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안보능력, 북한보다 훨씬 강하다

[박상철교수의 정치클리닉]

머니투데이 더리더 박상철 교수입력 : 2017.12.01 08:00

▲박상철 경기대 부총장
두 달 전쯤, 연세대학교에서 ‘북핵이슈와 문재인 정부의 해법’이라는 강연을 한 적이 있었다. 주최 측에서 내가 정한 강연 제목 중 ‘북핵이슈’를 ‘북핵위기’라고 표현해달라고 하였는데, 당시 너무도 위중한 위촉즉발의 전쟁위기에 대한 체감정서를 웅변하고 있는 것이었다. 불과 두 달 전이지만 지금의 한반도 상황과 심리적 차이가 제법 있는 것 같다. 북핵위기의 먹구름이 일시적인 것인가 아니면 곧 큰 폭우를 쏟아 내릴 조짐인가에 대한 판단, 즉 북한의 군사적 능력과 우리의 대북 안보력에 대한 정확하고도 명료한 분석과 평가가 필요할 때가 작금의 한국적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네 가지 위기의 실체
북핵의 무서운 위기를 실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청중들에게 네 가지의 질문을 던졌다. 첫째는 ‘김정은이 언제 핵탄두 미사일을 발사할지 불안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대부분 불안하다고 답했다.


둘째,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조금은 불안한 성격이고 미국 국내에서의 정치적 불안정성 때문에 대북 선제공격을 해버릴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한반도가 전쟁터로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느냐’고 물었고, 또한 그렇다고 답했다. 세 번째는 ‘사드갈등 관계에 있는 중국이 북한을 강력하게 압박ㆍ제재하고 있지 않아서 중국에 대한 서운함과 불신이 있지 않습니까’라고 물으니까 대부분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아쉬움과 비우호적인 태도를 취했다.


끝으로 네 번째 질문은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소통에 있어서는 어떠한 대통령보다도 훌륭하지만 안보에 관한 한은 불안하다고 생각합니까’라고 묻자, 이 또한 문재인 정부가 불안하다고 대답하였다. 이러한 청중들의 반응에 대해서 단호하게 대답하기를, 대한민국의 군사력은 북한보다 훨씬 강력하며, 다양한 억제수단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하였다. 강연 후에는 많은 청중들이 입장을 바꿔 대북 불안감을 상당부분 털어내는 것을 보았다.


결론적으로, 대한민국의 대북안보능력은 최소한 네 가지의 강점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보다 강력할 수밖에 없다. 첫째, 현재의 자주국방으로도 북한을 제압할 수 있다. 물론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지만 일정정도의 희생을 각오한다면 몇 달 내로 북한을 압도할 수 있다라는 것이 대부분 군사전문가들의 예측이다. 둘째, 이러한 자주국방에다가 세계 어떠한 동맹보다 강력한 한미군사동맹의 국방력은 엄청난 군사적ㆍ정치적 파워를 가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자주국방을 위한 전시작전통제권 외에 한미동맹에 올인해야 되는 결정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셋째, 북한과 동맹관계에 있는 중국을 우리와 우호적 내지 협력적 관계로 끌고 간다면 이 또한 대북안보력의 엄청난 플러스 요인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북한주민이 남한을 좋아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단숨에는 아니지만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민족적 호의를 자꾸 배려한다면 그러한 정서는 더욱 배가될 것이다. 주적(主敵)이라고 이야기하는 북한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우리를 좋아하게 한다는 것은 그것이 곧 전쟁의 승리 아니겠는가.
김정은은 핵단추를 누를 수 있을까


잦은 북한의 핵실험과 도발은 대한민국을 포함한 한반도ㆍ동북아ㆍ세계평화의 제1의 위험요소가 되고 있다. 특히 김정은의 개인적인 퍼스널리티와 강력한 내부단속 및 위협형 리더십은 즉흥적이고 도발적인 핵도발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걱정거리다. 김정은 위원장이 함부로 핵단추를 누를 수 없다는 것을 확신할 수만 있다면 이는 참으로 든든한 한반도 평화유지의 백데이터가 될 수 있다 하겠다.


