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공군 중심의 전쟁수행 개념 발전 필요

[차동길의 군사이야기]

머니투데이 더리더 차동길 교수입력 : 2017.11.01 11:13

▲차동길 교수
해•공군 중심의 전쟁수행 개념 발전 필요

무기체계 발전과 군사전략 전술 변화에도 불구
적 부대격멸•적 영토점령•적의지 말살로 전승을 기하는
지상군 중심의 6.25전쟁 수행 방식 불변

2000년대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전에서의
미군 전쟁수행 방식은 특수전 요원이 전략폭격기•전투기 유도 정밀폭격, 인명피해 최소화

새로운 전쟁수행 개념은 개혁과 동맹 사이에서
갈등의 씨앗이 될 수도
잠재적 위협까지 고려한 국가 이익이 선택의 조건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이하 합참)는 2017년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단기간•최소희생으로 승리할 수 있는 한국군 주도의 공세적 전쟁수행 개념을 정립하겠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최단시간 내 주도권 확보를 위한 동시타격계획과 종심기동작전 수행 방안을 구체화할 것임을 강조하였다. 합참은 이와 관련하여 우리 군의 작전 개념을 수비형에서 공격형으로 전환하는 전쟁 패러다임의 변화로 주요 전략문서에 이미 변화된 전쟁수행 개념을 반영하였고, 공격전력 확보 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하였다.


그동안 우리 군의 전쟁수행 체제는 한미연합방위체제 하에서 한국육군(지상 작전)이 전쟁을 주도하고, 미 해•공군(해상 및 공중작전)이 지원하는 것이었으며, 한국의 해•공군은 미 해•공군의 일부였다. 이는 한미상호방위조약과 한미합의의사록이라는 법적•제도적 장치에서 비롯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즉 6.25전쟁 이후인 1954년 11월 17일, 한국과 미국은 한미상호방위조약과 한미합의의사록을 맺었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이 북한의 남침을 막기 위한 조치라면, 한미합의의사록은 유엔군사령관이 한국군에 대한 작전통제권을 행사함으로써 한국의 무모한 군사행동으로 원치 않는 전쟁에 개입하게 되는 것을 방지할 목적이었던 것이다.


6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우리 군은 북한의 전쟁도발을 효과적으로 억제하여 왔다. 하지만 무기체계 발전과 전략전술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우리 군의 전쟁수행 방식은 육군이 해•공군의 지원 하에 적 부대를 격멸하고, 적 영토를 점령하여, 적의 의지를 굴복시키는 6.25전쟁 수행 방식을 크게 벗어나지 못해 왔다. 이러한 전쟁수행 체제는 육군 중심의 전력 증강으로 3군 균형 발전을 저해하였고, 대규모 인명 살상이 수반되는 전쟁 방식이라는 점에서 초전 전투력의 한계성을 극복해야 하는 문제점이 제기되어왔다. 그렇다면 정보전, 사이버전, 네트워크중심전, 효과기반작전 등 전장의 과학화가 현실화된 오늘날 이러한 지상군 중심의 전쟁수행 개념이 과연 효과적일까.


비록 작전 환경은 다르지만 2000년대 들어 지금까지 미국이 수행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전쟁을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겠다.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전쟁은 정치적, 경제적 의미를 넘어 우리의 안보 상황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본다. 북한은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전쟁을 지켜보면서 거대한 미군을 상대로 큰 효과를 발휘한 IED(Improvised Explosive Device: 급조폭발물) 전술과 게릴라 전술을 배웠을 것이다. 이러한 전술은 북한이 전수받 은 모택동의 유격전술과도 맥을 같이 한다.


따라서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면 북한은 산악 지형에서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유사한 형태의 산악 게릴라전을, 도시 지역에서는 이라크 전쟁과 같은 시가전을 전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한국도 미군의 전쟁수행 방식이었던 특수전 부대를 활용한 전략폭격 유도 및 정밀타격과, 점령 및 안정화 작전 등을 눈여겨보았을 것이다. 물론 휴전선을 중심으로 대규모 지상 작전부대가 밀집되어 있는 현재의 남북 대치상황과 아프가니스탄•이라크전이 전혀 다른 상황인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최첨단 무기체계가 사용되는 전장 환경에서 우리의 전쟁 패러다임과는 전혀 다른 방식의 전쟁이었다는 점에서 교훈의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본다.


이미 언급한바와 같이 남북은 휴전선을 중심으로 대규모 지상 작전부대가 밀집되어 있어 육군 주도의 지상 작전은 엄청난 전장 마찰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피아 출혈을 강요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최소의 희생으로 최단기간 내에 전승을 위한 방안으로 고려할 수 있는 것은 지상군이 현 전선에서 적을 고착시킨 가운데 상대적으로 우세한 해•공군력과 특수전 부대 및 상륙전력(해병대/육군)으로 적 종심지역의 전쟁지도부와 대량살상무기를 조기에 파괴•제거한 후, 지상군에 의한 점령 및 안정화 작전을 전개하는 새로운 전쟁수행 개념을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를 위해 한국군의 국방개혁은 해•공군 중심의 새로운 전쟁수행 개념 구현을 위해 우수한 무기체계에 기반 한 해•공군전력을 조속히 구축할 필요가 있겠다. 특히 전력 구조를 설계함에 있어 육군은 북한의 위협에 주안을 두되, 해•공군은 주변국의 잠재적 위협까지 고려한 전력증강 목표를 가져야 할 것이다.


새로운 전쟁수행 개념을 발전시킴에 있어 극복해야 할 과제도 존재한다. 첫째는 60여 년간 전쟁억제의 핵심 세력으로 주도권을 행사했던 육군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점이다. 자칫 국군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육군의 사기가 떨어진다면 안하느니만 못할 것이다. 또한 국방개혁이 마치 육군의 힘을 빼기 위한 것으로 비쳐진다면 사기저하는 물론 개혁도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


둘째는 전시작전통제권(이하 전작권) 전환 시 한국군 주도의 범위이다. 참여정부에서 추진했던 전작권 전환 과정에서는 전작권을 한국군이 환수한다 해도 해•공군 구성군사령관은 미 측이 맡도록 하였었다. 이는 비록 전작권을 한국군에 전환시켰지만, 해•공군에 대한 작전통제권을 미 측이 행사함으로써 1954년 한미합의의사록의 정신을 계속유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미 측의 이러한 의도는 분명 국방부가 밝힌 한국군 주도의 공세적 전쟁수행 개념과는 배치될 가능성이 높아, 전작권 환수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되는 문제이다. 어쩌면 개혁과 동맹 사이에서 갈등을 겪을 수도 있을 것이다. 잠재적 위협까지 고려한 국가이익이 선택의 조건이다.


해병준장 차 동 길
前 해병대교육훈련단장
現 단국대학교 교수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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