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시대 ‘재밌게’ 이끌다

[4차 산업 현장 목소리]채덕병 ㈜삼쩜일사 대표, “코딩교육은 쉽고 흥미롭게 민간 주도가 바람직”

홍세미 기자입력 : 2017.09.15 16:33
▲채덕병 ㈜삼쩜일사 대표/사진=더리더
아마존은 4차 산업 기술을 먼저 알아봤다. 2014년 창립한 스타트업 회사가 미국 최대 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에 입점했다. 유아용 코딩 교육 로봇인 카미봇을 만드는 삼쩜일사는 회사가 만들어지고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카미봇은 유아용 코딩 교육 로봇이다. 페이퍼 토이(종이 인형)를 본체 기계에 씌워 블루투스로 스마트폰에 연결해 조종할 수 있다. 우리말로 입력된 코딩(cording)을 통해 로봇을 마음대로 움직인다.

4차 산업을 이끌 유아 세대의 코딩 교육이 카미봇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 카미봇은 해외에서 반응했다. 아마존 입점에 이어 해외 크라우드펀딩에서 한 달 만에 목표액을 초과 달성했다. ‘로봇’ 강국이라는 일본 크라우드펀딩에서도 10여 일 만에 51만엔 펀딩을 달성, 목표보다 230% 초과 기록했다.

스팀(STEAM-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예술Arts, 수학Mathematics을 융합하는 교육) 교육은 4차 산업을 대비하는 교육 과정이다. 종이와 로봇의 융합으로 이뤄진 카미봇을 유럽에서는 스팀 교육을 하기에 적절한 조립 용품 세트로 보기도 한다. 카미봇이 해외에서 인기가 많은 이유다.

IT 강국이라는 우리나라가 4차 산업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어떤 정책과 방향이 필요할까. 현장 목소리를 듣기 위해 <더리더>는 지난달 21일 대구 스마트벤처캠퍼스에 위치한 삼쩜일사를 찾았다.

-삼쩜일사와 카미봇에 대해 소개 부탁한다
▶카미봇은 로봇과 종이를 융합한 ‘스마트 토이’다. 삼쩜일사는 그런 페이퍼 토이를 만드는 회사다. 카미봇은 로봇 본체에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 그림 스킨을 씌워 놀 수 있다. 블루투스를 이용해 로봇과 스마트폰을 연결하고, 앱을 통해 코딩 조종을 할 수 있다. 어떤 색을 띠는지, 어디로 가는지, 어떤 행동을 하는지를 아이가 직접 코딩해서 조종한다.

-캐릭터 로봇을 코딩으로 움직이는 게 흥미롭다
▶자기가 좋아하는 캐릭터를 로봇에 씌우니 스토리텔링이 가능하다. 그 캐릭터가 변신할 수도 있다. 만일 낚시를 하고 싶다면 낚시대를 만들어 실행하면 된다. 축구나 다른 운동도 가능하다. 좋아하는 캐릭터에 ‘스토리’를 부여할 수 있는 게 카미봇의 강점이다. 로봇에 이야기가 곁들여져 있다면 아이들이 더욱 재밌고 즐겁게 코딩할 수 있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흥미를 갖게 하기 위해 보물찾기를 진행했다. 로봇이 보물을 찾아가게 하는 것이다. 초등학교 저학년은 조각 맞추기 식으로 재밌게 즐기다가 중학교로 넘어가면 본격적으로 텍스트 코딩을 배울 수 있다.

-‘코딩’이 한글로 돼 있다. 아이들이나 저학년이 코딩 교육을 받기 전 좋은 듯하다
▶보통 코딩이라고 하면 어렵게 생각한다. 4차 산업 시대는 소프트웨어 중심이다. 공교육에서도 코딩 교육을 의무적으로 도입한다고 한다. 초등학교에서 의무적으로 어려운 것을 시키면 애초에 흥미를 잃는 아이들이 나오지 않을까. 일단 쉽게 코딩을 접하고, 흥미를 이끌어낼 수 있는 툴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카미봇은 초등학교 저학년, 7세만 되도 쉽고 재밌게 할 수 있다.

-카미봇의 주요 콘텐츠는 유아용 교육인데, 다른 비즈니스 모델도 있나
▶유아 교육용이 중심이고 캐릭터 콘텐츠 사업, 그리고 한류 콘텐츠 사업도 구상 중이다. 좋아하는 연예인을 페이퍼 토이로 만드는 것이다. 그 캐릭터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고 가수라면 춤추게 할 수 있다.

-카미봇을 만든 계기는 어떻게 되나
▶이전에는 전자 하드웨어 개발자로 근무했다. 당시 취미는 종이 로봇을 만드는 것이었다. 종이 로봇이 움직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간단하게 로봇을 만들었는데 반응이 좋았다. 그래서 창업을 생각했다. 대구 스마트벤처캠퍼스에 선정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2년 정도 개발하고, 필드 테스트를 거치고, 피드백 받아서 카미봇이 나왔다.

