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 미래전략의 꽃은 산·학·연 협력

특집기획「독일 4차산업을 통해 미래를 보다」3부 (2)

머니투데이 더리더 편승민 기자입력 : 2017.12.01 11:16
(1)에 이어서
프라운호퍼 연구소 - 산학연정 컨센서스를 통한 미래전략 구축

요셉 폰 프라운호퍼(1787-1826, Joseph von Fraunhofer) ©Fraunhofer
프라운호퍼 연구소는 독일 4대 국가 연구소(프라운호퍼·막스플랑크·헬름홀츠·라이프니츠) 중 하나로 1949년 뮌헨에 설립된 응용과학 연구소다. 독일 내에 총 69개의 프라운호퍼 연구소가 있으며 산·학·연 협력 시스템의 대표적인 모델로 손꼽힌다.
독일 기업탐방단이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드레스덴에 위치한 첨단세라믹 소재 연구소인 프라운호퍼 연구소 IKTS(Institute for Ceramic(Keramisch) Technologies and Systems)다. 이날 IKTS를 소개한 한태영 박사는 우리나라에 대표 과학기술 연구단지인 대덕연구단지가 있듯이 독일에는 드레스덴이 있다고 말했다. 67개 프라운호퍼 연구소 중 10개 분소가 드레스덴 내에 있으며, 노벨상 사관학교라고 불리는 순수과학 연구소인 막스플랑크연구소는 드레스덴에 3개 분소가 있다.

©Fraunhofer IKTS
프라운호퍼 연구소의 대표적인 발명품으로는 MP3가 있다. MP3는 프라운호퍼 IIS(집적회로 연구소)에서 발명했으며, 2005년 한해에만 MP3 라이선스로 올린 수입은 1억 유로(원화 약 1,300억 원)이였다.
프라운호퍼 연구소는 과학자인 요셉 폰 프라운호퍼(Joseph von Fraunhofer)의 이름을 딴 것이다(가운데 이름에 폰(VON)이 들어가면 뼈대 있는 가문이라는 뜻. 백작 이상 귀족들에게 주어지는 호와 같은 개념이다). 그는 처음부터 유복한 가정 출신은 아니었다. 고아로 유년 시절을 보내고 백작의 양아들로 입양되어 훗날 과학자가 됐다. 요셉의 양아버지는 유리가공 공장을 했는데 이를 이어받아 운영도 잘했다. 프라운호퍼의 경영 방식이 기업들과 밸런스를 맞추면서 시장에서 성장하도록 하는 콘센트로 되다 보니 이 사람의 일대기가 동기부여가 되어 프라운호퍼 연구소가 됐다.
프라운호퍼 연구소의 운영 예산 30%는 독일연방정부로부터 베이직 펀딩(기본예산)을 지원받는다. 하지만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이 30%를 인건비나 다른 예산에 쓸 수 없고 시설 투자비로만 쓸 수 있다. 노후된 기계 교체나 연구소 확장 시 필요한 건물 매입 등에만 쓴다. 나머지 70% 예산은 연구소가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70%의 절반인 35%는 민간수탁 과제라고 하여 기업 과제를 운영하여 충당하고, 나머지 35%는 정부 과제를 수행한다. 독일정부에서 세운 국가 연구소기 때문에 공공기관 의의를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정부 과제도 운영한다. 프라운호퍼 연구소는 독일정부에서 시행하는 인더스트리4.0을 수행하기 위해 현재 다음과 같은 8개 사업 영역을 다루고 있다.(기계, 자동차, 전자 및 마이크로 시스템, 에너지, 환경, 제조 공정, 바이오 및 의료, 광학) 연구원 수는 독일 69개 연구소에 24,500명의 연구원이 근무하고 있다.

©Fraunhofer IKTS
프라운호퍼 연구소는 전 세계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독일인 습성상 그동안은 유럽연합이나 동유럽 국가들을 주로 파트너로 국제적 협력을 많이 했다. 하지만 10년 전부터 북유럽, 남미 쪽도 눈을 돌려 기반을 닦았고, 이제는 아시아 지역까지 진출했다. 우리나라에는 서울과 울산에 프라운호퍼 연구소가 있으며 2015년에 연세대 송도캠퍼스, 올해 9월에는 창원에 한독소재연구센터를 열었다.
프라운호퍼 연구소는 지역사회가 필요로 할 때 그 수가 늘어난다. 지역 산업을 육성하고 더욱 강하게 키우기 위해 중앙정부에서 프라운호퍼 뮌헨본부와 플랜을 짜서 신설한다. 프라운호퍼 연구소가 세워질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지역에 반드시 종합공과대학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프라운호퍼 연구소장은 그 지역 종합공과대학의 정교수여야 한다. 정부에서 처음부터 그렇게 규정했다.
프라운호퍼 연구소의 또 다른 큰 특징은 ‘스핀오프(spin-off, 기술을 바탕으로 분사돼 창업된 기업)’ 프로그램인 ‘프라운호퍼 벤처캐피털’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연구원이 개발한 기술을 개발부터 창업과 마케팅까지 비즈니스 아이디에이션(Business Ideation, 비즈니스 아이디어 개발과 테스트), 에프데이즈(Fdays, 사업모델의 개발과 평가), FFE(비즈니스 계획을 세움), FFM(기업 가치를 높이고 운영과 마케팅 전략 수립)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런 스핀오프 형식으로 성공한 벤처의 예가 앞서 소개한 노발레드(Novaled)다. 노발레드는 2001년 드레스덴 공대에서 분사한 OLED 벤처기업이다.
‘우리는 세상을 함께 이끌어 나간다(WE bring worlds together)’는 프라운호퍼의 모토다. 프라운호퍼가 좋은 기술을 가지고 있고 안목 있는 인재들이 현재 시장에서 원하는 것을 꿰뚫고 간다는 말이다. 정부출연 연구기관이 대학과 촘촘한 산업계 네트워크까지 구축함으로써 산·학·연·정 컨센서스를 통해 혁신의 상징이 되고 있다.

