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 배우의 대변인? 최종남 “언더그라운드 배우들을 위한 무대를 만들고 같이 호흡하고 싶다”

[지역리더에게 듣는다] 영화배우 겸 영화제작자 최종남

최정면 기자입력 : 2017.06.01 14:11

그동안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MBC 드라마 ‘옥중화’에서 명품 조연으로 알려진 중견 배우 최종남은 이제 연기 잘하는 후배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그 속에서 같이 연기를 이어가고자 한다. 그는 전자유통업에서 직원 100명 이상을 둔 회장님 소리도 들었지만 그에게도 하루 두 끼만 수제비로 먹던 시련의 시절도 있었다. 중견 배우이자 제작자 최종남은 40대 늦깎이로 무명 배우 생활을 하면서 스타배우가 아니라는 이유로 괄시도 받고 어려운 시절도 있었다. 그는 이제 실력은 있지만, 가진 게 없어서 힘들어하는 후배들을 위해서 마음껏 놀 수 있는 판을 벌이고 무대를 만들어주려는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고 있다.

배우 전에는 어떻게 살았나
“유년시절을 사당동의 한 철거촌에서 살았다. 매일 방과 후 돌아오면 동네에 있던 집들이 하나둘 철거가 되는 광경을 목격하며 자랐다. 어머니는 하루 세끼 중 수제비 두 끼만 먹으면 감사한 줄 알고 살라고 평소에 말씀하셨다. 초등학교때 까지는 새벽 4시에 물지게를 들고 다녔다. 당시 키가적어 물지게는 원통 물지게가 아니고, 마요네즈통 뚜껑을 뜯어내고 키에 맞게 제작했다. 사당동 남성초등학교 다닐때까지 사람들은 두끼를 먹고 사는 줄 알았다. 그러나 선린중학교 들어가서 세끼 먹는줄 알았다. 선린중학교때 돈을 벌려고 세운상가에 들어갔다. 세운상가에서 일을 하며 종자돈을 모았다. 그 후 유통업에 뛰어들었다. IMF 전까지 일본 소니(SONY)의 워크맨, TV, aiwa(아이와) 워크맨을 수입하다가 판매하는 유통업을 시작해 직원이 100명까지 되는 회사로 성장시켰다. 회사 이름은 sony D.C.S(주)(디스카운트스토어)이다. 2003년도까지 회장으로 있었다. IMF 때 압구정동 로데오 대로변 빌딩을 매입했다.”

배우의 길은 어떻게 걷기 시작 했나
“친구인 배우 이경영이 감독과 주연으로 영화 ‘몽중인’을 제작하고 있었다. 2001년 촬영 장소인 충주에 놀러갔다. 사업가 역할보다는 보스 역할이 어울린다며 종훈이 아버지 역에 우연히 캐스팅됐다. 영화 ‘몽중인’이 영화 배우로서의 첫 시작이다.”


몽중인 이후 맡았던 영화 배역은
“영화 ‘어깨동무’ 장회장, ‘좋은 배우’ 극단 단장, ‘유정 스며들다’ 변호사, ‘굿바이 그리고 헬로우’에서는 이도완(서하준) 아버지 역을 맡았다. SS501 출신의 박정민과도 같이 출연했다. 바다와 악연이 있는 아버지와 수영을 포기하지 못하는 아들과의 갈등을 그린 작품으로 목포에서 촬영했다. 당시 정말 추웠다. 해양대 교수 역할을 맡았는데 폭설에 차도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에서 수영을 배워 촬영을 했다. 해양대 교수 역할 후 택시기사 운전사 역할을 촬영해야 했다.택시기사 연기를 위해서 택시회사에서 택시 운전을 하면서 연기 연습을 했다. 영화 ‘재심’ 테미스 이사, ‘최근 너에게만 들려주고 싶어’ 음반회사 최 회장 역할을 맡았다.”