-카미봇은 올해 초 아마존에 입점했다.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를 뚫은 비결은 무엇인가
▶사실 카미봇을 처음 만들 때 국내 시장보다 세계 시장을 더 고려했다. 요즘 스타트업 회사에게 크라우드펀딩은 제품에 대한 검증이라고 해야 하나, 그렇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카미봇이 해외 크라우드펀딩에서 한 달 만에 목표액을 초과 달성했다. 고객에게 우리 제품 검증이 됐다는 의미기도 하다. 그게 마케팅이 됐다. 해외에서 유명해진 발판이 됐다. 삼쩜일사 직원들과 다른 스마트 토이의 장단점을 파악했다. 기존에 없는 스마트 토이를 개발한 것이 해외 고객들의 마음을 움직인 이유라고 생각한다.

-카미봇은 국내보다 국외에서 인기가 더 많다.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우리나라는 스팀 교육(융합 교육)이 아직 외국만큼 활성화돼 있지 않다. 외국에서는 스팀 교육에 관심이 많다. 스팀 교육을 할 수 있는 키트(조립 용품 세트)를 매달 보내주는 상품이 있을 정도다. 우리나라는 아직 일부 학교나 동아리에서 스팀 교육이 진행된다.

▲카미봇 로봇/사진=㈜삼쩜일사 제공
-외국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나라는 어디인가
▶미국과 스페인이다. 미국은 크라우드펀딩이 유명하다. 완판이 됐다고 하니 홍보가 됐다. 스페인에서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라는 전시회에 참가해서 IOT트랙 파이널리스트에 선정됐다. 국내 스타트업으로는 유일하게 선정돼서 홍보가 됐다.

-우리나라와 가까운 중국과 일본에서는 반응이 어떤가
▶중국은 아직 진출 준비 중이다. 일본에서는 크라우드펀딩에서 목표보다 230%를 성공했다. 아무래도 일본 로봇 기술이 많이 발전했다. 일본은 로봇을 현장 밀착형으로 만든다. 일본에서는 로봇 강아지 장례식도 치른다고 하더라. 그만큼 로봇에 애착을 많이 가진다. 로봇이 다가가기 쉬운, 접근 가능하다고 할까. 카미봇도 접근하기도 쉽고 애착 가기도 쉬운 형태다. 아이들이 처음 카미봇을 접하면 이름부터 짓는다.

-카미봇이 반응을 국외와 국내 비율로 따져보면 어떤가
▶작년 기준으로 해외가 70%, 국내가 30%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우리나라가 IT 강국이라는데 해외 반응이 더 좋다
▶국내 바이어를 만나보면 카미봇이 한국 제품이었다는 것도 모를 때가 있다.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해외에서는 이미 시장이 형성돼 있다. 국내는 4차 산업 도래기다. 이런 4차 산업 제품들이 이제 막 만들어지는 상태다. 미국은 코딩 교육이 의무화돼서 소프트웨어 교육을 비롯해 스마트 토이나 스팀 키트 시장이 활성화돼 있다. 영국 같은 경우에도 유치원 때부터 코딩 교육을 한다. 우리나라는 내년부터 중학교에서, 내후년부터 초등학생이 의무로 코딩 교육을 받는다고 하니 아직 시작 전이라고 할 수 있다.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삼쩜일사를 4차 산업을 이끄는 민간 기업으로 꼽았다. 4차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과분한 평가다. 아직 시작하는 단계다. 4차 산업은 정부가 이끌려고 하지만 기존 관행을 쉽게 바꿀 수 없다. 환경이 쉽게 바뀌지 않으니 아무래도 자유로운 스타트업이나 민간 기업이 주도한다는 의미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4차 산업이 얼마나 왔다고 생각하나. 우리나라 기술력은 어느 수준이라고 생각하나
▶기술은 과거에도 많이 발전했다. IOT나 ICT 등 4차 산업을 이끄는 핵심 기술을 합쳐 부르기 시작한 것은 작년부터인 듯하다. 지금은 그런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단계다.

▲채덕병 ㈜삼쩜일사 대표/사진=더리더
-4차 산업은 국가 주도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나
▶민간에서 주도하는 게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정부에서는 스타트업 회사나 4차 산업 관련 기술을 개발에 지원해줬으면 한다. 가로막힌 각종 규제를 해소하는 것도 정부가 할 일이다. 민간이 자율적으로 기술 개발을 할 수 있게 정책적인 지원과 규제를 적절히 풀어주면서 지원해주는 형태가 바람직한 듯하다.

-직접 느끼기에 어떤 규제를 해소했으면 하나
▶스타트업은 보통 지원을 받고 시작한다. 정부에서는 그런 지원 기업을 선정하기 위해 매출이나 연혁처럼 수치화된 것을 본다. 이미 커 있는 회사들보다 지원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 특히 스타트업 기업이 가장 취약한 부분은 영업이나 마케팅 부분이다. 이런 부분을 보조하는 지원이 필요하다.

-스타트업 기업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창업하면 좋아하는 것을 일을 더 많이 하지만 힘들 때가 온다. 그때를 잘 지나가면 어떻게든 해결이 된다. ‘이 아이템은 된다, 안 된다’는 판단은 아무도 할 수 없다. 계획을 잡고 실행하고, 버티고 버티다보면 어느 정도는 살아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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