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 “어머니 마음으로 ‘복지시계’ 작동”

민관 톱니바퀴 연결, 복지와 경제 선순환 ‘웰페어노믹스’ 제안

편승민 기자입력 : 2017.08.03 09:37
“복지에 있어서 정부가 아버지라면, 사회복지협의회는 어머니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라고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은 기관 소개에 명쾌하게 답했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민간 사회복지를 대표하는 공공 기관으로 공공복지를 담당하는 정부와 함께 대한민국 복지를 이끌고 있다.
우리나라는 경제발전을 먼저 이루고 복지가 이후에 따라가는 특수한 복지 역사를 가지고 있다. 올해 1월 취임한 서 회장은 ‘어머니의 마음’과 ‘톱니바퀴 이론’을 강조했다. 그는 “복지의 큰 틀을 정부가 만들면 사회복지협의회는 나라 상황에 맞게 복지를 잘 양육하고 성장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선진 복지 국가로 가기 위해서는 “공공복지와 민간복지가 톱니바퀴처럼 잘 맞물려 돌아가야만, 복지 시계가 원활하게 작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지향해야 할 궁극적 복지 모델로 복지와 경제가 선순환하는 ‘웰페어노믹스’를 제안했다.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어떤 역할을 하는 곳인가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민간 사회복지 분야를 대표하는 기관이다. 1952년에 설립되어 올해로 65년이 됐다. 당시 부산에서 전시 상황으로 고아들이 많이 발생했고 복지 문제가 심각했다. 외국 원조 물품을 나눠 줘야 하는데 정부가 직접 하기 어렵자 여러 사회복지 시설들이 모여서 나눠줬다. 그렇게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탄생하게 됐고, 정부와 민간 사이 가교 역할을 시작했다.
현재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중앙 정부와 광역시·도 및 기초시·군·구로 이어지는 전국 사회복지협의회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다. 그리고 사회복지 각 분야 시설·기관·단체들과 연계와 협력을 통해 민간 자원을 발굴하고 육성·지원 하고 있다.

-국가 복지 수준은 국민 삶의 질을 대변하는 척도다. 현재 대한민국 복지 실태에 대해 진단한다면
▶우리나라는 경제발전이 먼저 되고 복지가 뒤쫓아 가는 모습이다. 1960년대 초까지는 정부가 복지 여력이 없어 민간 시설들이 먼저 했다. 종교 기관, 외국 원조 단체들, 선교사들, 개인 복지가들이 민간 복지를 담당했다. 박정희 정부가 들어서면서 복지 관계법들이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공무원, 군인, 경찰 복지를 먼저 시작했다. 그 후 산재보험이 시작됐고, 1977년에는 의료보험, 1988년부터는 국민연금이 생겼다. 그리고 고용보험이 생기면서 소위 5대 사회보험 체계가 확립됐다. 일반 사회복지 서비스는 앞서 말했듯 민간이 먼저 하다가 90년대 초부터 정부가 사회복지 시설에 관심을 갖고 지원하면서 지난 20년 동안 발전했다. 사실상 현재 복지 체계는 완벽히 갖춰져 있다고 본다.
복지 수준은 정책으로만 올라가는 게 아니라 경제발전이 되면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우리나라는 경제발전에 성공했기 때문에 지출에 비해 복지 수준이 높다. 또한, 민간 복지 활동이 많아 공공복지 지출에 비해 복지 활동이 더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복지 수준이 낮다고 많이 얘기하는데, 복지 지출이 GDP대비 다른 OECD 선진국들에 비해 낮기 때문이다. 선진국 복지가 높은 이유는 공적연금이 모두 2차 대전 전에 시작됐기 때문이다. 독일 비스마르크에서 1880년대에 가장 먼저 사회보험 제도가 시작됐고, 1900년 전후해서 대부분 유럽에 사회보험 제도가 생겼다. 이들 복지의 가장 큰 비중이 공적연금이다. 우리나라는 국민연금을 1988년부터 했고 적립 방식이기 때문에 몇 십 년 내야 받을 수 있다. 아직 연금을 받는 비율인 65세 이상 인구가 30% 정도이기에 복지 지출이 적은 편이다. 국민연금 대부분 가입자인 젊은 세대가 노인이 되면 복지 지출 비용은 점차 높아질 것이다. 그것까지 감안하면 OECD 평균에 가까운 복지를 하고 있다.

