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태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증세 앞서 조세 형평성 챙겨라”

면세자율 매우 높아… 내수 활성화로 납세환경 조성해야

임윤희 기자입력 : 2017.09.08 16:10

▲조경태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정치가 소박해야 세상이 숨을 쉰다’는 《도덕경》에 나오는 노자의 말이다.
국민과 소통하고 호흡하는 것이 정치인의 참 본질이라는 조경태 기획재정위원장은 소박한 정치를 실현하고 있다. 지역구 부산에서 17대 국회부터 20대 까지 내리 4선에 성공했다. 지난해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으로 당적을 옮긴 후, 기획재정위원장을 맡아 1년간 일에만 몰두했다.
조경태 위원장은 그가 약속한대로 사회 양극화를 줄여 나가는 법안부터 관심 있게 지켜봤고, 서민들에게 직접 영향을 주는 분야는 상임위 소관이 아니더라도 직접 세미나부터 정책 토론회까지 참여했다. 그 때문에 관심 분야가 늘어났다. 국회도서관에서 2년 연속 책 많이 보는 정치인으로 선정된 것도 늘어난 관심사 때문이다.
새 정부 관료들의 휴가가 시작된 8월 7일(월) 한산한 국회에서 조 위원장을 만났다. 나라가 발전하고 국민 개개인의 행복지수를 올리는 게 목표라는 그는 앞으로 남은 임기동안 이를 위해 매진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였다.

#서민들에게 직접 영향 주는 현안에 관심 커

전반기 기획재정위원장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는
▶“상임위원장을 하면서 관심 있게 봤던 건 노인빈곤율과 청년실업률이다. 또 정책 지원에서 소외된 영세 중소기업들에 대한 정부 정책이 강화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540만 명 정도 되는 영세 자영업자들에 대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 등 기획재정위원장으로서 기본적으로 국민의 삶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다.
얼마 전 정책 토론회를 했던 미세먼지 문제나 층간 소음 문제, 담뱃값 인하 문제, 유류세 인하 문제 등 서민들에게 직접 영향을 주는 현안들이 관심 분야다.”

국회 여소야대 상황에서 잘 풀어가고 있나
▶“기본적으로 정치적 소신과 철학을 국민과 상의해야 한다고 본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최저임금문제와 공무원 일자리 문제 등에 대해 일방통행식이 아니라 국민들과 의사소통을 통해 공론화시키면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국민과 국가를 생각하는 방안에 대해 노력을 하기 때문에 여소야대나 야대여소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책 많이 보는 의원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국회도서관 이용 최우수 의원으로 2년이나 선정되었는데 주로 어떤 책을 많이 보나
▶“꼭 정치와 관련된 서적만 읽는 것은 아니고 다양한 분야를 보고 있다. 우주 개발에 대한 책과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책, 그리고 실학자 박제가 선생의 《북학의》도 관심 깊게 봤다.”

최근 감명 깊게 읽은 책은
▶“21세기 이스라엘의 경제 성장에 대한 《창업국가》라는 책이다. 이스라엘의 스타트업 문화와 창업 정신에 대해 소상하게 잘 나와 있어 벤치마킹할 것이 많이 있다.”

사회 양극화 문제에 관심이 많고 그런 법안부터 통과시키겠다고 했는데 잘 되고 있나
▶“지표상으로는 보통 정도의 수준에 있지만 사회 양극화 문제는 절대 빈곤보다는 상대 빈곤이 더 어렵다. 문제 해소를 위해 경제 소득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재미나는 데이터가 있다. IMF 이후 기업의 생산성은 높아졌는데 가계 소득은 생산성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 차이만큼 소득을 기업이 더 가지고 갔다고 본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가 더 심해졌다. 그런 격차를 깨야 한다. 중소기업 벤처부가 만들어졌다고 양극화가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물론 의미는 있지만 지금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하 구조로는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본다.
한 단계 더 나아가서 초일류 중소기업을 많이 발굴해 더 적극적으로 양성시켜야 한다. 중소기업의 제품 중에 세계 최고의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이 나와야 한다. 지금은 주로 대기업에서 그런 제품을 만들고 있다. 그러나 스위스나 독일 등은 초일류 초우량 제품을 중소기업에서 만든다. 그런 부분에서 우리보다 선진화된 나라들의 기업 문화를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저임금제 지역별, 업종별, 업무 강도별 세분화 필요

