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수 한국행정연구원장, 조선의 행정 본받자는 ‘행달’

“견제·균형과 소통 중시, 우리만의 행정체계 만들어야”

머니투데이 더리더 임윤희 기자입력 : 2017.12.04 11:11

▲정윤수 한국행정연구원장
행정학 교수로 25년간 연구에 몸담은 정윤수 한국행정연구원장이 지난 11월 6일 취임 2년을 맞이했다. 한국행정연구원은 국무조정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속 23개 국책 연구기관 중 행정 분야의 유일한 국책 연구기관으로 정부조직, 인사, 예산운영, 정부혁신, 사회통합, 정부업무평가, 규제개혁 등 융·복합 연구를 담당한다. ‘닫혀있는 조직은 성장할 수 없다’는 가치관으로, 외부(공무원, 학계 등)와 더욱 열린 소통을 추구해왔고, 내적으로는 구성원들의 마음을 모으고자 애쓴 결과 다양한 사업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규제개혁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어느 때보다 한국행정연구원의 역할이 대두되는 시점이다. ‘행정의 달인’ 정 원장이 보는 그간 정부의 개혁 방향성에 대해 묻고,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우리 행정이 나갈 방향에 대해 듣고자 서울 은평구 불광동에 있는 연구원을 찾았다.


훤칠한 키에 밝은 미소가 돋보이는 정윤수 원장은 스스로 인터뷰 멘트도 확인하고, 녹음도 직접 챙기는 등 꼼꼼한 모습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학자 출신답게 책상엔 책과 서류가 가득했다. 쌓인 책에 대해 묻자 최근 한국행정연구원에서 발간한 『역사 속 행정 이야기』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한다. 정 원장은 그간 미국에서 받아들인 서구식 행정체제를 뛰어넘어 우리만의 특색과 장점을 갖춘 행정체계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신념으로 우리 행정의 역사적 경험을 고찰한 책이라고 했다.
“우리 조상들이 구축한 국정운영 체계 및 행정제도의 장점들을 현대 한국 행정에 접목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다.”고 밝히며 조선시대에 배울 행정이 많다고 덧붙인다.


-2015년 취임 후 2년이 지났다. 소회를 부탁한다
▶“2015년 11월, 25년간 행정학과 교수로 있다가 제10대 원장으로 부임했다. 한국행정연구원은 1991년 설립 이후,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탄탄하게 발전해왔다.
취임하고 3개월 후, 연구원의 비전, 경영목표, 추진전략을 새롭게 설정했다. 4차 산업혁명으로 행정 환경 변화의 폭과 깊이가 큰 만큼, ‘융합과 세계화로 행정발전을 선도하는 국책 연구기관’을 비전으로 세웠다. 새로운 목표를 이루고자 함께 힘써준 직원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크다.
‘닫혀있는 조직은 성장할 수 없다’는 가치관으로, 외부(공무원, 학계 등)와 더욱 열린 소통을 추구해왔고, 연구원 내부적으로는 구성원들과 생각을 모으는 것보다 마음을 모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취임 이후 이룬 성과와 업적은 내부 직원들의 헌신, 또 많은 유관기관의 협력 덕분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함께 이루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최근 주력하고 있는 연구 사업은
▶“2016년 인사혁신처의 의뢰를 받아 <4차 산업혁명과 미래행정>에 대한 연구과제로 <미래인사백서 2045> 연구를 수행했다.
2017년 상반기에는 한국행정학회와 공동으로 ‘정부혁신 포럼’을 개최했고, 하반기에는 ‘미래행정과 사회혁신’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진행했다. 새 정부의 비전인 ‘국민의 정부,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실현하기 위해 국민주도의 정부혁신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화두가 되고 있다. 최근 늘어가는 사회적 난제(wicked problems)를 해결하기 위해 시민들이 직접 문제해결에 참여하는 사회혁신 개념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주목받고 있다. 새 정부 100대 국정과제에도 포함되어 이를 지원하기 위해 사회혁신에 관한 연구를 수행 중이다.
올해 하반기 ‘사회혁신 생태계의 구축과 공공부문 확산에 관한 연구’를 착수했다. ‘사회혁신 생태계의 구축과 공공부문 확산에 관한 연구’는 사회혁신에 대한 이론을 확립하고, 서울시나 독일 프라이부르크 등 사회혁신의 우수사례를 발굴하는 한편, 공무원들이 참고할 수 있는 사회혁신 매뉴얼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11월 17일 개원 26주년 기념세미나의 주제도 ‘미래행정과 사회혁신’이었다.