영화 이외 출연한 작품들도 있는데
“뮤직비디오는 왁스의 ‘관계’에서 삼합회 보스 역, 2004년 길건의 ‘REAL’에서 권투도장 스파링 관장 역할을 맡았다. 2014년 인순이 ‘우산’에서 노숙자 역도 했다. 그 외에 TV 드라마와 웹 드라마에 출연했다. 2003년 MBC 드라마 ‘기쁜 소식’에서 호텔지배인, 신발가게·식당 주인 역 외 역할을 맡았다. 2013년 JTBC 드라마 ‘가시꽃’에서 김계장 역을 맡았다. 카메라 원투쓰리도 몰랐었다. 이 때문에 스텝들에게 미안해서 커피를 4잔을 들고 찾아가니 필요 없다면서 그 시간에 연기 공부나 더 열심히 하라고 타박했던 일이 생각난다. 배우 강경준에게 63빌딩 옆에서 두들겨 맞는 역할을 했다. 대역이 있었지만 대역을 쓰지 않고 촬영이 끝나고 보니 갈비뼈에 금이 가 있었다. 힘들게 촬영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추억이다. 순풍산부인과 오지명 선생님이 방송을 보고 연락했다. 연기를 한 것이냐? 대역 없이 직접 한 것이냐? 직접 대역을 안 쓰고 맞았다고 했다. 그러자 오지명 선생님이 배우는 몸을 아껴야 한다고 충고해주었다. 2014년 KBS 드라마 스페셜 ‘내가 결혼하는 이유’ 중견 간부, 2014년 KBS 드라마 ‘순금의 땅’ 약재상 역을 맡았다. 약재상 역할을 잘하기 위해 세 달간 제기동 약재시장을 찾아서 연기를 연구했다. 순금의 땅은 163부작이었다. 2014년 웹 드라마 ‘최고의 미래’ 최고 부친 역을 했다.
2016년 MBC 드라마 ‘옥중화’에서 마창도 역을 맡았다. 옥중화는 촬영 몇시간 전에 대본이 나와 새벽에 배우들과 호흡을 맞춰 리딩(대사를 읽으며 호흡을 맞추는 과정)을 한후 촬영에 들어갔다. 하지만 감독과 스텝진들 배우들 모두가 힘을 합쳐 오케스트라처럼 찍은 드라마라 소중하다. 스튜디오와 용인 세트장 로케이션을 오가는 일정이었다. 힘들 때도 있었지만 옥중화에 출연한 배우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지 모른다. 옥중화 촬영장은 3층이었으나 4층에서는 MBC 이형선 감독의 ‘언제나 봄날’이 촬영 중이었다. 하루는 몸이 좋지 못해 응급실에서 수액을 맞고 있었는데 ‘언제나 봄날’ 측에서 밤 10시까지 촬영하러 오라고 했다. 몸이 정말 안 좋았지만 죽어도 세트장에서 죽자는 생각으로 대사 외우고 새벽에 촬영했다. 촬영을 무사히 해내고 보니 자신감이 생겼다. 한중 합작 드라마 ‘최고의 커플’에서는 캐스팅 헌터 역 연기를 했다.”



많은 작품을 했다. 기억나는 일화가 있는가
“지금껏 어느 작품도 쉽고 편하게 한 작품은 없는 것 같다. 그래도 연기 생활을 하면서 한 단계 한 단계 발전하는 연기를 보면서 내 자신 스스로 자랑스럽다. 연기를 하면서 힘들어도 그게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40대에 회장 소리만 듣다가 배우를 늦깎이로 시작했다. 배용준, 지성, 송준기의 연기를 지도한 스타게이트 김재엽 원장의 50대 제자이다. 담력을 키우려 밤 12시에 공동묘지를 다녀 본적도 있다. 발음 연기를 챙피함도 잊고 코르크를 끼고 발음 연습을 했다. 연기를 하다보면 자기 자신을 위로해야 하는 때도 있다. 그 순간 스승의 가르침대로 남산 꼭대기에 올라서 아래에 보이는 풍경을 보며, 마음을 다잡기도 했다. MBC ‘옥중화’ 촬영과 영화 ‘굿바이 그리고 헬로우’에서 배우 서하준과 아버지 역할로 호흡을 맞췄다. 그러나 옥중화에서는 신분이 달랐다. 명종이 아버지 그러는데 내가 맡은 역할 때문에 명종 역을 하는 서하준을 위해서 스스로 눈을 마주치지 않고 몰래 피해 다니기도 했다.

