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개혁은 한국군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는 방향으로

차동길의 군사이야기

차동길 교수입력 : 2017.07.03 09:49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우리사회는 모든 분야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그만큼 새 정부의 정책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국방 분야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북한은 대북 포용적 입장을 내세운 새 정부의 출범을 비웃기라도 하듯 연거푸 미사일 시험발사를 감행하였고, 무인기를 이용한 우리 영공침투 및 정찰활동을 전개하였다.

정부 내에서는 사드보고누락파문과 사드부지 환경영향평가결정으로 국방정책의 신뢰성은 물론 한미동맹의 문제로까지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참여정부에서 국방개혁을 주도했던 서주석 안보수석비서관을 국방부 차관에 임명하였고, 참여정부에서 해군참모총장을 역임한 송영무 제독을 국방부 장관후보자로 지명함으로써 국방개혁의 의지와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일련의 상황과 현상들은 당분간 군심의 결집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사드관련 보고누락파문은 국방부 정책실장의 보직해임으로 정리가 된 듯 하지만 국가안보의 시급성에 기초한 전 정부에서의 군사적 판단을 새 정부의 정치적 판단으로 뒤집으려는 조치로써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더욱이 문정인 대통령외교안보특별보좌관의 미군 전략자산 전개 및 한미연합훈련 축소 가능성과 한미동맹에 대한 근본적 문제를 제기한 워싱턴 발언은 군을 실망시키다 못해 허탈감에 빠트리고 있는 듯하다.


동맹(同盟, alliance)은 동맹국이 공격을 받을 경우 내가 공격받은 것으로 간주하여 함께 방어하겠다는 약속으로 현재까지 인류가 시행해온 안보협력 중에서 가장 긴밀하고, 강력한 협력관계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문정인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의 “사드 때문에 한미동맹이 깨진다면 그게 무슨 동맹이냐”는 말은 반어법적 표현으로 사드관련 정책의 변화가능성을 드러낸 것이기에 군의 입장에서는 기대보다 우려가 큰 것 같다. 청와대가 나서 학자로서 개인적 의견일 뿐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한미정상회담을 코앞에 둔 시점에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그대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북한 무인기의 우리 영공침투 및 정찰활동은 북한위협의 또 다른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국방부는 애써 외면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번에 발견된 무인기가 촬영한 사진은 사드가 배치된 성주 골프장과 강원도 군부대 일대로 총 551매이며 이중 229매가 사드부지 일대인걸로 확인되었다.


북한을 탈출하여 귀순한 전 베트남 주재 북한대사관 3등서기관 한진명씨는 북한이 1996년에 대남공격을 목적으로 공군사령부 산하에 1개 무인기 중대를 창설했고, 현재는 300-400대 규모로 대남 정찰 및 공격 등 다목적용도의 무인기를 개발•운용하고 있다고 증언한바 있다. 사실이라면 우리 군은 20년 가까이 영공을 무방비상태로 방치한 셈이 된다.


북한은 2014년 3월에도 청와대를 촬영한바 있고, 지난달에는 북한 조선중앙TV가 사드 위성사진이라며 방송한 바 있으며, 자체 개발한 무인기를 공개하며 저공비행하는 항공기와 순항미사일까지 요격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러한 사실에 비추어볼 때 북한은 지속적으로 무인기를 침투시켜 정찰활동을 전개하고 있고, 유사시 무인기에 의한 공격전술을 발전시키고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겠다. 우리 군은 2014년 청와대 정찰 이후 이스라엘제 소형 무인기 탐지레이더와 전파차단장비를 긴급 전력화해 운용하여 왔지만 이번 사드기지 정찰무인기 발견을 통해 실효성에 의문을 갖게 되었다.


군은 올해 하반기 이스라엘제 탐지레이더 10여대를 추가 도입한다고 한다. 하지만 2014년부터 자체 개발 중인 무인기 탐지기능을 갖춘 감시레이더가 전력화되기까지 향후 2-3년간 무인기 탐지공백상태는 불가피해 보인다.


어쨌든 군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국방개혁에 나서야 한다. 최근에 드러난 군 관련 문제들만으로도 국방개혁의 당위성을 설명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60여 년간 지탱해온 국방체제를 하루아침에 바꾸겠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자칫 현실적 위협 앞에 군을 자중지란에 빠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지향적으로 정확한 방향성만 유지시킨다 해도 큰 성과가 아닐 수 없을 것이다.


큰 틀에서 한국군이 안고 있는 구조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향으로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난 60여 년간 우리 군은 전면전쟁(고강도)과 국지도발(저강도)이라는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하면서, 한미연합방위체제로 북한의 전면전쟁도발을 효과적으로 억제하여왔다. 때문에 북한은 비대칭전력을 증강하면서 한미연합방위체제가 갖는 구조적 한계를 이용한 틈새전략을 추구했다고 본다.


즉 국지도발과 전면전쟁대비태세 간에는 시간적•상황적 틈새가 존재하고 있다는 점, 전시 지상전은 한국 육군중심, 해상 및 공중전은 미군중심의 전쟁수행체계로 인한 해•공군의 취약점, 주한미군은 한미연합방위전력 이전에 유엔군으로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점 등이 북한이 이용할 수 있는 한국군의 구조적 한계라는 점이다. 따라서 국방개혁은 바로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차동길 교수
해병대교육훈련단장 現 단국대 공공인재대학
해병대 군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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