-올해 1월 한국 사회복지협의회장으로 취임했다. 취임 후 가장 시급하다고 판단한 복지 이슈는
▶내가 취임해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복지 시계 톱니바퀴’ 이론이다. 시계는 초침과 분침, 시침의 톱니바퀴가 잘 연결돼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복지 주체들은 서로 연결이 잘 안 되어 있다. 정부에서는 복지 서비스 전달 체계를 읍·면·동까지 허브화하기 위해 복지 공무원을 더 뽑는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복지는 민간에서 시작됐기 때문에 이미 민간에서 읍·면·동 복지 사례관리를 하고 있다. 갓 졸업해서 경험이 적은 복지 9급 공무원이 관리하는 것보다는 민관 협력을 통해 허브화해야 효율성이 높아진다.
나는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이 되면서 기관이 중심이 되어 민관 협치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사회복지협의회가 광역시·도에는 다 있지만 기초시·군·구에는 60%만 있다. 그래서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은 전국 226개 지자체 중 미설치 지역 77곳에 설치를 의무화 하는 것이다. 이렇게 사회복지협의회는 공공과 민간 톱니바퀴를 연결하여 ‘복지 시계’가 원활하게 작동하는 역할을 하는 매개체가 될 것이다.

-지금 같은 출산율이면 국가가 없어질 수도 있다고 한다. 저출산은 언제부터 시작된 현상인가
▶1960년대 출산율은 6이었다. 여성 한 명이 여섯 명 아이를 낳았다. 그러다 박정희 정부 들어와서 수출 증대 사업, 새마을 사업과 같은 수준으로 진행한 국가사업이 가족계획 사업이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열심히 해서 성과도 많이 났다. 인구학적으로 인구수가 늘지도 줄지도 않으려면 출산율이 평균 2.1이 돼야 한다. 우리나라는 1983년에 이미 달성했다. 그런데 전두환 정권에서도 가족계획 사업을 했고, 출산율은 계속 떨어졌다. 내가 1994년 장관 재직 당시 카이로 세계인구회의를 갔는데 선진국 저출산 문제가 토론됐다. 그때 우리나라 자료를 보고 가족계획을 중단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장관이 중단을 결정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인구정책 심의회를 만들어 넘겼고, 거기서도 같은 결론을 내려 비로소 가족계획 사업이 중단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은 떨어졌다.
결정적으로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실업률이 높아지고, 일자리가 없어지고, 비정규직이 생기면서 고용 구조가 불안해졌다. 그러면서 더 떨어졌다. 2001년에는 1.1까지 내려갔다. ‘이건 안 되겠다’ 해서 노무현 정권 들어서 저출산 고령화 대책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5년 단위로 박근혜 전 정부까지 3번의 대책이 만들어졌다. 문제는 대책을 세워 정책만 200~300개고 수백 조를 썼다고 하는데, 출산율은 여전히 1.2 그대로라는 것이다.

-출산율이 계속해서 하락한 이유가 무엇이었나

▶가족계획 사업을 할 때는 경제 여건이 순풍 역할을 했다. 출산율은 여성의 교육, 학력 수준과 반비례하는 특성이 있다. 교육을 많이 받고, 사회 활동을 하고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 출산율이 떨어진다. 1960~80년대 가족계획 사업을 할 때는 교육과 소득 수준이 경제성장과 함께 높아지다 보니 가족계획 사업을 굳이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출산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가족계획 사업까지 하니 더 떨어졌다. 지금은 여성 교육과 소득 수준이 더 높아졌고 고용은 더욱 불안해졌다. 결혼 연령은 외환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늦어지고 있고, 결혼해도 자식은 하나만 낳겠다는 추세다. 이 모든 현상의 60~70%는 경제적 이유다. 지금은 역풍 상황에서 출산장려 대책을 필 수 밖에 없고, 효과는 그 전보다 안 날 수밖에 없다.

