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영 국민의당 의원, “개헌은 문 대통령 의지가 중요”

[국회in]"호남지역 경쟁체제 되는 게 주민에게 더 많은 이익"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입력 : 2017.10.10 11:08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사진=더리더
국민의당이 위기다. 대선 패배에 이어 제보조작 사건이 터졌다. 사실상 국민의당 ‘대주주’ 격인 안철수 전 의원이 사령탑에 올랐지만 컨벤션 효과는 없었다. 지지율 5%, 국민의당의 현실이다. 침체기를 맞은 국민의당을 둘러싸고 나오는 의견은 ‘통합’ 혹은 ‘연대’다.

당의 실무 관리를 하는 사무총장이 명예로운 자리만은 아니다. 혹자는 ‘독이 든 성배’라고 표현한다. 출범 1년 7개월밖에 되지 않은 당의 사무처 조직을 정비해야 한다.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이 그 성배를 들었다. 그는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어깨를 짓누르는 부담감은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욱 커진다. 국민의당의 텃밭이라는 호남에서도 민심이 좋지 않다. 지난 대선에서 호남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표를 몰아줬다.


김 의원은 호남에 국민의당이 있어야 하는 ‘명분’을 내세운다. 정치권의 경쟁 체제는 호남지역 주민에게 ‘득’이 될 것이라는 주장에서다. 안철수 대표는 당대표 취임 이후 첫 지역 일정을 호남으로 정했다. 호남 민심을 달래려 곧장 광주•전남으로 달려갔다. 국민의당은 ‘자생’이 가능할까. 더리더는 사무총장을 맡은 김 의원과의 인터뷰를 위해 지난달 8일 김관영 의원실을 찾았다.

-안철수 호(號)의 사무총장이 됐다
▶축하만 받을 자리는 아닌 것 같다. 우리당이 지난 대선에서 패배했다. 제보 증거조작 사건까지 벌어졌다. 당이 위기인 것은 사실이다. 지난 전당대회를 통해 새롭게 안철수 대표가 뽑혔으니 변화를 해야 할 때다. 정기국회에서 변화된 모습을 보여야 신뢰를 찾는다고 생각한다. 특히 우리당이 창당한 지 1년 7개월밖에 안 됐다. 사무처 조직이 아직 정비가 안 됐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체제를 정비해서 당직자들이 일하는 성과가 최대한 날 수 있도록 하겠다.

-당내 의원 12명이 안 대표의 출마 반대 입장을 밝혔다. ‘호남 대 비호남’ 갈등까지 번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었다
▶전당대회 도중에는 여러 비판이 나올 수 있다. 선거가 끝난 후 새롭게 뽑힌 당대표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공감대가 생겼다. 지금은 당원들끼리 단합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안 대표는 전당대회를 마치고 서른아홉 명의 의원들을 모두 만났다. 특히 내가 안 대표에게 반대 입장을 밝혔던 열두 명의 의원들을 먼저 만나라고 이야기했다. 전당대회가 끝난 후 그 분들과 함께 일주일 동안 우리당 지지 근원지인 호남을 같이 찾았다.

-직접 찾아가보니 호남 민심이 어떻던가?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호남서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 번에 회복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난 대선에서 호남은 문 대통령을 밀어줬다. 또 이제 시작하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게 민심이다. 우리가 어떻게 정부의 개혁과 혁신에 기여할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당이 호남 민심을 다시 얻으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민심을 얻는 방법은 왕도가 없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대단한 신묘한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다. 호남지역 주민들과 직접 만나고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호남에 국민의당이 있기 때문에 정치가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 당만 있는 것보다는 경쟁 체제가 되는 게 주민에게 더 많은 이익을 준다. 양당이 균형 있게 가야 정치 발전이 있다고 본다. 내년 지방선거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우리당도 많은 노력을 할 것이다.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사진=더리더
-국민의당에서는 지방선거 준비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지방선거 기획단을 만들 예정이다. 인재 영입도 고려하고, 공천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다.

-안 대표는 서울시장 하마평에 오른다
▶전당대회에서 ‘당원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이야기한 것을 원칙으로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은 당대표로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섣불리 이야기할 수 없다. 당대표는 지방선거를 총괄하는 자리다. 전체적으로 봐야 당이 선거를 준비할 수 있다.

-다른 정당과의 연대나 합당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20대 국회는 여소야대다. 과반 이상 정당이 없는 다당제 국회다. ‘협치’는 기본적으로 필요하다. 국익과 민생을 위해서 필요하면 여야를 막론하고 어떤 정당이라도 힘을 모을 것이다.

-국민의당은 바른정당과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아직 너무 이른 이야기다. 결혼하려면 연애를 해야 한다. 당장 연애도 안 해봤다. 서로 다르게 창당했다. 출발선이 다르기 때문에 맞춰가는 게 필요하다. 정기국회에서 바른정당과 우리가 맞출 수 있는 것부터 해봐야 한다. 정책 연대를 한다면 우리가 60석이다. 하나 된 힘을 보여주면 상당한 성과는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공감대가 형성되고 좋은 쪽으로 나아가면 좋겠지만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는 안 대표의 ‘새정치’였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폐지할 계획인지
▶일부 기초의원들이 건의하고 있다. 이번에 안 대표가 제대로 된 새정치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정당공천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당에서 충분한 토론을 거쳐야 한다. 많은 의원들의 공감을 얻은 후에 결정해야 한다. 의논해 보려고 하고 있다.