한중 합작 드라마 ‘최고의 커플’은 슈퍼주니어M 조미와 이다해 주연으로, 연예인 시켜주겠다고 사기를 친다. 그 역할에 맞는 의상을 구하려고 남대문, 동대문 시장을 10일 동안 돌아다녔다. 친구이자 배우로서는 스승인 이경영이 본인 영화에 캐스팅해 데뷔 한 후 10년을 연기하니 나보고 대단하다 그러면서 네 스타일대로 놀라고 한다. 영화‘올드보이’ ‘친구’ ‘주먹이 운다’를 제작한 김동주 쇼이스트 대표가 내가 나오는 영화 몇 개를 봤다. 내가 흰색 도화지 같은 연기자라며 흰색 도화지에 멋지게 그림을 그려 보라고 했다. KBS ‘순금의 땅’ 신현수 감독이 채플린같이 독특한 배우라고 했다. 채플린은 그 당시 종합 예술인이었다.”

사업가에서 연기자가 되었는데 어려운 점은 없었나
“사업은 장사를 해서 돈을 번다. 남의 이야기를 잘 듣지 않는다. 판단은 스스로하면 된다. 배우는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야한다. 또 사업은 하나만 잘하면 된다. 그러나 배우는 작품이 끝날 때 마다 다른 배역을 하기에 공부하고 준비해야 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성격과 주어진 역할이 다르다면 내 자신과의 싸움이 필요하다. 변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영화 제작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영화 로드무비 ‘너에게만 들려주고 싶어’ 세 청춘들이 핑크고래(꿈)을 찾아서 베트남으로 떠나는 잔잔한 감성 음악 영화가 지난달 25일 삼성동 메가박스에서 시사회와 함께 개봉한다.
가수 팀Tim과 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 영화 ‘럭키’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펼친 배우 손하정과 그리고 내가 주연으로 나오는 음악 로드무비이다. 출연한 배우들은 국제시장 박선웅(조 실장), 신예 이수빈, 한현아(성민 여자친구), 정이삭, 중국 모델 겸 배우 찬추린이 출연했다. 제작은 나(최종남), 고영조(SES, 보아 등의 곡 작곡)가 맡았다. 공동 제작은 ㈜호아씬 위플러스 손민 영화 ‘홀리’와 웹 드라마 ‘드림나이트’를 비롯해 수많은 광고 연출을 맡았던 박병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앞으로 계획은
“성공보다는 꿈을 가지고 간다는 자체가 한 걸음 한 걸음 계단을 올라가는 게 감사하고 보람된다고 생각한다. 연기자 생활을 하며 눈물로 서러움을 알았다. 그 잘생긴 얼굴에 라면 하나를 돈이 없어서 못 먹는 친구들도 있다. 야외 촬영을 위해 용인을 가야하는데 차가 없어서 못가는 친구들도 있다. 배우라는 것은 톱 배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처절하게 사는 배우들도 많다.
주목받지 못하고 실력 있는 무명의 연기자들에게 마음껏 놀 수 있는 무대와 스크린을 만들어주고 싶다. 그 속에서 같이 연기하고 싶다. 내 말에 동의하는 좋은 스태프와 작품을 만들고 인재(배우)를 키우고 싶다. 스튜디오 세트장, 영화 세트장, 연극무대, 극단을 만들고 싶다. 연극 무대, 언더그라운드 배우의 대변인이 되고 싶다. 무명배우의 대변인 최종남, ‘최종 남자’가 되고 싶다.”


최종남 배우

SONY D.C.S(디스카운트스토어 전자 유통)회장

2001 <몽중인> 보스역 데뷔

2003년 왁스 뮤직비디오 <관계> 삼합회 보스(관지림 애인)

2013년 제21회 대한민국문화연예대상 드라마 부분 남자 신인상(가시꽃)

2014년 제22회 대한민국문화연예대상 드라마 부분 조연상(순금의 땅)

2015년 대한민국 충효대상 문화예술부분 영화특별연기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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