서울 강남 차병원 신생아실에서 간호사들이 신생아를 돌보고 있다. 2017.7.11/사진=뉴스1
-출산율을 어떻게 다시 높일 수 있을까
▶아이를 낳을 젊은 여성들에게 애를 낳아도 경제적 손해가 안 나겠다는 생각을 심어줘야 한다. 아동 수당이 그래서 중요하다. 아동 수당도 주려면 제대로 줘야 하는데 1차 저출산 계획에는 들어갔다가 2, 3차에서는 빠졌다. 돈이 많이 드니까 꺼내지도 말란 식이다. 중요한 건 빼고 각 부처가 온갖 것을 저출산 대책으로 내놓으니 성과가 없다.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시장에서 기대한 것보다 빠르고, 더 센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목적세를 만들어서 아동 수당을 줘야한다. 아동 수당세, 출산 장려세 등을 만들어야 한다. 첫째 아이를 낳으면 천만 원 줘야한다. 둘째는 2천만 원, 셋째는 3천만 원 줘야한다. 그리고 전국 똑같이 해야 한다.
기초자치 단체가 100만원 주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 지금 정부에서 증세 이야기가 나오는데 공약을 지키려면 증세는 당연히 해야 한다. 목적세를 하면 세목을 여러 군데 나눌 수가 있다. 목적세는 늘 시대에 필요한 걸 했다. 70년대 방위세가 있었고, 80년대는 교육세를 부과했고, 90년대는 농업 개방이 돼야 한다고 해서 농촌 발전세를 목적세로 했다. 이제는 출산 장려세를 해야 할 때다. 충분한 재원을 가지고 화끈하게 저출산 대책을 해야 효과가 난다.
선진국 중 프랑스와 영국은 출산율이 1.2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2까지 다시 올라갔다. 프랑스가 출산율이 올라간 대표적인 나라로 현재 2.1까지 올랐다. 스웨덴이 2, 영국이 1.9 정도다. 그럼 어떻게 출산율이 올라갔느냐. 바로 혼외 출산 비율이 많이 올라갔다. 프랑스는 혼외 출산이 50%가 넘는다. 선진국 중에서 출산율이 반등하는 나라는 혼외 출산이 평균 40% 정도다. 우리나라는 1.8%다. 우리나라는 혼외 출산을 집안 망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낙태를 한다. 애를 낳아야 하는데 생긴 아이를 없앤다. 프랑스에서는 법을 만들어 동거를 해서 신고만 하면 결혼한 것과 똑같은 혜택을 준다. 더 이상 동거를 안 하려면 신고만 하면 된다. 이혼 절차보다 훨씬 덜 복잡하다. 나는 혼외 출산이 저출산 블루오션이라고 본다. 누군가는 이런 이야기를 해야 하고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저출산과 함께 고령 사회화 되며 나타나는 문제도 많다.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48%로 심각하다. 어떻게 해야 할까
▶국민연금을 늦게 시작했고, 근로 세대가 비용을 부담하는 부과 방식이 아닌 적립 방식으로 했던 것이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당시 국민연금을 만들었던 장본인으로서 나도 책임을 느낀다. 부과 방식은 당시 재정적 부담이 있어서 적립 방식을 택했다. 그래서 기초연금을 만들게 됐는데 10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올렸다. 그러나 20만 원 가지고는 생활이 안 된다. 그리고 65세 노인에 대해서는 부양 의무자 조항*이 있다. 문재인 정부가 이것을 단계적으로 없앤다고 하는데 우선 노인부터 부양 의무자에서 빼고, 최저 생계비를 보장 해줘야 한다. 전 세계에서 자식이 소득이 있다고 기초 생계 보장에서 빼는 나라 우리나라 밖에 없다. 기초연금은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것이다. 어려운 사람은 제대로 도와주고 필요치 않는 사람까지 줄 필요는 없다. 우리나라 노인 자살률은 세계에서 가장 높다. 노인들이 자살하는 이유는 돈 문제다. 부양 의무자는 빼고 노인도 기초 생계비 정도는 자식이 돈을 벌어도 있어야 한다. 정부가 기초연금을 그냥 올리기보다는 65세 이상은 소득 조사해서 최저 생계 이하는 채워줘야 한다고 본다.
*부양 의무자 조항 : 수급 신청자를 부양할 의무는 국가보다 가족이 우선 부담한다는 원칙. 기초생활 수급권자가 되려면 소득과 근로능력이 없는 것뿐만 아니라, 부양 의무자가 없거나, 있더라도 부양받을 수 없는 사정을 수급 신청자가 입증해야 한다.
더 나아가 나이 들어도 일해야 한다. 타임지 커버스토리에 미국에서 태어나는 아이는 이제 평균 140세까지 산다는 글이 실렸다. 한국도 곧 그렇게 될 것이다. 그러면 65세부터 일 안하고 연금만 타서는 사회가 돌아갈 수가 없다. 앞으로 노인들은 점점 똑똑해지고 건강도 좋아질 것이다. 140세까지 살면 100세까지는 건강하게 일해야 한다. 지난주 영국 이코노미스트에도 이 문제를 다루면서 노인들을 저주가 아닌 축복으로 생각하라고 하더라. 애를 안 낳아서 노동 인력 없다고 하지 말고 노인들을 일하게 해야 한다.