-국민의당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호남을 홀대한다’고 주장한다. 정치공세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호남 쪽에 SOC 예산이 줄었다. 호남고속철 2단계 예산을 3,000억원 요구했으나 154억원만 책정됐다. 단 3%다. 호남고속철은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중요한 사업이다. 이 금액이면 적시 사업 추진이 불가능하다. 과거 정권에 비해서 호남 인사를 많이 발탁하고 중용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예산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소홀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고칠 것이 있으면 고쳐야 한다. 그런 요구를 하는 것도 우리(호남 지역구 의원)가 할 몫이다.

-김 의원은 현재 개헌특위 1소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기본권에 동성애가 추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종교단체가 동성애와 동성혼 합법을 반대하고 있다. 동성애를 허용하는 취지의 헌법 개정은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기 어렵다. 지금 강하게 밀어붙이면 혼란만 초래할 수 있다. 이번 기회에는 하지 않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

-이번 개헌에서 가장 핵심이 돼야 하는 내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일단은 권력구조 개편이다. 제왕적 대통령제가 되지 않기 위해 대통령 권한을 어떻게 분산해야 하는지가 핵심이다. 또 기본권에 30년 동안의 사회 변화를 반영해야 한다. 새롭게 나타나는 현상에 대해 기본권이 침해한다면 신설해야 한다는 의미다. 지방분권도 이뤄져야 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권한을 나눠 가져야 한다. 자치입법권과 재정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개헌이 이뤄져야 한다.

-개헌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헌법이 만들어진 지 30년이 됐다. 1987년 군부독재를 청산하면서 만들어진 현행 헌법은 한 번도 고쳐지지 않았다. 30년 동안 한국사회는 경제적으로 성장했고, 사회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무엇보다도 지금의 대통령제는 미국에서 차용해 온 것이다. 미국의 의회 권한은 굉장히 강하다. 우리나라의 대통령제와 다르다. 대통령제를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의회와 균형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 우리나라 경우에는 ‘제왕적 대통령제’라고 불릴 정도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제는 헌법 개정을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 가장 바람직한 개헌 모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오스트리아식, 독일식, 미국식, 프랑스식 모델을 이야기하지만 우리나라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각국의 역사적 배경과 사회적 정서가 담겨 있다. 우리나라와는 맞지 않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의원내각제를 선호한다. 그러나 현재 국민들이 의원내각제를 바로 도입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 대통령을 직접 뽑고 싶어 하기 때문에 ‘혼합형 대통령제’로 가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

-의원내각제가 되면 국회 영향이 더욱 커진다. 국회의원이 스스로 개정을 할 수 있을까
▶일각에서 마치 국회의원들이 권한을 더욱 막강하게 하려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하기도 한다. 이야기하기 조심스럽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대의 민주주의 국가다. 국회가 국민의 의사를 대변하는 기관일 수밖에 없다. 의원내각제가 결국 권한과 책임을 일치시킨다.

-개헌이 되려면 누구의 의지가 가장 중요할까
▶대통령이다. 문 대통령은 동의한다고 밝혔으나 쉬운 결정은 아니라고 본다. 아무래도 대통령 권력 분산을 다루다 보니까…. 이번 대통령까지는 현행대로 하고 다음 대통령부터 시행하는 것으로 합의를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먼 미래와 큰 정치 역사를 생각해주길 바란다. 그런 각오로 동의해줬으면 한다.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사진=뉴시스
-김 의원은 지난 7월 ‘호식이 배상법’을 발의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우리나라 ‘오너 리스크’가 크다고 생각했나
▶그렇다.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의 갑질로 결국 가맹점주들이 큰 피해를 봤다. 예상하지 못한 불법행위로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면 점주가 큰 피해를 본다. 그 피해에 대해서는 본사가 책임져야 한다.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내용이 반드시 계약서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가맹점주 피해방지법안을 발의했다. 정기국회에서 꼭 통과가 돼서 가맹점주들이 보상을 받는 구조가 돼야 한다.

-국민의당이 제3당이니 여야 사이에서 조율하기 쉽지 않겠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어느 당이 협상하기 쉽나
▶두 당 모두 어렵다. 우리당이 가운데에서 말을 전한다. 두 당이 양 극단에 서서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우리가 양쪽을 잘 리드해서 협상 테이블에 앉혀야 한다. 이제부터는 좀 더 세련된 3당의 모습으로 거듭나려고 한다.

-인터뷰에서 못 다한 말이 있다면
▶20대 국회는 다당제의 출발이다. 다당제가 뿌리를 내려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올 정기국회 때 선거법 개정이 꼭 이뤄져야 한다. 다당제가 정착되고 협치와 소통의 정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국회를 바란다.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
1969년 전라북도 군산 출생
성균관대학교 경영학 학사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제36회 행정고시 합격
제41회 사법시험 합격
김앤장 변호사, 공인회계사
조지워싱턴대학교 객원연구원
국회 탄핵소추위원단 위원
제20대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제1소위원장
제19•20대 국회의원(전북 군산시)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0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홍세미 기자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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