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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은 시인. (뉴스1 DB) 2017.5.16/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
수원시 상광교동 일부 주민들이 "고은 시인은 광교산을 떠나라"고 주장하자 지역 문인 등이 "일을 수 없는 일"이라며 맞서고 있다.
지역 민원 문제가 고은 시인에게 불똥이 튀었다는 게 지역의 중론이다.
상광교동 일부 주민들로 구성된 광교산주민대표협의회는 21일 고은 시인 주택 주변에서 집회를 열고 "대중과 소통 않고 애환을 공감할 줄 모르는 지식인은 필요없다. 고은 시인은 당장 광교산을 떠나라"고 촉구했다.
협의회는 "시는 지난 47년간 광교산을 그린벨트와 상수원보호구역이라는 규제를 이유로 주민 지원사업은 전무했다"면서 "그러나 고은 시인에게는 2011년 문화도시조례를 만들어 10억원의 비용으로 주택과 각종 공과금을 지원했다. 이는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고은 시인이 수원시민의 혈세로 삶을 누리고 있으면 시민들과 소통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광교산 전입 후 지난 4년간 단 한 차례도 주민과의 소통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협의회의 이 같은 '고은 시인 내쫓기'는 광교저수지 비상취수원 해제 요구가 무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수원보호구역인 이곳에서 거주해 온 주민들은 지난 47년간 개발제한구역과 상수원보호법 등 이중규제로 인해 주택 개·보수조차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등 불편함을 감수해왔다.
주민들은 수원시에 비상취수원 해제를 요구했고 시는 지난 3월 환경부에 비상취수원 폐쇄 승인을 요청했다.
하지만 환경부가 '비상취수원 확보'를 이유로 사실상 해제를 거부하면서 무산됐다.
일부 주민들의 고은 시인 퇴거 주장에 대해 수원지역 문인들은 "일을 수 없는 일"이라며 맞서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수원지역 문인은 "주민들이 지역 민원 문제를 한국이 낳은 세계적 시인인 고은 시인을 공격하고 있다. 비상취수원 해제를 위해 고은 시인을 볼모로 잡은 것"이라며 "고은 시인이 떠난다 해도 달라지는 건 없다"고 말했다.
수원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고은 시인은 2013년 수원 광교산에 터를 잡은 이후 왕성하게 작품 활동을 하며 인문학 중심도시를 표방하는 수원시의 인문학 멘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2013년 수원화성행궁 등에서 열린 '세계작가 페스티벌'의 추진위원장을 비롯해 일본 위안부 할머니들을 기리는 수원평화비 추모시 헌납, 2015년 1월에는 수원 문인들과 함께 문집 '광교산 기슭에서'를 발간했고, 같은 해 3월에는 광복 70주년 기념으로 시 '수원 그날의 함성'을 낭송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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