'노인의 날',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 도로에서 한 어르신이 비를 맞으며 걷고 있다. 2016.10.2/사진=뉴스1
-문재인 정부가 최근 공공 부문 일자리를 34만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일자리 창출은 특히 사회복지와 국민 안전 분야를 대폭 늘릴 것이라고 했는데
▶공공 일자리만 할 게 아니라 일자리 전체로 초점을 맞췄으면 좋겠다. 잘못하면 공공 일자리 1개 만들고 민간 일자리 2개를 잃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런 정책하면 안 된다. 대통령의 관심사는 대한민국 전체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되어야지 공공 분야만 신경 쓰면 안 된다.
지금 사회복지 전문요원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또 그것만 너무 많이 하게 되면 민간에 있는 사회복지 시설이나 일자리가 없어질 수도 있다. 복지 서비스 공단을 만들어서 민간이 하는 어린이집도 공공이 한다고 하는데 그럼 민간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이다. 공공에만 일자리를 늘리는 건 자칫하면 눈 감고 아웅 하기 쉽다. 공공 일자리 34만 개를 만드는 것이 민간 일자리 50만 개가 없어지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다 그렇지는 않지만 숫자에 매여서 우를 범할 수도 있다.

-서 회장은 기업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 중요성에 대해 항상 강조했다. 아직까지 한국 사회는 부가적인 홍보 활동으로만 받아들이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 아직까지 우리나라 CSR은 기업 홍보 전략적 측면이 많다.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것이고 CSR전략으로도 실패라고 본다. 지금은 기업이 CSR을 기업 전략 측면으로 보고 해야 한다. 더 나아가서는 기업 활동 자체가 사회적 가치를 올려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오랫동안 CSR을 해왔다.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그 역사가 짧다. 지금도 대기업들만 좀 하려고 하는 추세지 중소기업들은 그런 여력이 없다고 한다.
앞으로 CSR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다만 기업들은 CSR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른다. 그래서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CSR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운영·연계해주는 역할을 앞으로 하고자 한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지난 10여년 동안 사회공헌정보센터를 운영하며 CSR 관련기법과 노하우 등을 축적했다. 또한 사회복지 현장 안에 사회복지협의회 회원들이 있고, 시·군·구 사회복지협의회도 우리 일부이기 때문에 해당 지역에 꼭 필요한 복지 프로젝트를 개발해서 기업과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데 적격이다.

-복지와 경제는 상생할 수 없다는 인식이 파다하다. 하지만 북유럽 선진국들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뭐라고 분석하나

