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0일로 예정됐던 서울 성동구 성수동 뚝섬 삼표레미콘 공장 부지 이전 발표가 무산됐다. 서울시는 당사자인 현대제철과 삼표산업간 세부조율이 덜 끝나 잠정 연기된 것일 뿐 오는 2020년 7월까지 삼표레미콘 공장을 이전하려는 계획은 변함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단, 박원순 서울시장과 강학서 현대제철 사장, 홍성원 삼표산업 사장 등 관련 기관장들이 모두 참석할 예정이었던 삼표레미콘 공장 이전 협약식이 발표를 불과 1시간여 앞두고 무산되면서, 이전을 둘러싼 협의가 당분간 난항을 겪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날 협약식이 무산된 것은 삼표산업이 수도권 내에서 성수동 공장 대체 부지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으로 대체 부지 확보가 협약식이 개최될 전제조건이라는 지적이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협약식을 앞두고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 이전 관련 기자설명회가 당사자인 현대제철과 삼표산업간 레미콘공장 이전에 관해 추가적인 조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어 잠정 연기됐다"고 밝혔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도 "당사자인 현대제철이 토지주. 삼표산업이 공장주인데, 공장 이전 비용에 대해 추가 조율이 필요하다는 연락이 왔다"며 "막바지 단계에서 조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연기를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왔다"고 설명했다.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은 성수동1가 683번지 일대 2만7828㎡ 규모로 조성돼 1977년 가동을 시작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제철이 소유한 면적이 2만2924㎡로 약 80%를 차지하며, 나머지 4904㎡는 국·공유지로 구성됐다. 현대제철이 삼표산업에 임대를 하고 있다.
하지만 공장이 들어선 이후 주변에 서울의 허파인 서울숲이 조성되고 주거지 형성, 대형빌딩이 들어서는 등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돼 더 이상 도심에 적합하지 않은 시설이란 지적을 받아왔다. 그동안 이 부지를 놓고 서울시청 신청사 부지,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부지 등 다양한 활용 논의가 있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현재 삼표레미콘 공장 이전의 가장 큰 걸림돌은 대체부지 마련이다. 현대제철과 삼표레미콘이 큰 틀에서 공장 이전에 대해 합의했지만 아직 대체 부지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종 특성상 서울에서 인접한 수도권 지역으로 이전해야 하지만 해당 지역 주민반발에 대체 부지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이날 협약식이 중단된 것 역시 대체 부지 마련에 대한 어려움이 가장 큰 이유로 풀이된다.
시는 이에 대해 성수공장 이전에 대해서는 잠정 합의한 상황이고, 추가 조율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2020년 이전은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는 당초 오는 2020년 7월까지 삼표레미콘 공장을 이전·철거할 계획이다. 그리고 해당 부지를 서울숲과 연계해 도시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해당 공장 부지를 매입하거나 토지를 교환하는 방식을 검토한다. 이와 함께 공원화에 대한 세부 계획을 연말까지 수립·발표할 예정이다. 단순한 공원이 아닌 승마장, 유수지 등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주변시설 부지까지 포함한 통합적인 공간을 조성한다. 특히 인근 철도차고지는 미국 시카고의 밀레니엄파크(Millennium Park)처럼 공원과 문화시설이 융·복합된 공간으로 개발을 검토할 계획이다.
박원순 시장은 "부지활용의 구상 단계에서부터 시민들과 함께 고민하면서 한강과 중랑천, 공원이 만나는 장소적 가치 등을 반영해 세계적 문화명소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