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영업중단 4개월 소래포구…손님 발길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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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인천 남동구의 소래포구 재래어시장 입구. 꽃게 성어기 막바지지만 예년에 비해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적다. 2017.6.11/뉴스1 © News1 최태용 기자

꽃게 성어기 끝자락인 6월 초의 휴일이지만 소래포구 재래어시장은 예년과 달리 한산했다.

재래어시장 입구에 들어선 식당과 수산물 판매점은 그나마 있는 손님들의 발길을 잡으려 안달이다. "문어숙회 드셔봐라", "생선구이가 맛있다"며 손님을 끌지만 반응이 없다.

한 식당 상인은 "불이 난 뒤부터 장사가 힘들다. 그쪽(재래어시장) 장사가 시작되면 나아지려나 했는데, 구청이 영업을 막는바람에 우리도 피해를 보고 있다"며 "가족단위 손님이 크게 줄었다. 서울, 경기도에서 오는 사람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입구를 지나 30m쯤 가면 지난 3월 불에 타 없어진 재래어시장 터가 나온다.

화재 피해를 입은 상인들은 이곳에서 열흘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시위하는 곳 한편에는 책상을 놓고 '소래포구 어시장 원상복구를 촉구한다'는 내용의 서명을 받고 있다.

지난 2일 '어시장 영업 정상화'를 요구하며 남동구청 앞에서 시작된 상인들의 시위는 어시장과 새누리당 인천시당 앞을 오가며 이어지고 있다.

열흘 내내 이어진 시위 탓인지 대부분 50대 이상인 상인들은 지친 모습이다.

오전 시위를 끝내고 싸온 점심을 나누며 힘을 내보지만 내리쬐는 뙤약볕에 땀줄기가 등을 흐른다. '소래포구어시장 화재 복구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도 쉰 목소리로 시위를 이끌었다.

11일 오전 인천 남동구의 소래포구 재래어시장에서 상인들이 오전 시위를 마치고 점심을 먹고 있다. 이들은 어시장 정상화를 요구하면 열흘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2017.6.11/뉴스1 © News1 최태용 기자

이곳엔 남동구에서 2.5톤 트럭 2대를 세워 차벽을 쳐놨다. 차량은 출입이 불가능하고 사람도 통행이 어렵다.

남동구는 상인들의 천막 설치를 위해 차벽 설치가 불가피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차벽은 화재 피해를 입지 않은 인근 점포 상인들에게도 피해를 주고 있다.

일부 상인들은 시위하는 상인들과 같이 '소래포구 원상복구', '소래포구 생계보장'이라는 문구가 적힌 조끼를 입고 영업하고 있다.

건어물 점포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3주째 트럭을 세워놨다. 길이 좁아지고 점포가 차에 가려져 영업에 지장이 많다"며 "재래어시장 영업이 정상화돼야 우리도 산다"고 말했다.

재래어시장 일부의 영업 중단 장기화는 피해를 입지 않은 다른 재래어시장에도 여파를 미치고 있다.

소래포구 재래어시장은 하나로 이어진 큰 천막 아래 활어, 젓갈, 건어물 등 다양한 수산물을 파는 좌판 332개가 모여 있었다. 지난 3월 18일 난 불은 이중 207개 좌판을 집어삼켰다.

좌판 ⅔가 영업을 하지 못하자 관광객과 손님 발길이 뚝 끊겼다.

재래어시장의 한 상인은 "어시장이 영업을 하지 못한다는 기사가 나가면서 정상 영업하는 우리도 장사가 안된다"며 "재래어시장 전체가 죽어가고 있다"고 했다.

소래포구는 한해 평균 500만명이, 하루 1만4000여명이 찾는 인천의 관광 명소 중 한 곳으로 꼽혔지만 지금 방문객은 하루 3000여명 안팎이라는 게 상인들 설명이다.

공동비대위원 김광석(43)씨는 "절반이 넘는 좌판의 영업이 중단되면서 소래포구 전체 상권이 동반침체되고 있다"며 "상황을 이대로 둔다면 상권 전체가 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전성, 위생 등 대책을 마련해 제안해도 구는 묵묵부답이다. 기재부에 지상권을 받아오라거나 다른 직업을 찾아주겠다는 이야기만 하고 있다"며 "구청장은 상인들과 진정한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11일 오전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 재래어시장을 찾은 방문객들이 지난 3월 불에 탄 시장 부지 옆을 걷고 있다. 이곳 상인들은 시장 원상복구를 요구하며 이곳에서 열흘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2017.6.11/뉴스1 © News1 최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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