김정은 체제에서 가장 절실한 것은 체제유지와 핵보유국으로의 인정을 받는 것이다. 과거 김정일 시대의 강성대국 같은 국가발전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 여러 가지 협상이 가능하다 했겠지만, 다짜고짜 체제유지와 핵보유국 인정의 요구는 남북은 물론 관련 국가들과의 관계가 경직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김정은 위원장이 핵단추를 누르는 순간 그의 제1의 목표인 김정은 체제 유지와 핵보유국 인정은 완전 물거품이 되어버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핵도발은 주저할 수밖에 없다. 김정은이가 갖고 있는 카드는 교환을 위한 협상카드가 아니고 모 아니면 도, all or nothing 식의 양자택일의 카드임으로 당장의 협상은 불가능하다.


김정은 위원장은 핵단추를 누를 수도 없지만 협상의 장으로 나오기도 힘든 상황이다. 요컨대 제3의 협상카드와 새로운 환경변화가 강력하면서도 매우 빠른 속도로 변경되면 모를까 김정은 체제가 건재하는 한, 현재의 경직된 상황은 그대로 갈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대로의 김정은 체제가 유지되는 것은 시간의 문제 즉 기한(期限)의 문제일 뿐이다. 분명한 것은 새로운 상황전개의 주체는 북한은 될 수 없으며 대한민국 아니면 미국과 중국의 역할에서 시작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미국의 트럼프는 선제타격 카드를 선택할 수 있을까
흔히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하여 국내정치 상황이 탄핵까지 갈지도 모른다는 우려 속에서 그것을 모면하기 위한 일환으로 북핵관련 선제타격 또는 핵무기 사용을 서슴지 않을 수도 있다라는 상상을 한다.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미국의 대외정책과 시스템이 일개 대통령의 돌출행동으로 쉽게 좌지우지 되는 것은 아니었다는 것을 축적된 미국의 역사가 입증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대 동북아시아 정책은 한동안 중동에 올인했던 미국의 역할을 오바마 대통령 시절, 정확하게는 힐러리 국무장관 때 ‘동아시아로의 귀환’으로 그 가닥이 바뀌었다. 세계 군사적 제패에 관한 한 소련붕괴 후 안정궤도에 들어섰음을 확신했던 미국이지만, 중국의 아시아 제패 및 중국과 미국의 세계균형 재편성에 대해서는 매우 민감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게 되었다. 그 결과가 미국에 있어서는 미일동맹의 강화이며 중국에 있어서는 한중관계의 긴밀화의 형태로 나타났었다. 이러던 미국과 중국의 동북아에서의 충돌이 사드배치 문제로 한반도에 정치적ㆍ외교적ㆍ군사적 소용돌이를 일어나게 하였다.


미국이 북한 핵에 관하여 선제타격을 하려면 중동지역에서의 정치ㆍ군사적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 아프간을 때리든, 이라크를 때리든, 이란을 때리든 적극적 반대국가가 없어야 하고 NATO 연합과 같은 우호세력이 있었기 때문에 미국의 중동지역에서의 선제타격이 가능했던 것이다. 동북아지역의 군사 및 정치ㆍ외교적 안보환경은 중동지역과는 정반대이다.

 
한마디로, 미국의 선제타격은 중국과 러시아의 합의 내지 묵인이 필요하고, 일본과 대한민국의 적극적 협조가 있어야 가능하다. 과연 중국과 러시아가 합의와 묵인을 하며 일본은 아니라도 우리 대한민국이 협조 내지 동의할 수 있을까. 현재의 국제정치적 상황에서는 제로퍼센트(zero percent)라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사불여튼튼의 준비자세로 선제타격을 전제로 한 대비는 필요하지만, 제로퍼센트 상황의 전제를 한반도 평화와 대북정책의 중심에 둔다면 이 또한 심각한 문제이다. 대한민국의 안위는 주변 정세에 대한 흐름과 요소를 정확하게 분석ㆍ진단하고 국내적으로 이에 대한 다양하면서도 확고한 안보정책을 수립ㆍ실천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할 것이다. 이에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론의 실체에 대해서 적확(的確)하고 냉정한 판단이 필요할 때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의 타이트한 안보정책이 필요한 것이다.