또한 국제개발협력학회와 공동으로 ‘공공행정 ODA 포럼’을 3차에 걸쳐 개최했다. 우리나라 공공행정 ODA 사업의 분절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정부의 국제개발협력 분야 추진과제인 ‘통합적 ODA, 함께하는 ODA’를 실천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기 전 촛불집회라는 거대한 국민들의 힘을 모두가 보았다. 이런 국민들의 적극적 정치참여의 형태가 다양하게 늘어나고 있는데 어떻게 보나
▶“기본적으로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사회가 다원화될수록 우리가 경험한 촛불집회와 같은 시민들의 목소리는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특히 사회의 공정성이 무너지고 불공정성에 대한 시민들의 수용도가 낮아지는 사회 환경 속에서는, 시민들이 변화를 위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것에 익숙한 적극적 행위자이자 혁신가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열린 공간에서 시민들의 적극적인 정치참여는 참여민주주의 구현이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나, 정제되지 못한 목소리의 집단화는 자칫 사회갈등의 심화와 편가르기식 정치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정치참여를 위한 무대와 기반을 제공하는 것은 장려하되, 상충된 이해관계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공공갈등이나 ‘우리 對 그들(us vs. them)’ 식의 편가르기 행태를 방지해야 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사회문제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 시민들의 요구가 적절히 정책에 반영되지 않으면 그만큼 실망감도 커지기 때문에 정부는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 표출을 제도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역량을 더욱 키워 나가야 한다.”

▲정윤수 한국행정연구원장

-연구원에서는 갈등관리 연구를 전문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프로그램이 있나
▶“2007년 국무총리실이 지정한 「갈등관리 전문연구 및 교육기관」으로서, 연구원은 갈등관리 관련 공공기관 자문, 갈등영향분석, 갈등조정 참여, 갈등관리시스템 구축사업(갈등DB 구축 및 갈등 사례집 발간) 등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정부부처 및 공공기관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갈등관리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갈등관리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10년부터 현재까지 총 173회의 교육을 통해 7,224명이 한국행정연구원에서 갈등관리 교육을 이수했으며, 교육생의 프로그램 만족도 역시 90%를 상회하고 있으며 교육 대상도 다양화하고 있다. 기존 공공기관 중심의 교육 이외에 시민단체에 대한 갈등관리 교육으로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2016년도부터는 한국정책학회와 공동으로 전국 대학생 모의 정책갈등조정회의 경연대회에 참여하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갈등관리 교육과 모의 갈등조정사례에 대한 멘토링을 실시하기도 했다.”


-연구총서로 『역사 속 행정 이야기』를 펴냈다. 책을 낸 배경과 의미를 말해달라
▶“2016년부터 2017년까지 2년에 걸쳐 고려와 조선시대의 행정체제를 역사학자들의 시각을 통해 살펴보는 공공개강좌 시리즈 ‘역사속 행정 개혁과 소통’을 개최했다. 미국에서 주로 받아들인 서구식 행정체제를 뛰어넘어 우리만의 특색과 장점을 갖춘 정책결정 및 행정체계를 만들어 나가야 하는 과제가 있었다. 우리 행정의 역사적 경험에 대한 고찰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고려와 조선이 500여 년 동안 유지될 수 있었던 이유는 국가의 행정체계가 동시대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우수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한국 행정의 기원과 발전 과정을 되짚어보고, 우리 조상들이 구축한 국정운영 체계 및 행정제도의 장점들을 현대 한국 행정에 접목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다.


보다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자 『역사 속 행정 이야기』 총서를 발간하여, 역사학과 행정학이 소통하는 학제 간 소통과 교류의 모범을 제시할 수 있었다. 행정은 사람이 만들고 사람이 주체가 되어 시행하는 것이고, 사람을 위해 봉사하는 제도와 체계라는 점에서 인문학과 행정학의 최초의 만남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


