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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오전 김해공항 앞에서 민주노총서비스연맹 공공부분 비정규직노동조합 부산울산지부가 ‘김해공항 비정규 용역노동자 채용미끼 금품요구 규탄한다’ 기자회견을 열고 취업을 미끼로 '취업사례금'을 요구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2017.6.22/뉴스1 © News1 박기범 기자 |
"사회초년생이라 잘 몰라서 그런데, 세상이 다 그런거다"
김해공항의 한 용역업체 관리자 A씨(58)가 사회초년생인 20대 여성 B씨에게 취업을 미끼로 금품을 요구했다는 주장이 22일 제기됐다.
민주노총서비스연맹 공공부분 비정규직노동조합 부산울산지부는 이날 오전 10시 김해공항 앞에서 ‘김해공항 비정규 용역노동자 채용미끼 금품요구 규탄한다’며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B씨는 지난 2013년 말 경 김해공항의 특별사법경찰 용역업체의 구술면접을 앞두고 업체 관리자 A씨의 전화를 받고 그의 차에 올랐다. 녹취록은 B씨가 차에서 A씨와 나눈 대화를 녹음한 것이다.
차 안에서 A씨는 B씨에게 "보통 취업을 하면 취업사례금을 낸다. 통상 석 달 치 봉급을 사례금으로 받는데 대략 500만원 정도"라며 "사회초년생이니 한 번에 내는 게 쉽지 않을 것이다. 매달 20만원씩 25개월 정도 납부해도 된다"고 취업사례금을 요구했다.
이에 B씨는 "그럼 이 돈이 어디로 보내지는 건가요?"라고 묻자, A씨는 "나 혼자 꿀꺽 할 수 없다. 회사 사람들하고 감사의 의미로 술 한 잔 하는 거다"고 답했다.
이어 "어른들한테 물어보면 다 그렇다. 대기업은 몰라도 사립학교나 중소기업은 이런 취업사례금이 다 존재 한다"며 "오해하지 말고 들어봐라. 세상이 다 그렇다"고 B씨를 구슬렸다.
또 "네가 정말 일하고 싶어해서 쉬운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다. 생각없으면 안하면 된다. 내일 구슬면접은 공정하게 치러질 것"이라고 압박했다.
A씨는 "네가 안됐다고 해서 (채용)된 사람이 사례금을 주고 된 거 아닌가 하는 오해를 할 필요는 없다"며 "3개월치 봉급인데, 3달 늦게 취업했다고 생각하고 (취업을)하면은 뜻을 펴는 거다"며 사례금을 종용했다.
B씨는 면접을 통과해 1년 정도 근무했으며, 취업사례금은 주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노동조합은 "‘혼자 꿀꺽할 수 없다’는 녹취록 보면 이번 사건이 관리자 개인의 비리가 아닌 회사 차원의 조직적 비리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순진한 사회초년생을 노린 파렴치한 범죄가 아닐 수 없다"고 강력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하는 이유는 불안정한 노동환경에서 기인한다"며 "정부의 공공부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공약이 반드시 이행돼야 이를 근절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노동조합은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국가공기업이 발주한 용역업체에서 일어났다는 점에서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며 "용역업체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한국공항공사에도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 업체를 통해 채용돼 김해공항에서 일하는 직원은 140여명에 달한다.
A씨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정상적 채용과정을 통해 B씨가 채용됐고, 취업사례금을 절대 받지 않았다"며 "B씨가 집요하게 전화를 해 일하고 싶다고 밝혀서, 곤란한 상황을 벗어나고자 이런 대화를 나눈 것"이라고 해명했다.
노동조합은 이날 오후 부산 강서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황순원 민주노총서비스연맹 부산울산지부 사무국장은 "채용을 미끼로 금품을 요구한 사례가 이 사건이 끝이 아닐 수 있다. 지금 현재에도 진행 중인 범죄일 수도 있다"며 "경찰 수사와 함께 공공기관은 한국공항공사도 대책마련에 나서야 하고, 공공부분 정규직화도 반드시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공항공사 관계자는 "향후 수사과정 등을 살펴보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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