김택환의 깨알강의 3. 「독일의 교육」

독일의 교육 목표는 한국의 것과 많이 다르다. 한국은 몇 십년간 일류대학, 좋은 스펙을 위해 입시에 올인하는 것이 지배적인 분위기였고 지금도 유지되고 있는 추세다. 반면, 독일은 히틀러에 의한 나치즘을 겪은 이후 많은 반성을 통해 교육에서도 큰 변화가 나타났다. 교육에 대해 독일은 그들식의 표현으로 “모든 아이가 금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어떻게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끼와 적성, 소질을 발굴해서 민주시민으로 성장시켜 행복한 인생을 살게 할 것인가?'가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다. 그래서 가장 강조하는 것이 인성교육이다.
독일에서 아이들은 2살 때부터 학교부속 탁아소(Schulhort)를 가고 3살 때부터 유치원(Kindergarten)을 다닌다. 만 6살이 되면 초등학교(Grundschule)에 입학해 4년 동안 다닌다. 초등학교를 다니는 4년 동안 담임 선생님이 똑같다. 4학년이 되면 4년 동안 아이들이 어떤 끼와 재능과 적성이 있고, 대인관계와 사회생활은 어떻게 하는지 총 망라해서 1차적인 진로를 결정한다. 담임 선생님과 학부모가 모여 인문계 혹은 실업계 고등학교 진학 여부를 결정한다. 일부에서는 4년 뒤가 너무 빠르지 않느냐는 말도 있지만 지난 1970~80년 세월 동안 잘 유지되고 있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아이들은 종합학교인 게잠트슐레(Gesamtschule, 6년)나 인문계 학교인 김나지움(Gymnasium, 9년), 실업계 학교인 레알슐레(Realschule, 6년)나 하프트슐레(Hauptschule, 5년)를 택해 진학한다. 이렇게 2원적 교육제도로 가는 비율이 높다. 전체 고등학교 졸업자 수는 약 90만 명 정도다. 실업계 고등학교에 가더라도 대학 진학을 하고 싶다면 전학이 가능하다. 인문계에서 실업계 전학 역시 가능하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 아이히벨트헨 초등학교에서 어린이들이 미술 시간에 종이 붙이기 놀이를 함께 하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DB
독일의 대다수 대학은 국립이고 대학 등록금이 없다. 경제가 어느 정도 발전하면서 독일 정부는 대학등록금, 사교육비, 입시지옥을 없앴다. 그렇다면 모든 사람이 의대나 법대에 가고 싶어 한다면 어떻게 하는가? 의문이 들 것이다. 물론 독일도 의대나 법대 진학을 원하는 학생이 많다. 하지만 모두 성적순으로 뽑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정원의 70%는 성적순으로 뽑고, 20%는 B학점 이하에서, 나머지 10%는 C학점 이하 학생 중에 선발함으로써 과도한 경쟁을 막는다.
그리고 선행학습이 없다는 것도 사교육을 방지하는 방법이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첫 학부모 회의를 할 때, 학교에서 두 가지를 이야기한다. 첫째는 선행학습 하지 말 것이고, 두 번째는 숙제를 도와주지 말라는 것이다. 초등학교 1학년으로 들어가면 6개월 동안은 책가방 싸기와 구구단을 배운다. 무조건 외우지 않고 원리를 배우는 방식으로 천천히 배운다.
그리고 독일 교육의 또 하나 특이한 점은 시험이 거의 없고 발표와 토론 위주 교육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글쓰기다. 과거의 독일은 영어와 수학이 중점 과목이었지만 이제는 수학, 전산, 과학, 엔지니어링 4가지를 필수과목으로 교육혁명을 시작했다. 그리고 또 다른 차이는 독일은 절대평가 제도를 택하고 있다. 모두가 잘하면 다 A를 받을 수 있다. 학교 수업에서 학생들 간의 경쟁이 아니라 협동을 가르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서 협동심을 잘 발휘하는 국가가 될 수 있는 이유다.
독일 교육이 추구하는 가치는 총 네 가지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직, 두 번째는 자립이다. 어렸을 때부터 스스로 하게 하는 교육을 많이 한다. 그리고 일에 대한 노동의 대가를 지불한다. 아이들은 2/3 정도를· 저축하는데 교육을 통해 경제학적 인간인 호모이코노믹스를 양성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자기가 한 행동에 책임을 지어야 한다는 것이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연대,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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