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훈 동일교회 목사, “‘장이’가 많아야 국가·사회 건강”

기술력 가진 전문가가 필요한 시대, 인재 양성에 노력

박광수 기자입력 : 2017.08.02 14:10
▲VCA 비전 스쿨 어린이들과 함께
충청남도 당진시 수청로 139-17(시곡동 995번지). 큰 길을 벗어나 차 한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도로를 10여분 달려야만 도착할 수 있는, 말 그대로 촌 동네 중에서도 촌 동네다. 여기에 떡하니 들어서 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 당진동일교회. 건물 하나 달랑, 신도라고 해봐야 노인들이 전부일 것이라는 생각은 두 눈에 차고 넘치는 교회를 보고 떡 벌어진 입만큼이나 놀랄 수밖에 없었다. 
신도 수만 6,000여 명. 자신(이수훈 목사)의 설교를 듣기 위해 매주 전국 각지에서 몰려드는 신도수라고 귀띔해준다. 밀려드는 신도를 감당할 수 없어 근래에 신축한 대성전은 여의도 순복음교회에 버금가는 규모다. 여기에 사설 유치원인 살렘어린이집을 비롯해 초등학교 격인 VCA 비전 스쿨, 목사 가족이 거주하는 사택까지 도저히 이 촌 구석에 어울리지 않을 법한 건물들로 넘쳐난다. 
처음부터 타고난 금수저를 의심했다. 하지만 인터뷰 내내 들려주는 목사의 삶은 순탄치 않은 개척교회 목사의 삶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온 국민이 힘들어하던 1996년 IMF시절, 그 역시 모든 것을 잃고 서울을 무작정 벗어났다. 그리고 전국에서 교회가 가장 없다는 당진으로 내려와 비닐하우스를 교회 삼아 포교에 나섰다. 20년이 지난 지금, 교회가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공동체’라는 목회 비전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런 외진 곳에 교회를 설립하게 된 이유가 있다면
“고려신학대학원에 다니면서 항상 교회가 없는 곳에 교회를 세우겠다는 꿈이 있었다. 의도하지 않게 학기 중간에 IMF를 맞이하게 됐고, 좀 더 일찍 도전하자는 생각에 무조건 당진으로 내려왔다. 당진에 내려와서의 첫 인상은 농촌에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서울에서 잊어버리고 살았던 ‘사람이 귀하다’라는 것을 새삼 알게 됐다. 이때부터 교회의 비전을 ‘가족(공동체)’로 정하고 목회 일에 충실했다.”
개척교회는 어떠한 모습이었나
“돈도 없고 경제력도 없었을 때였다. 우선 남의 집 앞마당을 빌려 예배를 드렸지만 빌려준 가족에게 불화만 남겨주고 쫓겨났다. 차라리 촌락을 벗어나 포교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고추 재배 비닐하우스를 빌려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일요일에는 10여 명 내외의 신도를 모시고 예배를 드렸고, 평일에는 전도하러 다녔다.
전도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일할 수 있는 모든 가족이 논과 밭으로 나가 있어 촌가에는 아이들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아이들과 놀아주다가 성경 공부를 가르치게 됐고, 어느새 자연스럽게 아이들을 돌봐주는 보모 역할까지 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또 하나 느낀 것은 부모 또는 가족의 경제력이 너무 형편없다는 것이다. 그 시기 모든 촌 동네가 어렵게 살고 있었지만 당진의 촌 동네는 특히 더 심했다.
각 가정의 경제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농한기가 오면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도와드렸다. 차근차근 하나하나 터를 잡아가며 모든 촌 동네가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힘썼다. 처음에는 이런 노력조차 외면하던 촌민들도 끊임없는 설득과 달라져가는 상황들을 눈으로 직접 목격하고 적극 참여하기 시작했다. 난 지금도 하나님이 주신 최고의 축복은 ‘공동체’라고 얘기한다.”
▲이수훈 당진동일교회 목사

대한민국 사회에 ‘공동체’가 필요하다고 말씀했다. 어떤 의미에서 한 얘기인지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공동체’가 무너졌다는데 있다. 내가 아무리 힘들어도 누군가에게 기댈 수조차 없는 게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옆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조차 모르고 사는 게 대한민국 대도시의 삶이다.
하지만 우리 선조들의 삶은 그렇지 않았다. 품앗이 등 몸과 마음을 나누는 공동체 의식은 농촌 사회를 한 가족으로 만들었고, 기쁨도 슬픔도 함께 나누도록 했다. 옹기종기 모인 시골 마을은 공동체 의식 속에 더불어 사는 삶이 중요하다는 것을 은연중에 가르쳤다. 물론 지금은 그런 사회로 돌아갈 수 없다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 역시 동감한다. 그러나 교회만큼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가가 사회가 못하는 일을 교회가 나서서 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어서 한 말이다.”
출산 장려에도 적극적이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풍성해야 한다. 서울도 매 한가지이겠지만 지금 농촌에는 아이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도시처럼 농촌도 핵가족화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요즘 젊은 부부들은 아이 낳기를 꺼려한다. 난 이런 현상들이 발생하는 이유를 아이들의 교육에서 찾았다. 내가 출산을 장려하면서도 대책을 우선적으로 세워주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대책을 세워주지도 못하면서 말로만 출산을 장려한다면 누가 따라주겠는가. 우리 교회가 아이들의 교육에 많은 공을 들이는 이유도 ‘1가족 3자녀’라는 출산 장려 정책을 펼치기 위함이다. 아울러 창조주가 인간에게 준 최고의 축복은 자식을 낳게 해준 것이다. 아이를 많이 낳은 것은 다복한 집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교회 크기 못지않게 신도 수 역시 어마어마하다. 어떤 사람들이 예배를 드리러 오나
“신도들은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다. 소문을 듣고 오는 분들도 있고, 내 설교를 듣기 위해 일부러 먼 지방에서 찾아오는 분들도 있다. 이렇게 매주 주말 예배에만 2,900명이 찾아온다. 3부까지 예배를 드리기 때문에 실제로는 두 배 정도의 신도가 매주 찾아오고 있다. 이 숫자는 반경 50km 이내 교회 근처 가구 수보다도 많은 수치다.”