-우리 조상들이 구축한 국정운영 체계 및 행정경영의 정점과 지금 배워도 될 만한 행정경영은 어떤 것이 있나
▶“우리 역사 속 행정에서 현대 행정의 모습과 나아가 현대 행정이 배워야 할 모습 모두를 발견할 수 있다. 먼저 권력에 대한 견제와 균형인데, 조선은 삼사(三司)제도를 두어 국왕과 대신들을 견제했다. 삼사는 감찰기구인 사헌부, 언론으로서 국왕에게 간언을 하는 사간원과 국정자문기구인 홍문관을 통칭하는데, 이를 통해 왕권의 절대화와 대신들의 전횡을 막고자 하였다. 중종 이후 조선의 행정체제는 국왕-대신-삼사가 견제와 균형을 이루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소통을 중시하는 행정체제의 모습도 배울 수 있다. 백성들과의 국정운영 소통이라는 차원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임금은 영조다. 영조는 궁궐 정문 밖으로 나와서 백성들과 공개적으로 소통하는 ‘임문(臨門)’을 즐겼는데, 재임기간 중 횟수가 약 30회에 달했다고 한다. 임문은 신문고(申聞鼓)나 격쟁(擊錚) 등 다른 소통제도와 구별된다. 신문고나 격쟁의 경우 백성들이 개인의 억울한 사연을 임금에게 호소하는 것이 주목적이었던 반면, 임문은 양역(良役)제도*의 폐단, 대동법* 시행을 둘러싼 갈등 등 심각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임금이 일반 백성들과 이해 당사자들(예컨대 공인(貢人)과 시전(市廛) 상인)의 의견을 청취하는 정책 소통의 장으로 활용되었다. 민본사상에 바탕을 둔 영조의 임문은 오늘날 정책의 민주적 정당성과 효과성 제고를 위해 정책결정 과정에서 공론화를 거치는 ‘정책숙의(policy deliberation)’를 연상하게 한다.

▲역사속 행정이야기

경복궁의 전각 명칭과 배치를 통해서도 국정운영의 지혜를 배울 수 있다. 근정전(勤政殿)은 국왕이 대신들과 국사를 처리하던 곳이었고, 집현전(集賢殿)은 세종이 확대 개편한 연구기관이었다. 근정전이 국왕이 원로대신들의 경륜과 지혜를 듣는 곳이었다면, 근정전 옆의 집현전은 국왕이 혁신적 사상을 가진 신진기예들과 소통하는 장이었음. 근정전과 집현전은 국정운영의 안정과 혁신의 조화와 균형을 상징한다.”


※ 균역법 : 조선시대 군역(軍役)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하여 만든 세법으로, 영조 26년에 제정. 종래 인정(人丁) 단위로 2필씩 징수하던 군포(軍布)가 농민 경제를 크게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자 2필의 군포를 1필로 감하기로 하는 한편, 균역청을 설치하여 감포(減布)에 따른 부족재원을 보충하는 대책을 마련하게 하였음
※ 대동법 : 조선시대에 공물(貢物:특산물)을 쌀로 통일하여 바치게 한 납세제도로, 광해군 즉위년에 도입되었음. 각 지방의 특산물을 현물로 납부하는 공납제도가 여러 문제를 야기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1608년 광해군 때 선혜청을 설치하고 경기도 지방에 대동법을 실시하였음


-4차 산업혁명에 따라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행정에도 큰 변화가 올 듯하다.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하나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신기술의 등장으로 사회는 초연결성, 초지능성, 융·복합 등의 특징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 측면에서 인공지능과 로봇의 출현은 ‘일자리 문제’ 등과 같은 도전 과제를 던지고 있으며, 문제해결을 위해 새로운 접근 방법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의 권한, 일하는 방식, 서비스 제공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정책결정에서 시민의 의제설정 권한 확대, 네트워크 행위자가 대거 출현, 시민의 참여가 실시간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AI로봇과의 협업과 스마트워크의 일상화, 워크플로우 변화로 정형적 업무를 AI로봇이 대체함에 따라 공무원은 창의성, 협업능력, 공감능력, 관계능력 등 새로운 역량이 요구되고 있다.
지능형 정부를 위한 혁신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정부 부문에서 데이터 기반의 정책결정이 이루어져야 하고, 이를 위해 데이터산업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전략 분야를 중심으로 고품질 데이터 구축에 집중 투자하고, 데이터 산업 발전 저해 요소들의 악순환을 해결해야 한다.”


-작년에 역대 정부의 조직개편에 대한 효과와 문제점에 대한 연구를 했는데, 어떤 결과가 나왔나
▶“그동안 역대 정부는 출범 초기에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고, 집권기간 중에도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김영삼 정부는 4회, 김대중 정부는 3회, 노무현 정부는 6회, 이명박 정부는 5회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부처 이름도 빈번하게 바뀌었는데, 단적으로 1998년 내무부와 총무처가 통합돼 생긴 행정자치부는 이후 행정안전부(2008년) → 안전행정부(2013년) → 행정자치부(2014년) → 행정안전부(2017년) 등 4번이나 부처 명칭이 바뀌었다.