최근에 해결하고자 힘쓰는 현안은 무엇인가
▶“최저임금 문제도 이슈로 올 초에 정책 토론회를 했고, 관련 입법을 준비 중이다.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나라들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는 업종, 나이 이런 것과 무관하게 천편일률적으로 적용하고 있는데, 지역별, 업종별, 연령별, 업무 강도에 따라 차별화시키는 세분화의 필요성이 있다. 이런 부분을 공론화시키고자 한다.
최저임금은 미국에서 출발해 유럽으로 이동했고 유럽에서 아시아로 이동했다. 미국은 업종, 지역별로 최저임금이 다 다르다. 소상공인, 영세 중소기업들이 삼성 같은 대기업과 수익 구조가 다른데 왜 같은 임금을 지급해야 하냐는 것이 골자다. 무리하게 천편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개선해야 한다.
이런 부분에 대해 외국의 긍정적인 사례와 잘못된 사례를 비교 분석해 수정하고자 한다. 정부에서도 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고, 이런 기타 각종 수당 등에 대한 포함의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건 상식이다. 서울 물가와 지방 물가가 다르지 않나. 합리성을 가져야 한다. 물가가 높은 지역은 최저임금이 높아야 하고 낮은 곳은 낮춰야 하지 않겠나. 일본의 경우에도 도쿄와 지방 도시의 최저임금 격차가 최대 25% 정도다.”

#서비스 산업을 통한 내수 활성화부터…증세는 최후 수단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증세 카드를 빼 들었는데 입장은
▶“우리나라도 갈수록 고령화 사회가 되고 있다. 사회 복지 지출액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해마다 국가 부채가 수십 조씩 늘어가고 있다. OECD 국가 중 부채 증가율이 최고 수준이다. 국가 재정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크다. 여야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지출에 대한 세수 확보 방법은 세금을 많이 거두는 것과 미흡한 부분에 대해 채권을 발행해서 지출을 맞추는 방법이 있다. 정부가 이런 걸 포장하지 말고 공론화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가 담뱃값을 갑자기 올리고, 위장을 해서 증세하려고 하지 않았나. 이런 수준으로 복지를 하려면 예산이 이만큼 든다는 말을 하고 국민을 설득해야지 또 다른 방법을 쓰면 안 된다.”
▲조경태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그렇다면 방법은
▶“세금을 올리는 부분에 대해 국민들이 동의하는 사람들이 없을 것이라고 본다. 때문에 조세 저항을 최소화시키기 위해서는 조세 형평성을 최대한 맞춰줘야 하는 게 원칙이다. 우리는 면세자율이 46%를 훨씬 넘는다. 세계적으로도 면세자율이 높은 최상위 층에 들어간다. 영국은 면세자율이 6%뿐이다. 매우 높은 면세자율을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가 숙제다.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 기업이 47%를 넘어간다고 하는데 이런 게 조세 형평성과 맞지 않다. 국민들은 모두 납세의 의무를 지고 있는데 면세자율이 높다는 것부터 들여다보면서 소위 부자 증세, 고소득자에 대한 증세 부분도 논의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또 법인세든 소득세든 특정 그룹에만 국한시켜서 세금을 거두는 데는 한계가 있다. 내수를 활성화시켜서 세금을 많이 내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우리 제조업은 세계 6위 정도인데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은 매우 낮다.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을 극대화시켜야 한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서비스법)’을 통과시켜 빨리 완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비스산업발전법’에 대해 정치권 분위기는 어떤가
▶“이 부분에 대해 공감하는 분위기인 것 같다. ‘서비스산업발전법’을 통해 수십만 개 일자리가 생산될 것이라고 본다. 부작용이 염려되는 의료 상업화만 엄격하게 검토하고 이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속도를 내줘야 한다고 본다. 양질의 일자리를 선두로 좋은 산업에 투자하고 소득이 많아지면 세금을 많이 낼 수 있지 않나. 그런 여지가 있다. 국내 내수 시장을 확장, 활성화시켜서 많이 거두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그래도 안 되면 최후 수단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증세고 국채 발행이다.
우리 스스로도 기업이 외국으로 나가지 않고 국내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데 집중해서 노력하고 병행할 수 있도록 국민들과 함께 공론화하면서 가는 것이 어떨까 싶다.”

