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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고등법원 전경. © News1 |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실규명 결정을 통해 희생자로 확인될 경우 국가가 이에 대한 배상을 해야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이는 지난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조사보고서 등이 법률상 '사실의 추정'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고 할 수 없다는 것과는 다른 판결이다.
광주고법 제2민사부(부장판사 최인규)는 29일 민간인 학살 사건 희생자 21명의 유가족과 상속인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위자료 청구 소송 항소심 선고공판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민간인 18명만을 희생자로 인정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1명이 추가된 민간인 19명을 희생자로 인정했다.
또 희생자의 유가족과 상속인에게 15억9000만원을 지급하라는 1심보다 4400여만원 상향한 총 16억34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군인과 경찰은 1948년부터 1952년 사이에 반군 협력자 색출, 좌익 혐의자 검거, 빨치산 토벌 등의 명분으로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민간인을 사살하거나 불법연행한 후 고문의 후유증으로 사망케했다.
이에 사망자 유가족 등은 지난 2013년 광주지법 순천지원에 38억원 상당의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대법원이 제시한 과거사 관련 국가배상 소송의 소멸시효 법리에 따라 과거사정리위원회 결정일로부터 3년 이전에 소송을 제기한 유족들의 청구는 인정하고 3년이 경과한 후 청구한 유족에 대해서는 일부 청구를 기각했다.
1심의 판단에 대해 국가는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실규명결정과 그 과정에서 수집한 증거로는 군인 또는 경찰의 불법행위에 의해 희생됐다고 인정하기 어럽다며 18명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것이 부당하다고 항소를 제기했다.
배상을 받지 못한 사망자 3명의 유가족 등도 희생자로 인정하지 않은 것이 잘못됐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21명의 희생자 중 19명은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여순사건 등 민간인 희생사건으로 희생자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항소한 3명 중 2명에 대해서는 국가에 의한 희생자로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실규명 결정을 증거로 제출한 경우 내용의 증명력에 문제가 있지 않는 한 유력한 증거로서 가치를 지닌다"며 "피해자들은 그것으로써 국가 소속 공무원에 의한 불법행위 책임 발생 원인사실의 존재를 증명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가 진실규명결정의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진실규명결정에 따라 피해자의 피해회복을 위한 적절한 조치와 가해자에 대한 법률적 조치를 취할 의무를 부담하는 국가가 돌연 진실규명결정의 내용을 부인하면서 피해자에게 사건의 진상을 새로 증명할 것을 요구한다면 이것은 과거사정리법을 정면으로 거스른 것이 된다"고 했다.
이는 지난 2013년 '진도군민간인 희생 국가배상청구 사건'의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소수의견 입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가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소수의견 입장을 받아들이면서 향후 대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2013년 당시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국가를 상대로 민사적인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사건에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조사보고서 등이 법률상 '사실의 추정'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고 할 수 없다'며 진도군 민간이 희생 국가배상 청구 사건의 원심파결을 파기 환송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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