이러한 역대 정부의 조직개편에 대해 성찰과 담론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작년에 이에 대한 연구를 수행했다. 조직개편의 배경과 목적의 다양성과 공감대가 부족하고, 너무 빈번한 조직개편이 이루어졌으며, 원칙과 법령체계의 불일치 법령상 부총리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명확한 규정 없이 정권교체와 함께 부총리제의 지정과 폐지가 반복된 사례, 정치적 이해관계로 인한 반복적 개편 등의 경향이 나타났다.
조직개편에 참여한 전문가들의 개편 대상 조직에 대한 이해 및 전문성 부족의 문제와 정권교체기의 물리적 시간 부족, 효과에 대한 분석과 검증 부재 등으로 한계가 발생했다. 정부기능 수행의 합리성 제고와 같은 긍정적 효과보다는 조직 및 업무관리 차원의 낭비와 비효율이 증가했다는 평가와 함께, 빈번한 개편에 대한 공무원들의 부적응 문제도 있었다.


향후 정부의 조직개편은 단순한 조직의 분리와 통합보다는 기능조정 관점에서 수행되어야 하며, 대대적인 조직개편보다는 기능과 구성원을 유지한 상태로 특정 실국을 이관하는 방식을 통해 행정서비스 단절과 조직 불안정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 이번 정부는 조직개편을 크게 하지 않았다. 앞으로는 역대 정부에 비해 더 안정적으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조직개편은 득보다 실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지 반년이 되었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인 ‘더불어 잘사는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해주는 규제개혁이 필요한데 정부의 규제개혁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행정연구원은 어떤 일들을 하고 있는지 소개해달라
▶“2002년 규제연구 전문연구기관으로 지정되었고 2014년부터 규제영향분석 업무를 지원해왔다. 2016년 7월에는 규제개혁위원회의 전문연구기관으로 공식 지정되어 규제심사제도의 내실 있는 운영을 위해 행정사회 분야 규제의 비용편익분석 검토 및 컨설팅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규제조정실, 규제개혁위원회와 밀접히 협력하고 있으며, 또한 행정사회 부처의 규제개혁 역량 강화를 위하여 교육과 컨설팅 등 지원 사업을 활발히 수행 중이다. 또한, 기본연구과제와 규제조정실 요청에 따른 수시과제 등의 형태로 규제정책과 규제개혁 제도에 대한 연구를 수행함으로써 규제 관련 제도개선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현 정부가 국정과제로 강조하는 ‘더불어 잘사는 경제’ 역시 규제혁신과 규제 재설계 없이는 실현이 어렵다는 점에서, 한국행정연구원의 역할과 지원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기술과 산업 발전 촉진을 위한 유연한 규제환경의 조성이 필요한데, 이와 관련된 제도와 실무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해왔다.
구체적으로, 사전허용-사후규제 방식의 네거티브 규제나, 새로운 기술과 산업의 등장을 촉진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 제도인 규제 샌드박스 제도 등에 대한 연구가 기 수행되었으며, 최근에는 공유경제 활성화를 위한 규제개선 방안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현 정부에서 추구하는 민생안정과 포용적 성장을 위하여 대·중소기업 상생을 위한 규제 형평성 확보 방안 및 규제차등화제도의 도입 가능성과, 생명·안전·환경 등 사회규제에 대한 개혁을 합리화하기 위한 심사제도 및 기준 설계와 관련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국민과 기업의 규제개혁에 대한 체감을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경제발전, 환경보호, 사회적 안전을 균형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규제개혁과 재설계를 위하여, 지속적으로 연구·지원하고자 한다.”

▲정윤수 한국행정연구원장

-지난 11월 17일, 개원 26주년 기념세미나에서 ‘미래행정과 사회혁신’에 관한 발표와 토론에서는 어떤 논의가 있었나
▶“4차 산업혁명은 ‘기하급수적 변화’와 파괴적 혁신을 동반한다. 당면 과제를 처리하느라 바쁘긴 하지만, 공무원들도 미래에 대한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 이에 제1세션에서는 미래 행정환경 변화에 따른 재정개혁, 정부 인적자원관리, 거버넌스 등의 변화에 관한 논의를 진행했다.
미래 행정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공공혁신 방안 중 하나로 최근 부상하는 개념이 새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인 ‘사회혁신’이다. 아직 한국 사회는 사회혁신의 개념 및 범위에 대한 논의를 하는 단계다. 사회혁신의 공감대 확산과 사회혁신의 내재화가 필요하기 때문에 제2세션에서는 ‘국민주도 행정혁신의 과제’를 주제로 발표와 토론을 진행했다.
우리나라가 미래행정을 위한 공공혁신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선진국처럼 ‘혁신 랩’을 적극 활용할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영국, 미국,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는 ‘정부혁신 랩(Government Innovation Lab)’을 도입하여 시민이 중심이 되는 행정서비스를 구현하고 있다. 특히 덴마크는 2002년부터 산업기업재정부, 노동부, 교육부 등 3개 정부 부처와 오덴스 市정부가 ‘MindLab’을 공동 설립해, 정부 주도 행정의 한계를 보완하고 있다. ‘MindLab’은 디자인, 사회과학, 철학, 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민간 전문가로 구성되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시민의견을 반영한 실질적인 정책을 제안함으로써 시민중심의 공공혁신을 이끄는데 기여하고 있다.”


