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서울의 영혼'…르 클레지오, 서울 무대로 한 신작 소설 발표

르 클레지오/사진=서울시

'현대 프랑스 문단의 살아 있는 신화'로 불리며 2008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르 클레지오(Jean Marie Gustave Le Clezio)가 서울을 무대로 한 신작소설을 발표한다. 'Bitna under the Sky(가제)'라는 제목의 이 소설은 올 하반기 한국어로 출간된다.

서울시는 오는 23~25일까지 열리는 '서울국제문학포럼' 참석을 위해 르 클레지오 작가가 서울에 머문다고 18일 밝혔다. 르 클레지오는 이 자리에서 직접 출간할 소설에 대해 설명할 계획이다.

르 클레지오는 지난 2001년 대산문화재단 초청으로 첫 방한한 이래 한국과 각별한 인연을 맺어왔다. 2007년에는 이화여대 초빙교수를 지냈고, 2016년 '교보인문학석강'을 비롯해 각종 행사와 강연에 참여했다.

뿐만 아니라 각종 프랑스 매체에 한국과 한국 문학에 관한 글을 기고하며 남다른 애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소설 'Bitna under the Sky'는 남쪽에서 온 어린 소녀 Bitna가 가족과 함께 서울에 와서 이런저런 어려움을 겪으며 정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던 중 병을 앓고 있어 집 밖으로 나갈 수 없다는 한 소녀를 만나게 되고, Bitna는 그녀를 위해 대도시 서울에서 일어나는 각양각색의 이야기를 전해준다.

Bitna가 전하는 이야기는 투병 중인 소녀에게 기쁨과 즐거움, 삶을 이어나갈 수 있는 힘을 선사한다.

르 클레지오는 지난해 12월 방한 당시 "전 세계가 서울의 비극적 역사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만, 서울의 경쾌한 모습과 특유한 향기, 아름다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따라서 사람들이 잘 모르는 서울의 신비롭고 매력적인 영혼(Seoul→soul)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며 소설 집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특히 이번 작품에는 작가가 15년 넘게 한국을 오가며 발견한 서울의 생활상과 사람들의 모습이 담기게 된다. 소녀의 여정, 상이한 문명과의 만남, 인류애 등 르 클레지오가 그간 중요하게 다뤘던 모티브와 주제를 서울이라는 무대 위에서 어떻게 펼쳐나갈지 기대된다.

현재 프랑스어로 집필중인 원고가 완료되면 한글로 번역돼 올 하반기 국내 독자들과 가장 먼저 만나게 된다. 출판사인 서울셀렉션은 한글판에 이어 영어판을 출간, 전 세계에도 소개할 계획이다.

안준호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국내외 관광객과 세계인들이 서울에 대한 이미지와 이야기를 새롭게 인식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