 미시간대학교(미국) 대학원 응용 석사
– 더블린대학교(아일랜드) 대학원 응용 박사
– 트리니티대학교(아일랜드) 대학원 응용 박사
– 교토대학교(일본) 영어교육학 조교수
– 가고시마대학교(일본) 한국어학 조교수
–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부교수
– 『미래시민의 조건』 저(2016)
– 『서촌 홀릭』 저(2016)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5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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