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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탄천공영주차장에 관광버스가 길게 줄지어 주차돼 있다.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반발한 중국이 자국민의 한국여행 규제에 나서면서 내수활성화의 핵심 축으로 관광업을 띄우려던 정부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됐다. 사진=뉴스1 |
#. 지난해 6월 창덕궁과 북촌 일대. 단체로 방한한 중국인 관광객을 경복궁으로 실어 나른 관광버스(전세버스) 7대가 시동을 걸어둔 채 한쪽 차로를 점령하고 있었다. 버스에서 뿜어져 나온 배기가스가 인도를 뒤덮으면서 머리가 아플 정도였다. 명동 롯데백화점 앞 거리도 관광버스가 이중 주차돼 교통난을 야기했다. 불법 주차된 전세버스가 냉방을 하느라 시동을 걸어 매케한 매연이 뿜어져 나왔다. 길가던 시민들도 연신 기침을 하기 바빴다.
#. 지난 주말 방문한 경복궁과 명동 일대. 사드 여파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자취를 감추면서 전세버스를 타고 단체로 방문한 이들을 찾기 어려웠다. 이맘때쯤 거리를 뒤덮던 매연도 사라졌고, 파란 하늘을 만끽했다. 하지만 주변 상인들은 풀이 죽은 모습이었다. 중국인 관광객이 사라지면서 매출도 지난해 대비 40~50% 급감했다고 하소연했다.
도심을 가득 채우고 관광객을 실어 나르던 전세버스가 사라졌다. 경복궁과 명동 등 관광지를 에워싸다 시피하던 전세버스가 사라지면서 시민들을 괴롭히던 매연과 미세먼지 피해도 급감했다. 반면 관광 수요가 크게 줄어들면서 관광 산업에 대한 피해는 커진 것으로 우려된다. 이른바 '전세버스의 역설'이다.
22일 서울시의 서울역 서부광장 버스주차장 이용 현황 통계에 따르면 하루 주차대수 평균은 지난해 3월 22대에서 올해 5월엔 8대로 63%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전세버스협회도 올해 외국인 관광객 전세버스 수요는 사드 여파로 지난해에 비해 70% 급감했다고 밝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명동, 경복궁, 면세점, 남산 등 관광지 일대에 전세버스가 길을 메워 통행불편, 매연 등을 유발하는 등 버스는 심각한 도시 문제로 떠올랐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이 전세버스의 위험성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해 3월 21일 하룻동안 서울 중구와 동대문구 등 버스 불법주정차지역 10곳의 대기오염도를 조사한 결과 모두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하루 기준치(40ppb)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전세버스가 경유를 연료로 사용, 미세먼지와 매연을 다량 배출한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서울시는 자동차 공회전 제한을 5분에서 2분으로 단축하고 과태료를 인상하도록 조례를 개정하는 등 관련 대책을 내놓았다. 10월에는 단속 기동반을 8명에서 180명까지 늘리는 등 공회전에 대한 단속도 대폭 강화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사드 여파가 불거지고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사라지면서, 지금은 전세버스를 찾아 보기 어려울 정도로 상황이 급반전됐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4월 방한 외래객은 전년대비 27.2% 급감한 106만9833명을 기록했다. 올해 연초 계획했던 외래 관광객 1800만명, 소비지출 28조원 달성도 현재로선 불가능해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관광버스에 따른 도심 대기질 오염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했는데 지금은 관광버스 자체가 크게 사라지는 바람에 공기질은 좋아졌지만 반대로 관광 산업이 타격을 입고 있다"며 "갑작스런 상황 반전에 웃기도 울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