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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북도의회 자유한국당 의원들. © News1 |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북지역 지방의회가 몸살을 앓고 있다.
남은 임기동안 본연의 역할을 하기 보다는 선거와 관련된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쟁을 벌이는 지방의회 의원들은 ‘집행부 견제’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속내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같은 당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한 전략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충북도의회는 최근 ‘충북경제현안 실태조사를 위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이하 경제특위)’ 가동을 둘러싸고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
이시종 충북지사의 경제실정(失政)을 파헤치자며 발의된 이 안건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주도로 통과됐으나 이 지사가 거부권(재의 요구)을 행사하면서 진흙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한국당은 법적 투쟁을 선언했고, 이에 맞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같은 당 이 지사를 흠집내기위한 정치공세라며 반발하고 있다.
오는 23일 경제특위 가동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재의요구 안건이기 때문에 전체 의원(31명) 중 3분의 2 이상(21명)이 찬성해야 통과되는데,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도의회 의석 분포는 한국당 20석, 민주당 10석, 국민의당 1석이다. 지난 달 민주당을 탈당한 국민의당 임헌경 의원이 캐스팅보트를 쥔 셈이다.
도의회 안팎에서는 이 안건이 통과되든 안 되든 극심한 정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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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소속 충북도의원들. © News1 |
민선 6기 출범 이후 3년 동안 되풀이되는 소모적인 정쟁이 이어지는 셈이다.
제10대 도의회는 시작부터 파행으로 얼룩졌다. 전반기 의장 선거 이후 한국당이 부의장, 상임위원장을 독식하자 이에 반발한 야당은 연찬회조차 거부하면서 사사건건 부딪혔다.
후반기에도 청주공항 항공정비산업(MRO) 특위를 놓고 대립하다 야당이 의장 불신임안을 내는 등 험로를 걸어왔다.
이 과정에서 여야 중재역할을 할 의장단의 리더십 부족으로 혼란을 키운 것 아니냐는 지적마저 나왔다.
기초의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청주시, 제천시, 음성군 등이 단체장과 의원 간. 여야 의원간 갈등을 빚고 있다.
청주시의회는 해외 골프여행 파문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시의회는 특혜 의혹이 제기된 업체 임원과 해외 골프여행을 다녀온 민주당 신언식 청주시의원을 둘러싼 논란으로 지난 19일 도시건설위원회가 파행, 의안은 논의조차 못했다.
도시건설위는 이날 서민 생활과 밀접한 4건의 조례 개정안이 처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은 “청주시가 추진하는 제2 쓰레기 매립장 조성 예산 통과에 협조하지 않으면 해외 골프여행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신 의원을 협박했다”며 상임위를 보이콧했다.
이들은 안성현 위원장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한국당은 "이 사건의 본질은 현역 시의원이 특혜 의혹이 제기된 업체 임원과 부적절한 골프여행을 다녀왔다는 것"이라며 사과를 촉구했다.
신 의원과 민주당 시의원들이 본질은 제쳐놓고 상임위원장과 집행부의 함정설을 제기하는 건 궤변이라는 게 한국당의 지적이다.
이처럼 여야 입장차가 너무 커 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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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무관련업체 임원과 해외골프여행을 다녀와 물의를 빚은 신언식 청주시의회의원이 19일 청주시의회 임시회에서 안성현 도시건설위원장의 사퇴와 쓰레기매립장 조사특위 구성을 촉구했다. 신언식 의원(왼쪽)과 안성현 위원장© News1 |
음성군은 성본일반산업단지 조성과 관련, 이필용 군수와 군의원 간 갈등이 몇 년째 이어지고 있다.
한국당 소속 군수와 민주당 군의원 간 논쟁이 정쟁으로 흐르면서 ‘네탓 공방’에 바람 잘 날 없다는 게 주민들의 판단이다.
한동완 의원은 “음성군의 산단행정이 성본산단 시행사업자들에 의해 농락당하고 있다”며 집행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제천시도 이근규 시장 취임 이후 의회와의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스토리창작 클러스터 조성사업이 대표적인 예다. 제천시는 애초 지난해 완공을 목표로 이 사업을 했으나 시의회의 반대로 무산됐다.
결국 충북도는 공모를 통해 진천군 이월면 송림리 일대 6만5천500여㎡를 새로운 사업 대상 지역으로 선정했다.
이처럼 도내 기초단체와 기초의회 간 갈등은 다수의석을 점유한 한국당 의회와 민주당 단체장 구도에서 두드러진다.
충북도의회의 한 의원은 “선거를 준비 중인 의원들이 잿밥에만 관심이 있어 정쟁이 심화되는 게 사실”이라면서 “의원들이 주민을 바라보며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도민들은 지방의회를 보고 답답함을 느낀다”며 “새 정부가 출범한 만큼 충북 관련 공약이 먼저 추진될 수 있도록 여야가 힘을 모으는 게 중요하다. (지금처럼) 허송세월을 하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심판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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