8.2일 부동산 대책에 대한 평가
▶“강남보다는 타 지역에서 반발이 많은데 가능하면 부동산은 정부가 최소한만 개입하고 서민들의 주거복지 부분에는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다만 부동산에 있어서 탈세나 불로소득에 대한 제재는 강하게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카카오뱅크 돌풍. 그간 은행의 갑질을 저지할 것

최근 카카오뱅크가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쁜 일이지만 은행들은 긴장하고 있는데
▶“그간 시중은행들이 지나친 갑질을 했다고 본다. 시중금리를 내리면 대출 이자나 이런 것이 비슷한 수준으로 낮아져야 하는데 그간 시장에서는 마진을 가지고 너무 많은 장난을 쳤다. 최근 신임 금융위원장에게 이 건에 대해 지적한 바 있었다. 시중은행 예대마진율이 높아 서민들이 주택담보 대출이나 기업 대출을 받은 사람들이 모두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런 부분에 대해 양심적으로 이자를 받아야 한다. 이런 틈새를 카카오뱅크가 나선 것 같다. 시중은행이 긴장하고 있다고 보고 이 대목에서 은행들이 이자율을 낮추는 등의 효과를 볼 수 있지 않나 싶다. 자본주의에서는 독점이나 독과점은 옳지 않다. 건전한 경쟁을 통해 소비자 국민에게 도움이 되고 긍정적인 신호를 준다면 좋은 효과가 아닐까 싶다.”

은산분리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완화 가능성은 있나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기업 환경으로 봤을 때는 조심스러운 면이 많다. 외국 기업을 보면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 아마존, 이런 세계적인 기업들이 자기 전문 분야만 최선을 다해 글로벌한 기업으로 성장하지 않았나. 우리나라는 이에 비해 문어발식이다. 잘나가는 대기업은 문어발식 확장을 한다.
기업들이 전문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초일류 기업으로의 성장이 좋은 방향이라고 본다. 은산분리도 그런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산업이 금융까지 지배하는 구조에서는 피해자가 국민이 될 수 있다. 기업이 국민적 정서를 이해하고 자국민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

#문재인 정부 새 내각은 솔선수범 겸손의 자세로 국민께 다가서야

20대 국회가 상반기 내년 6월까진데 정무위원장, 기재위원장, 안행위원장이 모두 야당이다. 조기에 넘겨 달라는 말이 나올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그건 아마 시간이 지나봐야 알 것 같다.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본다. 어느 당에서 위원장을 잡고 안 잡고가 아니라 정책을 살피고 예산 집행할 때 국민에게 피해가 가지 않고 득이 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을 보면서 국정 운영 능력 어떻게 평가하나
▶“세간에 국민들은 인사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고 왜 저런 인사를 했을까 하는 우려를 많이 하고 있다. 스스로 언급했던 인사의 5대 원칙인 면탈, 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 위장 전입, 논문 표절 등이 유감스럽게도 대다수 장관들에게서 의혹이 있었다.
이런 모습이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교육적 측면에서 옳지 않은 인사로 국민들께 실망감을 줄 수밖에 없다. 가능한 국민과의 약속은 지키는 모습이 바르지 않을까 싶다. 문제투성이 내각에서 일을 했을 때 면이 바로 서겠느냐는 걱정이 된다.
새 내각이 이런 문제점을 깊이 인식해서 그분들이 조금 더 솔선수범하는 겸손한 자세로 국민들께 다가서는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김동연 경제팀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경제팀들은 정부가 바뀌었다 해서 경제 기조가 급진적으로 바뀌는 것은 상당한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제 부처에서 확고하게 정권의 부침을 떠나 우리 미래 세대를 위해 어떻게 정책을 펴나가는 것이 좋을지 소신 있게 바라보면 좋겠다. 충분한 토론을 하면서 가도 늦지 않다. 일은 잘 해주시라고 보고 있다.”

지역은 자주 내려가나
▶“매주 내려가서 민심 살피고 있다.”

자유한국당에서도 내년 지방선거 부산광역시장에 거론이 되고 있다. 계획이 있나
▶“평가는 시민과 국민들이 하고 있다. 항상 강조하는 내용이지만 계파나 당리당략을 넘어 시민,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기획재정위원장으로서 막중한 임무도 있기 때문에 지금은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국민에게 한 말씀
“연일 폭염에 국민 여러분들께서 건강 잃지 않기를 기원한다. ‘정치가 소박해야 세상이 숨을 쉰다’는 노자의 말씀을 항상 명심하고, 그 말씀을 새겨 정치를 펼쳐 나가고자 한다. 국민과 소통하고 호흡하는 것이 정치인의 참 본질이라고 본다.
지역의 의원으로 초심을 잃지 않고 국민과 함께하는 정치인이 되겠다. 우리나라가 발전하고 삶의 질과 행복지수가 높아지는 그런 세상을 바란다.”


조경태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1968년 1월 10일 출생
부산대학교 토목공학 학사 동대학원 석, 박사
제16대 대통령선거 노무현 후보 정책보좌역
제17대, 18대, 19대 국회의원 (부산 사하구을/열린우리당)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
국회사회공헌포럼 대표의원
한국청소년항공우주학회 고문
現 제20대 국회의원 (부산 사하구을/자유한국당)
국회 전반기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9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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