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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봉곤 선촌서당 촌장. © News1 |
“아기 울음소리, 아낙네 다듬이질 소리, 글방에서 책 읽는 소리 등 우리 조상들이 삼미성(三美聲·세 가지 아름다운 소리)이라 부른 고향의 소리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요즘 고향 소리축제 준비에 한창인 ‘선촌(仙村)서당’ 김봉곤 촌장의 말이다. 그는 청학동 훈장, 회초리 훈장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김 촌장은 다음달 10일 자신의 서당이 있는 충북 진천군 문백면에서 ‘제1회 평사마을 정겨운 고향소리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마을 주민 자격으로 축제 추진위원장을 맡았다.
축제는 이날 오전 9시 예선대회, 오후 4시 본선대회가 열리는 데 전국 판소리 꿈나무 100여명이 참가한다.
오후 1시40분에는 '제2중고제 판소리 부흥을 꿈꾸며'를 주제로 학술세미나가 열린다. 명창 신영희·송순섭·김학용·김봉곤 훈장, 청학동 국악자매가 출연하는 판소리 공연도 곁들인다.
주최 측은 축제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 한복을 대여할 계획이다.
또 풍뎅이, 사슴벌레 등을 잡아보는 곤충 체험과 풀피리 만들기, 떡메치기, 다도, 국악기, 천연염색 체험도 할 수 있다.
축제는 급격한 산업화로 점차 우리 곁에서 사라진 고향의 소리를 다시 듣자는 취지지만 마을 활성화라는 뜻도 담겼다.
평사마을도 여느 시골처럼 아기 울음소리가 그치고 의미 있는 경제활동도 더 이상 이뤄지지 않아 행정단위로서의 구실을 못 하게 된 ‘유령 마을’이 될 위기에 처해 있다.
이 마을은 여느 시골처럼 원주민들이 도시로 떠나 10가구만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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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자에서 내려다본 선촌서당 모습. (선촌서당 제공)© News1 |
이 마을을 ‘진천 관광1번지’로 만드는 게 김 촌장의 바람이다.
김 촌장은 “평사마을은 단양 도담삼봉에 버금가는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는 곳이 두 곳이나 있는데 세상에 알려지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두 곳은 진천 상산팔경 중 1경으로 꼽히는 평사낙안(平沙落雁)과 적대청람(笛臺晴嵐)을 말한다.
상산은 진천의 옛 지명이다. 조선환여승람(朝鮮?輿勝覽)에는 평사낙안을 문백면 평산리 냇가의 백사장으로, 겨울이 되면 10리나 뻗은 백사장에 기러기 떼가 내려앉는 모양이 장관이라고 적고 있다.
“문백면 평사리 백사장에 한 암벽이 있는데, 화창한 날 이곳에 어른거리는 아지랑이의 정경이다. 옛날에는 그 위에 정자가 있어 가끔 신선이 내려와서 피리를 불며 놀았다고 한다.”(적대청람)
조선후기 선비 한원진은 이곳을 보고 ‘적대청람’이라는 칠언절구의 시를 남겼다.
마을 인근에는 우암 송시열이 제자를 가르치고 이별했다는 별학암(別學岩)도 있으나 지역 주민조차 아는 이가 드물다.
이를 아쉽게 여긴 김 촌장은 서당 앞 세금천(洗錦川)에 나룻배 2척을 띄워놓았다. 향후 섭다리도 만들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세금천 상류에 있는 천년의 신비 농다리와 함께 진천의 명물이 될 것이란 게 김 촌장의 판단이다.
김 촌장은 “지역을 살리기 위해서는 전통문화 유산을 잘 보전하고, 가꿔야 한다"면서 "평사마을 고향소리 축제도 이런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많은 참여와 관심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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