-‘공공행정 ODA 포럼’을 개최하고 있는데 기획 배경과 내년도에 국제협력 차원에서 새로 계획하고 있는 사업이 있는지 궁금하다
▶“정부의 국제개발협력 분야 추진 과제인 ‘통합적 ODA, 함께하는 ODA’를 지향하고 있다. 다수 기관들이 행정ODA에 관한 정책연구 및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참여기관과 전문인력 간에 지식·정보·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축이 미비하고 분절화되어 있다. 행정ODA 및 국제개발협력 사업 전반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개선 방안을 논의하는 장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행정ODA 분야를 중심으로 국제개발협력 연구 및 사업 경험 공유를 통해 사업의 일관성을 확보하고, 중장기 국제개발협력 발전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


내년도에 추진 예정인 국제개발협력 사업은 1) 교육훈련을 위한 연수사업, 2) 개발도상국의 정책개발을 위한 컨설팅 사업, 3) 개발도상국 연구기관과의 공동연구로 구성되어 있다.
교육훈련 사업으로는 베트남 호치민 국립정치아카데미 및 인도네시아 국가개발기획부와 공무원 행정역량 강화 사업을 계속해서 추진할 계획이다. 또 정책개발 컨설팅 부분은 우즈베키스탄 국립행정아카데미 역량 강화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공동연구는 몽골의 국립거버넌스 아카데미와 함께 공직자의 윤리와 가치에 관해 공동연구를 준비 중에 있다.”


-임기 중에 마무리 하고자 하는 사업이 있다면
▶“2018년에는 정부의 국정운영 현황과 미래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과제를 수행하고자 한다. 3개년 과제로 시작한 정부역량지수와 사회통합지수 연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정부의 국정과제인 사회혁신을 이론적, 실제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성찰과 담론의 장으로서 ‘사회혁신 포럼’을 운영할 계획이다. 사회혁신의 공감대 확산과 내재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취임 후 ‘연구원이 행복한 조직문화 구축’을 경영 목표로 지정하여 이를 실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가정친화 경영을 위해 직원들과 소통하며 기관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의견 수렴을 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육아 휴직,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배우자 출산휴가 등을 활성화했다. 또한 가족돌봄 휴직제도, 경·조 휴가 기간 중 공휴일 미 산입, 난임 치료 시술 특별휴가 제도 등을 신설하여 가족친화적 조직문화 형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러한 가족친화 경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가족친화 제도가 실질적으로 정착되어 잘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일하기 좋은 직장, 함께 나누고 배려하는 직장이 되도록 힘쓰겠다.”


-마지막으로 국민들에게 한 말씀
▶“2017년도 어느새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올 한해는 국민들의 힘으로 이룬 새 정부의 출범으로 그 어느 때보다 역사적 의미가 있는 한 해였다. 한국행정연구원도 한 해 동안 새 정부의 힘찬 도약을 지원하고자 축적된 연구 역량을 활용하고 개발하는데 더욱 힘을 쏟고 있다.
앞으로도 더욱 질 높은 연구 결과를 도출하고, 미래행정 수요에 부응하는 국책 연구기관 본연의 임무를 다하겠다. 특히 사회혁신을 위한 연구 성과와 역량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힘쓰겠다. 보다 넓은 곳을 향해 나아가는 그 길에 국민 여러분께서 관심과 애정으로 함께 해주시기를 기대한다. 얼마 남지 않은 2017년, 아쉬움 없이 계획하셨던 일들을 잘 마무리하시길 바란다.”


정윤수 한국행정연구원장
1956년 출생
연세대학교 행정학 학사, 석사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 정책학 박사
명지대학교 사회과학대학 행정학과 교수
정부업무평가위원회 민간위원장
감사원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한국연구재단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한국정보화진흥원(NIA) 이사
제21대 한국정책학회 회장
現 제10대 한국행정연구원 원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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