어떤 이유에서 먼 곳에서까지 찾아오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목회의 비전인 ‘공동체’가 재밌어서 찾아오는 분들이 많다. 우리 교회에는 가족이라는 ‘공동체’가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 많다. 함께 예배를 드리는 것뿐만 아니라 놀이터, 풀장, 교육장, 체험장 등 예배시간 이외의 자유롭게 놀 수 있는 것들로 넘쳐난다. 특히 행복학교, 남성사관학교, 토라학교 등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함께 할 수 있는 모임들은 가족들이 함께 공부하고 뛰어놀며 소홀해진 가족 간의 유대 관계를 회복시켜주는 데 도움을 준다. 이처럼 다양한 프로그램은 ‘공동체’란 가족임을 알려준다. 함께 해야 공동체라는 것을 깨달게 해주는 것이다.”
종교인 과세에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종교인 과세는 허수다. 지금 80%의 목사들이 최저 임금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대부분 영세 교회라는 얘기다. 대형 교회 목사 몇몇이 투명하게 운영하지 못하다보니 이런 정책에 정부가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정부가 정말 종교인 과세를 실시하려면 투명하지 못한 대형 교회부터 정화시켜나가야 한다.”
어떤 교육 방식으로 가족이라는 ‘공동체’를 유지시켜주고 있는지
“우선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주제를 매년 설정해주고 가족 구성원들이 함께 풀어오도록 해준다. 예를 들어 설명한다면 올해는 가족이 함께 ‘유관순 누나를 연구하라’고 주문했다. 교회가 이런 주제를 설정해주면 각 교인 가족들은 유관순 박물관을 함께 방문하다든가, 역사 교과서를 다시 한 번 찾아본다든가 하면서 나름대로 유관순에 대해 공부하게 된다. 이런 과정들을 거치면서 단절됐던 가족 간의 유대가 강화되는 것이다.”

아이들의 교육 방식도 독특하다고 알고 있다. 설명해 준다면
“난 교회가 사교육을 책임져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교육도 줄 세우기 위해 가르치는 사교육이 아닌, 진정한 사교육을 해주고 싶다. 그래서 우선 아이들이 교회에 오면 1시간 이상 놀게 해준다. 놀다가 스스로 성경 공부를 하고 싶다고 하면 성경을 영어로 가르친다. 특별히 영어 교육을 안 받아도 될 정도의 수준까지 무상으로 가르친다. 아울러 수학을 가르칠 때는 논리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준다. 즉 한 가지 문제를 놓고 토론을 벌이게 하고, 이를 숫자로 표현하게 했다. 물론 모든 과정이 쉽지 않지만 충분한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여기서 공부하는 아이들은 재능이 남다르다. 예능도 가르쳐주고 있는지
“교회에서 공부하는 모든 아이들은 피아노, 바이올린 등 악기 하나 정도는 다룰 수 있게 가르친다. 이것도 본인이 하고 싶다고 해야 한다. 억지로 가르치는 것은 없다.”
대안 학교를 설립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학교인가
“시내산 중고등학교가 우리 교회가 운영하는 대안 학교다. 일반 학교에서 경쟁에 밀린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설립했다. 경쟁에서 밀려난 아이들은 정말 갈 곳이 없다. 난 이런 친구들을 우리 학교에 입학시키고 국가가 요구하는 인재들로 자라나길 희망한다. 지금 국가가 요구하는 인재는 기술력을 가진 쟁이(전문가)들이다. 드론, 로봇, 3D프린팅 등 무엇인가 만들어낼 수 있는 쟁이들이 필요하다. 8년 동안 운영하면서 많은 아이들을 배출했다. 대부분 취업에 성공했고 대학에 들어간 아이들도 있다. 중1~고3까지 60명 정도가 다닌다. 공부하기 싫은 아이들은 전부 받아준다. 천천히 가도 확실하게만 가자라는 게 내 주의다. 기숙사로 운영되고 있다. 11명의 선생님이 가르치고 있다. 교육료는 월 50만 원을 받고 있다. 나머지는 교회에서 전부 보전해 준다.”
대한민국이 선행적으로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하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앞서 언급했듯이 가장 무서운 것은 자손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정부는 가장 소중한 것을 놓치고 있다. 후손을 더 많이 낳게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것 같다. 국가 차원의 정책이 하루 속히 마련되어야 한다. 아울러 출산을 장려하는 사회적 계몽운동도 함께 일어나야 한다. 사회에서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단체는 교회밖에 없다. 교회와 함께 풀면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다고 조언하고 싶다. 난 정부가 원한다면 교회를 통한 출산 장려 모델을 만들어 줄 생각이다. 17년 전부터 이미 출산 운동을 장려했던 내가, 대부분의 교인들이 3명 이상의 자녀를 두고 있는 우리 교회가, 나서야할 때라고 생각한다.”

이수훈 당진동일교회 목사
고려신학대학원에서 신학(M.Div)을 졸업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졸업
당진동일교회의 담임목사
목회전략연구소의 소장
시내산 중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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