▶북유럽만이 롤 모델은 아니다. 1990년대 후반 영국에서는 ‘제3의 길’이 나왔다. 일하는 복지, 적극적인 복지 국가 기조였다. 이 아이디어를 한국·일본·대만 같은 동아시아 국가들도 따왔다. 우리는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서 복지를 올리는 데 주력했다. 특히 박정희 대통령은 선 성장, 후 분배를 주장했다. 수출산업이 노동 집약적 산업이다 보니 수출이 40% 늘어나자 고용 기회가 늘어났다. 60년대 초 대한민국은 일자리가 없어서 서독 광부, 간호사로 갔다. 그런데 성장과 함께 일자리가 늘고 실질임금이 늘었다. 그러면서 복지 혜택도 늘었다.
경제와 복지가 같이 가는 선순환 복지를 위해서는 유럽 선진국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럽 복지 선진국들은 플렉시큐리티(flexecurity = flexibility + security)를 하고 있다. 노동 시장 유연성은 강화하고 사회 안전망은 탄탄하게 하는 것이다. 플렉시큐리티가 있는 노동 시장에서는 기업 상황에 따라 직원 해고가 가능하다.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는 노조반발 등 이유로 정규직 해고가 어렵다. 하지만 유연성 있는 노동 시장에서는 기업이 어려워지면 해고를 통해 인력을 감축한다. 혹은 경제가 어려워지면 노조가 나서서 임금을 낮춘다. 노동 시장은 유연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대신 사회보장 체계를 확실히 하는 것이 플렉시큐리티다. 유럽을 지향하고자 한다면 튼튼한 사회 안전망뿐만 아니라 유연한 노동 시장까지 세트로 가야 한다. 그게 유럽 선진국의 복지 비결이다.

-앞으로 완성해야 할 한국형 복지 모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플랙시큐리티도 좋지만 나는 월페어노믹스라는 책을 썼고 이것을 주장한다. 바로 지속 가능한 자본주의와 복지 국가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포용적 성장을 통해 핵심 분야는 정부가 일자리를 만들고, 기업은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사회다. NGO들은 사회 분열을 확산시키기보다 사회 공동체 공생 발전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복지는 일자리와 연결되는 일자리 복지를 해야 한다. 또한, 복지에 기업가 개념을 집어넣어 기업가 혁신 복지를 이끌어 내야 한다. 일반 기업가는 기술혁신을 하지만 사회적 기업은 사회 혁신을 해야 한다. 세 번째는 복지에도 경영 개념을 넣어서 효율적으로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술이다. 4차 산업 시대에는 일자리가 없어지고, 더 나아가서는 기계가 사람을 이긴다는 우려가 있다. 사람 심성이 나쁘면 고약한 기계를 만드는 법이기에 결국 인성이 중요하다. 사회복지가 1차 산업혁명 때는 단순히 도시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해 나왔다. 2차 산업혁명이 확산되면서는 모든 노동자를 위한 사회보험이 생기고, 복지 국가는 국민 전체를 위한 복지를 지향했다. 그러다 복지 재정이 어려워지면서 사회복지 3.0은 복지를 줄이는 쪽으로 갔다. 그러면서 점차 양극화와 일자리난이 심각해졌다. 이제 복지 기본적 시스템은 다 갖춰져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휴머니티를 살리는 역할을 사회복지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임기 동안 어떤 기관으로 만들어 나갈 것인지 목표가 궁금하다
▶지금 이야기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사회복지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부터 시작해 사회복지협의회가 핵심 역할을 하겠다는 게 내 생각이다. 구체적으로 사회복지 시계 민간과 공공 부문 톱니바퀴를 잇는 역할, 사회복지 공동모금회와 협력 체계 구축, 기업 CSR의 브릿지 역할을 하겠다.
두 번째는 어머니 마음으로 기관을 키워나갈 생각이다. 정부가 사회복지 아버지라면 사회복지협의회는 어머니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 나는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을 자주 예로 든다. 영화를 보면 부인이 죽고 나서 평생 군인이었던 대령은 아이들을 군대식으로 키운다. 그런데 가정교사인 마리아가 들어와서 교사를 넘어 엄마 역할을 하면서 아이들의 인성을 살려준다. 결국 대령과 결혼해서 가정을 이룬다.
사회복지에서도 어머니 역할이 중요하다. 아버지가 맨날 규제만 늘리고 악순환이 계속될 때 양육을 통해 어머니 역할을 해야 한다. 아직 민간 복지에 대한 연구가 많지 않다. 사회복지협의회가 연구해야 하고 연수도 강화할 생각이다. 어머니 역할을 제대로 하겠다.


△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
1947년 7월 11일생(충남 홍성)
미국 Amherst대학 경제학·수학학사
미국 Stanford대학원 경제학 박사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원장
제 13~15대 국회의원
보건복지부 장관(1995년)
명지대 정보통신경영대학원장
경기복지재단 이사장
도산안창호선생기념사업회 회장
現 제32대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8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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