한중관계는 어느 단계까지 정상화될 수 있을까
한중관계에 있어서 유의할 것 중의 하나로는 북중관계를 너무 가볍게 보지 말라는 것이다. 북중동맹은 어쩌면 한미동맹보다도 더 강하고 무조건적일 수 있다. 6ㆍ25 한국전쟁에서 그것이 입증되었으며 북한 못지않게 중국에서 볼 때 북한과의 군사적 동맹은 외교ㆍ안보적으로 중국에게 더 중요하다 할 것이다. 최근 중국이 한국과의 관계를 원활하게 하지 않고 북한에 대한 제재를 약하게 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답답하고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는 국제관계의 abc를 간과하고 있는 소치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입장에서 북중동맹보다 한중관계의 정상화와 협력강화가 더 실용적일 수 있다. 북한과 중국의 공통점은 공산당 지배체제라는 것이지만 두 국가의 공산당 정치체제는 근본적으로 다르며, 북한과 중국의 더 큰 차이점은 중국에는 시장경제가 작동되고 있다는 것이고 북한은 겨우 사회주의 경제에서 장마당이 비시장적으로 작동되고 있을 뿐이다. 현재의 북한과 중국은 정치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매우 이질적인 집단이 되어버렸다.


오히려 한국과 중국은 중국공산당과 대한민국의 복수정당제라는 이질적인 통치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경제적으로는 같은 시장이다. 즉 중국은 공산당 통치 외에는 자연인과 법인이, 즉 일반공민(국민)들이 공식적인 시장경제 활동을 1978년부터 본격화하고 있다. 소련 동구권이 1990년대 초반부터 개혁개방 정책을 추구했다면 중국은 훨씬 이전부터 헌법과 법률에 의해서도 시장경제가 이미 작동되고 있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한국과 중국의 시장경제는 작동된지 이미 오래 되었고 분야별로 협력과 경쟁을 매우 활발하게 하고 있다. 이에 중국과 북한과의 동질성보다는 한중 간의 체제 동질성이 더 긴밀함으로 일시적인 정치적 갈등에도 불구하고 한중관계는 고도화될 수밖에 없다 하겠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안보력은 정말 약할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서 보수층의 혹자들은 안보가 불안하다고 호들갑이다. 어쩌면 정치적으로 보수적 입장에 섰던 사람들에게는 호들갑 이상으로 심각한 걱정거리일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을 얘기하자면, 안보와 관련된 대북정책은 보수든 진보든 어느 한쪽편의 전유물이 아니라 국가 구성원이라면 총력적으로 힘을 합치고 생각을 같이 하여야 할 국가지대사(國家之大事)이다. 보수적 안보방식이 옳고 진보적 안보방식이 불안하다는 이분법적 사고는 이데올로기적 대립의 산물에 불과하다. 정상적인 선진국가는 국가안보에 관한 한 초당적 협력과 토론을 한다.


대북안보능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보수ㆍ진보를 통틀어 모든 국민의 힘과 지혜가 하나로 합쳐져야 한다. 진보가 주장하고 있는 자주국방은 진보의 전유물이 아니라 어쩌면 보수정치세력이 더욱 강조할 부분이다. 또한 대북안보력에 있어서 한미동맹이 차지하는 위치는 절대적이며 이것 또한 어느 한켠의 주장 내지 전유물일 수는 없는 것이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자주국방 못지않게 한미동맹에 전력을 해야 한다.


남북대치 관계에 있어서 북한이 동맹을 맺고 있는 중국과 우호적이고 협력적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은 대한민국의 대북안보력에 있어서 엄청난 힘을 배가시키는 것이다. 이번 달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은 사드갈등의 해소를 위한 한중관계의 정상화뿐만 아니라 대북안보력을 강화시키는 중핵으로써 한중관계를 우호적이고 협력적으로 만든다는데 방점을 두어야 한다.


끝으로 북핵에 관한 한 거듭되는 김정은 위원장의 핵개발 실험과 도발에 대해서 북한 주민들이 짜증을 내는 단계로 가야할 것이다. ‘남북관계’는 문재인 정부와 김정은 체제와의 대립관계에 국한시키는 용어가 아니라, 남북한 국민과 주민을 통털어 아우르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 주민이 대한민국을 좋아하도록 만드는 것은 안보능력 배양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것이다. 북한을 우리가 주적(主敵)이라고 할 때 그 주적이라는 북한의 주민들이 우리 대한민국을 우호적으로 생각한다면 가장 큰 전쟁승리가 아니겠는가.


남북대화 교류를 스포츠든 인도적인 측면에서 활발하고 다양하게 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 무장해제를 하는 것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북한을 압박하는 국가안보적 요소일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단언컨대 대한민국 정부가 북한에 대해서 유화제스처를 할 수 있는 것은 대북정책의 수단으로써 채찍과 당근을 효율적으로 구사할 수 있다는 대북안보능력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것이다.


※대북안보력

=①자주국방+②한미동맹+③한중우호+④남한친화적인 북한 주민의 정서


박상철 교수
법학박사
경기대학교 부총장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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