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벤치마킹 정책…서울시 5년간 9098명 정규직 전환

문재인 정부가 서울시가 시행한 일자리 정책을 벤치마킹 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서울시가 지난 2012년 이후 지금껏 9098명의 비정규직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12년부터 2017년 6월 현재까지 본청 및 사업소 1797명, 투자출연기관 7301명 등 총 9098명의 비정규직 직원을 정규직인 공무직(무기계약직) 공무원으로 전환했다. 서울시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인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면서 '공무직'이란 용어를 새롭게 사용한다.

투자출연기관 별로는 서울교통공사 4162명(서울메트로 2317명, 서울도시철도공사 1945명), 서울시설공단 1359명, 120다산콜센터 425명, 농수산식품공사 458명, 산업진흥원 194명, 세종문화회관 180명, 서울의료원 114명, 신용보증재단 62명, 서울문화재단 54명, 여성가족재단 51명, 주택도시공사 45명 등의 순이다. 정규직 전환으로 임금도 연평균 1500만 원에서 1800만 원으로 300만 원 가량 인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적극적일 수 있었던 데에는 박원순 시장의 강력한 의지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 서울시는 박 시장 취임 이후 2012년 3월부터 '서울시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개선 대책' 발표를 시작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진행해왔다.

시 관계자는 "기존에 용역회사에 지불하던 비용이 사라지면서 서울시가 투입하는 예산은 거의 증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규직 전환에 따른 연간 호봉 등 임금 증가 등의 영향으로 향후 인건비 예산 및 비용 부담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문 대통령도 취임 이후 공공일자리 확대를 강조하면서 고용노동부와 기획재정부 등 중앙 정부는 서울시의 정책의 벤치마킹에 나섰다. 서울시의 싱크탱크인 서울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최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일자리 나누기 정책 등 일자리 정책을 중심으로 중앙 정부의 연구 자료 지원 요청이 많다"고 밝혔다.

현재 일자리위원회는 정규직 전환 방법으로 내부 정규직화, 무기계약직화, 자회사의 정규직화 등을 논의하며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약속한 인천공항의 경우 자회사를 설립해 기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서울시도 120다산콜재단을 만들어 용역업체 소속이던 콜센터 상담 근로자를 고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공공부문에서 시작된 정규직 전환 흐름이 민간으로 확대될지는 미지수다. 문재인 정부는 일단 공공 부문부터 전환 작업을 시작해 민간 부문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사회가 공공 일자리 확대에 어느 정도 혈세를 투입할 수 있는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나온다.

또 정규직 전환을 민간으로 확대하는 과정에서 노사정이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고용 안정성과 적정 수준의 임금 보장 중 어떤 부분을 더 우선시 할 것인지 합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용자와 노동계가 일정 부분 양보를 통해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